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명한 잡지사 기자 중 한 명인 격주간 뉴욕 매거진의 올리비아 누치(31) 기자가 회사로부터 휴직 처분을 받았다. 회사가 "2024년 대통령 선거와 관련된 리포팅 대상과 개인적 관계에 들어갔다"고 고백하는 기사를 내보낸 뒤였다.
잡지는 이 대상의 신원을 밝히지 않았는데 이 사안에 대해 잘 안다는 소식통은 CNN 방송에 무소속 후보로 출마해 뛰다가 최근 사퇴하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겸 공화당 대선 후보를 지지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70)라고 확인해줬다고 방송은 전했다. 그 소식통은 둘의 관계는 육체적인 것이 아니라 감정적이고 디지털적인 관계라고 말했다.
미국 온라인 매체 데일리 비스트는 케네디가 누치가 보낸 내밀한 사진들을 친구들에게 자랑했고, 이 사실이 뉴욕 매거진 편집국장 대행 데이비드 해스켈에게까지 전해져 지난 13일 해스켈 대행이 맨해튼 본사 편집국장실에서 누치에게 경위를 따져 묻게 됐다고 21일 폭로했다. 내밀한 사진이란 놀랍게도 누치가 옷을 입지 않은 채 촬영한 사진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사실이라면 기자 윤리를 저버려도 한참 저버린 것이다.
데일리 비스트의 폭로에 앞서 케네디의 대변인은 CNN에 "케네디는 그녀가 요청해 꽤 히트했던 인터뷰에 응해 일생에 딱 한 번 올리비아 누치를 만났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케네디의 신원을 처음 폭로한 것은 19일 밤 온라인 매체 스테이터스의 올리비아 다시가 쓴 뉴스레터에서였다.
CNN에 보낸 성명을 통해 누치는 리포팅 대상과의 관계가 "개인적인 관계"로 바뀌었다며 이를 더 빨리 알렸어야 했다고 후회했다. "연초에 나 자신과 전 리포팅 대상과의 몇몇 소통 성격이 개인적인 것으로 바뀌었다. 그 기간 난 그 대상을 직접 리포트하지도 소식통으로 이용하지도 않았다. 그 관계는 육체적인 것이 결코 아니었지만 갈등으로 드러나지 않게 하기 위해 비밀로 했어야 했다. 난 그렇게 한 것을 깊이 후회하고 있으며 뉴욕에 있는 동료들을 비롯해 내가 실망시킨 이들에게 사과드린다.”
뉴욕 매거진은 독자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누치는 "현재 휴직 중”이라며 "발행할 때 제3자 리뷰를 통해 더욱 철저히 검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누치는 지난해 11월 케네디 당시 후보와 함께 하이킹을 하며 프로필 인터뷰 기사를 내보냈고 그 뒤 트럼프와 2024년 대선과 관련해 여러 건의 기사를 썼다.
케네디는 2014년 배우 셰릴 하인스와 결혼 생활을 유지해 오고 있다. 하인스 대변인은 20일 누치와의 관계에 대한 코멘트를 거부했다. 하인스는 남편의 대통령 선거 출마를 지지했으며 캠페인 행사에도 등장했다. 하지만 케네디가 트럼프 지지로 돌아선 것에 대해선 코멘트를 하지 않고 있다.
잡지에 따르면 누치는 최근 리포팅 대상과의 관계를 "최근" 인지했으며 “이해 충돌을 막기 위한 잡지의 기준을 침해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아울러 잡지는 성명을 통해 "이 관계를 진즉 알았더라면 그녀가 대통령 선거를 계속 취재하게 놔두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그녀가 쓴 기사들을 내부 검토한 결과 부정확하거나 편견을 갖고 있다는 증거는 찾지 못했다. 우리는 독자의 신뢰를 침해한 점을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누치는 폴리티코 워싱턴 지국장인 라이언 리차와 결혼을 약속하고 약혼한 사이였다. 플레이북 공동 저자이기도 한 리차는 “내 전 약혼녀를 통해 이 기사와 내가 연결됐기 때문에 편집자와 난 플레이북이나 폴리티코 어느 곳에도 이런 기사를 쓰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불미스러운 누치의 행동 때문에 둘이 파혼했다는 사실을 우회적으로 확인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