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K리그 우승의 향방을 가를 수원과 성남의 정규리그 16라운드 경기는 홈팀 수원의 2:1 승리로 끝났습니다. FA컵 16강에서 서울에게 승부차기 끝에 지고, 후기리그 첫경기였던 전북전에서 빅버드에서 3:2로 지면서 나쁜 후기리그 출발을 했지만, 그후 차범근감독님이 합숙훈련을 명하면서 조직력을 가다듬었고, 성남전을 앞두고는 선수들이 이틀전에 자진해서 합숙했다고 하니, 수원선수들의 정신 자세가 얼마나 좋았는지 알수 있는 사레같습니다.
수원은 마토가 경고누적으로 나오지 못했지만, 부상에서 돌아온 이싸빅이 그 자리를 잘 메워줬습니다. 느린 스피드덕분에 수원에서 올시즌 내내 벤치를 지키고 있지만, 싸빅의 능력을 의심하진 않습니다. 이날도 끝질긴 곽희주와 중앙수비수 콤비를 이루며 좋은 수비력을 선보였습니다. 왼쪽의 양상민은 최성국의 돌파를 잘 막아냈고, 송종국은 다시 폼이 회복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미드필더진에선 여전히 조원희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오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차범근감독님의 선택은 훌륭했다고 보여집니다. 돌아오지 않는 윙백으로 4백수비에 큰 문제점을 들어낸 조원희지만, 투지가 좋고 활동량이 많아서 중앙미드필더로 정말 딱인거 같습니다. 차범근감독님덕분에 제 2의 축구인생을 살거 같은 기분이랄까요. 이날 사이드까지 모따를 따라다니는가 하면 중앙에서 김두현을 지워버리면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습니다. 어차피 김진우가 이제 90분풀타임을 소화할수 없다는게 사실이고, 김남일도 한달은 더 있어야 할거 같기에, 좋은 선택인거 같습니다.
4-3-3 (4-3-1-2) 에서 에두와 하태균이 투톱을 섰고, 김대의가 프리롤로 좌우를 움직였는데, 이날만큼은 역시 성남킬러 김대의가 돋보였습니다. 성남에서 수원으로 온 이후 이날경기까지 성남전 12경기에서 8골을 넣고 있다니 킬러도 이런 킬러가 없네요. 에두는 여전히 폼이 좋았고, 김대의의 첫골을 도와주면서 4경기 연속 공격포인트 행진을 이어나갔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날 경기에서 가장 빛났던 공격수는 하태균이었습니다. 187의 장신이지만, 역시 하태균은 공간 활용능력이 뛰어난 태크니션 격인 선수입니다. 이날 성남의 4백 공간을 쉴새없이 파고 들었고, 이는 부상에서 돌아온 조병국이 따라다니기엔 조금 힘들어 보인다고 느낄정도였습니다. 나드손이 무릅부상이 심해서 올해안으로 돌아오긴 힘들거 같은데, 그 빈자리의 해답은 역시 하태균 같네요. 서동현은 골 결정력을 좀더 키워야 할거 같고, 신영록은 올해까지는 기회를 잡기가 힘들거 같습니다.
반면, 성남은 올해들어 최악의 경기내용을 보여줬습니다. 비가 와서 그런지. 성남의 가장 큰 장점인 미드필더 지역부터 전진하는 패스플레이나, 사이드에서 2:1패스가 전혀 나오지 못했습니다. K리그 무적의 4백인 박진섭-김영철-조병국-장학영(15경기 6골실점)은 연신 수원의 공격에 해메는 모습이었습니다. 클리어링을 해내도 좀 깔끔하지 못하다는느낌이 강했고, 간단한 패스조차도 제대로 연결되지 못했습니다. 미드필더진은 여전히 김상식-손대호-김두현이 나왔는데, 김상식만 특유의 안정적인 홀딩과 롱패스로 제 역활을 했을뿐 손대호와 김두현의 몸은 별로 좋아보이지 못했습니다. 특히 김두현은 뭐 팬분들이 안타까워 하는 닌자두현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거 같습니다. 성남으로 온 이후 가장 좋아진점이 활동량이 많아졌다는건데(수비시에) 오늘은 그런모습도 없고 제대로 서있는 모습인거 같네요. 조원희의 압박이 좋긴 했지만, 김두현이 그정도에 묶일 선수가 아니라는걸 잘 알기에 오늘 부진은 좀 아쉽습니다.
문제는 김두현만 몸이 안좋았던게 아니라 모따까지 몸이 안좋았다는겁니다. 모따는 한눈에 보더라도 경기전부터 몸이 상당히 안좋더군요. 이날은 체력적인 부담때문인지, 아니면 피스컵때 익힌 미드필더역활때문인지 공격진에 있기보단 거진 수비형 미드필더 라인까지 내려와서 패스에만 주력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성남의 공격 핵심은 누가 뭐래도 모따-김두현인데, 두 선수가 함께 부진해버리니 전혀 성남같은 경기력이 나타나지 않았네요. 이따마르는 이싸빅-곽희주에게 고전했고, 최성국만이 쉴새없이 좌우를 파고 들었지만, 이날만큼은 송족국-양상민의 승리였다고 봅니다.
대신 후반전에 선수교체타이밍은 역시 김학범 감독님이다라는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특히 K리그 최고의 조커 남기일의 투입은 적절했습니다. 투입후 연신 양상민을 공략했고, 패널티킥도 유도해냈으니까요. 김동현도 이따마르보다 생산적인 움직임을 선보이며, 체력이 떨어진 이싸빅을 힘들게 했습니다. 다만 김두현 대신 들어온 한동원이 닌자동원모드를 보여준게 나름 아쉽겠네요. 경기력이 많이 않좋았지만, 후반전 수원이 다소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충분히 골을 넣을수 있는 찬스가 많았는데, 내심 아쉬웠습니다. 전반전 최성국의 골대맞힌 슛이 내내 생각나겠네요.
아무쪼록 수원이 거함 성남을 잡아주면서 K리그 막판 순위경쟁이 재밌어 질거 같습니다. 성남도 무패우승에 대한 부담을 떨쳐냈으니 좀더 집중할수 있겠고, 수원은 성남과의 승점차를 6점으로 줄였으니까요. 앞으로 10라운드가 남았는데, 과연 성남이 지켜낼지, 수원이 추격할지 기대되네요. 토요일날 수원:서울전이 역시 관심사가 되겠습니다.
[뱀다리] 전북 요즘 상승세가 장난 아닙니다. '강희대제' 최강희 감독님은 정경호를 데려올때 전화를 미리해주고 팀에 합류하게 하더니, 그후 10일간 말을 안걸어서 정경호선수를 초조하게 만들었다죠(이는 김형범에게 먼저 써먹었고, 잘 먹혔죠 ^^;) 그후 정경호는 전반기 김정남감독님의 주름을 늘게 만든 원인이 아닌 2005년에 컨디션 좋을때 정경호로 돌아왔습니다. 또한 정경호와 날개역활을 해주고 있는 정종관도 요즘은 전북 에이스 모드이네요. 게다가 중원과 중앙수비에서 김현수가 연신활약해 주고 있고, 권진도 부활하고 있으며, 새로운 외국인선수 토니도 점점 출장시간이 늘어가면서 적응을 하는중입니다. 이제 8월말이나 9월초에 복귀할 김형범만 정상 컨디션을 찾는다면, 전북의 목표인 6강 플레이오프 진출(현재로는 무난해 보이는데, AFC챔피언스 리그 일정때문에 좀 고전할듯)과 챔스 2연패를 이룰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스테보는 10골로 완소역활 해주네요. 어서 9월말이 와서 우라와 레즈와 한판 붙어보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첫댓글 정경호가 좀 살아났으면 좋겠네요. 한창 잘할 때는 돌파와 패스 센스까지 돋보였는데.. 그리고 밑에 권진 오타 나셨네요. 권집 말씀하신거 맞죠?
정경호 이적후 3경기동안 정종관과 함께 전북 공격의 핵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저도 부활했으면 하네요. 권집은 오타네요 ^^:
경기장 갔다가 방금 왔습니다. 너무 신나는 한판이었죠!!! 오늘 관중석이 본부석쪽이랑 원정응원석 빼고 꽉들어찰 정도로 많은 관중들이 경기장에 찾았습니다. 경기 시작과 비슷한 시간에 들어갔더니 앉을자리도 없더군요...ㅎㅎ...경기장에서 본 제 느낌은,,,하태균이 잘하긴 했지만,,,어딘가 모르게 아쉬웠고, 역시 에두가 오늘 최고였습니다. 드리블이면 드리블, 패스면 패스,,,뭐 이렇다할 슈팅은 없었지만,,,에두로인해서 성남 수비진이 많이 고전하더군요. 특히 중앙에서 볼 잡아서 양사이드로 빼주는 패스가 좋았고, 측면으로 빠져나가서 크로스올리거나 중앙으로 파고드는 움직임도 좋더군요.
후반전에 에두랑 이관우 나가니깐 공격이 거의 안된 점을 생각해보면, 오늘 두 선수...특히 에두의 비중을 알 수 있는 경기였습니다. 오늘 몇 번 수비에서 호흡이 안맞는 모습이 나왔는데,,,그때마다 이운재 선수가 좋은 선방을 보여줬구요. 성남선수중에는,,,역시 김상식과 남기일, 최성국 정도가 눈에띄더군요...장학영도 전반 초반엔 잘하긴 했는데,,,김대의랑 에두 막느라고 수비쪽에 치우치더군요...마지막으로,,,오늘 성남일화의 레전드인 신태용 선수가 관전오셨더라구요. 경기 끝나고 나가는데 VIP석에서 나오는 문에 정장입은 멋진 분이 있길래 봤더니,,,신태용선수더라구요...사인받을꺼 없어서,,,그냥 악수만 하고 왔습니다...ㅋㅋ
그리고,,,수원과 서울의 경기는 토요일이 아니라,,,일요일입니다~ 알레수원!!!
일요일이군요. 안알아보고 대충 써서 죄송합니다 ^^; 에두야 뭐 항상 골 결정력이 문제지 나머지는 완벽하잖아요 ^^ 그래서 어제는 활동폭이 컸던 하태균이 인상적이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에두때문에 김영철 너무 고생하더군요. 이런 빅경기를 직접가서 보시다니 정말 부럽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