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in언론⑤] 대학언론의 가치를 지키는 ‘대학알리’ 김연준 대표·이은서 편집국장
좌측부터 김연준 대학알리 대표, 이은서 대학알리 편집국장. 사진=안디모데 기자
대학알리 홈페이지 캡쳐. 출처=대학알리
대학알리는 ‘대학생이, 대학생을, 대학생에게 알리다’라는 슬로건 하에 지난 2019년 재창단한 뒤로 대학생의 알권리와 목소리를 보장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 속에서 대학언론의 가치를 지키는 김연준(24) 대학알리 대표와 이은서(22) 대학알리 편집국장을 만나봤다.
시작부터 독립 언론人
김연준 대표는 2018년도 대학에 입학한 뒤 언론활동을 하고 싶었다. 그러던 중 그는 대학알리의 성공회대학교 지부인 ‘회대알리’를 발견했고, 1년 반 정도의 시간동안 활동했다. 이후 군에 입대하며 회대알리를 떠났지만, 미련이 남아있었고, 2022년도에 제대를 한 뒤 대학알리 사무국장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대학생의 신분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며 대학알리에 다시 돌아온 이유를 밝혔다.
김 대표는 사회경험이 전무한 대학생 신분에서 비영리 민간단체이자 인터넷 신문사를 운영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고 고백한다. 그는 “언론활동을 넘어 대외적인 소통을 통해 사업을 끌어와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 시행착오가 많았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올해 같은 경우 쿠키뉴스, 민주당과 함께 국회 토론회를 진행했는데 섭외 과정에서 어려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잦은 인원변동 역시 운영상 고민 중 하나다. 대학알리는 대학생으로만 이뤄져 있어 졸업과 취직을 해 불가피하게 활동하지 못하는 인원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인수인계를 진행해도 ‘완벽함’이란 없기에 구성원들은 전임자와 지속적인 연락으로 이를 해결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 대표는 인원변동이 잦음에도 선출 위원들이 합을 잘 맞추고 기자들도 알아서 잘해주시는 것에 고맙다는 입장이다.
학보사부터 대학알리까지
이은서 편집국장은 김 대표와 달리 학보사 생활을 먼저 시작했다. 대학교 신입생부터 학보사 기자로 활동했던 이 국장 자유도와 시간 면에서 아쉬움을 느꼈다. 학보사는 마감 기한이 존재해 취재 일정의 변수로 취재를 완료하지 못해도 기사를 발행해야 했다. 또한 주간교수의 기사 검토까지 더해지니 기사 자유도에 제동이 걸렸다.
이런 와중 그는 휴학과 동시에 학보사를 떠났다. ‘휴학생은 활동할 수 없다’는 내규 때문이었다. 대학언론 활동을 이어가고 싶던 그는 자유로운 편집권을 지니고, 각기 다른 대학생 언론인들을 만날 수 있는 대학알리에 매력을 느꼈고 2022년도 4월에 입사했다.
이 국장 역시 국장 자리에 오르며 많은 고민이 생겼다. 그는 “학보사에서는 다 함께 마감하며 기사에 피드백이 오가고 잘못된 방향성을 바로잡을 수 있었지만 대학알리 에서는 혼자서 기사들을 검토하다보니 말의 무게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한 어떤 기사가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어떤 기사를 써야 하는지 논의하는 과정에서 의견 차이를 좁혀나가는 과정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는 기사 하나라도 완성도를 최대한 높이기 위해 지속적인 데스킹 과정을 거친다는 점에서 이전과 다른 만족을 느꼈다.
대학알리에게 찾아온 위기
현재 대학알리 홈페이지에는 12곳의 대학이 등록돼 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운영 중인 곳은 건국대학, 성공회대학, 한국외국어대학, 한국영상대학 총 4곳뿐이다. 2019년 대학알리가 재창간한 뒤로 여러 대학에서 N대알리를 운영했지만, 인원 부족 문제가 발생했고, 코로나19의 등장으로 활동 동력을 잃게 됐다. 그렇게 많은 N대알리들은 운영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대학알리 홈페이지에는 현재 활동을 하지 않는 대학의 이름이 올려 있다. 김 대표는 “당장 활동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지금까지 작성한 기사들의 가치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라 말하며 그들의 노고를 보존하기 위한 노력이라 밝혔다.
대학알리의 전신은 대학언론협동조합이다. 초기 역사를 이어받는다면 올해로 10년 차를 맞은 대학알리는 근속이 길지 않으니, 상황이 계속 바뀔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김 대표는 10년 전과 비교하면 많이 안정을 찾았다며 “전반적인 틀은 모두 잡혔다. 이제는 계속해서 변화를 따라가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보사와 다른, 그러나 함께 가는 대학알리
김연준 대표는 가장 기억에 남는 기사로 <이렇게만 하면 당신도 동아리 할 수 있다!-영화 동아리 팝콘 명부 조작>을 꼽았다. 그는 당시 학보사는 보도 하지 않은 내용을 회대알리가 이를 내보내는 것을 보고 독립언론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됐다고 말한다.
이은서 편집국장은 모든 기사의 취재 과정과 우여곡절을 옆에서 지켜봐 왔기에 하나하나가 다 소중한 기사들이라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럼에도 편집권 침해를 겪은 대학언론에서 내지 못한 기사를 대신 발행했던 사례가 대학알리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것 같다”며 타 대학언론과의 연대 사례가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실제로 대학알리는 대학 측으로부터 칼럼 발행을 거부당한 대구대신문이 요청한 취재를 받아들였다. 이후 <대구대, 교직원 문제 삼은 학보사 칼럼 발행 거부해> 기사를 내놓으며 상황을 알렸다. 또한 대구대에서 발행을 거부한 <박순진 총장의 언론 소통 의지가 빛을 보려면> 칼럼을 대신 발행하며 도왔다. 대학언론과 독립 대학언론간의 연대가 빛을 본 것이다.
이 국장은 “숭대시보 전원 해임사건과 대구대 칼럼 발행 거부 사건을 지켜보며 대학의 편집권 침해를 실감하고 있다. 대학언론이 홍보국이 아님에도 대학이 홍보국을 원하는 상황은 안타깝지만 보편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며 현 상황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김 대표는 앞으로 모든 대학생 기자가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는 대학언론의 미래를 그렸다. 이어 그는 학보사, 교지, 영자신문사 등등 많은 대학 언론이 현재는 많이 파편화돼 있다며 “서로 응집하고 돕는 대학언론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디모데 대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