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테니스를 치면서 게임 사이에 앉아만 있어도 몸에서 물처럼 땀이 내리던 밤에 속으로 심하게 불안했다. 이런 체력을 가지고 어떻게 여행을 갈 수 있을까?하고. 게다가 지난 주에 잠시 만나 저녁을 한 오토바이를 좋아하고 호지민시를 중심으로 바이크투어도 많이 하시는 모*도사님은 하노이까지의 장거리 바이크투어 얘기 중에 자기가 아는 한국인들이 작년엔가 의기좋게 바이크를 타고 호지민시를 떠나서 하노이로 향했지만 다 못가고 다낭에서인가 포기했었다는 것같은 얘기를 들려줬다. 그래서 가다 힘들면 그 정도에서 나도 기차에 바이크를 싣고 하노이로 가는 것도 생각하고는 있었지만 보다 심각하게 대안으로서 계획하고 있어야 하겠다고 말하고는 점원이 간신히 시동을 걸어준 스쿠터를 타고 테니스장으로 향했었다. 최근 두달은 이래저래 먹는 것은 많이 먹어 배는 나오고 허리는 굵어져서 널럴하던 큰바지들도 몸에 끼게 되었는데, 그나마 유일하게 계속하던 운동인 테니스는 같은 시기에 불규칙하게 적게 치게 되었다. 그러면서 배를 줄이지 않고 못하면서 비슷한 시기에 패배적이자 부정적인 생각 싸이클에 들어가 맴돌았던 것 같다. 심지어 테니스시합에서도 절실하게 이기려는 생각이 없었다, 왜일까? <1843잡지 내 기사> 그러다가 조금 전에 일하기 싫어서 읽던 잡지. Economics에서 새로 만든 <1843>이라는 "idea, lifestyle and culture"에 대한 잡지에서 <The Long and Winding Road>라는 제목의 글을 읽었다. 저자는 중년에 남자들이 빠져드는 점차 거의 자학적인 자전거 타기까지 단계가 진행되면서, 시합에도 나가고 라이카옷등으로 레이시하게 챙겨입고 클럽활동과 시합에 참가하다가 좀 더 나이가 들어가면서 마지막에는 상업적인 여행상품의 마케팅이 선전하는 프로선수같이 심한 자전거타기와 편하고 낭만적인 숙소와 저녁 등을 실제로 체험하면서 회의와 만족, 경쟁과 아픔을 맛보는 얘기를 한다. 이 여행에서 첫날에 윗사진과 같은 언덕길을 실제로 132마일을 달려야 했다고 한다. 다음날 폭우 속에서 보이지 않는 산길을 안개 속과 빗속에서 잘 보지도 못하면서 달리는 경험은 제외하더라도, 그냥 첫날에 주파한 132마일이라면 132mile*1.6 = 211.2km가 된다. 헉. 그것도 자전거를 타고 하루에 산길과 언덕길을 달리는 것이다. 이 얘기를 읽으니, 1990년도인가 시애틀에서 국제학회에 참가하러 갔다가 내가 박사한 후에 같은 지도교수밑에서 같은 토픽으로 이어서 박사학위를 한 당시에 Livermore 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있었던 철인삼종경기선수인 (지금은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직속 후배를 만났던 생각이 난다. 시애틀에서 회의가 끝나던 날 미리 짐은 별도로 부치고 옆 침대에서 자던 내가 부시럭 소리에 일어난 꼭두새벽에 가져온 자전거를 타고 연구소가 있는 버클리 인근으로 향해서 북미대륙을 남북종단 바이크여행을 떠났었다. (5일 후에 버클리에 무사히 도착했다고 이메일 연락을 들었다.) <전국투어 중 첫날 낙산호텔에서 Honda 신모델 DN-01과 함께> 2008년 늦은 봄에 떠났던 4박5일만의 남한 전국 바이크투어는 서포트팀이 있어 쉬웠던 면은 있지만, 생각해보면 지금 계획하고 있는 바이크투어는 예전 투어 때 평균 주행 속도의 반 정도로 달리는 (어쩌면 힘겹게 배낭을 메고 다니는 장기 배낭여행보다도) 쉬운 여행인데. <한여름에도 눈이 오던 볼리비아 우유니소금호수에서 라구나호수들을 거쳐서 칠레를 향해서 해발 5,000미터 이상의 고지 캠프를 향한던 길> 2011년 1월과 2월 40일간의 남미배낭여행 때는 체게바라가 오토바이를 타고 갔던 길의 일부만이라도 버스 대신 바이크를 빌려서 타서가고 싶어서 거의 독립적인 배낭여행이었지만 그룹에서 혼자 떨어져서 이틀 간을 당시 여행 초기에 아직 잘 통하지 않던 스페인말로 얼마나 나름 노력을 했었는데. <미국동북부 Mystic, Ct 에서 NY시 맨하탄을 지나서 맞은 편 독립의여신상 앞에 위치한 NJ주의 Landing마리나에 24시간 이상 기주항해 후에 도착해서 Thanksgiving날 정박 중인 Cascade호, 이후 Virginia로 가던 중> 혹시 나는 2010년도 후반부에 계획의 온전하지 못함으로 태평양 횡단 요트여행의 첫단계에서 대서양을 반도 못 내려오다가 실패한 후에 느끼던 컴플렉스/스티그마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한 것이 아닐까?! 내가 갈 길은 3,000km도 않되는 거리! 쉬며 놀며 가는 길. 가는 노력도 기계의 몫. 거기 올라탄 나는 상팔자 인생인데. 나는 왠 걱정이 많은가? 얼마나 기다리고 기다리던 기회인데. <이미 2주 정도를 앞의 작은 스쿠터 Suzuki GSR125로 혼자 여행중이던 큰딸과 내 Yamaha New T-Max; 노화도 페리항구에서> 멀리 생각할 것도 없이, 나도 중간에 땅끝마을로 가서 보길도와 완도로 같이 이틀 같이 합류했던, 당시 20 중반이었던 큰딸 HJ의 소형스쿠터 (스즈키 GS125)를 타고 혼자 떠났던 2008년 여름 3주간의 남한 전국일주 바이크투어가 내가 지금 하려는 여행과 제일 흡사한 여행인데, 뭣에 이리 어것저것 지레 걱정을 한다는 말인가. 불과 6년 전 그때만 해도 딸애 바이크투어에 합류하느라 서울에서 땅끝마을로 하루에 가서 같이 차밭과 다산서원을 보고 보길도 들어서 세연정과 곡수당을 보고는 다시 완도로 나와서 전복먹은 후에 다시 반나절 걸려 서울까지 오느라고 1,500km 정도를 삼일만에 달렸었는데... 이렇게 부정적인 생각이 많아지는 것이 조기 노화 증상은 아닐까? 갑자기 밖에서 빗소리가 두드린다, 이제 드디어 우기가 본격적으로 왔나 보다. 작년에 사무실 가는 길에 구입한 무겁고 두꺼운 우비는 배낭과 라이딩백을 감싸는 데에 적당하니 버리지 말아야겠다. 빨리 귀국에 필요한 자잘한 서류작업들을 마무리하고, 이삿짐도 부치고는, 홀가분하게 투어 여행에 전념해야지. 루트기록을 위해서 핸드폰에서 <구글맵>과 <타임라인>을 이용해서 여행계획 루트를 만들고 실제 여행루트를 기록하는 방법도 미리 연습해봐야 할텐데... |
출처: 일병 씨의 행복 여행 원문보기 글쓴이: cool2848
첫댓글 시간적 여유가 되시니... 너무 걱정 마시고 편안한 여행하세요.
저도 냐짱까지 스쿠터 타고 다녀온 경험이 있는데... 그다지 힘든 거 없더군요. 단지 정해진 시간때문에,
제대로 된 관광을 못한것은 못내 아쉽기는 합니다.
비상약만 잘 챙겨서 가시고... 가시는 내내 선생님만의 베트남 쎄마이 루트를 개발하여 카페에 좀 올려주세요.
공짜로라도 여행경험해보게요.^^
네, 시간은 많으니 천천히 피로가 누적되지 않게 편한 여행을 하려고 생각합니다.
또 좋은 기회니 잘 보고 사진과 기록도 잘 해보려고 합니다.
얼마 전에 관련글 링크 올린 것 중 하나를 조금 변경해서 가보려 합니다.
안전이 제일중요하니 늘 안전을 염두에 두시고 즐거운 여행을 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아 부럽군요
저도 오토바이 여행 두어번 해봤는데 색다르죠
오토바이가 참 좋아보입니다
나중에 제가 한국으로 영구 귀국을 한다면
몇날 몇일이 걸려도 한국 전국토 여행을 할 생각입니다
하노이 가면 한번 뵙고 인사드리겠습니다.
한국도 빠르면 1주에서 2-3주까지 여행할만 합니다.
한국은 그리 많이 안걸려요.ㅎㅎ
@cool2848 네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