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 먹는 하마 / 이권
우리 집은 냄새의 천국 온갖 것들이 발효되고 있지
어제 청기와장례식장에서 묻혀온 국화향기는
너무 슬퍼 눈물이 날 뻔했어
오늘 아내가 용화사 관음전에서 끌고 온 향내에
굴림목탁 소리가 또르르 굴러 나왔어
수 십 년을 이미 탕진 해버린 내 몸에서 곰삭은
담배냄새와 땀에 전 고린내가 났어
아내가 냄새를 잡는다며 집 안에 냄새 먹는 하마를
들여놓았지만 하마는 옥시 가습기 사고로
이미 질식사 해버린 뒤였어
옆집 청국장 끓이는 냄새가 슬금슬금
담장을 넘어 넝쿨을 뻗어오고 있어
부패하기 좋은 온도와 습도를 지닌 나는
오늘도 검은 꽃으로 발효 중이야
모든 꽃들이 나를 버릴 때까지
첫댓글 삶은 가지각색 이렇게도 저렇게도...
늙어도 힘차게 씩씩하게 달리자~~~ 오늘도....
야릇한 느낌이 마음을 짓 누르는 기분에서 탈피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