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서야 알게 되었구만...
처음에 볼때 '도대체 왜 저게 한-일 월드컵의 마스코트란 거지?'란 생각밖에는 들지 않았었다.
나름대로 우리나라의 정서가 들어있지 않을까 해서 유심히 살펴보기도 했다. '머리의 불꽃모양같은 무늬에서 볼수 있는 것처럼 우리나라의 선을 강조한걸까?'라고 생각하며 유심히 보았지만 그렇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일본의 이미지가 들어있는것도 아니고...
탈 민족주의?
에라... 이름은 '한-일 월드컵'인데 (일-한 월드컵이라 해도 좋고) 마스코트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동떨어진 느낌의 마스코트라...
(개인적인 의견으로 마스코트 산다해도 한번에 세개는 안살거다.)
월드컵과 마스코트가 따로 노는 듯한...
마치 고추 아가씨 선발대회를 다른 나라 미녀가 홍보하고 있다는 듯한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씁쓸하다...
내가 본 기사-Ohmynews에서 본...
마스코트는 프랑스의 프로방스 지방에서 말하는 마녀(masco) 또는 작은 마녀(mascot)에서 유래된 말이다. 부적과 같은 의미를 지니기도 하고, 소형의 수호신 역할을 하기도 하는데 지역마다 문화마다 그 의미는 달라진다고 한다.
마스코트로 사용되는 것들은 그 종류와 범위에서 매우 광범위한데 네 잎클로버에서부터 호랑이 발톱, 털, 여우의 생식기, 맹조(猛鳥)의 발톱, 물고기의 이빨, 신비한 도형(圖形)이나 명문(銘文)을 적은 종이쪽지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갖가지 장신구 등이 있다.
오늘날에 와서 마스코트란 어떤 행사나 또는 집단의 상징물로써 존재하기도 한다. 행사와 관련된 모든 홍보물, 기념품 등에 이 마스코트란 존재가 새겨지고 장식돼 그 행사와 행사를 치르는 집단을 집약적으로 상징하게 되었다.
1966년 영국 월드컵의 "윌리"에서 시작된 월드컵 마스코트
지구촌의 축구 축제 월드컵은 1920년대 무렵, 유럽과 남미의 축구가 프로화되면서 전체적인 축구 기량이 상승함에 따라 세계대회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1930년 프랑스 줄리메 FIFA 회장의 노력으로 탄생하였다.
그 이후 4년마다 국가를 바꿔 치러진 월드컵은 그 승패를 떠나 전 세계 사람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이러한 월드컵이 1966년부터는 한 가지 변화를 보였는데, 그것은 66년 잉글랜드 대회에서는 당시 영국 국기인 유니언잭을 응용, 사자 '윌리'를 마스코트로 내세운 것이었다.
사자가 공을 차는 모습을 의인화한 '윌리(Willie)' 덕분인지 잉글랜드 대회는 4년 전 칠레대회(77만 명)의 배가 넘는 161만 명을 동원해 흥행에서 대성공했다. 월드컵보다 그 규모나 역사가 훨씬 크고 긴 올림픽도 '윌리'의 성공에 자극받아 72년 뮌헨 올림픽부터는 대회 공식마스코트를 선정할 정도였다.
이후 월드컵 마스코트는 70년 멕시코 대회의 후아니토(Juanito), 74년 서독 대회의 팁 앤 탭(Tip and Tap), 78년 아르헨티나 대회의 가우치토(Gauchito), 82년 스페인 대회의 나란히토(Naranjito), 86년 멕시코 대회의 피케(Pique), 90년 이탈리아 대회의 차오(Ciao), 94년 미국 대회의 스트라이커(Striker), 98년 프랑스 대회의 푸틱스(Footix)에 이르기까지 많은 변화를 보여왔다.
70년 대회에서부터 94년 미국 대회까지의 월드컵 마스코트는 소년이 축구공을 차거나 들고 있는 모습에서부터 오렌지, 매운 고추를 의인화한 것과 90년 이탈리아 월드컵의 '차오'처럼 조형물 같은 것도 있었는데, 94년 미국의 '스트라이커', 작년 프랑스의 '푸틱스'는 다시 동물을 의인화하는 초기 경향으로 돌아갔었다.
처음에 월드컵 마스코트들은 단순히 개최국가의 농산품이나 국기, 향토적 특징 등을 캐릭터화한 것에 머물러 있었으나, 지난 98년 프랑스 대회의 마스코트 '푸틱스'는 상품화에도 대성공을 거둬 각종 캐릭터 상품으로도 큰 인기를 끌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의 새로운 시도 '아트모', 하지만…
유사 이래 최초로 동양에서 개회되는 2002년 한일 월드컵. 21세기에 들어와 최초로 벌어지는 이 축구잔치에서의 마스코트는 66년 대회 이후 쭉 선보여왔던 마스코트와는 확연히 다른 것으로 탄생하였다.
"환상세계인 아트모(Atmo) 왕국의 왕자이자 축구지도자인 아트모가 2002년을 맞아 한국에 온다."
'아트모(Atmo)'는 축구를 사랑하는 분위기가 넘쳐난다는 '분위기(atmosphere)'의 영어 단어에서 따온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2002년 월드컵을 홍보하는 대임을 맡은 아트모 대표팀에 끼지 못한 어린이 아트모 두 명이 월드컵 개최국인 한국과 일본에서 겪는 모험을 바탕으로 '아트모' 캐릭터는 꾸며졌다.
이는 그 동안 사람이나 동식물을 의인화한 마스코트와는 달리 공상과학만화 같은 줄거리로 복수의 캐릭터가 등장한다는 점에서 지금까지의 고정적인 마스코트 개념을 완전히 깨뜨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1세기의 첫 월드컵에 이런 독특한 마스코트가 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공식적인 입장은 아시아의 첫 월드컵이자 공동 개최 대회여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자 그랬다지만, 몇몇 논자(論者)들은 이것이 근대 민족국가의 소멸과 탈 민족주의의 영향 때문이라고도 하고 있다.
세계화와 정보화의 영향으로 근대세계의 기본 단위인 민족국가에 대한 회의와 21세기형 패러다임인 탈 민족주의에 대한 지향이 월드컵 대회의 마스코트에 대해서도 크나큰 영향을 끼쳤다는 것.
그러나 일반적인 시각은 역사적으로 서로 배타적인 감정을 가진 한국과 일본의 특성상, 공통적인 캐릭터를 찾지 못해 결국에 가서는 가상세계의 존재인 '아트모'를 탄생시켰다는 것이다. 뜻 있는 사람들은 배타적인 한국과 일본의 정체성을 뛰어 넘는 보다 열린 캐릭터가 등장하기를 기대했지만, 결국 그 자리는 '아트모'라는 정체불명의 외계인이 차지하고 말았다.
이 '아트모'는 월드컵 공동개최가 확정되었던 초기, 한일 양국의 디자인계가 만나 공동 세미나를 열었지만 적절한 결과물을 도출해내지 못하자, 캐릭터 발주자인 FIFA가 영국의 '인터브랜드'라는 회사에 개발을 맡겨 탄생하게 되었다. 이는 최근의 동아시아 문화론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2002년 한일 월드컵의 상징이 상업적 논리를 가진 한 기업에게 넘어갔다는 점에서 씁쓸한 여운을 남긴다.
아시아에서 개최되는 첫 월드컵이라고는 하지만 이번 월드컵이 캐릭터의 측면에서는 아시아 고유의 특성, 개최국들의 창의성을 드러내지 못했다는 비판은 피해가지 못할 듯하다.
'아트모 스토리'의 마지막 부분에서 두 명의 꼬마 아트모가 금빛의 코치 아트모 사이에 어정쩡하게 서 있는 것처럼, 월드컵 주최국인 한일 양국이 축구 종주국인 서양의 들러리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은 과연 지나친 기우인 것일까.
이미 정해진 캐릭터를 두고 지금 와서 왈가왈부한다는 게 어떻게 보면 의미가 없을 수도 있겠지만, 일본은 둘째로 치더라도 '아트모'에서 우리 한민족의 고유 정서가 조금도 발견되지 않는다는 것. 그것은 어찌 보면 탈민족주의의 패러다임을 넘어 한번쯤은 숙고해야 할 부분임에는 틀림없을 것 같다.
어느새 100여 일 앞으로 다가온 2002년 한일 월드컵. 겨울을 지나 봄이 되고 여름이 되면 어김없이 펼쳐질 월드컵을 앞두고 이렇듯 조금은 뒤늦게 캐릭터를 가지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월드컵에 대한 회의론을 조성하거나 딴지를 걸기 위해서는 물론 아니다.
이는 오히려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넌다는 심정이 아닐까. 이미 정해진 월드컵이라 해서 마음 푹 놓고 있는 것보다 세세한 부분, 이미 지나간 일에까지 신경을 쓰다 보면 자연스레 성공적인 월드컵도 치르게 될 듯하다. 아시아 최초(最初)의 월드컵이 아니라 최고(最高)의 월드컵을 위해서라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