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전문가들의 시선이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로 집중되고 있다. 대형 아파트시장의 가늠자인 '해운대아이파크'와 '두산위브더제니스'의 입주가 3~5개월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특히 중소형이 대세인 요즘 분위기를 감안할 때 초기 입주율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25일 부동산포털 '부동산114'에 따르면 하반기 부산지역 입주 아파트는 6387가구(임대아파트 1580가구 포함)로 집계됐다. 전용면적은 ▷60㎡ 이하 소형 500가구 ▷61~85㎡ 이하 중형 1006가구 ▷85㎡ 초과 대형 3301가구로 나타났다. 대형은 각각 오는 10월과 12월 입주하는 '해운대아이파크'(72층·1631가구)와 '두산위브더제니스'(80층·1788가구)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부동산114 이영래 부산지사장은 "총 3400가구가 넘는 마천루의 입주율이 낮으면 다른 고급 아파트의 매매가도 하락하거나 조정될 수밖에 없다. 장기적으로 주택시장이 안정기에 접어드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인기를 끌었던 중소형 아파트가 최근 숨고르기 장세로 접어든 상황에서 대형 아파트 미분양까지 발생할 경우 동반 침체가 올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요즘 마린·센텀시티 대형 아파트는 거래가 거의 없다. K공인중개사 김모(53) 대표는 "아이파크나 제니스로 옮기려고 지금 살고 있는 집을 매물로 내놓은 고객은 많지만 수요는 별로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B공인중개사 이모(45) 대표는 "투자자들도 대형보다는 중소형을 선호하고 있다"면서 "3.3㎡당 1200만~1750만 원대인 50~70평 아파트에 거주할 실수요자가 얼마나 될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예상과 달리 입주율이 상승곡선을 그리면 부동산 열기가 한층 달아오를 수 있다. 동의대 강정규(재무부동학과) 교수는 "현재 부산은 공급이 부족했던 중소형 아파트가 주도하고 있다. 아이파크와 제니스의 입주 성적표에 따라 움츠렸던 대형 평형대도 상승세를 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건설사들도 초기 입주율 향상에 사활을 걸고 있다. 두산위브더제니스 시행사인 대원플러스건설은 신규 계약자에게 2년 동안 관리비를 지원한다. 취등록세를 위해 입주도 내년 2월에서 오는 12월로 2개월 앞당겼다. 부동산컨설팅업체 지음R&C의 김수엽 대표는 "특히 투자 목적으로 분양을 받았던 가수요층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 두 아파트의 입주율은 내년 부동산시장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