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말글 일깨우기: 숟가락/젓가락
‘숟가락’과 ‘젓가락’. 이 두 가지는 우리 삶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물건입니다. 그리고 늘 함께 쓰여서 우리의 삶을 지탱해 주고 우리를 즐겁게 해 줍니다. 그런데 늘 함께 붙어 다니는 ‘숟가락’과 ‘젓가락’의 글자를 보면 한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둘 다 ‘가락’이라는 말이 붙어 있는데, 왜 ‘숟가락’에는 ‘ㄷ’ 받침이 쓰이고 ‘젓가락’에는 ‘ㅅ’ 받침이 쓰이냐는 것입니다. 더욱이 ‘ㄷ’과 ‘ㅅ’은 받침으로 쓰일 때 발음상으로는 구분이 안 됩니다.
‘숟가락’은 ‘술+가락’으로 분석됩니다. 그런데 ‘술’과 ‘가락’이 만나 합성어를 이루면서 ‘술’의 ‘ㄹ’이 ‘ㄷ’으로 바뀐 것입니다. 합성어를 이루는 과정에서 받침의 ‘ㄹ’이 ‘ㄷ’으로 교체된 단어들로는 ‘사흗날, 이튿날, 섣달’ 등을 더 들 수 있습니다. 이 말들은 ‘사흘+날’, ‘이틀+날’, ‘설+달’에서 앞말의 받침 ‘ㄹ’이 ‘ㄷ’으로 바뀐 것입니다. ‘술’이라는 말은 ‘숟가락으로 헤아릴 만한 적은 분량’의 뜻도 있고, 옛말에서는 ‘국물이 있는 음식’을 뜻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고어에서는 ‘술’이라는 말만으로도 ‘숟가락’의 의미로도 사용되었습니다. 그리고 1939년에 간행된 [증보 조선어 사전]에는 ‘술가락’을 ‘숟가락’의 동의어로 처리하고 있어 예전에는 ‘술가락’과 ‘숟가락’이 함께 쓰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젓가락’은 ‘저(箸)+가락’으로 분석되는데, ‘저’의 받침에 쓰인 ‘ㅅ’은 이른바 ‘사이시옷’입니다. ‘저’라는 한자말에 ‘가락’이라는 토박이말이 결합하여 합성어를 이루는 과정에서 뒷말 ‘가락’이 [까락]으로 된소리가 나므로 그것을 시각적으로 표시하기 위하여 앞말 모음 아래에 ‘ㅅ’을 붙인 것입니다.
한편, ‘수저’라는 말은 ‘시저(匙箸)’라는 한자말에서 나온 말로, 원래는 숟가락과 젓가락을 아울러 이르던 말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의미 영역이 좁아져서 요즘은 ‘수저’라는 말이 ‘숟가락’만을 가리키기도 합니다. 단어의 의미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할 수 있습니다. 마치 ‘짐승’이라는 단어가 ‘모든 살아 있는 생명체’를 가리키다가 그 의미 영역이 줄어들어 ‘짐승’(동물)만을 가리키게 된 것과 견줄 만합니다. 그리고 ‘젓가락’이라는 말 대신에 ‘저분’이라는 말을 쓰기도 하는데, 이것은 전라도, 경상도, 강원도, 충청도 등의 방언이라고 합니다.
[김형배]-네이버 한말글사랑에서 펌.
모두 읽어 보시고,소홀히 지나쳤던 우리말에 대해서 다시,공부하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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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저는 요즘 우리말 갈래 사전을 들여다 보고 있는데, 참으로 예쁜 말들이 너무나 많아요. 어쩜 이리도 모르고 살았는지, 한자나 영어 공부할 게 아니라 진짜 우리말 부터 제대로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요즘 많이 하고 있답니다.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
아는 건데...
고마워! 좋은 걸 알려줘서... 요즘 바쁘다고 전혀 오질 못하네. 시험 끝나면 얼굴 보러 서울 튄다. 기다려라! 혼자 수필방 맡아 하느라 고생 많지? 그래도 나 잊지 말고 지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