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사막을 다녀와서
여름 내내 매일 아침 아이들과 함께 농사짓는 시간을 보내고
9월에 아이들은 다시 개학하고 나는 10년만에 다시 고비사막을 찾았습니다.
전혀 아무것도 모르고 간 예전과는 달리 이번 몽골 고비여행은 시골의 몽골 청소년들에게
한발 더 다가 설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 계기가 되었습니다.
즉 그들이 살아가는 몽골의 유목방식으로 말입니다…
…
이번 여행의 시작은 혼자 만의 여행이 아니라
고비사막을 가고 싶어하는 분의 권유에 응답하는 것과 몽골에 살고 있는 이상은
고비 사막 피정의 가능성을 탐구해 볼 나의 생각과 맞닥드리게 되었고
자연과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나로서는
몽골 공룡 중 디아노 사우루스 종을 발굴한 현장을
다시 한번 찾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예수회 신부님이고 고고학 박사이고 고생물학 박사인
떼이야르 샤르댕 신부님께서 참여한 1921년의 발굴 현장을
직접 몸으로 느끼고 싶은 열망해서 였습니다.
처음엔 대충 바쁜 일터에서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점도 있었고
단순하게 길에서 만나는 아이들에게 나누어 줄 참으로
“십대들의 쪽지”와 몇개의 선물들을 가져갔습니다.
그런데 방문하는 자연의 웅장함과 위대함 보다
학교와 학교의 기숙사를 들러 “십대들의 쪽지”를 나누어 주는 일이
방문의 주 목적이 되어 버린 것도 나에게는 또 하나의 행운이었습니다.
이유는 아주 정신이 좋은 기사겸 가이드를 만났기 때문이었습니다.
한국에 두명의 손님과 봉사자 세실리아 자매님, 그리고 나, 도합 5명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여행은 시작되었습니다.
고비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삶의 환경 조건들이 열악함에 도 불구하고
북쪽에 사는 사람들 보다 휠씬 부지런하다는 이야기,
그래서 인지 북쪽 사람보다 소유하고 있는 가축수가 더 많아 보였습니다.
척박한 환경을 탓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환경을 극복하면서 열심히 살면
어디에서 던지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았습니다.
마지막날 이리 저리 둘러 보아도 벌판에 한가정 밖에 없는 게르를 방문했는데
주인의 이름은 델게르 한가이 였습니다. 나이는 38세, 자녀는 네명, 양과염소 700마리,
말60마리, 소6 ,오토바이, 짚차,한 가정이 이 정도의 가축을 가지고 있다면 괜찮은 겁니다.
굳이 도시에 몰려서 살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이지요.
이농현상은 어디에서나 나타나는 심한 상태에서 넓은 대지에서 혼자 덩그라니 살아 내는
독립정신에 대해서 참으로 가히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한편, 땅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고 살아가는 한국 사람에 비해서
무엇보다 넓게 넓게 살아가는 것이 매력적이었습니다.
사방을 아무리 둘러 보아도 산이 없는 지역에 두-세가옥이 있을 정도 로…한적했습니다.
북쪽의 아르항가이나 셀렝게 지역보다 넓은 지역을 가축에게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단위 면적에 풀이 난 자리가 척박하기는 하지요…
나에게 또 하나 인상적인 것은 넓은 지역에서 가축을 키우며 살아가는 자녀들을 위해서
정보통신,식료품, 교육,의료등을 자연적으로 지원받기 위한 동네가 형성됩니다.
그 가운데 자녀들은 모여서 교육하게 되는 데 반드시 기숙사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날씨가 좋은 주말에는 부모가 가축과 이동하는 게르에서 지내고
다시 기숙사로 돌아와 지낸다는 점이지요.
한 해 몇번을 이동하냐? 고 물어 보았더니 적게는 네번,
많게는 열번 정도 가축을 위해서 옮겨다닌다고 하는 군요.
몽골 땅의 면적은 남한의 14배 반, 인구는 300만,
그 가운데 40%인 백이십만이 울란바타르에 모여서 삽니다.
23개의 도가 있고 우리가 간 남고비는 광산때문이어서 그런지 몽골 전체 가운데
가장 잘 사는 지역이고 다음으로 울란바타르가 잘 사는 지역이라고 하는 군요.
우리가 간 남고비 도 의 2009년 자료에 의하면
면적은165,400km2(한반도 220,847km2, 남한 면적 99,720km2 ),
인구는 50,681명, 가정15,258 가옥,가축수 1,755,215 이었습니다.
남한 보다 큰 지역에 겨우 인구 5만이 살고 있습니다.
우리를 안내한 기사의 말에 의하면 일본은 앞으로 자연 재해로 인해서
일본이 살 수 없게 될 때를 대비하여 일본 연구원들이 3개월 동안 고비 전 지역에서
이주해서 살 수 있는 여건 조사를 했다고 하는데
남고비, 동고비, 서고비, 알티이 고비 해서
30억명이 살 수 있는 조사가 나왔다고 하는 군요…
뿐만 아니라 벌써 70여년 전에 몽골군인과 러시아 진출을 위한 일본 군인과 싸웠던
흔적을 지우기 위해 여기에 묻혔던 일본군 시신을 모두 일본으로 가져갔다고 하는 군요.
학자들은 역사왜곡에 통탄하고, 자라는 세대들은 역사를 모르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일본은 좋은 인상을 남기기 위해 몽골 전지역에서
건물, 학교,도로, 각종 프로젝트 및 좋은 일들을 남기고 있는 중입니다..
.
마침 우리를 안내한 기사의 형이 기상학자여서
고비에 설치된 황사 기상대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바람이 부는 시기 4-5월경에 태양열 전지로 설치한 측정대는
풍향, 높이에 따른 황사의 양,
그 시기에 바람에 날라다니는 아주 작은 곤충의 들의 양,
풀이 있을 때와 없을 때의 황사의 양 측정량,등을
인터넷으로 측정이 가능하도록 설치를 해 놓은 곳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지점은 몽골의 두개의 큰 산맥을 따라서 서쪽에서 동쪽으로 불어가는
고비 황사는 한국, 일본까지 날아가게 되는 거지요,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 한국의 산림청에서는 몽골 산림청과 협약해서
넓은 대지에 황사 방지 를 그지역의 나무를 심고 있더군요….
그리고 또 하나의 고비 사막지역의 아름다운 풍습 중의 하나가
가끔은 가축을 위해서 샘을 파놓은 곳들을 지나가게 됩니다.
그런데 샘에서 물을 퍼줄 사람이 없어 가축들이 샘 주변을 맴돌거나
물 먹을 기회를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볼 때, 주인이거나 아니거나 간에
샘에서 가축을 위해 물을 퍼주는 미덕이 있더군요…
가축 가운데 낙타가 가장 물냄새를 잘 맡는 다고 하는 군요.
샘에서 물을 퍼는 순간 정말 근처에 있는 낙타와 말이 와서 물을 먹는 광경을 보았습니다.
그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낙타가 좋아하는 식물의 이름 은
문화 풍습,중국이 만리장성을 쌓은 이유 등등
그러나 한가지 인정하지 못하는 부분은 음식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그들의 생각은 농경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채소를 먹는다.
유목을 하는 사람의 생각은 우리는 가축이 채소를 먹고
채소를 먹은 가축을 우리 인간이 먹는다.
우리는 가축을 통해서 채소의 영양분을 섭취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채소에서 섭취할 것이 따로 있고 고기에서 섭취해야 할 영양분이 따로 있다는 것을 생각 못하고
마치 고기가 모든 영양을 공급해 주는 종합비타민처럼 생각하고 있는 듯 싶습니다.
반찬문화가 아니라 일품문화인 그들에게 힘은 좋으나
영양 불균형을 이루는 그들에게
나의 생각이 옳다는 것을 두고 두고 주장할 참입니다.
인간은 오랫동안 살고 싶은 욕망과 영원히 살고 싶은 여망이 있기 때문에
매일의 육식으로 인해 단명하는 그들을 위해서 오래 건강하게 살도록
생각을 바꾸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고비를 다녀온 나의 생각은 좀더 큰 마음 큰 생각으로
다르항에서만 국한 할 것이 아니라 몽골의 전지역의 청소년들에게
기회를 주어야 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주민들이 적게는 200-300명, 많게는 1000여명이 넓은 초원 지역에서
한 가운데 함께 모여 기숙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내가 만든 “십대들의 쪽지”와
내가 번역하고 만든 이야기 책들을 나누어 줄 수 있다면 하는 바램입니다 .
그렇게 될려면 한 기숙사에 한 학교에 27권의 책(꽃들에게 희망을,저만 알던 거인,
아낌없이 주는 나무, 별아기,티코와 황금날개,마법의 숲,일편단심,밤꾀꼬리,
이상한 나라의 숫자들,점과 선,옛날에 어떤 생쥐가,..까마귀 여섯마리,빨강풍선,
떨어진 한쪽 큰 동그라밀 만나, 거울이 없는 나라, 달못,작은 조각,진짜왕자와 가짜왕자,
세상에서 제일 큰집, 꼬마곡예사, 제각기 자기 색깔,내꺼야!,잠잠이, 지나쳐 간 사람들,
친구의 소중함을 알게 된 임금님, 나안의 별) 을 한질로 잡고 100불 가량의 경비가 소요됩니다.
남고비는 20개의 학교가 있고, 고비숨베르 도에는 6개의 학교가 ,
고비알타이 도에는 26개의 학교가,도론고비 아이막에는 21개의 학교가 ,
바잉혼고르 도에는 26개의 학교가 있습니다.
동서에도 있지만 우선 남쪽의 고비쪽만 이 정도의 학교가 있습니다 .
함께 갔던 기사가 열정을 다해서 다니는 고비 지역의 학교를 방문해서
십대들의 쪽지를 전달하는 것도 교과서 외에는 누구하나 읽을 만한 책들을
건네 줄 사람들이 없었기 때문에 열성을 다해서 방문을 했던 것 같았습니다.
나도 그 마음에 감동을 받아 몽골 사람처럼 생각하고 몽골 사람처럼
행동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몽골 고비의 방문은 나에게 더 큰 마음을 주었고
더 큰 생각을 주었으니 이런 생각을 행동으로 옮겨 갈 수 있기를 희망해 봅니다..
이들에게 학교마다 두질 혹은 형편이 된다면 세질을
기숙사와 학교에 보급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책을 나누어 주기 위해 함께 방문하면서
고비사막을 다녀보는 것도 여러분에게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원과 함께 10월 26일 월요일 부터 금요일까지 학생들이 학교에
수업하고 있는 시각에 이 활동을 하고 돌아올까 합니다.
한 학교를 방문하고 또 100킬로 달려가고 또 다른 지역의 학교로 가야하는 힘든 여행입니다.
하루에 두개학교 10개학교를 방문하면서 돈보스꼬 마음 그 안에 살고 있는
우리의 마음, 청소년을 사랑하는 마음을 전달하고 오려고 합니다.
한해 두번 몽골의 시골을 방문하고자 합니다.
그동안 다르항 청소년들에게 주었던 자료들을 챙겨서 갈 참입니다.
잠정적으로 2016년 1월과 2월 그리고 9월이나 10월 겨울 중에 가려고 합니다.
4-5월은 고비의 바람때문에 갈 수가 없습니다. 날씨가 좋은 계절은 아니지만
고비사막을 함께 동반하시고 싶으신 분 계시면 연락 주십시오..
함께 가실 수 있습니다.
사람이 책을 만들고 책이 사람을 만든다는 교훈아래
지극히 흩어져 사는 몽골의 청소년들에게 작으나마 복음의 씨앗이 되고 싶군요.
10월 25일 출발하려고 합니다.
2015년 10월 15일
다르항 돈보스꼬 청소년 센타
이호열 시몬 신부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연화씨에게 또하나의 일이 생긴듯 싶습니다.
좋은 일 많이 하시고, 마음으로나마 성원을 보냅니다.
고비사막하면 모래와 고난과 별들의 모습이 떠 오릅니다. 새로운 소식 감사합니다.
지인께서 대단히 훌륭한 사업을 하시네요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