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종구 하이마트 사장(가운데)이 회사 창립 10주년 기념행사에서 임원들과 함께 아이돌 그룹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하이마트 제공] | |
8일 서울 올림픽펜싱경기장에서 열린
전자제품 전문점 ‘하이마트’의 창립 10주년 행사.
무대에 하이마트 선종구(63) 사장과 임원 10여 명이 등장하자
직원 5000여 명이 환호성을 질렀다.
이들이 땀을 뻘뻘 흘리며 2PM의 ‘좀비 춤’,
카라의 ‘엉덩이 춤’,
티아라의 ‘고양이 춤’ 등
인기 아이돌 그룹의 댄스 동작을
어색한 모습으로 따라 하자 관중석에선 폭소가 터졌다.
이날 무대는 평소 ‘펀(fun)’경영을 강조해온
선 사장의 지론에 따라 준비된 것이다.
하이마트는 대우그룹에서 떨어져 나온
대우전자 국내 영업본부가 독자 생존을 위해 만들었다.
가전회사 대리점이 주도하던 시장에
여러 회사의 전자제품을 한자리에 모아 파는
전자전문 양판점이라는 유통모델을 성공시켰다.
가전·컴퓨터·모바일 등 110여 개사
1만5000종의 제품을 취급하고 있다.
10년 만에 직영매장 275개,
직원 수 5000여 명의 국내 최대
전자제품 양판점으로 성장한 데엔
선 사장의 펀 경영이 한몫했다.
선 사장은 “평소 사장이 망가지면 직원들이 웃는다,
직원들이 웃으면 자신감과 열정,
에너지가 생긴다”고 강조해왔다.
모든 회의를 크게 소리 내고
웃으면서 박수로 시작하고 끝낸다.
일과 시작 전에 다 같이
“나는 기분이 좋다.
나는 건강하다.
나는 잘할 수 있다”는
‘행복 구호’를 외친다.
오전에는 절대 부하직원을 혼내지 않는다는 불문율도 있다.
이날 건강 비결을 묻는 직원들의 질문에도
“나는 점잖지 않게 살려고 노력한다”며
“‘점잖다’는 말을 풀어 쓰면 ‘젊지 않다’는 말과 같다”고 답했다. 또 “눈·입으로 웃는 것보다 마음으로,
배로 웃으려고 노력한다”며
“아침에 눈을 뜨면 먼저 웃고 일어난다”고도 말했다.
그의 펀 경영 철학은 ‘하이마트로 가요’라는
노래가 흘러나오는 코믹한 광고에도 반영됐다.
선 사장은 댄스를 선보이기 앞서 열린
비전 선포식에서 “올해 매출 3조원이 목표”라며
“2020년까지 매출 10조원,
기업가치 20배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2년 이내에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는 복안도 밝혔다.
하이마트는 지난해 2조7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