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긴했지만-.
아직 봄이 아니기에-.
무려 4년여 세월을 기다렸지만
아직도
우리의 봄은 춥고 몸이 시려요.
좋은 친구들에게
항상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마다 잘되시길 빌어요.
모처럼 일요일을 맞아
밀린 숙제로 칼럼을 하나 써서 보내고
카페에 들렸어요.
원두커피 향이
그윽하군요.
총총.
2004년3월7일(일) 12시11분
베사메무초.
■시사칼럼-재해대책본부를 국정에측기능을 갖춘 국정상황본부로 큰 개편이 필요하다.
배 유 현<시사뉴스 주필/한국공공정책연구원장>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이 왔어도 봄 같지가 않다. 전한(前漢)시대의 고사성어가 생각난다. 희망에 부풀었던 갑신년도 여지가 없다. 줄줄이 비리와 부정부패 사건이 터지더니 3월초에 백년만의 최대 폭설이 내렸다. 연말까지 어떤 사건이 터질지 두렵다.
우리는 뇌리를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대형사건 사고들을 기억한다. 마포의 가스폭발에서 성수대교, 삼풍백화점 붕괴, 대구지하철 참사를 생각하면 몸서리가 진다. 지난해만 해도 태풍 매미의 상처가 남아 있다. 가슴 철렁한 사건들이 연례행사로 줄을 이어 왔다.
1백년만의 폭설이라는 꽃샘 폭설을 곰곰이 짚어보자. 중앙재해대책본부에 따르면 중부지방에 집중된 폭설로 3천억원 이상 피해를 냈다고 한다. 고속도로에서 밤을 지새우며 추위에 떨었던 기억들을 합치면 피해규모는 훨씬 늘어난다. 분명히 큰 문제가 있다.
바로 예측 시스템의 가동이다. 우리에게 예측시스템이 큰 문제가 있다는 점이다. 폭설이나 태풍이 오면 어떻게 될 것이라는 것이 분명하다. 어떤 곳에 폭설이나 장마에 위험이 있고 어떤 시점에서 사고가 터지면 파생되는 결과가 어떨 것이라는 그림이 없다.
요즘 우리는 화성에 무인우주선을 보내서 ‘물이 있었느냐’를 따지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인공위성의 발달은 편지에 칩을 담아 보내면 미국으로 날아가는 편지의 위치까지 정확히 알아내고 있다. 인공위성 GPS시스템은 잃어버린 아이들의 이동위치도 찾아낸다.
‘첨단과학시대-’란 말이 어색하게 우리는 가벼운 기상이변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사고가 터지면 발을 동동 구르고 떠들썩하면 그만이다. 몇 천억 원씩 날아가도 제 돈이 아니니 책임이 없다. 적당히 예산을 끌어내 피해 장소와 사람들만 어루만져 주면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재해재난 체계의 예측 시스템을 점검하는 것이다. 현재 자연재해대책은 행정자치부장관이 자동적으로 본부장을 맡게 돼 있는 중앙재해대책본부와 산하의 각 지방재해대책 본부가 책임지고 있다. 얼른 보면 그럴듯한 시스템이다.
그러나 해마다 재해재난이 터지는 것을 보면 시스템 운용상에 문제가 있음이 지적된다. 재난이 터진 뒤 분석보고와 상황관리 기능만 있지 예측기능이 없다는 점이다. 적어도 1백년 이상의 사건사고 자료를 비축하고 적극적인 추계를 통해 예방을 해야만 한다.
국가재난 방지는 자연재해에만 그치지 않는다. 국가의 안위는 복합적인 원인으로부터 위협을 받는다. 6.25동란이 그렇고 아웅산 묘소 테러 사건이나 소련의 대한항공기 격추사건, 광주민주화운동이 그렇다. 많은 사건들은 원인을 잘 풀어야 실마리가 풀린다.
최근 눈에 확 띄는 희소식 하나가 있다. 아시아 31개국을 잇는 ‘아시아 고속도로’(Asian Highway)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유엔아태경제사회위원회(UNESCAP)가 주관해서 추진되는 이 계획은 55개의 기존도로 14만km를 국경을 초월해 연결시킨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일본∼부산∼서울∼평양∼신의주∼중국∼베트남∼태국∼인도∼파키스탄∼이란∼터키로 이어지는 1번 노선과 부산∼강릉∼원산∼블라디보스토크∼하얼빈∼이르쿠추크∼모스크바로 이어지는 2번 도로가 시작된다. 후쿠오카는 페리로 연결된다.
따라서 한일간에 해저터널이 추진될 때까지는 사실상 부산이 2개 노선의 실질적인 기점이 되고 있다. 대륙간의 교통이 항공과 해운에만 의존하고 있는 우리 실정으로는 목마른 발상이다. 특히 북한지역 도로 사용에 장애를 느끼고 있어 우리는 더욱 반갑다.
우리는 지금 북한 지역의 통제와 관리에 가장 큰 고민이 있다. 적대적 관계에 있는 처지로서 국토방위를 넘어서 국익차원의 관리가 필요하다. 북한핵문제 처리에 6개국이 참여하는 것도 하나의 묘책이다. 도로망 연결은 문제 해결의 열쇠가 될 수도 있다.
초봄에 맞은 폭설로 우리나라 국가정책 운용에 큰 문제가 있음이 밝혀졌다. 이제는 ‘사후약방문’식의 소극적인 대응 시스템으로는 사건사고의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는 것도 알았다. 적극적으로 예측하고 찾아나서고 해결하며 대안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이 시점에서 재해대책본부를 국정상황본부로 개편할 것을 요청한다. ※배유현(HP018-353-33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