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도망을 가는 구렁이가
마당에서 잔심부름을하던 주인의 눈에 띄이자
집주인은 사방을 두리번 거리다가 마침 처마밑에 새워져있던 삽을 불끈쥐고
누가 말릴 겨를도없이 구렁이쪽을 비호같이 달려가더니
구렁이에 몸뚱아리가 반은 이미 담장밖으로 넘어갔고
반은 마당쪽으로 걸쳐있는데
주인의 삽날이 번쩍하며 하늘을 향해서 들어올리나 싶더니
구렁이를 향해서 내려치는 삽날아래 구렁이의 몸둥아리는 힘없이 두동강이가나며
펄떡 펄떡 잠시동안 뛰다가 멎었다.
그것을 보던 품앗이꾼들이 주인을 향하여 하는말이
"야 이사람아!
그 구렁이가 자네들 집을 지켜주는 이무기 못지않은
수호신인 지킴이인데 그걸 그렇게 죽이면 어쩌는가? 이사람아!
하며 여러사람이 한마디씩을하니 주인장 하는말이
"수호신 좋아하고 지킴이 좋아하시네.
그렇찮아도 요즈음 일년농사를 지어서 그런지 몸이 별로 안좋았는데 잘됐네.
이 푸짐한 놈으로 몸 보신좀 해야겠구먼 하더니
모두가 짧은 늦가을해에 지붕을 빨리 이을려고 야단들인데
주인이라는 사람은 피가 벌겋게 묻어있는 두 동강이가 난 구렁이를 주워서
마당 한쪽 구석에 같다놓더니 부엌으로 들어가 큼지막한 가마솥을 들고나와
구렁이가 있는 곳으로 가더니 불을 때게끔 솥을걸고 솥에다가 물을잡고
구렁이를 거기다 집어넣더니 솥뚜껑을 닫고 장작불을 지핀다.
처음에는 품앗이꾼들이 만류를 하였으나 워낙에 완강한 주인의 고집통머리라
그냥 못본채하고 자기네 할일만 열심히 하다보니
그 많은 지붕을 다 덮고난뒤 저녁을먹고 모두가 집으로 돌아갈려고 하니까
주인장 하는말이
저 보신탕을 나혼자 먹기가 좀 미안하니 모두함께 먹고 가라고 붓잡으니
"길동이 자네나 혼자 실컷먹고 몸보신하여
떡두꺼비같은 아들이나 생산하시게.
하며 사양을하고 모두가 돌아가자
"아이고 먹기싫으면 그만들 두게나 나 혼자서 몸보신좀 할테니 하며
혼자서 두고 두고 그 구렁이 한마리를 다 해먹었다.
그리고 나서 그 이듬해에 정말로 아내가 임신을 하게 되었는데
이제까지 여러남매의 아이들을 낳아도
아내가 배가 아프다거나 아니면 몸이 안좋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기억없이 아이들을 순풍순풍 잘도 낳더니만
이번 아이만큼은 배앓이를 자주하며 그렇게 힘이 들어하더란다.
그러나 신랑인 주인은 대수롭잖게 생각하며 나날을 보냈는데
아내가 산달이 가까워오자 남편은 저녁마다 꿈을꾸며 헛소리를 하는가하면
"앞으로 다시는 안그럴께요.다시는 하며
악몽에 시달리며 하두 헛소리를 하길래 한번은 아내가 남편한테 슬며시 물어봤단다.
"당신 밤에 자면서 꿈을 꾸는지 자꾸 헛소리를 하던데
무슨 악몽의 꿈이라도 꾸느냐고 말이다.
그랬더니 남편이 심각한 얼굴로 아내를 바라보며 하는말이
"혹여라도 내가 이런 말을하면 당신 절대로 놀라지 말라며 꿈 이야기를 하는데
실은 요 며칠동안 내가 밤마다 악몽을 꾸는데 웬 하얗게 소복을한 할멈이
나를 쫓아오며 입으로 물려고 하는데 분명히 외형은 할멈이 맞는데
나를 물려고 낼늠거리는 혀는 뱀 혀바닥을 닮았기에
너무 놀래서 나도몰래 소리를 지르다보면
그 할멈이 큰 구렁이로 변하여 죽어 있더라는 꿈 얘기를하자
남편의 그소리를 들은 아내도 소름끼치는 꿈이지만 무슨 일이야 있을려고 하며
대수롭잖게 생각하며
그사이에 날이가고 달이가다보니 정말로 아내에 산(産) 날이되어
온 집안 식구들이 긴장을하며 산모에 순산만 학수고대 하는데
산모가 진통이 온것 같아지자 시어머니가 아기를 받을차비를 하고 기다렸는데
드디어 기다리던 아기가 세상 밖으로 나오는 순간!!
시어머니가 꽥 소리도 한번 제대로 못지르고 기절을 하고 말았다.
===다음편에계속===
첫댓글 구렁이 집 지킴이 였다면
그냥 살려보내지 싶네요.
왠지 불결한 예감이듭니다.
그렇습니다.
일이터지고 말았네요.
못할짓을 한거지요.
해치지 않고 도망가는 구렁이를
넘 잔인하게 해서 섬뜩합니다
후환이 두렵네요
그 죗값을 봤더군요.
다음 마지막편을 보시면
확연히 들어납니다.
아우 듣기만해도 섬뜩해
아기 얼굴이 구렁이었나요???
글쎄요~
마지막회에 들어납니다.
몸보신에 환장한 사람이지요.
망중한님~
무섭기도 하고
불길한 일이 일어 날 것 같습니다.
예~에~마지막회에서
끔찍한일이 벌어집니다.
집에 있는 구렁이는 죽이면
안된다고 하는데
해코지를 하지 않은 짐승을........
그래요.
더구나 지킴이 구렁이를잡아
몸보신을 했으니 죗값을 치르더군요.
망중한님
불길한 예감이 드네요
구렁이를 잡아 먹다니요
벌 받을 짓 했네요
그렇습니다.
다음편에 호되게 죗값을 치르더군요.
그런 일이 실화인가요
무서워라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실화였답니다.
그집안 지킴이를 잡아먹어서
죗값을 치르더군요.
무서운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동물에 지나지 않습니다.
사람이 만들어 붙인 이야기죠
전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아닙니다,
실화였답니다.
충북의 어느 산골마을 (방아골)이라는
마을에서 일어났던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