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대신방과 2024년 9월 산행기>
초행길인데, 다수는 이력이 붙은, 가는 길이 낭만입니다. 옥수수며 고추밭이 반깁니다. 어디선가, 환이형도 무척 좋아할 그런 풍경입니다. 은평에서도, 우리 밀양, 창원 시골에서와 똑같습니다. 한층 정겹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시작합니다. 호랭이는 새벽 6시 50분, 창원서 기차 타고, 다들 독바위역 앉아 노닐다가 법상님 맞이하여, 정각 12시에, 출발합니다. 급할 것 하나 없는 산행입니다.
수술 때문인지, 진영이형 많이 홀쭉하네요. 그래도 건강하다 하여 다행입니다. 규갑이형 어깨가 홀가분해 보입니다. 그래도 산행 중간중간 아이한테서 전화가 오고 가고, 마케팅계의 현존하는 최고의 마에스트로, 용진이형은 종소조합에 잠시 몸 담았다, 지금은 자유의 몸이랍니다.
오늘은 4인의 환장여행(환갑)을 겸한 9월 정기산행이지요. 누구는 이미, 누구는 다가오는, 하등 두려울 거 없는, 인생의 도돌이표 같은 거지요,
출발하자 웃산 불광사를 맞닥뜨리고(1206),
어제, 오랜만의 큰 비 덕에, 계곡이 바삐 돌아갑니다. 괄괄괄 소리도 내고, 걔네들 웃동네 아랫동네 서로 연락도 하고, 참, 보기 좋은 풍경이네요. 이웃 간에 반겨 맞아들이고, 객들이 큰 상 둘러앉아 에헴 큰기침 해대고요.
그게 어디 나그네뿐이랴, 십리 안팎, 이십 리 안팎에서 다들 소문이 낫겄다. 구경 오소, 아니, 이 물 저 물 지고 나르소, 아니 풍덩 빠져 헤엄 치소, 이게 얼마 만 이오, 온 동네, 불광동이 두둥, 온 산이 두둥실, 나그네 열명은 온전히 그 모습 줏어 삼킨다. 참, 보기 힘든 광경이여,
힘들지 않어, 한나도 힘이 들지 않어, 산들산들 그 바람 불어댕게, 비는 오질 않고, 산행 초입에 웃옷들 벗어던지고, 찜통 세상이 바뀌어 버렸어, 나긋나긋, 하늘하늘, 걸음걸음 신이 나네, 억수루 신이 났네,
달마대사 바위를 지나면서 '동쪽으로 간 까닭'에 대해 깊은 토론을 하고, 오르고 오르는데 곳곳서 계곡의 물줄기 거세게 뿜어져 나온다. 글쎄, 언제쯤 이래 봤을까, 이곳 오랫동안 왔지만, 이 정도의 물의 향연은 흔치 않았다고 동네 주민 '김종원'씨가 증언한다.
어느덧 향림사지(향림당)에 이른다. 쭉쭉 뻗은 나무 아래 한 없이 잠들고픈, 이곳은 천년의 숨결이 배어 있는 곳이다. 현재 시각 12시 55분, 한 시간 경과했다. 막걸리 없어도, 김밥 한 조각씩, 과자 한 조각씩, 무알콜 맥주 한 모금 나눠 먹고서도 행복해한다. 많이 가졌다고, 세상의 온전자는 아닐 것이기에,
조금 더 오르니, 발아래 천하로다, 함께 사진을 찍는다. 우리 알대장님, 위험하게 셀카 찍는다. 지척에 엄청 큰 바위, 발바닥 바위라는데, 닮았나, 그런 것 같기도,
이름 바꿔 볼까, 이정표 바위라고, 거기서도 함께 사진 찍는다. 사람들의 왕래가 빈번하다, 찍어주고, 우리도 찍음을 받는다. 회장님과 알대장님의 '바위를 옮기는 사람' 작품이 드물게 탄생한다.
아래로 다시 한 걸음, 대머리바위라고 하는데, 글쎄, 너럭바위라고 했으면, 이렇게 널따란, 평원 같은 곳을 본 적이 있는가,
저기 저기, 너럭에서 뚜렷하게 보인다. 북한산 최고봉, 백운대 말이다. 참 곱기도, 참 장엄하기도, 세상의 소원을 다 털어놓는다. 하나같이 주절주절 뱉어낸다. 우리 산악회 앞으로 오백 년은 이어지게 하소서, 창조주로 남짜인짜복자짜, 중시조로 이짜희짜용짜를 기억하게 하소서, 그때가 오후 1시 52분,
다시 아래로 발걸음, 이곳 몽유도원 떠나기 싫었는지 어느 나무 그루터기 앉았다. 그때가 오후 1시 57분, 기자능선쉼터에서 무알콜의 향연이 펼쳐지고,
그리고, 본격 하산길이다, 신림사(1502분)까지 한 시간에 걸친 길고 긴 여정에 지쳐만 갔다. 다들 튼튼하게 행진을 하는데 유독 1인만 허우적 대었다. 이 길, 좋은 길인지, 오르는 자들 많아, 와, 우찌 오르지, 여성 산악인도, 수레파 반바지 아자씨도, 다수, 불광동 주민들인가,
은평 뉴타운 아파트 단지를 지나 버스 타고 광화문 산동에 이르니, 정확히 네 시 오 분 전, 아직 남회장님, 순기님 안 오셨다. 그래도 파티는 시작되고, 알대장님 산티애고 순례 장도 기원할 즘, 남회장님 순기님 도착하고,
알대장님 글렌피딕(40도)과 혜진님 두견주(18도)와 은경님 초화주(41도)에 소맥이 풍성하게 날아다닌다. 회장님 남회장님의 인사말에, 현총무 은경 법상님 등의 파티 주빈들 소회가 공개되고, 모두들 주빈을 위해 한마디 덕담에, 종원이형 따님 백 년 계약 홍보까지,
환장파티, 앞으로 한 두 번은 더 있을 것 같은 그 파티 소망하면서, 노래방 아닌 커피집으로 옮겨, 못다한 담소를 즐기다, 다음을 기약하고, 그런데, 그때부터 사달이 나고 말았다.
호랭이, 창원 가는, 케이티엑스 앉자마자, 방송이 나온다. 당 기차는 대구, 대구까지만 운행되오니, 적의 조치하시기 바랍니다. 허걱, 난 우짜라고, 승무원에게 거칠게 따지니, 오후 네 시경 문자 보내주었다. 이러네, 된당, 그러네 그 시각에 문자와 있네, 그 시각에 우리는 피티를,
남쪽에 비가 온다는, 전혀 예상도, 거기에 선로가 잠길 거라고는 짐작도, 서울엔 쾌청했으니, 이런들, 저런들, 어쩌랴, 받아들여야지, 대구 지인 네 명에게 급전보 친다. 역에서 잘까 하다, 위신 있어 그중 한 명의 집, 경산으로 피신한다. 이렇게 9월의 산행과 환장파티는 대단원의 막을 내리고 있었다.
오랫동안 회자될 하루였기에, 그때 그곳에서 같이 호흡했던, 그래서 더 소중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기에, 무엇을 하든, 어디에 있든, 그 낭랑한 박수소리 잊히지 않으리,
이번 환갑파티, 정기산행 기획과 진행을 해 주신 회장님과 알대장께 갹별히 감사드립니다
그 비싼 술들을 찬조해 주신 세 분께도 감사드립니다
회갑자를 위해 백화점 상품권과 같은 재질과 색상의 영화관람권 2매를 선물로 안겨 주신 산악회 회장 총무님께 감사드립니다
이번에도 예의 그 구수한 해설로 울리고 웃긴 문화해설계의 기라성 회장님의 헌신에 거듭 감사를 드립니다
출연진
회장님 알대장님 은경님 법상님 종원이형 뜬총 규갑이형 진영형 용진형 호형
남회장님 순기형 혜진님 등 13명
첫댓글 와, 역쉬,박자감 좋고, 함께 했던 시간들이 추억으로, 또 보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