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타니파타에 나오는 유명한 게송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의 핵심은
"혼자서"가 아니라 "무소의 뿔"이다.
세속의 욕망과 갈등의 난장판 세상에서
자갈밭이든 벼랑 끝이든 무쏘의 뿔처럼
강력한 힘으로 거침없이 뚫고 나가라는 뜻이다.
어떤 것에도 의존하지 않는 무쏘의 뿔처럼
당당하고 역동적으로 힘차게 나아가야 한다.
부처님이 태어나자마자 외친 유명한 말
"천상천하 유아독존 일체개고 아당안지" 역시
"세상에 나 혼자" 존귀하다는 뜻이 아니라
"그 어떤 것에도 의존하지 않는 존재"가 존귀하다.
그 어떤 것에도 의존하지 않는 존재가 되면
모든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 어떤 것에도 의존하지 않고
무소의 뿔처럼 강력한 에너지를 갖게 된다면
사상이 다른 사람과도 서로 공감을 할 수 있다.
정신이 병든 사람은 남과 공감할 겨를이 없다.
그러니 환자는 항상 망상과 착각속에서 산다.
사람이 현실을 똑바로 보지 못하고
늙어가는 흐름 속에서 자신을 부정하면
부정은 새로운 생성(生成) 작용을 하지 못하기에
점점 늪으로 빠져 들게 되어 늪에서 나올 수가 없다.
한겨레말글연구소 연구위원인 경희대 교수가 말했다.
말에는 시간의 흐름이 담긴다.
그렇게 파악한 시간의 조각 위에 감정을 싣는 장치가 있다.
사건 위에 분노의 감정이나 빈정거림의 정서를 보탤 수 있다.
대표적으로 "xx하고 자빠졌다" 가 있다.
눈앞에 벌어지는 일을 꼴사납다는 시선으로 지켜본다.
아무래도
앞으로 엎어지는 것보다 뒤로 자빠지는 게 더 아프겠지.
"놀고 엎드렸네, 놀고 누웠네" 라고 하면 말맛이 안 산다.
"자빠졌네" 야말로 분노의 질감을 온전히 담는다.
권력집단들이 하는 짓을 보면
"웃기고 자빠졌다"는 말도 아깝다. <쇳송. 3374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