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두 경기는 뭐라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허무하게 무너졌습니다.
1차전은 특별히 못하진 않았지만 다소 어이없는 골로 무너졌고..
2차전 역시 화끈하게 몰아 붙이고도 패스 미스와 막판 모험이 실패하면서 거푸 골을 먹어서 지고..
뭔가 이건 아닌데 싶지만 딱히 꼬집어 뭐가 문제인지 얘기하기 애매한 이상한 경기끝에
2연패 하면서 탈락이 거의 확정되었었죠.
분명히 질 상대가 아닌데 공격에서 잘 풀어가질 못했고, 그러다 실수 등으로 골을 허용하면서
팀의 밸런스가 붕괴되어 따라가지 못한 채 졸전을 펼치는 악순환의 연속이었습니다.
종종 절로 어이없는 실수를 할 때는 실소를 금치 못하기도 했지만, 동시에 결코 강하지
않은 상대를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하다 오버페이스로 자멸하는 걸 보면 너무 안타깝기도
하고..
하지만 분명한 건 1차전보다는 2차전 경기 내용이 좋았고, 오늘 역전승을 거둔 경기는
확실히 이전 두 경기와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었다는 겁니다.
특히 2경기에서 너무 정적이었던 공격진이 오늘은 아주 활발하게 움직이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여전히 측면에서 돌파가 안되고, 개인 돌파에선 번번히 막혔지만, 이후 리바운드 볼을
한국팀이 더 많이 잡을 수 있을 정도로 후방 지원이 잘 되었고(윙백들의 공격 지원도 많았구요)
측면에서 볼이 전개 될 때 대쉬하는 공격진의 방향이 여러 갈래로 나뉘어졌다는 점..
특히 윤빛가람의 역전골 상황에서는 크로스 직전에 3명이 앞으로 대쉬하다 윤빛가람과
바로 앞의 선수가 순간적으로 뒤로 살짝 빠져 나오면서 신호를 줬고, 이후 강한 땅볼
크로스가 윤빛가람 쪽으로 정확하게 이어지면서 역전골이 터졌습니다.
분명 아직도 개인 기량이라던가, 공수 전환 속도에 문제가 있고, 공격 전술의 단순함은
다소 문제가 있지만, 경기를 거듭할 수록 문제로 지적되는 부분이 수정되는 게 눈에
보이는 게 고무적입니다. 모든 팬들이 오늘 같은 경기를 바랐을 겁니다.
단순히 컨디션이나 정신적인 부분의 개선이 아니라, 기량이 늘어가는 게 단 3경기 만에
보이네요. 그래서 왠지 억울한 생각이 듭니다.
앞 선 두 경기 중 하나만 비겼더라도(두 경기 모두 이겼어야 하는 경기긴 하지만...)
현재 넉넉하게 다음 토너먼트를 준비하고 있을 텐데..토고 전만 놓고 보면 아시아 선수권에서
보여준 실망스런 경기력에서 상당히 향상되었습니다.
30분이 지나기 전에 3골을 내주고도 중원을 장악하며 우승 후보인 독일을 그로기 상태로
몰아간 가나의 경기에서 볼 수 있듯이, 실력은 물론 뒷받침되어야 하겠지만, 경기 분위기나
골에 의한 분위기 반전이 심한 어린 선수들 간의 경기이기 때문에 특별한 일을 계기로
자신감이 고무되면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게 청소년 대회죠..
아무래도 탈락 가능성이 더 높지만서도 토너먼트 진출을 조금은 기대해 봅니다.
솔직히 대회 개회 전까지 별로 기대를 안했고(아시아 대회 전경기를 죽 지켜본 결과..
주최국 아니었음 본선에 오를 실력이 아니란 걸 느꼈거든요..) 대회 첫 경기를 보고
정말 아마추어적인 경기력에 실망을 했습니다만, 매 경기 조금씩 나아지는 걸 보니
다른 희망도 생기네요.
늘 뒤늦게 발동 걸려서 경기 잘하고도 번번히 탈락하는 우리 대표팀의 모습이 그대로
나왔지만, 그만큼 더 박진감 있는 경기였습니다. 결정력 부족으로 2골 정도 날려 버린 것도
많이 아쉽네요. 뭐 일단은 목표인 1승을 했으니 그것대로 만족하구요..
그나저나 진출하게 되어도 브라질이 상대인가??-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