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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핑크새싹(ssack-_-b@hanmail.net)
카페: http://cafe.daum.net/pinkss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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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NFLOEWR + [01]
-해바라기와 두 태양의 사랑이야기 START!
"오늘도 어김없이 장비현놈을 짝사랑한 소은율은
그 싸가지한테 생일선물로 줄 쿠키를 가지고 왔습니다!"
다정이는 그렇게 말하면서 내 쿠키에 손을 대려했지만,
나는 다정이의 손을 딱! 치면서 내 의사표현을 했다.
"뭐야,3년 짝사랑이 3년 친구보다 더 소중하단거냐! 네 이년!"
"그런건 아니지만. 어쨌든- 선물이잖아!"
"쳇쳇. 치사하다,치사해! 싸가지 입은 입이고 나는 주둥이냐!"
다정이는 내가 말을 걸어도 콧방귀를 뀌며 못 들은체 했다.
의외로 다정이는 소심한 구석이 있는 것 같다.
"다정아, 삐졌어?"
"흥. 내가 그렇게 소심한 녀석으로 보이냐? 흥!"
...응. 충분히. 넌 그러고도 남아.
나는 비현이에게 줄 쿠키 하나를 다정이의 손바닥 위에 올려줬다.
다정이는 삐지면 좀 오래가는 성격이라서..
"어머어머, 이 귀한 쿠키를 왜 나한테 주고 그래?
그 잘난 3년 짝사랑 싸가지 장- 오옷,네개 더 주는거야? 땡큐!"
...휴우. 다섯개씩이나 줘버렸지만 다정이가 좋아하니까 됐지,뭐.
다행히 이번엔 쿠키를 많이 해와서 저번처럼 내가 만든 쿠키가 아닌,
사온 쿠키로 채워놓지 않게 되어서 다행이다.
"소은율,너 이 노다정언니를 만나지 않았으면 싸가지놈도 못 만났어.
알지? 인정하긴 싫지만 싸가지랑 나랑 사촌인거. 3년전에 니가 우리집
안 놀러 왔으면 싸가지놈 만날 일도 없었잖아. 전부 내 덕아냐, 그치?"
"응응.그래그래. 고마워,다정아."
"3년동안 그 자식 생일 때 쿠키선물 배달해준 내게 쿠키 다섯개가
아니라 50개는 받아야 될 것 같은데. 이 착한 언니씨가 인심 쓴다.
캬캬. 그럼 이 언니는 그 자식한테 쿠키 배달하고 오겠다,기다려!"
다정이는 소심한 구석이 있을 뿐만 아니라 말도 엄청나게 많다.
여중을 다녔던 나와 다정이는 중1 때부터 친하게 지냈다.
중1 때 시험 공부를 같이 하자는 다정이의 말에 나는 다정이네
집으로 갔는데 그 때 다정이의 사촌, 비현이를 만나게 되었다.
큰 키에 잘생긴 얼굴에 좀 싸가지가 없을지라도 성격도 좋고.
그러고보니 다정이네 집안은 다 키가 크다. 유전인가?
다정이는 물론이고 비현이랑 다정이 오빠,언니. 그리고
아줌마까지. 비현이네 가족도 분명 다 클 것이다.. 부럽다!
난 키가 좀 작다. 다정이에 비해서 작은거지, 평균키다!;
아무튼, 그 때 비현이는 이민을 간 가족들 때문에 다정이네
집에서 생활했었다고 하는데 중2가 되자 비현이네 큰형이
돌아와서 다정이네 집에 놀러가도 볼 수 없게 되었다.
그래도 내 마음을 잘 아는 다정이가 비현이네로
엄마 심부름을 갈 때나 비현이를 만날 때는 날 불러서
데리고 갔기 때문에 거의 일주일에 두세번은 볼 수 있었다.
3년 전 다정이가 알려준 비현이의 생일 12월 12일에는
항상 내가 만든 쿠키를 선물하게 되었다.
그럴 때마다 다정이가 비현이에게 전해주곤 했는데..
생각해보니 다정이가 너무너무 고맙잖아?
흐음, 오늘 집에 데려가서 맛있는 것 좀 해줘야겠다.
이 학교에 오게 된 것도 비현이가 이 학교를 다니려고
한다는 다정이의 놀라운 정보망; 덕분에 알고는
쫓아온 것이다. 우리 집에서도 가까우니까 부모님은
별 의심도 하지 않았다. 학교는 같지만 비현이와 같은 반은
아니라서 좀 서운하지만 그래도 바로 옆반이니까,
오며가며 한번씩 마주치는 적이 많으니까 그나마 행복하다.
드르륵하고 교실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다정이는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내게 다가왔다.
"다정아, 잘 전해줬어?"
"아- 걔네 체육시간이라고 이미 나가고 없더라구?
그래서 책상 서랍속에 고이 넣어두고 왔다. 캬캬."
"고마워,다정아."
"말로만?"
"오늘 우리 집에 놀러와. 맛있는거 해줄게."
"오예! 난 니 요리솜씨가 부러워!"
어렸을 때부터 내 꿈은 요리 잘하는 아내이자 엄마가
되는 것이었기 때문에 5살 때부터 엄마를 보면서
조금씩 조금씩 배우다가 중학생이 되자 내가 책을 보고
하나 둘 만들던게 지금 우리집에선 왠만한 요리는
다 내가 만들게 되었다.
엄마는 내 덕분에 편하다고 좋아하시고,
아빠는 내 요리가 맛있다고 좋아하시고,
나는 요리솜씨를 키울 수 있기에 좋아하고,
내 남동생은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고
키가 쑥쑥 자라서 좋아하고.
아무튼, 내가 요리를 잘해서 우리집이 많이 좋아졌다-랄까?
+
"은율아,가자! 맛있는거 먹으러!"
다정이는 내 어깨에 팔을 두르면서 신나게 소리쳤다.
그렇게 좋은가? 하긴 맛있는거 먹는다는데 뭐.
다정이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교문을 나서는데,
문득 눈에 띄는 한 사람. ....비..비현이다!
"어? 야!! 장비현!!!"
다정이도 비현이를 봤는지 소리를 지르며 비현이를
불러세운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고 그러는거야?
비현이는 자신에게 달려오는 다정이를 보면서,
인상을 찌푸렸지만 사촌이라서 그런건지 가만히 기다렸다.
"오늘 니 생일이잖아. 선물은 많이 받았냐? 흐음.
손에 든 것도 없고, 가방도 가벼워보이는데..
설마 니 인기가 하룻밤 사이에 홀라당 없어진건가?"
...뭐하는거야,노다정; 비현이의 인기가 그렇게
쉽게 사그러들리가 없잖아. 이것봐, 이렇게
비현이의 주위엔 여학생들이 많잖아.
"또 무슨 소리를 하려고? 고모가 뭐라고 하든?"
다정이네 엄마는 비현이의 고모이고,
비현이네 아빠는 다정이의 작은 아버지가 된다.
음,그러니까 다정이네 엄마와 비현이네 아빠는 남매사이다.
"아,너 생일 축하한다고 저녁 때 외식하자든데?"
"그 말 하려고 부른거냐?"
"아니!...너한테 3년동안 쿠키를 주던 쿠키천사의 선물을
이번에도 받았냐구. 이번까지 벌써 4번째 쿠키선물이다.
캬- 누군지 몰라도 싸가지 널 엄청 사랑하나보다. 그치?"
다정이의 말에 비현이는 나를 한번 쓱 쳐다보더니 말했다.
어머어머,어떡해,어떡해! 비현이가 날 쳐다봤어!
"유감스럽지만 니가 말하는 쿠키천사인지 뭔지는
오늘 쿠키를 선물하지 않았는데? 용건 끝났지?
이따 저녁에 보자. 너를 또 보기 싫지만 안 나간다고 하면,
고모한테 맞아죽을 테니까 나가야지,뭐."
"어쭈,이 싸가지가! 캬캬! 오늘 저녁 한번 기대하라고!
윤정이언니랑 현정이언니랑 온다고 했으니까, 넌 죽었어!"
멀리멀리 걸어가고 있는 비현이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치는 다정이. 우씨,노다정...너 내 쿠키 어떻게 한거야!
"저 싸가지,싸가지! 어휴,밥맛! 은율아,오늘은 뭘......
하..하...은율아, 있잖아. 저 놈이 거짓말 하는 걸지도..
난 정말 쿠키배달을 완.벽.하게 끝냈다구! 믿어줘!"
"노다정,너 어쩔거야? 내 쿠키선물 어쩔거야?"
"아,쿠키선물이라면 있잖아 내가 하나 사서 보낼게,응?"
"됐어! 너가 산 쿠키는 내가 만든 쿠키가 아니잖아.
그 쿠키...내가 얼마나 정성스럽게 만든건데..!"
눈물이 글썽글썽, 조금만 깜빡이면 흘러내릴것만 같다.
내가 울 것 같자 다정이는 난처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내가 어떻게 하면 좋겠어..? 응? 은율아,화내지마.응?"
"....화...안 났어.. 어쩌면..비현이가 서랍에 있는걸
모르고 있었는지도 몰라. 난 괜찮아,다정아.정말이야.
미안한데,오늘은 맛있는거 못 만들어줄 것 같구..
나중에 더 맛있는거 만들어줄게...."
"됐어. 나도 내가 잘못한거 알아. 자,이정도면-
쿠키는 만들수 있을거야. 내일이라도 만들어서
전해주면 괜찮을지도 몰라."
"응,고마워. 다정아,오늘은 먼저 갈래?
생각해보니까- 나 공책을 두고 온 것 같아.
알지? 오늘 수학숙제 있는거. 먼저 가-"
"어. 그래.."
나는 다시 교실로 향했다.
찾아볼거야. 분명히 책상 서랍 안에 있을거야.
+
.......없다.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
도대체 내가 만든 그 쿠키는 어디로 사라진거지?
혹시..?
아니야, 다정이는 그런 애가 아니야. 의심하면 안돼.
어딘가에 떨어져있을지도 몰라.
나는 이리저리 샅샅히 뒤지기 시작했다.
"꼬마야,뭘 그렇게 찾아? 쉬어가면서 천천히 찾아."
...꼬마라니. 나는 고개를 들어 그 사람을 째려봤다.
이제까지 본 적 없던 얼굴. 음.. 이 정도 얼굴이면,
기억 못할리가 없는데..?.....전학왔나?
아닌데, 요 근래 전학 왔단 애는 못 봤는데..?
"...누구세요?"
"너야말로 누구냐? 왜 남의 반을 뒤지고 그래?"
"이 반 학생?...이상하네,한번도 본 적 없는 얼굴인데..."
"아,이 오빠가 그동안 학교를 피해다녔거든.
그래서 몰라볼거야. 아! 너 쿠키 좋아하냐?"
그럼 혹시.. 3개월전에 전학왔다던 걔?
전학 첫날 잠깐 얼굴 비췄다가 3개월동안
모습을 감춰버린 그 등교거부학생?!!
등교거부했던 3개월전 전학생은 가방을 뒤적거리더니,
낯익은 포장지를 꺼냈다. 앗,저건..?
"그..그거 어디서 난거에요?"
"아- 이 오빠가 인기가 좀 많거든.
3개월동안 학교를 안 나왔는데도 내 팬이
내 서랍 속에 쿠키를 넣어두고 갔더라고. 하하."
"그..그게 어떻게 당신 서랍 안에 있었어요?"
"아- 어젠가? 자리를 바꿨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내 자리에 가보니까 쿠키가 있더라.
역시 내 인기는- 아, 그런데 꼬마,너 이름 뭐냐?"
".........내 쿠키내놔!"
나는 전학생의 손에 들려있던 내 쿠키를 빼앗아
내 품 안에 쏘옥 집어넣었다.
당황한 전학생은 나를 멀뚱멀뚱 쳐다보다가,
정신을 좀 차렸는지 내게 말했다.
"꼬마야,아무리 쿠키가 먹고 싶었다고 해도 그렇지.
그렇게 맘대로 뺏어가면 안돼. 그 쿠키는 양태한님꺼라구."
"아니,이 쿠키는 비현이한테 선물하려던 내 쿠키라구!"
"...엉? 내꺼 아니야?"
양태한이라는 전학생은 울상을 지으면서 내게 물었다.
그,그런 표정을 짓는다고 비현이 쿠키가 니 쿠키가 되는게 아냐!
"그,그래! 이건 니 꺼가 아니라 장.비.현.꺼라구!"
"그래? 쩝. 그럼 아까 다 먹어버릴걸. 맛있어서 아껴놨더니,
뺏겨버렸잖아- 이런이런. 아! 꼬마야,너 이름이 뭐냐?"
"...그건 왜?"
"우리 친구가 됬는데 이름도 모르면 어떡하냐?
내 이름은 양태한이야. 멋지지? 니 이름은 뭐야?"
"...소은율.."
"그래? 좋아- 내 천재적인 두뇌에 잘 기억해놨으니까,
너도 뇌 속에 깊이 새겨놔- 내 친구 양태한! 알았지?"
양태한은 내 이마를 손가락으로 톡톡 몇번 건드리더니,
손을 흔들면서 교실을 나가버렸다.
좀 까불대긴 하지만, 나쁜 애는 아닌 것 같다.
쿠키를 내 가방 속에 넣고 교실을 나서는데..
"까꿍!"
"끄아악! 뭐,뭐야?!!"
양태한이 숨어있다가 날 놀래키는 것이었다;
뭐야,이거;
"이봐,친구. 내 부탁 좀 들어줄래?"
"..응?"
"아주 간단한 부탁인데 말이지..들어줄거지?"
거절하려고 입을 연 순간, 양태한은 검지손가락으로
쉿!하며 내 입을 막아버렸다.
"고마워,친구. 내가 엄청난 길치에 방향치거든.
우리집까지 잘 좀 모셔다줄래? 일단은 학교를 나가자."
나한테 어깨동무를 하며 고고고!를 외치는 양태한.
씨잉,뭔가 되게 귀찮은 애한테 걸린 것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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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새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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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05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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