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에너지저장장치용 LFP 생산 추진…지난해 점유율 7.5% 4위
삼성SDI, ESS 누적 설치 34GWh↑…코발트 프리 개발해 경쟁력 확보
국내 배터리 기업이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시장 확대를 예고했다. 저가형 배터리를 앞세워 ESS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 기업과 본격적인 경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ESS용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셀 개발에 성공, 이번주 열리는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인 '인터배터리 2023'에서 처음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그간 LG에너지솔루션은 ESS용 배터리로 파우치형 NCM(니켈·코발트·망간)을 생산해왔다. 삼원계 배터리가 고성능을 자랑하지만 단가가 높은 만큼 LFP 배터리로 ESS 시장 확장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ESS 시장은 중국 기업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배터리 기업의 글로벌 ESS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78.0%에 달한다. 1위 기업인 CATL의 지난해 ESS용 배터리 생산량은 530기가와트시(GWh)로 전년 대비 212% 증가했다. 시장점유율은 43.4%에 달한다. 2위인 BYD와 EVE의 시장점유율은 각각 11.5%, 7.8%로 집계됐다.
중국 기업들의 선전에는 저가형 배터리인 LFP 수요 증가가 작용했다. 신재생 발전과 연계한 안전성 기반의 저출력 시장이 확대되면서 LFP 배터리 선호도가 높아졌다. 지난 2020년에는 한국 기업의 시장 점유율이 50% 이상이었지만 불과 2년 만에 중국 기업들이 시장을 장악했다.
지난해 국내 기업의 ESS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14.8%에 그쳤다.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9.2GWh(점유율 7.5%, 4위), 삼성SDI(018260)가 8.9GWh(7.3%, 5위)를 생산했다. SK온은 ESS용 배터리를 생산하지 않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ESS용 LFP 배터리 제품화가 마무리되면 중국 난징 공장과 한국 오창 공장에서 본격적인 생산에 나서 저가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기업과 맞붙는다.
LG에너지솔루션의 ESS용 배터리 누적 설치량은 지난 2021년 말 기준 17.8GWh다.
삼성SDI도 저가형 ESS 배터리 생산을 준비한다. 삼성SDI는 가격이 비싼 코발트를 뺀 NMX 양극재(코발트 프리)를 개발 중인데, 개발이 완료되면 전기차 및 ESS 배터리에 적용해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는 "NMX 소재는 원자재 수급 리스크가 적고 가격 경쟁력이 있다"며 "빠른 시일 내로 NMX 소재를 배터리 양산에 적용해 향후 전기차 및 ESS용 배터리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설명했다.
현재 삼성SDI는 각형 및 원통형 하이니켈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배터리를 ESS용으로 생산 중이다. 지난해 말 기준 누적 설치량은 34GWh를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저가형 제품 생산을 준비하는 한편 기존 하이니켈 제품 성능을 개선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ESS 시장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손미카엘 삼성SDI 부사장은 "하이니켈 NCA 양극재와 신공법을 적용해 에너지 밀도를 15% 이상 높인 ESS 전용셀 제품을 하반기 중 출시 예정"이라며 "안전성과 효율을 극대화한 셀-모듈-시스템 일체화 전력용 ESS 솔루션도 하반기 내 공급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온은 ESS용 배터리를 생산하지 않는다. 다만 전기차용 LFP 배터리 생산을 준비하는 만큼 업계에서는 향후 SK온도 ESS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