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치고 일요일에 있을 공연연습 하는라 시간가는 줄 몰르고
시계의 짧은 바늘은 어느새 1시를
가르키고 있었다.
" 아, 피곤하다.
내일 늦잠자겠다, 얼른 자자. "
" 어머, 웬일이야.
내 순결을 너에게 뺏길 순 없어! "
" 나가, 썅년아. "
욕을 잘 하지 않는 소리인데도 불구하고
내 장난에 진심으로 화를 버럭내는 소리.
장난이야 장난.
무섭게 화내긴..
" 수인아, 지영원 얼마나 좋아해? "
침대에 나란히 누워서 불을끄고 자려고 하는데
갑자기 쌩뚱맞게 진지함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묻는 소리.
이게 왜 갑자기 분위기 잡고 난리야.
" 응? 지영원 얼마나 좋아해 "
" 글쎄.. 말로 말할 수 없을만큼 아주아주 많이. "
" 에휴... "
" 주름살 늘어, 왠 한숨이냐 "
소리는 세상의 걱정을 다 떠받들고 있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 좋아한다는게 뭔지 모르겠어.
좋아한다는 감정도 이렇게 어려운데
사랑이란건 뭘까..
어떤감정을 사랑이라고 생각하면서 서로 사귀는거지? "
" 글쎄? 생각해보니까 나도 잘 모르겠다 "
" 그사람을 보면 떨리는거 그냥 보기만 해도 너무 좋은거?
넌 지영원을 보면 그렇게 느껴져? "
정말 진심으로 궁금한지 숨도 안쉬고
묻는 소리.
도대체 무슨 짓을 하고 다니길래 이러니.
" 글쎄.. 그런 것 같기도 하고... "
" 글쎄, 글쎄 하지 말고 똑바로 말해봐.
지영원을 보거나 생각하면 무슨 느낌이 들어? "
" 음.... "
소리에 말에 진지하게 눈을 감고
영원이에 얼굴을 떠올려 봤다.
" 음.. 좋아한다는건...
영원이가 잘때는 영원이 베개가 되고싶고..
영원이 학교 갈때는 영원이 가방이 되고싶고..
영원이 공부할때는 영원이 펜이 되고 싶은거.. "
" 에이.. 그게 뭐야. "
실망하는 목소리로 말하는 소리.
" 좋아한다는게 뭔지는 딱부러지게 말할수 없어.
그냥.. 유치해지는거야.
어린애들처럼 때를 써서라도 그사람 옆에 붙어있고 싶고
그사람 생각밖에 안나는거. "
아무말도 없는 소리.
" 그건 갑자기 왜 물어?
너도 재현인지 뭔지 좋아해봐서 알잖아. "
" 잊어버렸어. 내가 그사람을 어떻게 좋아했고
뭣때문에 좋아했는지.
그래서 답답해.. 내가 지금 누군갈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한데 아닌 것 같기도 하고.. "
" 그게 누군데? "
" 그건.. 확실해지면 말해줄께..
내가 그사람을 보면 유치해지는지 확실히 느껴보고 말해줄께. "
" 다 좋은데 이건 꼭 알아둬라.
유치해져서 그사람을 좋아하는걸 느낄 수 있는게 아니라
좋아하니까 자기가 유치하다고 느낄 수 있는거야.
너처럼 했다간 니 감정이 뭔지 잃어버려서
그사람이 너한테 소중한 사람인지 모를 수도 있으니까 조심해. "
소리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아무 말도 안했고
나도 밤새 잠을 설쳤다.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기억이 안난다.
아무래도 영원이가 나에게 무슨 존재인지
진지하게 생각해 봤던 것 같다.
" 너희 걷는게 왜 이래?
어디 다쳤어? "
걱정스레 묻는 도형오빠.
당신이 몇억을 준대도
늦잠을 자 지각해서 반아이들이 다 보는 앞에서
엉덩이를 파워풀하게 7대나 맞았다고
말할 수는 없답니다.
아니.. 몇억준다면 생각을 좀..
" 오늘 학교에서 단체로 기합받았거든요.
그래서 다리가 좀 결리네요. "
눈도 깜빡하지 않고 거짓말을 해대는 구라소녀 전소리.
가끔씩 얘도 쓸때가 있단 말이야?
" 아, 그렇구나..
그럼 세진이 아지트 가서 좀 쉬고 있어.
어차피 모임은 9시 까지니까 시간 많아. "
학교가 끝나고 소리네 집에서 이것저것 하고
공연연습도 하고 노래방도가고 오락실도 가고
신나게 놀다왔는데도 불구하고
아직 8시가 넘지 않은 시간.
오랜만에 신나게 놀아봤다.
엄마걱정도 하지 않고 수아걱정도 하지 않고
돈때문에 스트레스도 받지 않고
여느 고등학생처럼..
행복하다.. 헤헤
" 우와.. 여기가 세진오빠가 사는데야? "
조그만 파란문을 열면 펼쳐지는 세진오빠의
아지트.
소리도 처음 와서인지 꽤 놀란듯 하다.
" 응, 근데 세진오빠는 어디갔지?
여기 있을 거라고 했는데. "
" 쉿! "
손가락을 입술에 대고 조용히 하라는 표시를 하는 소리.
" 그래서 언제까지 숨길려고. "
오랜만에 듣는 다인언니에 목소리.
놀러왔나보네?
근데 숨기다니?
" 글쎄, 때가 되면 다 밝혀지겠지. "
" 그게 시간이 지난다고 밝혀질 일이야?
걔네 가족이 죽을때까지 입다물고 있으면
끝인거야.
그냥 차라리... "
" 말하라고? 안그래도 힘들어하는 애한테 무슨 짐을 주려고.
그건 안되 "
뭔진 몰라도 굉장히 흥미로운 얘기를 하는 듯 하는 두사람.
아.. 이거 이렇게 엿들으면 안되는데..
" 그럼 평생 이렇게 지내게?
걘 니가 그냥 어쩌다 만난 사람으로 알게 하게? "
" 그냥.. 말해줘도 상처받지 않을 수 있을때까지 기다릴거야..
난 그아이가 그리워서 나타난 것 뿐이지
상처줄려고 나타난 거 아니야.
만약 그랬다면 평생 모르는 사람처럼 지냈을 거야. "
" 답답한 놈.. 니마음대로 이자식아. "
다인이 언니가 나올것 같은 낌새에
얼른 부엌쪽으로 숨었고
다인이 언니가 속이 터져 죽을 것 같은 표정을
지으며 문밖으로 나가 버렸다.
방안에 있는 세진오빠는 아무런 기척도 안하고 있고
굉장히 난감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갑자기 문 여닫히는 소리도 없이 세진오빠를 부르면
우리가 엿들은 걸 눈치 챌 것 같은데..
" 이리와.. "
소리는 날 끌고 파란 문 쪽으로 갔고
조용히 나갈것이라는 내 예상과는 달리
소리는 파란문을 일부로 큰 소리가 나게
열고 쾅 닫더니 소리를 질렀다.
" 세진오빠, 우리 왔어요!! "
그러더니 아무렇지도 않게 처음 온것 처럼
세진오빠를 불러댔다.
잔머리 하나는 최강이구나.
정말 니 잔머리는 내가 인정한다!
" 아, 왔구나?
연습은 많이 했어? "
방에서 나온 세진오빠는 전혀 눈치를 못챈 듯 했다.
에휴.. 다행이다.
" 많이는 했는데 잘 될지는 모르겠어요. "
" 그래? 여긴 무슨일로 온거야? "
" 저희가 오늘 학교에서 기합받아서 다리가 결린다니까
도형오빠가 여기서 쉬라그래서요. "
" 또 뭘 잘못해서 기합을 받아.
이 오빠는 고등학생때 말썽한번 안피고
집하고 독서실밖에 몰랐어. "
" 딱 퇴학감이구만 뭘 그래요. "
" 하하, 들켰네
쉬고있어, 시간되면 나와 "
유쾌히 웃으며 나가는 세진오빠.
아.. 뻘쭘하다..
둘은 이렇게 잘 노는데 난 뭐야..
옆에 떨궈져 있는 떨거지일 뿐이야?
그때일로 화난건가?
오늘은 데려다 줘도 되는데..
" 무슨생각을 그렇게 하냐? "
" 응? 아니야. "
" 우리 세진오빠방 들어가보자. "
" 남에 방에 왜들어가 "
하지만 은근슬쩍 소리를 따라 들어가보는 세진오빠의 방.
남자들 방은 이상한 냄새 날 줄 알았는데
아니구나.. 비누냄새 난다.
세진오빠방만 그런건가?
" 남자 방 치고 꽤 깔끔하네? "
재밌는지 이곳저곳 둘러보는 소리.
이 변태야, 남에 서랍은 왜 자꾸 열어보고 난리야.
" 어? 이게뭐지? "
서랍속에서 꽤 낡은 앨범을 꺼내는 소리.
이러다 세진오빠가 들어오면 대략 낭팬데..
" 야, 집어넣어.. 뭐하는 짓이야.. "
" 우와, 세진오빠 어렸을 땐가봐.
되게 귀엽다. "
역시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앨범을 들여다 보는 나.
역시 어렸을때부터 다른 아이들과 때깔이 달라..
" 근데 이 여자애는 누구냐?
같이 많이 찍었네? "
" 그러게.. 좋아했나봐.
'나의 영원한 첫사랑' "
정말 사진 밑에는 그렇게 쓰여있었다.
유치하게도.. 크크
" 몰라, 좋아했겠지 뭐.
어? 도형오빠랑 다인언닌가보다. "
뒤로 계속 넘기니 어렸을때의 도형오빠와 다인언니로
보이는 아이의 사진이 몇장 있었다.
다인언니는 어렸을때부터 예뻤구나..
다인언니가 입이 험해서 그렇지 예쁘긴 예뻐.. 헤헤
" 다인언니랑 도형오빠 어렸을때부터 친했다더니..
다인언니 되게 예쁘다, 도형오빠는 어렸을때보다 지금이 낳아. 그치? "
" 배고프다, 여기 냉장고 있나? "
사진을 보며 내말을 씹어 버리는 소리.
나쁜년..
" 내가 어찌 알겠니? "
" 부엌에가서 좀 찾아봐, 먹을거 있으면 티안나게 좀 가져와.
배고파 죽겠어 "
지가 좀 가져오지, 내가 지 종이야?
결국은 가지만..
" 우와, 먹을 거 많네.. 카페라 그런가.. "
음료수와 빵을 몇개 챙기고 냉장고 문을
닫는데 다시 눈에 띄는 세진오빠의 어렸을때 사진과
오빠의 첫사랑이라는 여자아이.
좋아해봤자 지금은 보지도 못할텐데 뭐하러 붙여놀까..
알게뭐야, 세진오빠 마음이지 뭐..
" 소리야, 냉장고에 먹을 거 많더라.
이거먹고 배 안차면 더 가져오자.
티도안나, 헤헤 "
문을 열고 들어가자 무엇인가 주머니에 넣고
빵을 보자 좋아라 하는 소리.
니년은 이렇게 먹을 걸 많이먹는데도
왜이렇게 살이 안찌는 거야!
" 뭘 주머니에 집어넣냐? "
" 세진오빠 사진, 귀여워서. "
" 그걸 뭐에 쓰게? "
" 남자친구 어렸을 때 모습이라고 뻥까고 다니게, 크크 "
" 미친년.. "
공연연습을 하는 모임에도 영업시간이 모두 끝나고 연
조그만 파티에도 전혀 흥이 낳지 않았다.
그냥 영원이 생각과 수아생각에 머리가
복잡해져 자고 싶을 뿐이었다.
인생이란게 뭔지..
사춘기인가 보다.
카페 게시글
하이틴 로맨스소설
[ 중편 ]
※미운오리새끼※[18]
행운아♣
추천 0
조회 118
05.02.04 20:00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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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내용 계속 기대되요 ! ㅎㅎ >3<
넘웅잼있어용.#~
재미있어요 게속 복 있어요~~!ㅎㅎ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