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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야호♬ (lil_ili@hanmail.net)
친정 ★ 야호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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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의 법칙>
법칙 46. 만나면, 만날 수만 있다면.
무슨 소리를 하느냐는 듯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자신을 쳐다보는 독고산하를 보며 유진태 감독은 ‘아, 이 사람 정말로 민초하와
많이 닮아있구나.’라는 생각에 나지막이 속으로 웃었다.
납득할 수 없는, 혹은 이해되지 않는 이야기를 접했을 때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상대방을 쳐다보는 모습이 똑 닮아있었다.
누가 누구를 카피한 것일까.
사람은 자신과 닮은 사람을 사랑하게 되고 또 닮아간다고 흔히들 얘기하지만 그걸 이런 식으로 실감나게 접하게 될 줄이야.
“아, 아뇨 주아는 자살…”
“우리 주아가 임신했던 건 독고산하씨의 아이가 아니었고, 죽은 것 또한 자살이 아니었다고 누군가 확실하게 쐐기를 박아줬죠.”
“예?”
너무 갑작스레 주아의 이야기가 터져나와서인지 산하는 당황스러운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우선 유진태 감독이 주아의 친오빠란
사실도 당황스러웠고 철썩 같이 자살이라 믿고있던 주아의 죽음 또한 자살이 아니란 사실이 그를 뒤흔들었다.
“누가 그러던가요? 매니저 형이 그래요? 아니, 아닌데. 매니저는 제 아이라고 알고 있을 텐데…”
중얼거리며 혼자 말을 늘어놓던 산하의 머리속에 스쳐지나가는 사람이 있었다. 매니저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고 자신의 입을
통해 모든 진실을 접했던 단 한사람.
초하, 자신이 사랑하는 민초하.
“설마 그럴 일은 없겠지만, 혹시 초하가 얘기하던가요?”
“설마가 원래 사람 잡는 법이라고들 하죠.”
유진태 감독이 가볍게 웃으며 자판기에서 뽑은 커피를 건넸다. 산하는 얼떨결에 손을 뻗어 커피를 건네받긴 했지만 애초에 마실
생각은 없는 듯 멍하니 유진태 감독을 쳐다보고 있었다.
“주아가 자살이 아니란 얘기를 초하가 했다는 겁니까? 그럴 리가 없는데, 초하는 저한테 얘길 들어서…”
혹시 다른 누군가에게서 더 깊은 이야기를 들었다면?
산하는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갑자기 다급한 마음이 들었다. 자신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는 것이 분명한데도 아무런 얘기
없이 이별을 택한 초하의 이유가 알고 싶었다. 왜였을까, 초하는 무엇을 알고 있는 것일까.
“혹시 초하가 어디서 얘길 들었는지는 말 안하던가요? 아니면 짐작가는 곳이라도…”
다급한 마음을 숨기지 못한 채 고스란히 드러낸 얼굴로 물어오는 산하의 모습에 유진태 감독이 가볍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저도 초하씨한테 거기까지만 들었어요. 더이상은 얘기해주지 않더군요.”
“하…”
“오늘 초하씨 만나러 간다면서요. 가면 직접 물어봐요.”
초하씨 두 어깨에는 짐이 많아보였으니까요- 라는 말은 슬쩍 삼키며 유진태 감독이 빙긋 웃었다. 어차피 만나서 얘기 나누다보면
좋든 싫든 여러 얘기를 나누게 될 커플이니 미리 걱정부터 하게 할 필요는 없으니 말이다.
유진태 감독의 말에 초조한 얼굴로 한숨을 내쉬던 산하가 행동을 멈추더니 곧 가벼운 웃음과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초하를 만나러 간다는 게 실감나지 않아서 그런지 자꾸 초조해져서… 아무튼 얘기해주셔서 고마워요.”
초하 만나면 꼭 물어볼게요, 라고 말하며 해맑게 웃는 독고산하에게서 유진태 감독은 다시한번 초하의 얼굴을 발견했다.
“두 사람 많이 닮았네요. 초하씨랑 산하씨.”
“저희요?”
“네, 닮은 모습이 꽤 많아요. 표정도 그렇고, 성격도 그렇고…”
유진태 감독이 가볍게 웃으며 내뱉은 말에 산하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런가? 하고 자신에게 되물었다. 이내 산하는 장난스레
킥킥 웃었다.
“뭐, 그럴 수 밖에 없죠. 좋아하니까 닮고 싶은 건 당연하잖아요? 민초하가 절 좀 많이 표절하긴 하죠.”
어깨를 가볍게 으쓱이며 대답하는 산하의 표정은 이별 직후보다 많이 가벼워져 있었다. 초하의 마음이 자신에게 있다는 걸 확실히
알았고, 곧 만나러 가기 때문인걸까.
초하가 없을 때의 산하는 어땠더라, 하고 곰곰이 생각해보려 노력하는 유진태 감독이었지만 특별히 어떤 모습이 떠오르지 않았다.
“산하야 가자. 정장 준비됐대. 바로 찾으러 가야할 것 같아.”
가는 길에 다솔이도 태워야 해, 라고 얘기하며 매니저가 핸드폰을 든 채 스튜디오로 들어왔다. 산하는 알겠다며 손짓으로 대답을
대신한 뒤 의자에 걸쳐놓았던 외투를 챙겼다.
가벼운 걸음으로 뒤돌아서는 산하의 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던 유진태 감독이 조심스레 산하를 불러세웠다.
“산하씨.”
“예?”
“아무것도 안물어볼 건가요? 내가 왜 산하씨에게 용서를 구하는지, 고아라던 주아에게 왜 가족이 있는지…….”
유진태 감독이 말 끝을 흐리며 산하의 얼굴을 조심스럽게 살폈다. 가벼운 미소를 머금은 채 스탭들과 간단한 인사를 주고받던
산하가 유진태 감독의 말에 씨익 웃었다.
“저한테 용서해달라고 했죠?”
“네? 네, 그랬죠.”
“그럼 됐어요. 초하를 다시 못 만나게 됐다면 용서하지 않았겠지만, 이제 상관없으니까요.”
“…….”
“게다가 감독님 덕에 민초하가 절 얼마나 많이 사랑하는지 알게됐으니까, 오히려 제가 고마워해야죠.”
이러다 늦겠다며 재촉하는 매니저의 손길에 산하가 느긋하게 걸으며 ‘안 늦어.’라고 대꾸했다. 뒤돌아선 채 자신을 향해 손을 들어
가볍게 흔들어보이는 산하의 태도에 유진태 감독이 가볍게 고개를 가로저으며 하하- 하고 소리내어 웃었다.
“당신들은 진짜 천생연분이야. 감히 끼어들 수조차 없는.”
그러니 부디 두 사람 행복해졌으면 좋겠네요. 내 몫까지, 우리 주아 몫까지.
유진태 감독은 이미 걸음을 옮기고 있기에 자신을 볼 수 없는 산하를 향해 가볍게 손을 흔들어보이며 한참을 자리에 앉아 웃었다.
그의 무거운 쇳덩이 짐을 마음에서 덜어내준 것은 복수도, 죄책감도 아닌 그저 가벼운 말 한마디였다.
*
“네가 여기 무슨 일이야? 나랑 너, 분명 얘기 끝난 것 같은데.”
온 몸의 털이 주뼛 서는 느낌이라는 게 이런거구나 라는 걸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내 팔을 붙잡은 엄마의 손 끝은 살짝살짝
떨리고 있었다.
괜찮아, 라고 엄마를 향해 나지막이 말하며 곽하주를 쳐다보자 곽하주는 머뭇거리며 내 눈치를 조심스레 살폈다.
이럴 애가 아닌데 얘가 왜 이러나 싶어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데 곽하주가 고개를 푸욱 숙이며 입을 열었다.
“…나랑 다시 서울로 가자, 초하야.”
뭐? 얘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아니 곽하주 맞아? 내가 헛소리를 듣고 헛것을 봤나?
날 직접 절로 쫓아낸 건 아니지만 원인 제공을 한 사람이 내 앞에서 다시 서울로 돌아가자고 말하다니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을
보았나 싶어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눈을 껌뻑거리며 곽하주를 쳐다보자 곽하주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 날 쳐다보았다. 곽하주의 두 눈에는 눈물까지 고여있었다.
“나 네가 독고산하 좋아한다는 얘기 듣고 많이 생각해봤는데, 너희 둘을 찢어놓은 거 잘못한 것 같아.”
“야, 너 왜이래? 너 어디 아파?”
“아니. 나 하나도 안 아파, 근데 독고산하가 아파.”
어떤 헛소리를 해도 콧방귀 뀌고 넘어가야지 라고 생각했는데 독고산하의 이름이 나옴과 동시에 그게 얼마나 헛된 다짐이었는지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나란 여자, 정말로 독고산하한테서 벗어나질 못하는구나.
헛웃음이 나와 혼자 바람 빠진 소리를 내며 웃다가 곽하주를 향해 천천히 물었다.
“나 네가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안 믿을거야. 독고산하가 아프다니 내가 따로 연락해볼게. 여기까지 와줘서 고마워.”
내가 바보 멍청이냐? 널 순순히 따라가게? 웃기지 말라 그래, 나 연애소설 엄청 본 여자야. 이거 왜이래? 날 우습게 보지 말라구.
콧방귀 뀌며 넘어갈 수 없는 독고산하의 이야기였기에 대꾸는 해줬다.
곽하주는 내가 보인 행동이 자신의 예상과는 다른 것이었는지 입술을 깨물더니 굳은 표정으로 날 쳐다보았다.
더이상 얠 여기에 뒀다간 부처님이 노하셔서 산사태라도 일어나는 거 아닌가 싶어 곽하주를 얼른 보내버리기 위해 입구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아무 짓도 안하고 보낼 때 얼른 꺼져. 나 너랑 얼굴 마주치는 것도 싫고, 그건 우리 엄마도 마찬가지야. 그만 가줄래?”
내가 먼저 입구에 서서 나가라는 손짓을 하자 곽하주가 천천히 걸음을 옮겨 날 향해 다가왔다. 나물 바구니를 들고 있는 엄마는
계속 불안한 표정으로 나와 곽하주를 쳐다보고 있었다.
“너, 나 이렇게 보내면 십중팔구 후회해.”
“널 따라가도 후회하겠지. 얼른 꺼져줄래? 나 너랑 더이상 말 섞기 싫거든.”
“네 말대로 너랑 나 얘기 끝난 사이라면 내가 굳이 널 데리러 여기까지 왜 왔을 것 같아? 기름 값 버려가면서 내가 왜?”
그거야 내 알바 아니지, 라고 생각하면서도 세상에서 제일 간사한 것이 사람 마음이라고 살짝 마음이 쓰이는 것은 어쩔 도리가
없다.
몰라- 하고 퉁명스레 대답하고 곽하주를 힐끔 쳐다보자 곽하주는 긴 한숨을 후 하고 내쉬며 내 팔을 붙잡았다. 손 끝이 꽤 차가웠다.
“윤다솔이 독고산하한테 모두 얘기했어. 그 얘기 듣고 독고산하가 충격 받아서 아픈 거야. 널 그렇게 보냈다는 사실 때문에 죄책감
느끼면서. 이건 너밖에 치료해줄 수 없잖아. 이왕 이렇게 된 거 나 모두 털어놓기로 했어.”
“…뭐?”
윤다솔이 얘기했다고? 아, 내가 이래서 다솔이한텐 아무것도 얘기 안하려고 했는데! 내가 그럴 줄 알았어, 윤다솔 가벼운 입을
알면서도 얘기한 내 탓이다 내 탓.
미간을 찌푸리며 곽하주를 쳐다보자 곽하주는 ‘어때? 이제 좀 실감나?’하는 표정으로 날 쳐다보고 있었다.
“좋아. 다솔이는 모두 알고 있으니까 얘기했을지도 몰라. 근데 네가 모두 털어놓는다는 거 못 믿어. 뭘 털어놓을 건데?”
“나 다 들었어. 유진태 감독이 유주아 오빠라며.”
“용케도 주워들었네.”
“용서를 구할거야. 차도로 민 것에 대해서는 용서를 구해야할 것 같아서…”
고개를 숙이지 않고 날 물끄러미 쳐다보며 말하는 곽하주의 시선은 한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이게 진짜로 하는 얘기인지 날 낚기
위해 지껄이는 건지 긴가민가하는 찰나, 곽하주가 쐐기를 박 듯 말했다.
“너와 서울로 돌아가면서 너에게 모두 얘기해주고 싶어. 모두 솔직하게 털어놓을게. 주아에 관한 것도, 내 약혼에 관한 것도.
그리고 널 카메라 감독에서 자른 건 내가 아니야. 정말이야.”
“…….”
“내가 어떻게 사과를 하면 좋을지 같이 생각해줄래? 나한테도 기회를 줘. 유진태 감독이 스캔들 터트린 거 너 용서해줬잖아.”
이게 진짜 여기저기서 잘도 주워듣고 다녔나보네. 하기사 그 재력에, 그 치밀함에 스튜디오에 스탭 하나둘 심어놓는 것 쯤이야
일도 아니었겠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곽하주를 물끄러미 쳐다보자 곽하주가 입술을 꽉 깨물며 절박한 표정으로 날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무언가에 쫓기는 사람처럼 힐끔힐끔 자신의 손목 시계를 통해 시간을 확인했다.
“곽하주, 너 무슨 일 있어?”
“어?”
“왜그렇게 시계를 봐. 뭐에 쫓기는 것도 아닌데.”
“아, 아니 그게… 지금 출발하지 않으면 서울 올라갈 때 길 막힐 것 같아서…….”
그런가? 하고 절 시계로 시간을 확인하니 시간이 아슬아슬한 게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이대로 곽하주를 아예 믿어버리는
건 사실 좀 찜찜하지만 밑져봐야 본전이라고 믿어보기로 했다.
어차피 독고산하랑 나랑 찢어진 마당에 얘가 날 죽이고 자시고 할 것도 없으니 에라 모르겠다 하는 배째라 정신이 튀어나왔다.
“좋아.”
망설임 없이 내뱉은 내 대답에 곽하주가 놀란 표정으로 날 쳐다보았다. 마치 내가 오케이라는 대답을 내놓을 줄 몰랐다는 듯이.
“널 완전히 믿는 건 아니지만, 산하도 아프다고 하고 기회를 달라고 하니 너랑 같이 서울로 올라갈게.”
“초하야…”
“기름 값 버려가며 천하의 곽하주가 날 데리러 오다니, 일이 일어나도 크게 일어난 것 같으니까.”
어깨를 으쓱이며 심드렁히 대답하자 곽하주가 내 손을 꼭 붙잡고 고맙다며 세 번이나 반복해서 말했다. 살다살다 곽하주한테
고맙다는 얘길 듣는 날이 오다니 싶어 헛웃음을 내뱉으며 엄마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고개를 설레설레 가로저으며 긴가민가한 표정을 짓고 있는 날 향해 엄마가 의아한 듯 걱정스러운 말투로 물었다.
“뭐라디? 쟤 왜 왔대?”
“산하가 정말 아프대. 그리고 다솔이가 이것저것 나불거려서 일이 좀 커진 것 같아, 그것때문에 사과하겠대.”
“누가? 쟤가?”
“응.”
엄마가 말도 안된다는 표정으로 내 어깨너머의 곽하주를 힐끔 살피더니 내 팔을 콱 붙잡았다. 얼마나 세게 붙잡았는지 나도
모르게 악!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였다.
“악! 어휴, 엄마. 아파!”
“어, 어머 미안해. 근데 딸, 믿을 사람을 믿어야지. 쟬 믿어? 그건 엄마한테 사모님들이 곗돈 맡기는 거랑 똑같아!”
얼씨구? 이 아줌마 말하는 것 좀 보소.
“그래그래, 엄마 사기경력 화려해. 그래도 이거랑 그거랑은 다르지.”
“어머, 딸. 뭐가 달라? 쟨 엄마보다 더 무서운 애야.”
“나도 그 생각에는 동의해. 그리고 사실 좀 못미덥기도 한데, 그 이유가 아니면 딱히 쟤가 날 데리러 올 이유가 없더라고.”
“그럼 딸, 다솔이한테 전화로 확인해보고 가.”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이며 엄마에게 다녀오겠다 얘기했다. 엄마는 다솔이에게 전화한 뒤, 서울 도착하면 자신에게도 전화 하라며
다섯 번이나 내게 다짐을 받았다.
결국 핸드폰이 없는 엄마에게 연락하기 위해 절 번호를 손바닥에 적어야만 했다.
“어휴 핸드폰도 없으면서 연락하라고 하긴.”
가지가지 한다 라고 투덜거리며 곽하주에게 앞서라는 눈짓을 했다. 곽하주는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먼저 걸음을 옮겨
앞서 걷기 시작했다.
녀석을 뒤따라 걸으며 핸드폰 전원을 누르자 잠깐 화면이 켜지는가 싶더니 밧데리 부족이라는 안내와 함께 도로 꺼져버렸다.
쓴 적도 없는데, 방전 됐나?
“곽하주, 나 핸드폰 좀 빌려줘.”
“응? 핸드폰은 왜?”
“다솔이한테 나 지금 올라간다고 연락하려고. 내 핸드폰 밧데리 없는지 안켜져.”
심드렁하게 얘기하며 걸음을 옮겼다. 산 아래 주차장을 언뜻 살펴보니 주위 차들과 어울리지 않게 고급스러운 차 한대가 보였다.
십중팔구 곽하주의 차일 것이라 추측하며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나 핸드폰 차에 있어. 차에 타면 빌려줄게.”
“그러든지.”
산 아래까지 내려가는데 그다지 많은 시간이 필요한 건 아니었지만 나와 곽하주 사이엔 어색하리만큼 무거운 침묵이 맴돌았다.
빨리 여길 벗어나서 독고산하가 있는 곳에 도착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터덜터덜 걸음을 옮겼다.
힐끔 곽하주를 쳐다보자 녀석은 무슨 생각을 깊게 하는 것인지 심각한 표정으로 앞만 보며 걷고 있었다.
천하의 곽하주도 누군가에게 사과를 하려니 긴장되나보네, 싶은 게 신기한 마음에 녀석을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고개를 돌렸다.
아, 젠장. 어색해!
“거기 안전벨트가 고장났을 거야. 핸드폰은 내 가방 안에 있을 거니까 찾아서 써.”
나도 저 말투로 말하면 도도해보이면서 재수없어 보일까? 곽하주의 차에 앉기가 무섭게 내뱉어진 녀석의 목소리는 꽤나 쌀쌀
맞았다.
아까 고맙다고 내 손을 붙잡고 몇 번이고 시선을 마주치던 게 어디의 누구시더라?
흐응-하고 대꾸를 하는둥 마는둥 하며 곽하주의 제법 큰 백을 뒤적였다. 핸드폰이 작아서인지, 가방이 커서인지 핸드폰은 쉽게
눈에 띄지 않았다.
“네 자리도 안전벨트 고장이냐?”
핸드폰을 찾기 위해 백에 손을 쑤셔박으며 곽하주를 향해 물었다. 내 자리는 안전벨트가 고장이라는 말에 신경도 안썼다만,
곽하주의 자리도 고장인지 녀석은 안전벨트를 하지 않았다.
내 물음에 곽하주는 약간 난처한 듯 어색하게 웃으며 나지막이 대답했다.
“아니, 안전벨트 하면 불편해서 운전을 잘 못해.”
“그래? 하긴 그런 사람도 있다더라. 아, 핸드폰 디게 안찾아지네.”
자동차 창문을 살짝 내리더니 곽하주는 자연스럽게 차를 출발시켰다. 조용한 산과 어울리지 않는 고급스러운 외제차가 쓰윽-
작은 길을 빠져나가는 건 몹시 이상하게 느껴졌다.
물끄러미 창 밖을 쳐다보다가 다시 핸드폰을 찾기 위해 가방에 얼굴을 쳐박고 한참 집중하고 있는데 곽하주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 질투가 났어.”
“응?”
“난 진짜 사랑하던 약혼자를 잃어 불행한데, 주아는 너무 행복해보였거든. 내 약혼자의 아이를 임신했으면서도 여전히 독고산하의
사랑을 받는 그 녀석이 꽤 부러웠어.”
“뭐? 야, 부러워할 걸 부러워해. 객관적으로 보면 주아가 널 부러워해야지. 넌 가족도 있고, 일도 있고, 게다가 부자잖아.”
얘가 뭐이런 시덥잖은 얘기를 꺼내나 싶어 가방 속을 뒤적이다가 고개를 들었다. 툭 내뱉은 내 말에 곽하주는 그렇지? 하고
반문하며 가볍게 웃었다.
풋- 하고 내뱉어진 웃음은 무척 가벼웠지만 반대로 꽤 무겁게 느껴졌다.
“아, 핸드폰 찾았다.”
빙글빙글 돌아 산 정상에서부터 고속도로까지 내려가는 길이라 운전이 쉽지 않을텐데도 불구하고 곽하주는 능숙하게 운전을
하고 있었다. 하긴, 돈이 많아 차도 일찍 샀을테니 운전쯤이야 식은 죽 먹기겠지.
힐끔 곽하주를 쳐다보다가 핸드폰을 꺼내 다솔이의 번호를 눌렀다. 익숙하지 않은 터치 폰이라서 몇 번을 버벅거린 후에야
제대로 전화를 걸 수 있었다.
「누구야?」
“나.”
「응? 초하야? 뭐야, 너 네 핸드폰은 꺼져있던데 이거 누구 폰이야? 마미 폰?」
“설마, 우리 엄마 핸드폰 없어. 내껀 밧데리 나갔고.”
키득키득 웃으며 말을 내뱉자 꽤 소란스러운 목소리가 핸드폰 너머에서 들렸다. 언뜻 들리는 소리로는 누구냐, 초하냐 하는
물음들 같았다.
“촬영장이야?”
「히히, 아니! 너 들으면 깜짝 놀랄 걸? 나 지금 누구랑 어디 가는 중이게?」
“황가철하고 휴가?”
「아~니! 더 엄청난 일이라규!」
황가철하고 해외여행이라도 가나, 이게 왜이렇게 목소리가 들떴어? 다솔이의 신나하는 목소리를 따라 가볍게 웃으며 곽하주를
향해 ‘소란스럽지?’하고 나지막이 물었다.
곽하주는 별다른 대꾸없이 앞을 쳐다보며 고개를 살짝 끄덕일 뿐이었다.
웃는 것도, 그렇다고 무표정한 것도 아닌 애매모호한 표정을 유지한 채 말이다.
“뭔데 그래? 아참, 것보다 너 내가 얘기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하고 왔는데도 나불나불 얘기했다며.”
「헉! 누가 그래? 너 여기에 몰카 달아놓고 갔냐?」
“내가 너보다 한수 위잖아 원래. 어휴, 내가 누굴 탓하겠냐? 너 입 가벼운 거 알면서도 얘기한 날 탓해야지.”
「너무 그러지 말라규! 그 덕에 내가 지금 엄청난 사람하고 달려가는 중이니까.」
“뭐? 얘가 자꾸 뭐래. 너 꿈 꾸냐? 것보다 어디야? 독고산하 아프다며? 나 지금 가는 중이야.”
심드렁하게 말을 내뱉으며 무의식 중에 고개를 돌렸다. 핸들을 꽉 붙잡은 곽하주가 떨리는 시선으로 날 쳐다보고 있었다.
울듯 웃을 듯 애매하던 표정은 눈물을 가득 머금은 채 웃는 표정으로 굳어져 있었다.
하지만 그건 그 어느 눈물보다 슬픈 표정이어서 순간적으로 소름이 오싹하게 돋아났다.
「응? 독고산하가 아파? 누가 그래? 나 지금 독고산하랑 너한테 가는 중이야! 어때 놀랍지?」
“뭐?”
핸드폰을 쥔 손에 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다. 띡-하고 무언가 눌러지는 소리와 함께 뚜뚜뚜-하는 통화 종료음이 들려왔다.
내가 뭘 잘못 눌렀구나 라는 걸 느낄 새도 없이 그제서야 뭔가 일이 잘못 돌아가도 한참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심장이 불규칙하게 쿵쾅쿵쾅 뛰기 시작했다.
“뭐야? 어떻게 된 거야?”
“속은 사람 잘못이지. 그러게 누가 날 믿으랬어? 네 말처럼 내가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지 말았어야지.”
“곽하주…!”
“부러웠어. 난 모든 사랑을 다 잃었는데, 왜 너랑 유주아는 그렇게 쉽게 누군가의 사랑을 얻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어. 네 말대로
너희가 나보다 잘난 게 뭘까 고민해보니까 하나도 없더라고. 발 끝부터 머리 끝까지.”
곽하주가 희미하게 웃으며 엑셀을 꽉 밟는 것이 보였다. 고급스러운 외제차임에도 불구하고 속도가 확 올라가는 것이 느껴졌고,
등줄기로 식은 땀이 흘러내렸다.
이대로 속력을 높이면 커브길에서 제대로 돌지 못해 가드레일을 박고 그대로 낭떠러지로 굴러버릴 텐데.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에 나도 모르게 손을 뻗어 곽하주가 붙잡은 핸들을 옆으로 다급하게 꺾었다.
“그래서? 그래서 네가 내린 결론이 다 같이 죽자야? 너 미쳤어?”
“내가 너한테 말했지.”
“핸들 놔! 엑셀에서 발 떼라니까! 이러다 둘 다 죽어!”
“그래, 나 죽으려고 여기 왔어. 네 숨구멍 모두 짓이겨버리고, 나도 죽으려고.”
아차 싶은 생각에 내 쪽에 있는 안전벨트를 다급하게 끌어당겼다. 고장났다던 안전벨트는 거짓말처럼 쉽게 내 쪽으로 끌려왔고
그제서야 속았다는 게 실감났다.
믿을 수 없기에, 이대로 죽는 건가 싶어 곽하주를 쳐다보자 곽하주는 어깨를 간헐적으로 떨며 웃고 있었다.
죽으려고 여기 왔어, 곽하주의 그 말이 거짓말이 아니라는 걸 그 순간 깨달았다.
“…안 돼, 말도 안 돼. 나 여기서 이렇게 못 죽어, 엑셀에서 발 떼! 떼라고!”
“죽자.”
“곽하주!”
“너도, 나도… 같이 죽는 거야.”
아차 하는 사이 곽하주가 핸들을 바깥 쪽으로 세게 틀었고 콰앙-하고 가드레일과 차가 거세게 부딪혔고, 동시에 몸이 부웅-하고
떠오르는 게 느껴졌다. 창밖으로 아찔한 낭떠러지가 보였다.
‘넌 분명 날 위해 울어줄 수 있는 여자야. 그리고 그정도로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은 분명 너밖에 없어.’
시간이 멈춰버린 것처럼 허공에 붕 떠버린 느낌 속에서 머리 속을 아련하게 울리는 것은 그리운 목소리 하나뿐이었다.
내 입으로 구원해주겠다 하고, 내 손으로 잔인하게 내쳐버릴 수밖에 없었던 내 사랑하는 사람.
‘죽긴 왜 죽어. 나랑 백년해로 해야지. 먼저 꼬신 게 누군데.’
살아야 한다는 생각과 난도질 당하는 것 같은 통증이 교차하며 덮쳐왔다. 뜨겁다 못해 비린 피 특유의 끈적거림이 느껴졌다.
‘날 잃지 말라고. 그럼 되잖아.’
그럼에도 나는 살아야만 한다. 너를 잃지 않기 위해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거짓말로 숨기고 싶지 않아. 떳떳해지고 싶어.’
살아서 미안하다고, 모두 내 탓이라고 이야기하고 두 손 꼭 붙잡은 채 진심으로 사랑한다 얘기해주어야 하는데 심장이 불규칙하게
쿵쿵 뛴다. 마치 내 바람을 비웃는 것처럼.
내 심장소리를 듣는 다는 것이 이런 것인가 싶을 정도로 불쾌함이 들쑤셨고, 등줄기로 식은 땀이 흘러내렸다.
‘야, 내가 뽀뽀해준다고 하면 줄 서서 기다릴 사람이 저멀리 지구 열두바퀴를 돌고도 남아. 왜이래, 해줄때 고맙게 생각해.’
희미한 웃음을 토해내는 입 속으로 비집고 들어오는, 짭짤하다 못해 쓴 눈물이 내가 어떤 상황에 있는지 진절머리 날 만큼
절실하게 깨닫게해주었다.
‘민초하.’
“산하야…….”
‘사랑해.’
“사랑해…….“
만나면 얼마나 사랑하는지 얘기해주려 했고, 만나면 얼마나 그리워했는지 얘기하려 했다.
만나면, 만나면, 만날 수만 있다면…….
「콰앙!」
*
“엥?”
다솔이가 의아한 듯 고개를 돌려 핸드폰 액정을 쳐다보았다. 통화 시간이 잠깐 뜨는가 싶더니 곧 통화가 종료된 듯 가철과 자신이
다정하게 찍은 셀카 사진이 액정 가득 떴다.
“끊켰냐?”
“응, 내가 먼저 끊은 건 아니니까 초하가 끊은 것 같은데.”
뒤에 앉아있던 산하가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다솔이의 핸드폰을 빠르게 낚아챘다. ‘이 멍청이가 정말…’하고 중얼거리며 핸드폰을
손에 쥔 산하가 통화버튼을 다시 눌렀지만 아쉽게도 연결이 되지 않는다는 여자 목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뭐야. 이 멍청이 나 온다고 해서 떨다가 끊은 거 아냐?”
“아니면 너 온다고 해서 튀는 걸 수도 있다규.”
“아하, 얄미운 말을 지껄이는 게 이 주둥인가?”
“꺄악! 아파! 아프다고 이 자식아!”
산하가 다솔이의 양 볼을 꽉 꼬집으며 늘렸다가 팍 놓았다. 얼얼한 고통에 다솔이가 눈을 흘기며 산하를 노려보았으나 산하는
다솔이의 핸드폰을 물끄러미 쳐다볼 뿐이었다.
내가 친히 납셔주신다는데 이게 전화도 안받고, 라는 표정으로 핸드폰을 노려보는 산하를 보며 다솔이가 퉁명스레 중얼거렸다.
“그냥 둬. 초하 입장에서도 좀 갑작스러웠을 거야. 이렇게 빨리 일이 해결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니까.”
“…….”
“꽁꽁 숨어버렸는데 이렇게 쉽게 찾아냈으니 걔 심정은 오죽하겠어?”
“몰라, 그딴 거. 알고 싶지도 않고.”
그냥 빨리 보고 싶은데, 라는 말을 덧붙이진 않았지만 다솔이와 산하의 매니저는 이미 표정으로 짐작한 듯 가볍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 팔불출을 어찌하면 좋습니까.
부랴부랴 찾아낸 정장을 쫙 빼입고 초하에게 주겠다며 쥬얼리 샵을 탈탈 털어 제일 예쁘고 비싼 반지도 챙겨온 산하였다.
당장 얼굴 보고 껴안고 선물을 주고 싶은 것은 당연한 일이니, 매니저와 다솔이는 딱히 터치하지 않았다.
다솔이 입장에선 산하가 자신의 친구를 이렇게나 좋아해준다는 게 다행스럽고 뿌듯한 일이었고, 매니저 입장에선 산하가
초하를 곁에 둠으로써 그 날카로움이 누그러지는 것으로도 다행일 테니까. (스캔들에 대한 문제는 복잡해지겠지만)
“근데 아까 초하가 네가 아프다고 하던데?”
“무슨 헛소리야 그건.”
“몰라. 너 아프다는 얘기를 어디서 들은 건지 오겠다고 하던 것 같았는데.”
“하?”
산하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걔 잠 덜 깼냐?’라고 중얼거리며 다솔이의 핸드폰을 만지작거렸다. 이것저것 누르며 만지작거리던
산하는 느닷없이 벤이 급정거를 하는 바람에 하마터면 그대로 고꾸라질 뻔 했다.
깜짝 놀란 듯 산하가 고개를 치켜들고 매니저를 노려보았다. 백미러로 산하의 표정을 살핀 매니저가 멋쩍은 웃음을 실실 뱉으며
산하와 다솔이를 향해 중얼거리듯 말했다.
“아, 앞에 차들이 서있어서. 이상하다. 막히는 길목은 다 지났는데 왜그러지? 기다려봐.”
짙은 선탠이 되어있는 창 밖으로 웅성거리는 사람들이 꽤 많이 보였다. 빠르게 지나가야 할 차들이 멈춰있었고, 심각한 일인 듯
고개를 절레절레 가로젓는 사람들도 보였다.
“어?”
창 밖을 쳐다보던 산하가 흥미없다는 표정으로 시선을 핸드폰으로 다시 돌렸다. 그러더니 무언가를 발견한 듯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리며 다솔이의 어깨를 툭툭 쳤다.
“윤다솔, 이거 누구 번호야?”
“응? 아, 나도 몰라. 그냥 초하가 그걸로 전화 했어.”
“그래?”
“왜?”
고개를 끄덕이며 다솔이가 물었지만 산하는 묵묵부답이었다. 꽤 심각한 표정으로 핸드폰을 살피던 산하는 벤 문을 살짝 열고
상황을 살피고 있는 자신의 매니저를 불렀다.
산하의 표정이 심상찮다는 걸 느낀 매니저가 사람들에게 대충 고개를 숙여 상황 설명에 대한 감사 인사를 하고 다가왔다.
“왜? 속 안좋아?”
“그건 아닌데. 형 미안하지만 다른 길은 없어?”
“아니, 다른 길도 있지. 이게 제일 빠른 길이라서 여기로 온 거야. 그건 왜?”
“다른 길로 가면 많이 돌아야 돼?”
“원래는 그런데 지금 상황봐선 여기서 기다리는 거나 다른 길로 가는 거나 비슷할 것 같아.”
“그럼 그냥 지금 차 돌려서 가자.”
“무슨 일 있어?”
매니저의 물음에 산하가 나지막이 한숨을 내쉬며 핸드폰을 내밀었다. 액정에 뜬 통화기록을 보여주기 위함인 듯 했다.
이내 핸드폰을 건네받은 매니저는 놀란 듯 고개를 들어 산하를 쳐다보았다.
“이건…”
“아무래도 이상하지? 초하가 나 아프다는 얘길 들었다고 했대. 누가 그랬을 것 같아?”
“설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걔가 여길 어떻게 알고…”
“알아내려면 충분히 알아냈겠지. 아무튼 차 빨리 돌려서 절로 가줘. 아무래도 같이 있는 것 같아.”
산하의 말에 매니저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재빠르게 운전석에 올랐다. 웅성거리는 사고 현장을 벗어나기 위해 차를 돌리자
반대쪽 차선에서 엠뷸런스가 요란한 소리와 함께 사고 현장으로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왜? 누구 번혼데?”
“…곽하주.”
산하가 무뚝뚝하게 내뱉은 대답에 다솔이가 이해하지 못한 듯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뒤늦게 놀란 표정으로 산하를 쳐다보았다.
핸드폰을 쥔 손에 힘을 꽉 주며 산하가 미간을 찌푸렸다.
“벼, 별 일 없겠지?”
“별 일 없어야지.”
다솔이의 물음에 산하가 심드렁하게 대답하며 벤 시트에 몸을 차분히 기댔다. 푹신한 시트에 기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불안하게 쿵쾅거렸다.
나지막이 한숨을 내쉬며 창 밖을 쳐다보자 엠뷸런스에서 내린 구급대원들이 분주하게 움죽이고 있었다.
“신경쓰여? 차가 가드레일 박고 추락했다나봐. 굴러서 아래로 떨어진 모양인데, 차는 발견됐는데 사람을 아직 못찾았다더라.”
“…어떤 멍청한 게 또 운전을 거지같이 했나보네.”
“하하. 그래도 사람 죽고사는 일인데 너무 시니컬한 거 아냐?”
매니저의 물음에 다솔이가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산하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곽하주의 번호로 전화가
온 것을 알자마자 급속도로 굳어진 산하의 표정과 분위기는 마치 촬영장에 있을 때처럼 위태로웠다.
“관심없어. 민초하부터 만나는 게 먼저야.”
그 멍청이한테 아무 일 없어야 할 텐데.
산하가 반지가 담긴 작은 케이스를 꽉 쥔 채 한숨을 내쉬었다. 앞으로 조금만 더 참으면 돼, 곧 있으면 만나, 라고 스스로를 안심시키며.
***
안녕하신가요. 나의 사랑하는 <거짓말의 법칙> 여러분. (응?) 으하하. 춥네요.
여러분이 남겨주신 소중한 꼬리말들 으하하 웃으며 혹은 고개를 끄덕이며 하나한 읽고 있답니다. 하주를 향한 여러분의 분노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45편의 꼬리말들은 무서웠쪄용....ㅜ.,ㅜ. (죄송해요. 나이 한살 먹고도 이러고 있어요...)
간이 콩알만한 제가 놀랄만큼의 엄청난! 여러분의 분노는 보, 보았으니 요, 욕설은 사, 삼가해주세요. 호, 호흡이 가빠져요.
^^
야호♬ 올림.
(+ 아차차! 추운 계절, 여러분 감기 조심하셔야 하는 거 아시죠? 감기 조심조심!)
첫댓글 헉.............. 무사해야할텐데
하주네이년 .......................................................너만죽어하주야
초하는 멀쩡히살아남고 하주는 기억상실증에나 걸려서 돌아오길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내 이럴줄알았어 흐익
악안되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초하죽은면안되요 나쁜하주놈
저거저거 죽을라면 혼자죽지 우리 초하는왜 데리구 가는건데!!!!!! 곽하주 쟤 몽미!!!!!!! 초하두고혼자가버리라규!!!!!!
하주를 정말 때리고 싶다는. 어떻게 될지 정말 궁금해지네요♡
곽하주죽을라면지혼자죽지!!초하야!!!!!!!!!!!!!!!!!ㅜㅜㅜㅜ
초하 저것은 진짜 끝까지 치사하게 저러네 - - 애가 왜저리 구질구질해!! 소 쿨 모르나?ㅋㅋㅋ 초하 죽으면 안대! ㅠ.ㅠ 악착같이 살아서 산하랑 알콩달콩 살아야한다고!! 해피엔딩 ㅠ.ㅠ 아이원츄!!
아진짜.................머야...........마지막은기뻐야죠!!!!!!!!!!!!!!!!!!!!!!!!!!!!!!!!ㅜㅜㅜ
헐..............................진짜 무섭다.......해피엔딩으로!
안돼~!!!!!!!!!!!!!!!!!!!!!
곽하주... 진짜 무서운년. -_- 넌 콱 죽어버려! (....) 초하야 넌 살아야해! ㅠㅠ 제발 살아라ㅠㅠ 플리즈.. 해피엔딩원츄! ㅠㅠ
작가님... 제발 흑흑흑 해피엔딩으로.... 부탁드릴께요ㅠㅠ 마음 아픈건 정말 싫어요...ㅠㅠ
우와우와 ㅜㅜ!!!!!!! 초긴장 대박 ㅠㅠ 살아야되요 ㅠ
아진짜.................님 이러시기에여? 아악 초하야 넌질기니까살아남아야해!!!!!!!!!!!!!!
이건 아니지..?응?ㅇㅇ
★
손이벌벌떨린다 이건아니야 덜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