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회원국 중 노인빈곤율 1위인 한국
우리나라의 노인빈곤율은 OECD 회원국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일 인당 국민소득이 1만 달러가 안되는 멕시코나 터키보다 노인빈곤율이 높다니 이해가 안 되지요? 그래서 노인 빈곤율의 정의와 기준을 알아보려고 합니다.
노인 빈곤율은 전체 인구가 아닌 전체 노인 인구 중 빈곤한 노인의 비율을 뜻합니다. 2021년 기준 우리나라 2인 가구의 중위 소득이 월 308만 8000원이니 그 절반인 154만 4000원이 기준이 되어 노인 부부가 월 154만 4000원 미만의 돈으로 생활하면 빈곤하다고 봅니다. OECD의 통계적 접근이 소득만을 중심으로 빈곤율을 산정하기 때문에 맹점이 있긴 합니다.
OECD에서 2017년에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OECD의 노인빈곤율 평균은 14.8%입니다. 스위스, 미국, 호주, 일본 등이 대부분 평균이거나 평균보다 약간 높습니다. 덴마크, 네덜란드, 핀란드 등은 3%대입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43.8%입니다. OECD 평균치의 약 3배인데, 이는 터키의 17%, 멕시코의 24.7%보다도 훨씬 놓은 수치입니다. 터키의 2018년 GDP가 9,311달러, 멕시코가 9,000달러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3만 3,346달러인 점을 고려하면 풍요 속의 빈곤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OECD의 통계적 접근이 소득만을 중심으로 빈곤율을 산정하기 때문에 충분한 저축이나 고가의 집을 보유하고 있어도 매월 소득이 없거나 적으면 ‘빈곤’이라고 분류하는 모순이 생깁니다. 즉 시가 10억 원의 자가에 살고 있어도 월 소득이 150만 원이 안 되면 빈곤 노인으로 분류되는 겁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경우, 주거, 자산, 건강 모든 부문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빈곤층은 43.8%의 절반 정도인 20% 정도로 추정하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OECD 평균인 14.8%에 비해 노인빈곤율이 왜 높을까요?
가장 큰 원인은 노후의 소득원 부재입니다. 미국, 일본, 독일은 주 수입원이 연금인 노인의 비율이 60~90%을 차지합니다. 우리나라는 노후에 연금으로 생활할 수 있는 사람이 교사, 공무원, 군인으로 17%밖에 안 됩니다.
노후 빈곤율을 줄이기 위해서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2018년 서울연구원 자료에 의하면 아직도 노후 준비를 하고 있지 않다는 비중도 43%나 됩니다. 생각은 간절하지만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이 절대다수가 아니라는 겁니다. 노후 준비를 가로막는 주요 원인은 주택 구입 및 부채 상환이 53%, 자녀교육과 결혼, 양육비 등 자녀와 관련된 비용이 45%였습니다.
1960년 한국 여성 평균수명은 54세였습니다. 2018년 기준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 수명은 86세입니다. 자그마치 32년이 늘어났습니다. 내가 100세라면 자녀는 70세쯤 되었는데 어떻게 노인이 노인을 부양할 수 있겠습니까? 더구나 출생률 0.7%인 인구감소 사회에서 젊은이들에게 과도한 부담을 줄 수 있는 시대가 아닙니다.
따라서 각 개인이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즉 3층연금으로 노후에 최소 생활비를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합니다. 노후 자금 마련의 기본은 3층연금입니다. 우선 부부가 같이 국민연금에 가입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지금은 대부분 맞벌이를 하니까 부부 모두가 국민연금에 가입되어 있는 경우가 많겠지만, 혹시 전업주부라면 임의가입을 권합니다. 예를 들면 30세부터 60세까지 한 달에 9만 원씩만 임의가입을 하면, 세상 떠날 때까지 50만 원씩 받을 수 있습니다. 물가가 오르면 받는 액수도 물가 상승률과 연동하여 늘어납니다. 이렇게 부부 모두가 일찍부터 국민연금에만 가입해도 절도 굶을 염려는 없습니다.
그다음 필요한 것이 퇴직연금 가입입니다. 요즘은 1인 기업,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도 다 퇴직연금에 가입하고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것으로도 모자라니까 한 달에 10만 원, 20만 원이라도 개인연금에 가입하는 것입니다. 100세 시대에는 이 3층연금으로 최소 생활비를 확보하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그 외 주택연금이나 농지연금으로 살고 있는 집이나 농지를 은행에 맡겨놓고 생활비를 받아쓰다가 세상 떠날 때 정산하는 겁니다. ‘그래도 갈 때 자녀에게 집 한 채는 주고 가야지’라고 생각하면 달리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100세에 세상을 떠난다면 자녀가 70세쯤 되어 있을 텐데, 그때 집을 준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주택연금을 신청했는데 그 후로 집값이 크게 오르면 정산을 해서 남는 금액은 자녀에게 상속되니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여기에서 한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기초생활수급자라고 해서, 재산도 없고 소득도 전혀 없는 사람들이 받는 거의 무한정에 가까운 혜택입니다. 그들에게는 임대주택에 대한 우선권뿐만 아니라, 의료혜택이 무료로 제공됩니다. 방문 요양사와 요양원 입소에서도 우선권이 주어집니다. 열심히 노후를 준비한 사람들은 오히려 역차별을 당하는 느낌입니다.
그렇다고 노후준비도 없이, 기초생활수급자를 목표로 살 수는 없겠지요?
조속한 시일 내에, 한국이 선진국에 버금가는 보편타당한 노후 안전망을 마련해서, OECD 국가 중 노인빈곤율 1위라는 오명을 벗어나기 바랍니다.
▶‘오십부터는 노후 걱정 없이 살아야 한다’ / 강창희, 고재량 지음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