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33억 규모 소형 공항...1200m 활주로와 터미널 갖춰
다도해국립공원 내 공항 부지 위치해 착공 난항
2023년 1월 국립공원계획 변경으로 4월부터 환경영향평가 시작
흑산공항이 우여곡절 끝에 날아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2026년 개항하면 이동시간이(서울기준) 7시간에서 1시간 대로 대폭 단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흑산공항 조성은 10년 전인 2013년부터 추진됐던 사업이며, 2014년 예산안에 처음 반영돼 35억원의 예산을 배정받았다.
목포에서도 배로 2시간이 걸리는 흑산도의 공항 건설 사업은 시간이 갈수록 예산이 늘어났다.
철새들의 이동 등 환경 이슈로 건설이 중단된 2017년에는 예산이 1833억까지 확대됐다.
이 공항은 1200m 활주로 1개를 지닌 소형 공항으로 50인승 소형 항공기가 운항할 수 있으며 같은 시기 발표된 울릉도 공항과 같은 크기다.
그러나 울릉 공항은 현재 30%대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흑산공항은 이제야 착공 준비를 마친 상황이다.
착공까지 머나먼 여정
흑산공항을 건설하는 시공사는 금호건설이다.
앞서 금호건설은 인천국제공항과 무안국제공항 등을 수주한 경험을 발판삼아 2016년과 2017년 흑산 공항 입찰에 과감하게 도전했으나 세번이나 단독 입찰이 돼 불가피하게 착공이 지연됐다. 이후 국토교통부는 금호건설과 수의계약을 체결했지만 흑산 공항 건설안은 6년 동안 ´철새 보호´를 이유로 또다시 표류하게 된 것이다.
다도해국립공원에 위치한 흑산도와 공항 부지는 동남아시아와 시베리아를 오가는 철새들의 중간 기착지로 수많은 새들의 '쉼터'다.
또한, 이착륙하는 항공기에 새들이 충돌하는 ‘버드 스트라이크’ 문제도 고려해야할 사항인 만큼, 국립공위원회가 국토부의 국립공원계획 변경안을 번번히 보류한 것이다.
난관 끝에 비로소 올해 1월 다도해국립공원 내의 공항 부지를 국립공원에서 제외하는 안건이 통과됐지만 6년이라는 시간이 흘러있었다.
2020년 개항 예정 소식에 들떠있던 흑산도 주민들과, 신안군, 그리고 전라남도의 우려감만 커진 상황이다.
2026년 완공으로 수정됐지만 이마저도 환경영향평가로 인해 개항이 연기될 가능성이 생겼다.
전문가, 주민 대표, 시민단체 등 총 10명으로 구성된 환경영향평가협의회는 올해 4월 처음으로 개최됐다.
전남은 2017년 중지됐던 환경영향평가와 실시설계를 재개하고 사업이 연내에 착공될 수 있게 국토부와 서울지방항공청에 건의했다.
환경영향평가가 지체되면 연내 착공도 물 건너가게 되는 상황이지만 기약없이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의 심의만 기다리던 상황보다는 확실히 낫다는게 전남의 입장이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여전히 반대하는 기류가 강하다.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정인철 사무국장은 지난 2월 KBS 광주와의 인터뷰에서 흑산공항의 연내 착공에 대해 “굉장히 난센스가 있는 문제“라면서 “실제 흑산공항 사업도 환경영향평가에서 어느 정도의 기간이 걸릴지는 현재 예측이 안 되고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정인철 사무국장은 “응급 수송 목적이면 여객기가 아니라 응급 헬기를 마련해야 한다“면서 “이 사업은 관광객을 위한 것이고 주민을 위한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한숨 돌린 신안군과 전남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안군과 전남의 숙원 사업인 전남 서남권 발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흑산공항 건설은 그대로 진행된다.
4000여 명의 흑산도 주민들은 교통불편 해소와 응급구호를 원하고 있고 전남은 관광 활성화와 서남해 영토 수호 및 자원 관리를 위해 공항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전남은 국립공원위의 변경안을 열렬히 환영했다.
전남은 “지난 13년째 학수고대한 전남도의 숙원사업“이라면서 “공항 부지가 국립공원에서 해제됨에 따라 2017년부터 중지됐던 환경영향평가 및 실시설계 등 후속 행정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면 연내에 착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표했다.
이어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의 국회 통과라는 지역 차별의 서러움도 겪어야 했다“면서도 “지역 관광 등 산업 활성화로 연간 약 1천535억 원의 생산유발효과, 약 645억원의 부가가치와 1189명의 고용 창출 등 지역경제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