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기도)
주님,
지금 저의 체험이 주님께서 주시는 너무도 소중한 선물임을 생각하며 감사를 드립니다.
피곤한 몸이지만 일어나 말씀 앞에 나아갑니다.
생명의 말씀, 온갖 선한 것의 근원인 주님의 말씀 앞에 나아가는 은혜를 주심은
정말 특별한 은혜임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온갖 판단하는 마음, 자기주장의지를 십자가에 못 박습니다.
제가 긍휼히 여김을 받은 존재임을 잊지 않게 하옵소서.
정결한 마음으로 주님의 말씀을 받게 하옵소서.
오늘 하루 보고 듣는 모든 것에서 더욱 주님을 찬양하게 하시고
특별히 토요기도회 위에 함께 하여 주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본문)
26. 여섯째 달에 천사 가브리엘이 하나님의 보내심을 받아 갈릴리 나사렛이란 동네에 가서
27. 다윗의 자손 요셉이라 하는 사람과 약혼한 처녀에게 이르니 그 처녀의 이름은 마리아라
28. 그에게 들어가 이르되 은혜를 받은 자여 평안할지어다 주께서 너와 함께 하시도다 하니
29. 처녀가 그 말을 듣고 놀라 이런 인사가 어찌함인가 생각하매
30. 천사가 이르되 마리아여 무서워하지 말라 네가 하나님께 은혜를 입었느니라
31. 보라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라
32. 그가 큰 자가 되고 지극히 높으신 이의 아들이라 일컬어질 것이요 주 하나님께서 그 조상 다윗의 왕위를 그에게 주시리니
33. 영원히 야곱의 집을 왕으로 다스리실 것이며 그 나라가 무궁하리라
34. 마리아가 천사에게 말하되 나는 남자를 알지 못하니 어찌 이 일이 있으리이까
35. 천사가 대답하여 이르되 성령이 네게 임하시고 지극히 높으신 이의 능력이 너를 덮으시리니 이러므로 나실 바 거룩한 이는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어지리라
36. 보라 네 친족 엘리사벳도 늙어서 아들을 배었느니라 본래 임신하지 못한다고 알려진 이가 이미 여섯 달이 되었나니
37. 대저 하나님의 모든 말씀은 능하지 못하심이 없느니라
38. 마리아가 이르되 주의 여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 하매 천사가 떠나가니라
(나의 묵상)
처녀 마리아에게 가브리엘 천사가 나타나 예수를 잉태할 것을 알려준다.
마리아는 사가랴보다 더 기가 찬 상황을 맞이한다.
사가랴는 하나님의 그 말씀을 처음엔 믿지 못했지만 그 말씀이 이루어진다면야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한 일이다.
그러나 마리아는 남자를 모르는 자신의 상황도 그렇지만 그 말씀이 이루어진다면 자신은 파혼당하게 될 것이고 사회적으로 매장되는 인생이겠기 때문이다.
근심이다. 너무도 큰 두려움이 아닐 수 없다.
분명히 천사로부터 ‘하나님의 아들’을 잉태하는 놀랍고도 놀라운 소식, 구약에서 그렇게 약속된 말씀,
메시아의 오심이 드디어 자기 몸을 통해 이루어질 것을 들었지만 현재적 상황으로 인해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것이 아니겠는가?
처녀인 자기에게 어떻게 그 일이 일어날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 천사는 엘리사벳의 임신의 경우를 이야기하며
‘하나님의 모든 말씀은 능하지 못하심이 없다’(37절)고 대답한다.
이에 대한 마리아의 반응은 순종의 극치를 이룬다.
“주의 여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38절)
이곳 AEC(Auckland Edinburgh College) 곳곳에 'With God nothing is impossible'의 말씀이 적혀있다.
심지어 이들이 교복처럼 함께 있는 점퍼 뒷면에도 이 말씀이 적혀있다.
이것이 너무 보기 좋아 우리도 점퍼를 구했다.
이 점퍼를 입을 때마다 내 등에 기록된 말씀에 내가 책임져야 될 것 같은 가당치도 않은 책임감을 느낀다.
사실 내가 책임져야 하는 말이 아니라 이 하나님의 말씀을 온전히 믿는 믿음이 필요함을 느낀다.
‘하나님의 모든 말씀은 능하지 못하심이 없다’는 것을 하나님께서 자기 소원을 들어주시고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신다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다.
이곳의 많은 학생들은 어떤 의미로 가르침을 받았는지, 또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참 궁금하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 이 말씀을 만나니 참으로 기쁘다.
하나님의 말씀은 하나님의 뜻을 이루시기 위해 능하지 않음이 없다.
창세 전에 계획하신 하나님의 뜻대로 주님의 길을 예비하는 요한을 태어나게 하셨고, 이제 마리아를 통해 예수를 이 땅에 보내실 것을 예고하신다.
사가랴 부부에게는 기쁨으로 맞이하는 소식으로 불가능이 없으신 하나님의 말씀이지만 마리아에게는 근심으로 다가오는 불가능이 없으신 하나님의 말씀이다.
기쁨이든 근심이든 하나님께서 이루실 일에 대해 순종하는 마음이 되는 것이 불가능이 없는 하나님의 말씀에 참여하는 것이란 생각을 해 본다.
세례 요한이나 예수님이나 이 땅의 인간의 눈으로 본다면 그들의 죽음은 너무도 비참하다.
그때 사가랴 부부가 살아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얼마나 가슴이 아팠을까?
이럴 거면 뭐하려고 내게 아들을 주셨나 하지 않았을까?
또 예수께서 십자가에 달리실 때 그것을 보는 마리아의 찢어지는 가슴을 우리가 어떻게 다 이해할 수 있을까?
그러나 주님께서 부활하시고 승천하셨을 때, 그들이 하나님의 뜻을 깨달았을 때, 인간적인 슬픔은 사라지고 영적인 기쁨을 회복하였으리라.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가시는 모든 과정 속에 나의 상황이 맑든지 흐리든지, 아니 비바람이 치든지 ‘하나님의 모든 말씀은 능하지 못하심이 없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
나의 상황을 보고 걱정하고 흔들려서는 안된다.
단지 그 상황 속에 이 말씀을 받아들이는 나의 믿음이 필요한 것이다.
예수를 보내시고자 하는 하나님께 순종하는 마리아의 고백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그 뜻을 펼쳐나가신다.
“주의 여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
영생의 삶을 살고 또 생명의 복음을 전파하는 것.
나를 통해 이루실 이 주님의 뜻만을 생각하며 모든 상황 속에서 마리아처럼 고백하는 내가 되길 간구한다.
(묵상기도)
주님,
마리아의 고백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었는데
그 고백을 이루어 내시는 주님을 찬양합니다.
지금 비록 마리아처럼 잘 준비되어진 제 마음이 아닐지라도
세월이 흐를수록 저도 그와 같은 고백을 드리게 하옵소서.
그리하여 불가능이 없으신 하나님의 말씀의 역사하심에
참여하는 삶이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