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송아지 한마리 가격은 얼마나 될까. 한동안 소값이 떨어져 축산 농민가의 시름이 높았지만 요즘은 사정이 다르다. 어미암소 한마리가 500만원대에 육박하고 생후 3∼4개월된 암송아지는 산지에서 240만~250만원에 거래된다. 축산농민들도 오랫만에 웃음을 되찾았다.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재개와 FTA 타결 등 외부요인에 따라 폭락세를 보였던 산지 한우값이 안정되고 있다. 가격하락으로 경쟁력이 낮은 소규모 농가의 폐업이 늘어난 반면 사육규모가 큰 대농을 중심으로 송아지의 입식이 꾸준히 늘면서 한우의 사육두수도 지난 1999년 이후 8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2일 전남도와 농산물품질관리원 등에 따르면 6월말 현재 전남에서 사육되는 한우는 모두 34만마리로 지난 99년 이후 8년여만에 30만마리를 넘어섰다. 전남지역 한우는 97년 6월 53만마리를 정점으로 계속 감소세를 보이다 2001년 쇠고기 수입이 전면 개방되면서 20만마리까지 급감했다.
이후 광우병 파동으로 한우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바뀌면서 2004년 6월 25만마리로 증가했고 2005년 26만7000마리, 2006년 30만마리, 2007년 6월 34만마리로 6년만에 41% 늘어났다.
전국적으로도 송아지 생산이 늘어난데 힘입어 97년 이후 가장 많은 220만마리를 기록했다.
반면 젖소는 원유생산 조절제와 저능력우를 도태하는 등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소폭 감소했다.
전남지역 한우농가는 3만5000여 가구로 전년에 비해 소폭 줄었다. 전남도는 수입개방 등에 따른 급격한 가격변동으로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 50마리 이하를 키우는 소농의 폐업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가격도 급속히 안정세를 찾고 있다.
지난해 6월 400만원선에 머물던 600㎏짜리 수소는 지난달 480만원으로 1년새 15%가량 올랐고 임신이 가능한 암소도 상품의 경우 500만원선을 훌쩍 넘어섰다. 특히 축산업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암송아지는 240만~250만원대에 팔리며 모처럼 하락세를 멈췄다. 한우농 윤영호(48ㆍ장흥 유치면)씨는 "올 초 송아지 값이 떨어지면서 대농들은 오히려 기회로 생각하고 입식을 늘리는 등 규모를 키웠다"면서 "한우는 수입산 쇠고기와 달리 나름대로의 장점이 많기 때문에 수입산과 충분히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전남도도 올 초 소값 하락은 구조적인 문제보다 대다수 농가들이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불안심리 때문에 조기 출하에 나서면서 가격이 흔들렸던 것 뿐이라면서 암소가격과 송아지 값이 꾸준히 오르고 있는 만큼 조만간 예전 가격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남도 조상신 축산정책계장은 "현재 수입되는 미국산 쇠고기는 대부분 호주산과 뉴질랜드산을 대체하고 있을 뿐 한우시장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면서 "한우와 경쟁하게 될 미국산 갈비에 대비해 한우의 품질을 높이고 유통비용을 줄이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