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잠수함 여군시대… 승조원 9명 첫 탄생
3000t급 중형 잠수함 운용 늘어나
여군의 분리된 생활공간 확보 가능
전투정보 분석-음파탐지 등 맡아
세계 14번째 여군 탑승 국가 ‘신고’
성주빈 대위(왼쪽)와 유효진 대위가 지난해 12월 22일 해군 잠수함사령부 잠수함 조종훈련장에서 조종 훈련을 하는 모습. 해군 제공
해군 최초로 여군 잠수함 승조원들이 선발됐다. 한국은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등에 이어 세계에서 14번째로 잠수함에 여군이 탑승하는 국가가 됐다.
해군은 강정호 해군잠수함사령관 주관으로 ‘잠수함 기본과정 38기 수료식’을 5일 경남 창원시 진해 해군기지에서 실시했다고 밝혔다. 교육 과정을 수료한 125명의 장교와 부사관 중 여군은 유효진 대위 등 9명. 지난해 여군 승조원 모집, 신체검사, 면접 등 절차를 거쳐 선발된 이들은 11∼29주간 교육, 훈련을 거쳐 이번에 잠수함 승조원 자격을 얻었다. 최신예 3000t급 잠수함인 도산안창호함과 안무함에 각각 5명, 4명이 배치된다.
해군은 “여군 인력이 증가하고 역할이 확대됐다”면서 “여군이 근무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 3000t급 중형 잠수함도 운용함에 따라 이번에 여군을 잠수함에 배치하는 게 가능해졌다”고 전했다. 2014년 처음 여군의 잠수함 승조 검토를 시작했을 당시 운용된 1200∼1800t급 잠수함은 공간이 협소해 여군용 숙소나 화장실 등을 별도로 설치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잠수함 크기가 커지면서 여군을 고려한 설계를 반영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여군 장교들(2명)은 전투정보관 직책을 받아 잠수함 항해 및 작전 운용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여군 부사관들은 수중 음파 탐지 체계인 ‘소나’를 운영하는 음파 탐지 부사관(3명)을 비롯해 잠수함의 항해 경로와 기동을 권고하는 조타 부사관(1명), 잠수함 레이더와 전투체계 장비를 운용하는 전탐 부사관(1명), 잠수함 전자장비를 운용 및 관리하는 전자 부사관(1명), 잠수함 추진기관을 운용·정비하는 추진기관 부사관(1명)으로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안무함 전투정보관으로 부임하는 성주빈 대위(28)는 “국가 전략 자산인 잠수함 부대의 일원이 된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적이 도발하면 수중에서 은밀하게 적의 심장부를 타격하고 즉각적으로 강력히 끝까지 응징하겠다”고 했다. 4남매가 모두 해군 부사관으로, 안무함에 부임하는 김다희 하사(26)는 “여군 잠수함 승조원이 아닌 한 명의 잠수함 승조원으로서 잠수함 관련 지식과 기술 습득에 철저히 매진했다”고 말했다.
신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