이새돌 9단과 바둑 첫 대국에서 승리한
인공지능(AI) 알파고의 개발자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41)는 이번 행사를 준비하면서 이런 말을 했다.
'바둑은 사람의 직관과 통찰력이 결정적 역할을 한다.
인공 지능이 인간을 넘어설 수 없는 영역으로 여겨졌던 이유다.
이런 불가능에 도전하고 싶었다.
이번 대둗은 '그랜드 챌린지'가 될 것이다.'
그의 대담한 도전은 어린 시절 잉태됐다.
네 살 때 체스를 배우기 시작해 10대 초반 영국 체스 챔피언에 등극할 정도로 천재성을 보였던
그는 체스를 둘 때 뇌가 어떻게 움직일까 하는 의문을 가졌다.
비상한 머리가 없었다면 그저 호기심으로 끝났을 이 질문을 하사비스는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고등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조기 졸업한 그는 1994년 영국 케임브리지대 컴퓨터공학과에 입학했다.
이 무렵 시뮬레이션 게임 '테마파크'를 비롯해 다양한 두뇌 게임을 개발하며 알파고의 밑거름이 되는 실력을 쌓았다.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은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 대학원에서 인지신경과학을 연구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박사 학위 취득 이듬해인 2010년 하사비스는 딥마인드를 창업하면서 본격적인 인공지능 개발에 나섰다.
하지만 자신이 목표로 했던 수준의 인공지능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양한 지원과 막대한 투지가 필요했다.
이런 고민에 빠져 있을 때 구글이 손을 내민 것이다.
2014년 1월 딥마인드를 인수하면서 구글은 하사비스가 발표했던 뇌 관련 논문을 주목했다.
뇌가 환경과 인간관계, 기억과 상상력에 어떻게박용할까 하는 것이 하사비스가 몰두했던 주제였다.
하사비스는 구글 합류 직후 비디오 게임을 스스로 학습하는 인공지능 프로그램 DQN(Deep Q-Network)을 발표했다.
그가 개발한 DQN과 알파고 같은 인공지능은 머신러닝과 신경과학을 토대로 탄생했다는 점에서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세돌 9단과 대국에서 알파고가 완승한다면 인공지능 분야의 획기적 진전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매우 높다.
이를 의식한 듯 지난 8일 기자간담회에서 하사비스는 '알파고 이후에 인공지능의 범용화를 위한 시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도전이 몇 년 안에 성취될지.
수십 년의 세월이 더 필요할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알파고와 같은 도전이 멈추지 않는 한 언젠가는 성공할 것이다.
장박원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