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벌새를 보고 너무 좋아서 콧멍에 다른 여시들 후기가 있나 보다가 하나도 없길래, 여시들에게도 꼭 추천해주고싶어서 내가 쓰는 글!
여시들이 주말에 한 편의 영화를 본다면 벌새를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어.
상영관이 많이 없지만 굳이 찾아서 본 보람이 있었어. 나는 또 볼 예정이야.
올 해 본 영화 중 최고였어!
투머치 토커라 긴 글은 뒤에 쓰고 앞에 요약을 해둘게!
두괄식 추천 이유
1. 스토리 : 벌새 같이 불안하지만 바삐 애썼던 유년기를 향한 따뜻한 위로 (with 나의 감상평) ** 아래 길게 쓸게
2. 박지후 배우, 김새벽 배우의 섬세하고 풍부한 연기
- 밝은데 불안하고 섬세한데 풍부한 박지후 배우의 연기가 너무 좋았어. 김새벽 배우도 담담하고 체념한듯 하지만 어딘가 힘있는 영지쌤에 최고였어. 다른 작도 찾아보고 싶어짐.
3. 여성감독 연출작과 여성서사
- 여성감독이었기에 담을 수 있는 섬세한 연출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이런 이야기가 더 많아지도록, 여성감독들 설자리가 더 많아지도록 보자!라고만 생각해도 충분히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 나는 너무 감동받고 나왔는데 어떤 인텔리 남성이 나열식이고 지루하다는 평을 남긴 걸 보고 아 이건 전적으로 여성서사구나, 여자만 당한 상처와 불안이고 여자만 공감할 수 있다고 더욱 느끼게 됌.
4. 그 밖에 : 3억의 독립영화라고 느껴지지 않는 훌륭한 디테일들
- 나는 모르고 봤으면 독립영화라고 못느끼고 봤을 정도로 스토리든, 연출이든, 미술부분이든 너무 모든게 좋았어. 자본이 덜 들어가면 느껴지는 연출이든 미술이든 어딘가 약간의 휑함이 있는데 다른 독립영화에서 종종 느낀 휑함을 벌새에선 전혀 못 느꼈어!
5. 나의 감상평과 추천사
유년기 친구와 가족에게 받은 상처가 성인이 된 나에게 아직도 아픈 상처였는데
그 상처에 대해 그럼에도 너는 애쓰며 이렇게 어른이 되었다고,
너의 유년기는 비극인 것이 아니라 나의 성장영화라고 따뜻한 위로를 받고 나온 기분을 느꼈어.
영화가 내내 은희의 불안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받고 싶은 아이인 은희를 따뜻하게 그려줘서
벌새의 날개짓처럼 열심인 아이로 은희를 바라봐줘서 위로를 받았어.
나는 벌새가 떨어질까봐 빠르게 날개짓 할 수 밖에 없는 거라고, '불안'이라고 생각했는데
감독님이 벌새를 제목으로 한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사랑받고자 하고 살아나가는 은희의 모습이 벌새와 닮아서라고 하더라고.
나는 불행으로만 여겼던, 아프고 고단했다고 여겼던 유년기에 따뜻한 이불을 덮어주고 나온 기분.
짧은(그러고 싶었지만 짧지못한) 추천평은 여기까지!
아래에는 좀 긴 스토리 설명과 나의 감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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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한가지 사건이 아니라 1994년 중학생 주인공 은희의 시선대로, 가족, 학교, 친구, 남자친구, 학원으로 이어지는 일상을 쭉 쫓아.
중학생 은희의 삶은 따뜻한 일상, 풋풋한 추억도 있지만 가족도 친구도 남자친구도 늘 불안하고 때론 폭력적이고 나를 상처주고 배신해. 날개짓을 멈추면 떨어질까 불안하지만 그럼에도 부지런히 날개짓하는 벌새처럼, '내 삶도 빛나는 날이 올지'를 결국엔 비관하지 않고 찾아 나가는 은희의 이야기야.
나도 은희와 똑같은 가족과 학교생활에서 상처와 배신들 폭력들을 겪으며 자랐는데, 나는 그런 나를 비관하고 그 관계의 갈등들이 너무 지옥같기도 했었어. 근데 나는 그런 나를, 나의 유년기를 굉장히 비난하고 가족을 원망했는데 영화는 그럼에도 따뜻하고 그런 은희가 밝게 웃어. 그 시간들을 따뜻하게 돌아볼 수 있는 위로를 받는 기분이었어. 이 영화의 톤이 너무 너무 좋았어. 다시 보고 싶은 이유야.
그리고 은희에겐 나는 만나지 못한 닮고 싶은 어른 영지쌤이 있어. 다음부터는 절대 맞지 말라고 힘주어 말해주는 어른.
나에게 해주는 말 같아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포인트 중 하나.
기승전결이나 한가지 사건 중심으로 갈등과 전개가 이어지진 않아. 이 부분이 나열적으로 약간 느껴진다는 평도 있지만 그 사건들 속에 은희의 감정들이 나는 좋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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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좋았는데 글솜씨가 부족해서 다 전하지 못해 아쉬워 ㅠㅠ
하지만 정말 보면 후회하지 않을거라고 강력하게 말하고 싶어!!!
문제시 호다다닥 와서 수정할게..!
+ 덧붙임
이건 어제 10만 관객 돌파 맞아서 감독님이 쓰신 편지인데 공유하고 싶어서 덧붙여! 출처는 영화사 인스타
영화 짧게 요약으로만 봣는데 넘 조앗어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