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현재 이글스 홈페이지에서 2003년 캐치 프레이즈를 공모하고 있습니다. 이미 많은 이글스 팬 여러분들께서 그곳에 응모를 하신 바 있지요.
캐치프레이즈, 굳이 다른 말로 바꿔 말하자면 슬로건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는데요, 화려한 미사여구를 조합한다고 해서 좋은 문구가 나오지는 않습니다. 그 집단의 당면 과제와 목표, 또는 상황을 함축적으로 나타낼 수 있어야 비로소 좋은 캐치프레이즈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것이지요.
지난 시즌 캐치프레이즈로 선정된 <도약의 반세기 최강의 이글스>가 바로 대표적인 예가 되겠습니다. 트윈스의 작년도 캐치프레이즈 <다시뛰는 무적LG 팬과함께 V3>역시 좋은 예가 될 수 있겠지요.
작년 시즌 이글스는 그룹 창립 50주년이라는 수치에 아주 광적으로 집착했습니다. (나쁜 의미 아닙니다) 그렇기에 캐치프레이즈 공모 당시 "지난 반세기 동안 한화그룹이 이어온 명성을 함축할 수 있는 단어가 포함되면 좋겠다" 라는 뜻을 분명히 밝히신 바 있지요. 바로 그러한 맥락에서 "도약의 반세기" 로 시작하는 문구가 최우수 상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트윈스의 작년시즌 슬로건 역시 당시가 팀의 재건에 박차를 가하는 시점이었다는 점에서 볼때 아주 시기 적절한 문구였구요.
비록 15글자 내외의 짧은 단어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문구 이지만 캐치 프레이즈는 모기업과 구단의 올시즌 목표, 팀 운영컨셉, 당면과제 등이 복합적으로 포함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캐치프레이즈를 공모하기 전에 먼저 <올 시즌에는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어떻게 경기를 펼칠 것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분위기가 충분히 내포된 슬로건들을 많이 응모해 주셨으면 좋겠다>라는 뜻을 충분히 밝혀야 한다고 봅니다.
무조건 <최강한화> <올해는 우승>이러한 미사여구만 나열된다고 해서 훌륭한 캐치프레이즈가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지요. 이러한 컨셉의 설정과 기획은 바로 구단 측의 몫입니다. 비록 홈피 팝업창을 통해 <새롭게 태어나는 NEW한화> 라는 힌트를 제시해 주긴 했지만 이것은 너무나도 진부하고 누구라도 다 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캐치프레이즈를 공모하기 이전에. 다가오는 03시즌에는 어떠한 마인드로 팀을 운영해 나갈 것 인지에 대한 청사진이 먼저 제시되어야 합니다. 그러한 과정을 거친 연후에야 비로소 우수한 작품을 선정하는 명확한 기준이 마련될 것이고, 일반 팬들도 확실하게 개념을 잡고 캐치프레이즈를 응모할 수 있지요. 구단운영의 청사진에 가장 잘 부합하는 문구가 바로 가장 좋은 문구이기 때문입니다.
-글 써서 먹고사는 사람으로서 올 시즌 캐치프레이즈 응모에 반드시 선정된다는 목표를 갖고 사는 소박한 팬의 바램이었습니다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