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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의 초하(初夏) – 연화봉,제1연화봉,비로봉,국망봉
1. (소백산 비로봉에서 바라본) 앞은 용산봉, 뒤는 삼태산
산은 나에게 처음부터 자아를 실현하는 최고의 장소였다. 나를 여러 모로 시험해서 나 자신과 나의 힘을 알려고
하는, 누구나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욕구를 내 경우에는 산이 채워주었다. 등반계획을 하나하나 쌓아나갈 때
나는 언제나 생기발랄하고 더욱 자유로이 진짜 인생을 살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바로 자아실현이었다.
산악인으로서 나는 언제나 진실한 것을 바라보고 창조하며 살고 싶다는 충동과 감정에 따라 살아왔다. 특히 단독등
반 중에는 위대한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자신이 가장 잘 느껴졌으며, 무엇이 왜 나를 그런 행동으로 몰아세우
는가, 나의 한계가 어디에 있는가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됐다.
―― 발터 보나티 저, 김영도 옮김, 『내 생애의 산들』(조선매거진, 2012)
▶ 산행일시 : 2026년 6월 21일(일), 맑음
▶ 산행인원 : 2명(광인, 악수)
▶ 산행코스 : 희망사 입구 버스정류장,희방폭포,희방사,깔딱고개,연화봉,제1연화봉,천동삼거리,비로봉,
어의곡삼거리,초암삼거리,국망봉,늦은맥이재,벌바위골,어의곡주차장
▶ 산행거리 : 도상 18.8km
▶ 산행시간 : 9시간 2분(08 : 48 ~ 17 : 50)
▶ 갈 때 : 상봉역에서 KTX열차 타고 영주역에 내려, 걸어서 영주여객터미널로 가서, 죽령 가는 25번 시내버스
타고 희방사 입구에서 내림
▶ 올 때 : 어의곡주차장(버스종점)에서 단양 군내버스 타고 상진1리에서 내려, 저녁 먹고 택시 타고 단양역으로
가서, KTX열차 타고 청량리역으로 옴
▶ 구간별 시간
05 : 46 – 상봉역
07 : 17 – 영주역
07 : 40 – 영주여객터미널, 25번 버스출발(08 : 00)
08 : 48 – 희방사 입구 버스정류장, 산행시작
09 : 25 – 희방폭포
09 : 38 – 희방사(喜方寺)
10 : 19 – 연화깔딱고개(1,012m), 연화봉 1.6km, 희방폭포 1.0km
11 : 22 – 연화봉(蓮花峯, 1,374m), 희방사 2.4km, 비로봉 4.3km
12 : 05 – 제1연화봉(1,395m)
13 : 04 – 천동삼거리, 연화봉 3.7km, 천동탐방안내소 6.0km, 비로봉 0.4km
13 : 19 – 비로봉(毗盧峯, 1,439.5m), 휴식( ~ 13 : 37)
13 : 45 – 어의곡삼거리, 어의곡주차장 4.7km, 국망봉 2.7km
14 : 52 – 초암사삼거리, 국망봉 0.3km, 초암사 4.1km, 늦은맥이재 1.8km
14 : 59 – 국망봉(國望峯, 1,420.8m)
15 : 40 – 늦은맥이재, 어의곡주차장 5.0km
17 : 50 – 어의곡주차장(버스종점), 산행종료, 군내버스 출발(18 : 20)
18 : 50 – 단양 상진1리, 저녁( ~ 19 : 30)
19 : 52 – 단양역, KTX 열차출발
21 : 13 - 청량리역
2. 소백산 지도
▶ 연화봉(蓮花峯, 1,374m)
산행하기 위해 그날 산행 들머리로 가는 과정 또한 또 다른 산행이나 다름이 없다. 새벽 4시에 일어나 아침을 거르
고 배낭을 메고 집을 나서 택시를 부른다. 여느 때는 빈 택시가 잘도 다니더니만 오늘은 뜸하다. 조급한 마음에 카카
오택시를 부른다. 그 택시가 오는 중인데 빈 택시가 줄줄이 지나간다. 그냥 보낼 수밖에 없다. 뒤이어 온 호출 택시
타고 상봉역에 도착한다. 전철 승강장에 잘못 올랐다가 여기가 아닌가 보다 하고 되돌아 내려 KTX 열차 승강장으
로 간다.
이번 영주 가는 KTX 열차 탑승도 기이한 일이다. 광인 님은 청량리역에서 타고 나는 상봉역에서 타고, 각각 다른 날
에 열차표를 에매했는데 임의의 좌석 배정은 3호차 나란한 각각 양쪽 창 쪽이다. 이러면 나로서는 더없이 좋은 일이
다. 무엇보다 아무리 졸아도 영주역을 지나칠 염려가 없다는 점이다. 상봉역 05시 46분발 첫 열차다. 겨울이면 밤으
로 달리는 열차인데 하지(夏至)인 오늘은 날이 이미 훤하여 새벽열차의 정취가 덜하다. 그래도 차창 밖 내다보며
스쳐지나가는 뭇 산들 간산(看山)한다.
영주역 도착. 버스와 택시 승강장이 있는 남쪽 광장으로 내렸다가 잘못 내렸음을 깨닫고 되돌아 북쪽 출구로 간다.
넓고 넓은 역 구내를 빠져나가는 데도 수분이 걸린다. 20분 넘게 걸어 영주여객터미널이다. 이때 버스시간이 여유가
있어 광인 님은 아침으로 빵을 먹었는데, 이게 탈이 났다. 체하고 말았다. 오늘 힘든 산행을 예고한 전조였다. 08시
에 죽령 가는 25번 시내버스는 희방사 입구를 들른다. 이 버스는 동네방네 다 들른다. 영주시외버스터미널도 들르
고, 지금은 폐역인 희방사역도 들른다.
희방사 입구 버스정류장. 해발 480m 고지다. 버스기사님은 죽령(해발 697m이다)으로 가서 완만하게 소백산을 오
르지 않고 여기서 힘들게 가시려느냐고 짐짓 염려하신다. 그러나 우리는 희방폭포와 희방사가 보고 싶었다. 옛 모습
이 얼마나 변했을까? 희방사 입구 버스정류장에서 내린 등산객은 우리 말고 두 사람이 더 있다. 이제 산행시작이다.
희방사 혹은 희방제1주차장으로 가는 승용차가 자주 지나가지만 히치할 생각은 전혀 없다. 걷는다.
12분 걸려 희방탐방지원센터 바로 아래 희방제2주차장에 당도하면 차도는 희방계곡 오른쪽 사면을 돌아 올라가고,
등로는 희방계곡 왼쪽 돌길을 오른다. 희방계곡을 이웃하며 간다. 계류가 우렁차게 소리 지르며 흐른다. 희방사가
가까우니 소동파의 오도송, “계류 물소리가 바로 부처님의 장광설이요(溪聲便是長廣舌)”으로 듣는다. 전날 하루
종일 비가 내려 계류가 불었다. 포말 이는 와폭이 볼만하다. 열 걸음에 아홉 걸음은 들여다본다.
계류의 하이라이트는 희방폭포다. 관폭대에 다가간다. 녹음 한가운데 직하하는 거대한 물줄기가 장쾌하다. 내 속이
후련하다. 가장 최근에 희방폭포를 본 것은 꼭 십년 전이다. 그때 그 모습이다. 수백 년 전에 순흥부사 조덕상(趙德
常, 1753~1757)이 본 희방폭포도 이러했다. 다음은 그의 한시 『희방폭포(喜方瀑布)』이다.
蒼崖飛瀑雨餘添
萬壑輕雷白日嚴
潭底潛龍眞好事
半空垂下水晶簾
푸른 절벽 폭포에 비 온 뒤 물이 불어
온 골에 우레 소리 대낮에도 찌렁찌렁
못 속에 숨은 용 장난을 좋아하여
반 공중에 수정 같은 발을 드리웠네
ⓒ 소수박물관 | 안정 (역) | 2009
희방사와 연화봉 등산로는 왼쪽 사면을 돌아 데크계단을 오른다. 가파르다. 이번에는 계곡을 가로지르는 구름다리
에서 희방폭포를 내려다본다. 내가 그 물줄기에 빨려 들어갈 것 같다.
3. 희방계곡
5. 희방폭포
6. 희방폭포 위 구름다리에서 내려다 본 희방폭포
7. 희방사 가는 도중의 희방계곡
9. 연화봉, 안개구름 속이다
10. 연화봉 내리는 길, 이른 봄에는 이 돌길에도 모데미풀꽃이 피었다
11. 물레나물
12. 참조팝나무
희방제1주차장과 만나고 바로 그 위가 희방사다. 등산로는 희방사를 들르지 않고도 연화봉을 오를 수 있도록 ┣자
갈림길이 나 있지만 어찌 희방사를 들르지 않으랴. 희방사는 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그리 크지 않은 조촐한 절이
다. 대웅보전, 지장전, 산신각 주련을 들여다본다. 지장전(地藏殿) 주련은 퇴색하여 알아보기 힘들고, 그 의미 또한
이해하기 쉽지 않다.
摩訶大法王
無短亦無長
本來非皂白
隨處現青黃
우주의 진리는
짧지도 않고 길지도 않네
본래 검거나 흰 색이 없건만
인연 닿는 곳마다 푸르고 노랗게 나타나네
절집을 나와 숲속 길을 조금 진행하면 계류 옆 쉼터가 나오고 깔딱고개가 시작된다. 깔딱고개를 오르려면 땀깨나
뺄 것이다. 쉼터에 배낭 벗어놓고 휴식한다. 입산주 탁주 대작하고 아침밥 먹는다. 빵과 인절미 행동식이다. 배불러
든든하여 깔딱고개를 오른다. 고갯마루 0.8km. 십년 전 기억으로 잔뜩 긴장하며 오르는데 어째 싱겁다. 등산로를
잘 다듬었다. 돌계단을 놓았고 가파른 데는 데크계단을 설치했다. 강산이 변했다. 숨이 깔딱 대지도 않는다.
깔딱고개 고갯마루도 장의자 놓인 쉼터다. 쉬어간다. 연화봉 1.6km. 능선 오르막이다. 능선에 서면 살랑바람 불어
시원한데 날등을 사면으로 돌아오를 때는 비지땀 쏟는다. 하늘 가린 숲속 길의 연속이다. 그러다 데크전망대 쉼터에
오른다. 두 젊은이와 수인사 나누고, 그들이 말하기를 산정은 산악전문용어로 곰탕이고, 너무 추워서 그만 내려가는
중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멀리 도솔봉이 안개구름에 가리기 시작한다.
고도 높여 안개 속에 든다. 일말의 희망이 없지는 않지만 불안하다. 예로부터 소백주릉은 남서풍이 세기로 유명한
터라 안개구름이 감히 머물 수 없으리라는 것. 광인 님은 수시로 일기예보를 들여다본다. 일기가 순식만변이다.
햇살도 비칠 것이라고 한다. 그 시간을 벌 겸 서행한다. 연화봉 아래 쉼터에도 들러 오래도록 휴식한다. 이윽고 연화
봉이다. 사방은 안개에 캄캄 가렸다. 바람이 불지 않아도 대기는 서늘하다.
13. 왼쪽은 원적봉(961m)
15. 비로봉, 12시가 넘어서 안개구름이 걷히기 시작했다
16. 멀리 오른쪽이 비로봉
17. 앞은 용산봉, 뒤는 삼태산
19. 멀리 가운데는 일월산, 중간 가운데는 태유산(977m)
20. 앞 오른쪽은 용산봉
21. 오른쪽 맨 뒤는 도솔봉, 멀리 왼쪽은 일월산
22. 용산봉과 삼태산
24. 오른쪽 멀리는 도솔봉, 그 앞은 연화봉
▶ 비로봉(毗盧峯, 1,439.5m)
곧바로 제1연화봉을 향한다. 연화봉 내리는 돌길 그 주변은 이른 봄날이면 산상화원이다. 모데미풀꽃과 홀아비바람
꽃이 만발한다. 그 꽃이 진 지금 그들의 모습이 과연 어떠한지 궁금하여 풀숲을 아무리 살펴도 알아볼 도리가 없다.
그러는 나를 그들의 자리를 대신한 범꼬리와 참조팝나무들이 시샘하는지 자꾸 눈앞에서 어른거린다. 안부인 헬기장
지나고 긴 테크계단 오르막이다. 안개구름이 걷히기 시작한다. 계단마다 경점이다. 눈에 익은 풍경이 나타난다.
삼형제봉, 도솔봉, 묘적봉, 멀리 일월산 등.
제1연화봉. 고갯마루 정상표지목이 정상을 대신하지만 배낭 벗어놓고 굳이 소로의 잡목 숲을 헤치고 정상을 오른
다. 암봉에 조그마한 정상표지석이 있다. 제1연화봉을 내려 천동삼거리 가는 길이 걸음걸음 경점이다. 전후좌우
둘러보느라 발걸음이 사뭇 더디다. 뭇 산들이 소백주릉 또는 비로봉에 읍하는 형세다. 광활한 초원 너머로 바라보는
삼태산, 용산봉, 금수산, 슬음봉 등등이 가경이다. 봉봉을 넘는다. 1,382m봉, 1,395m봉, 1,405m봉 넘으면 야트막
한 안부인 ┫자 갈림길 천동삼거리다.
비로봉 0.4km. 대초원 위에 설치한 철망로드다. 약간 출렁인다. 그 반동을 이용하여 성큼성큼 내딛는다. 오늘은
소백의 바람이 잔다. 사방 안개구름은 걷혔다. 첩첩 산 둘러보는 발걸음이 경쾌하다. 비로봉은 오늘도 많은 사람들
이 몰려들었다. 정상 표지석과 인증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다. 나는 정상 표지석 사진 찍기를 포기한
다. 광인 님과 나는 한쪽에 자리 잡고 앉아 국공 몰래 정상주 탁주 대작한다.
김해에서 온 산악회 회원들의 행동이 눈에 거슬린다. 여러 명이 중형카메라를 메고 왔다. 그들 회원의 사진을 찍느
라 무척 부산하다. 난간에 올라갔다 난간에 기댔다가 그때마다 갖가지 포즈를 취한다. 급기야는 국공이 ‘난간에
기대지 마세요’ 라고 여러 번 주의를 준다. 중형카메라를 든 대장인 듯한 남자가 머쓱했는지, 좋게 말해도 될 것을
왜 큰소리를 치느냐고 혼잣말로 불평한다. 그걸 가까이서 지켜본 광인 님이 그들더러 들으라는 듯이, “국민이 내는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국공이 여기까지 와서 지도를 하면 얼른 지켜야지 무슨 불평을 하는지” 하고 역시 혼잣말을
했다. 나는 또 다른 시비가 옮겨 붙을까봐 조마조마했는데 아무 일 없이 조용했다.
25. 멀리 가운데는 일월산, 맨 오른쪽 뒤는 묘적봉
26. 오른쪽이 비로봉
27. 비로봉에서 조망, 소백주릉, 멀리 가운데가 제2연화봉
28. 멀리 가운데는 묘적봉, 맨 오른쪽은 도솔봉
29. 가운데는 연화봉
30. 비로봉에서 동쪽 조망
31. 소백주릉 국망봉, 그 왼쪽은 신선봉과 민봉
32. 멀리 가운데는 제2연화봉
33. 맨 오른쪽 뒤는 묘적봉, 맨 왼쪽 멀리는 일월산
34. 용산봉
35. 맨 오른쪽 뒤는 묘적봉
▶ 국망봉(國望峯, 1,420.8m)
우리는 국망봉을 향한다. 어의곡삼거리까지 0.4km도 철망로드다. 어의곡삼거리를 지나니 북적이던 등로가 한산하
다. 죽령에서 국망봉까지 왕복으로(28.8km이다) 산악마라톤을 하는 사람들과 간간이 마주친다. 대단하십니다 하고
응원하니 그 무거운 배낭을 메고 다니는 우리가 더 대단하다고 한다. 어의곡삼거리에서 국망봉까지 2.3km. 나지막
한 봉봉을 넘는다. 그 중간 중간은 좌우로 조망이 트이는 개활지다. 왼쪽으로는 민봉과 신선봉이, 오른쪽으로는
도솔봉과 묘적봉이 가깝다.
초암사삼거리를 지나고 0.3km 완만한 데크로드를 통통 걸어 오르면 암봉인 국망봉이다. 삼각점은 일등이다. ‘영주
11, 2004 재설’. 사방으로 조망이 트이는 일대 경점이다. 퇴계 이황 이후 많은 문인들이 이 국망봉에 올라, 한양을
바라보며 선조의 승하를 슬퍼한 배순(裵純)의 충심을 새겼다. 금계 황준량(錦溪 黃俊良, 1517~1563)이 읊은 『무릉
과 퇴계가 이름을 붙인 여러 봉우리 시에 차운하다(次武陵退溪所名諸峯韻)』의 첫 수인 국망봉 백옥경을 보지 못
하고 감이 못내 아쉽다.
국망봉이 드높이 태청으로 들어가서
외로운 신하 서쪽 보니 눈 더욱 밝아지네
하늘 아래 송골매가 용문 너머로 사라지자
지는 해와 붉은 구름, 백옥경이로구나
國望峯高入太淸
孤臣西望眼增明
天低鶻沒龍門外
落日紅雲是玉京
태청(太淸)은 도가(道家)에서 말하는 삼청(三淸)의 하나로, 공중으로 40리를 올라가면 있다 한다. 보통은 하늘 또는
선경(仙境)의 뜻으로 쓰인다. 백옥경(白玉京)은 옥황상제가 산다고 하는 하늘 위의 서울이다.
ⓒ 안동대학교 퇴계학연구소 | 강성위 (역) | 2014
늦은맥이재로 간다. 우리는 도중에 상월봉 정상(1,396.4m)은 오르지 않기로 합의한다. 거기에 올라도 별다른 경치
를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삼각점도 없고, 더구나 노브랜드인 국토지리정보원 지형도에는 무명봉이다. 상월봉을
왼쪽 사면의 잘난 등로 따라 돌아 넘고 한바탕 가파르게 내렸다가 1,293m봉을 넘으면 완만하다. 등로 주변은 울창
한 물푸레나무 숲이다. 얼룩진 수피의 물푸레나무 군락지가 장관이다. 바닥 친 안부는 ┫자 갈림길인 늦은맥이재다.
여기서 직진하는 고치령은 9.0km이다. 대개 백두대간을 종주하는 이들은 죽령에서 고치령까지 약 26km를 한
구간으로 끊는다. 소위 ‘죽고종주’ 코스이다. 우리의 종착지인 왼쪽 어의곡주차장은 5.0km이다. 이 또한 짧은 거리
는 아니다. 산행 막판이니 긴장도가 떨어지고 아울러 다리에 힘이 풀려 힘든 산행이 되기 마련이다. 부드러운 흙길
내리다가 긴 데크계단 내리고 나서는 돌길이 이어진다. 지난주 지리산 천왕봉에서 중산리로 내리는 돌길 5.4km
버금간다.
다만, 거기보다는 훨씬 완만하다. 더러 등로는 수로로 변했다. 수로 따라 계곡으로 빠질라 주변을 예의 살피며 간다.
물에 젖은 넓적넓적한 돌들이 미끄럽기도 하다. 아무리 조심해도 미끄러지기 부지기수다. 엉덩이가 얼얼하다. 이골
저골 모아 계곡 물소리가 온 산을 울린다. 연신 계류를 기웃거리다 장폭의 포말이 보이면 가까이 다가가 구경한다.
어의곡주차장이 가까워지고 계류에 들러 땀에 전 온몸을 풍덩 담근다. 물이 어찌나 차가운지 몇 초를 견디지 못하고
뒤쳐 나온다. 금방 소름이 돋는다.
어의곡주차장이 썰렁하다. 오늘 비로봉을 오른 사람들 대부분이 이곳으로 하산한다고 했는데 그들은 이미 모두 떠
났다. 우리는 18시 20분에 단양 가는 군내버스를 탄다. 작고 아담한 버스다. 마치 택시를 대절한 것처럼 우리 둘만
타고 달린다. 상진1리. 대로 뒤쪽에 있는 우리 단골음식점에 들러 청국장으로 저녁을 먹는다. 오늘 산행 내내 속이
거북했던, 그래서 퍽 어려운 산행을 한 광인 님은 소주 한 잔 들이키자 비로소 풀린다고 한다. 끝이 좋으면 다 좋다
(All's Well That Ends Well). 셰익스피어의 희곡 제목이다. 우리의 오늘 산행이 그러하다.
36. 맨 오른쪽 뒤는 도솔봉
37. 중간 왼쪽이 용산봉, 맨 오른쪽 뒤는 삼태산, 멀리 가운데는 가창산(?)
38. 비로봉
39. 맨 오른쪽이 비로봉, 멀리 왼쪽은 도솔봉
40. 맨 오른쪽 뒤는 형제봉, 그 능선 왼쪽 너머는 마대산, 그 뒤는 응봉산
41. 별바위골

첫댓글 사진을 큼직큼직하게 시원시원하게 잘 찍으셨네요
희방사는 저도 3년전에 다음매일에서 갔는데 전혀 기억이 없는 절이더군요
85년도 군 신체 검사 받고 반 무전 여행으로 가서 희방사 요사체에서 하루 자고 나왓는데,,
요새는 희망사를 산행들날머리로 하는 안내산악회가 드물더군요.
희방사 절집은 생각나지 않고 거기를 갔었다는 기억만 나더군요.
이제는 산행이 추억으로 가는 길이 되고 있습니다.
지금은 사라진 '무전여행'이라는 말이 반갑습니다.
계곡가에 앉아
"溪聲便是長廣舌"을 듣고 싶군요.
어느새 여름. 땀과 씨름해야하는 계절이네요.
여름철에는 그저 계곡 산행이 최고입니다.^^
소백산 조망이 역시 대단합니다.
오랜만에 보는 희방폭포도 수량 많아서 좋고요...
소백산 신령님 알현하러 함 가봐야겠습니다.
소백산도 갈 때마다 조망이 좋습니다.
희방폭포는 예전 모습 그대로입니다.^^
그나저나 산에서 막걸리 한 컵도 눈치 보고 몰래 마셔야 하니...?
소백산의 조망과 폭포가 시원스럽습니다. 가까운 곳에 이렇게 좋은 산이 있다는게 얼마나 행복한지...
곰탕이라는 산객의 말이 우습네요^^
이제는 곰탕이라는 말이 유행하더군요.
즉각 실감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