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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산의 여름 – 사패산,신선대,오봉,문사동폭포
1. 왼쪽부터 만장봉, 연기봉, 자운봉, 신선대
(…) 바위를 들어 올려 메어꽂는 거인 같은 너럭바위, 요정처럼 사악한 눈사태, 성난 거인같이 날뛰는 눈보라, 마귀
처럼 낙석사태를 일으키는 중력, (…) 까마귀처럼 자취 없이 다가오는 어둠의 안개, 그리고 또 교활하고 현명하게
정상을 향해서 굽이굽이 휘돌아 오르는 새로 찾아낸 등반로도 참으로 절묘한 예술작품이다. 대담하면서도 공상적인
등반계획과 빈틈없는 산악지식, 강철 같은 의지력으로 조화와 통일의 화폭(畫幅)을 그려낸 황홀한 예술작품이다.
전에 이미 개척한 등반로라 할지라도 계절이 바뀌고 해가 바뀌면 자연의 힘에 의해 여러모로 그 모습이 변하기 때문
에, 그 등반로를 따라서 가는 산행도 역시 예술성을 띠게 마련이다.
대부분의 알피니스트들은 자기가 고생스럽게 끝낸 산행 그 자체가 무언가 미적이 산행이었다는 막연하지만 올바른
감정을 품게 된다.
―― 오이겐 귀도 라머(Eugen Guido Lammer, 1862~1945), 『청춘의 샘』(임종한 옮김, 수문출판사, 1989)
▶ 산행일시 : 2026년 7월 19일(일), 맑음, 더운 날씨
▶ 산행코스 : 의정부 안골,신선폭포,범골능선,사패능선,사패산,649m봉,포대능선,포대,Y자 계곡,신선대,오봉능선,
오봉,오봉고개,도봉주릉,645m봉,관음암 갈림길,거북골 거북바위,도봉계곡,문사동폭포,구봉사,고산앙지,도봉탐방
지원센터,도봉산역
▶ 산행거리 : 도상 13.1km
▶ 산행시간 : 7시간 47분(07 : 56 ~ 15 : 43)
▶ 갈 때 : 전철 타고 의정부역으로 가서(3번 출구 택시승강장) 택시 타고 안골 성불사 주차장으로 감
(택시 요금 : 8,000원)
▶ 올 때 : 도봉산역으로 가서 전철 타고 옴
▶ 구간별 시간
07 : 36 – 의정부역
07 : 56 – 안골 성불사 주차장, 산행시작
08 : 02 – 신선폭포
08 : 11 – 성불사 입구 성취교 앞 ┫자 갈림길
08 : 27 – 범골능선
08 : 33 – 404m봉
08 : 47 – 사패능선, 사패산 0.6km
09 : 00 – 사패산(賜牌山, △552m), 휴식( ~ 09 : 12)
09 : 32 – 회룡사(1.5km) 갈림길
09 : 59 – 649m봉, 포대산불감시초소
10 : 34 – 포대(716.7m), 휴식( ~ 10 : 50)
11 : 12 – 신선대(739.5m)
11 : 57 – 695m봉, 오봉능선 갈림길, 오봉 1.0km
12 : 27 – 오봉(655m)
12 : 50 – 오봉샘
13 : 05 – 오봉고개
13 : 23 – 645m봉
13 : 28 - 관음암 갈림길
13 : 46 – 거북골, 거북바위
14 : 01 – 도봉계곡
14 : 08 – 문사동폭포, 관폭( ~ 14 : 21)
14 : 43 – 구봉사
15 : 06 – 서원교, 고산앙지(高山仰止)
15 : 23 – 도봉탐방지원센터
15 : 43 – 도봉산역, 산행종료
2. 산행지도
의정부역에 내려 3번 출구로 나가 택시승강장에서 택시를 타고 안골 성불사 입구로 간다. 예전에는 여름철이면
들썩이던 안골유원지가 썰렁하다. 대로를 걸어가는 등산객들 몇몇이 보인다. 택시기사님이 그걸 보아서인지 나더러
산에 가신다면서 이렇게 산골 깊숙이 택시를 타고 가시면 되나요? 하고 묻는다. 하기는 사패산 능선이 시작되는
의정부시청 주변에서 산행을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없지 않았지만, 성불사 입구에 있는 신선폭포(일명 준홍폭포)를
보려고 한다는 좋은 핑계가 있다.
예전에는 신선폭포를 보러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었는데 성불사 진입로를 확포장 정비하고부터 사라졌다. 물론
신선폭포 안내판도, 이정표도, 산행표지기도 없다. 성불사 입구 주차장에 내리면 배낭을 벗어놓고 온 길을 70m
정도 되돌아가서 가드레일을 넘어 가파른 생사면을 잡목 숲 헤치며 내려가야 한다. 그리고 계류 가장자리 너덜을
암릉 타듯 조심스레 올라야 한다. 계곡의 막다른 절벽이 신선폭포다. 어제까지 폭우는 아니지만 계속 비가 내렸기에
제법 폭포다운 물줄기를 보여준다.
성불사가 예전에는 고즈넉한 산사(비구니 스님 세 분이 계셨다)여서 여기 올 때마다 들렀는데, 몇 해 전에 대규모로
중창하고 나서는 싫어졌다. 오늘도 개 짖는 소리 먼저 사납다. 성취교 앞 ┫자 갈림길에서 왼쪽 사패산을 안내하는
길로 간다. 산모롱이 돌면 지능선 오르막이다. 이곳 등로도 잘 다듬었다. 가파른 곳은 목재계단을 놓고, 질척일만한
곳은 야자매트를 깔았다. 후텁지근한 날씨다. 어제 내린 비가 마치 한증탕에 한 바가지 물을 끼얹은 격이다.
이마에 줄줄 흐르는 땀이 앞을 가린다. 오늘 어려운 산행을 예감한다. 두 피치 길게 올라 범골능선이다. 몇 미터
아래쪽에 있는 암봉인 385m봉은 들르지 않는다. 거기를 올라서 보는 경치는 몇 미터 앞쪽의 암봉인 404m봉에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능선에는 살랑바람이 분다. 살 것 같다. 404m봉을 직등한다. 슬랩 오른다. 손맛 본다. 암벽에
밀착한 양손 손바닥이 따스하다. 어제 내린 비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았다. 원근 산릉은 검은 구름이 휘감았다.
사패능선 0.9km. 나지막한 봉봉을 오르내린다. 봉봉 일로직등을 고집하지 않고 얌전히 잘난 등로 따라간다. 벌써
사패산을 올랐다가 내려가는 사람들과 자주 마주친다. 맨발족도 만난다. 사패능선. 도봉주릉과 이어지는 능선이다.
사패산 0.6km. 여기까지 와서 그냥 갈 수는 없다. 들른다. 490m봉 넘으면 안부는 왼쪽으로 원각사 가는 ┫자 갈림
길이다. 나머지 0.25km는 완만한 슬랩과 데크계단이다.
사패산이 한산하다. 너른 정상 마다하고 구석에 있는 삼각점은 ‘성동 402, 1992 재설’이다. 날이 맑으면 사패산 정상
에서 바라보는 도봉주릉과 오봉능선, 북한산이 일대 가경인데 오늘은 안개구름에 가렸다. 안개구름은 부지런히
산릉을 넘나들면서 좀처럼 틈을 보이지 않는다. 사패산 정상에 오른 의식으로 배낭 벗어놓고 잠시 휴식한다.
사방 둘러 볼 것이 없으니 발걸음이 빠르다. 금방 범골능선 갈림길 지나고 송추북능선 기점인 504.8m봉을 올라 길
게 내린 안부인 ╋자 갈림길은 산행교통의 요충지이다. 왼쪽은 회룡사 1.5km이고 오른쪽은 송추주차장 3.7km이
다. 회룡폭포와 송추폭포가 또 그립다.
여태의 산행은 예행연습이었다. 본격적인 산행이 이제 시작된다. 두 차례 긴 슬랩을 핸드레일 붙들고도 숨차게 오르
고 잠시 멈칫했다가 긴 데크계단을 오른다.
3.1. 안골 성불사 앞 신선폭포(일명 준홍폭포)
3.2. 왼쪽 멀리는 칠봉산 연릉
4. 왼쪽은 수락산, 오른쪽은 불암산
5. 포대능선의 649m봉, 포대산불감시초소가 있다
6. 사패산 정상, 뒤는 도봉주릉
7. 가운데는 불암산
8. 도봉주릉
9. 왼쪽부터 만장봉, 연기봉, 자운봉
10. 도봉주릉
11. 자주꿩의다리, 우리나라 특산식물이다.
데크계단은 암봉인 600m봉 직전 안부까지 이어진다. 데크계단으로 고도 100m를 높인 셈이다. 바로 곁의 암봉인
600m봉에 덤벼보고 싶지만 아쉽게도 내 능력이 미치지 못한다. 울창한 숲길을 좀 더 가다 가파른 능선 한 피치
오르면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649.1m봉이다. 여태와는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전후좌우로 조망이 현란하게 트인다.
암릉 길이 시작된다. 암봉 봉봉을 오르내린다. 예전에는 한사코 직등을 고집했고 그에 뿌듯함을 느꼈으나 이제는
식었다. 추억의 눈으로 넘고, 등로 따라 사면을 돌아 넘는다.
┫자 망월사 갈림길 지나고 데크계단 올라 암릉을 지나고, 내리막 슬랩을 핸드레일 붙들어 내리고, 645m봉은 오른
쪽 슬랩을 트래버스 하여 넘고, 다시 슬랩을 핸드레일 붙들어 오르고, 소나무 숲길 지나면 헬기장이 나온다. ╋자 갈
림길. 왼쪽은 민초샘 지나 망월사 쪽으로 간다. 오른쪽은 포대와 Y자 계곡을 우회하는 사면 길이다. 직등한다. 긴 데
크계단이 이어진다. 계단마다 원근 경점이다. 뒤돌면 가깝게는 사패산에서 지나온 능선이 요연하게 보인다. 멀리로
는 불곡산 너머 감악산, 소요산도 보일 터인데 오늘은 흐렸다.
716.7m봉. 흔히 ‘포대(砲臺)’라고 한다. 6·25 전쟁 이후 이곳에 대공포 진지(포대)가 구축되었었다고 한다. 지금은
너른 데크전망대이다. 햇볕이 구름에 가려 옅고 대기는 시원하여 휴식하기 아주 좋다. 한참을 머문다. Y자 계곡을
우회하는 등산로도 있지만 모른 채하고 Y자 계곡으로 간다. 등로 주변에는 자주꿩의다리가 한창이다. 다른 풀꽃은
보이지 않고 자주꿩의다리 일색이다.
자주꿩의다리(Thalictrum uchiyamae Nakai)는 우리나라 특산식물이다. 자줏빛 띠는 흰 꽃이 피고 줄기가 꿩의
다리처럼 가느다란 여러해살이풀이다. 일본명은 무라사키카라마츠(ムラサキカラマツ, 紫唐松)이다. 낙엽송 잎처럼
생긴 자주색 꽃이 피는 풀이라는 뜻이다. 영어명은 서울 근교에서 흔히 볼 수 있다고 하여 ‘Seoul meadow rue’이다.
속명 탈리크트룸(Thalictrum)은 고대 그리스의 의사이자 식물학자인 페다니우스 디오스코리데스(Pedanius
Dioscorides, c.40 ~ 90 AD)가 꿩의다리속 식물을 지칭할 때 처음 사용한 단어로 ‘푸른 잎’의 의미인 ‘thallo’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디오스코리데스는 로마제국의 네로황제 치세(재위 54~68) 때 군의관으로 활동했다
고 한다.
종소명 우치야마에(uchiyamae)는 일본인 식물 채집가인 우치야마 도미지로(内山富次郎, 1851~1915)의 이름에서
따왔다. 그는 일제강점기에 한반도 전역을 돌며 식물을 표본으로 채집해 갔다. 명명자 Nakai는 일제강점기 한반도
의 자생식물을 집대성한 일본의 대표적인 식물분류학자인 나카이 다케노신(中井猛之進, 1882~1952)이다. 그는
우리나라 특산식물 527종 중 60%가 넘는 327종의 학명 뒤에 자신의 성인 ‘Nakai’를 명명자로 등록했다고 한다.
Y자 계곡 암벽이 빗물에 젖어 상당히 미끄럽다. 스틱 접고 카메라 배낭에 넣어 행동의 자유를 확보한 다음 핸드레일
꼭 붙들고 내리고 오른다. 부자가 내 앞에 간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손잡을 곳과 발 디딜 곳을 일일이 알려주며 리드
한다. 아들은 청년인데도 배낭은 초경량이고 연만한 아버지 배낭은 묵직하다. 아들과 함께 산행하면 어렵거나 무거
운 것이 있을까 싶다. Y자 계곡이 끝나는 왼쪽 암반에 올라 다시 한 번 만장봉과 연기봉, 자운봉, 신선대를 일람한다.
12. 왼쪽 뒤는 사패산
13. 만장봉과 연기봉
14. 자주꿩의다리
15. 왼쪽부터 만장봉, 연기봉, 자운봉, 신선대
16. 신선대에서 바라본 도봉주릉, 북한산은 안개구름에 가렸다
17. 만장봉
18. 에덴의 동산
19. 왼쪽은 신선대, 가운데는 만장봉
20. 칼바위
21. 오봉 연봉의 뒷모습
신선대를 들른다. 데크계단으로 사면 돌아 고갯마루에 배낭을 벗어놓고 슬랩 오른다. 신선대는 인증사진을 찍으려
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 가드레일 살짝 넘어 오종종한 암반에 들어 에덴의 동산과 만장봉을 가까이서 바라보고 되돌
아 내린다. 이제는 감히 뜀바위나 기름바위 등 손맛 볼 수 있는 암릉 암봉을 오르는 사람들이 없다. 예전 추억을 떠
올리고 그 루트를 들여다보면 인적조차 보이지 않는다. 나에게는 얼마나 다행인 줄 모른다. 인적이 있다면 나도
가고 싶은 유혹을 어떻게 견디랴 싶다.
주봉 지나고 슬랩 오르고 등로 약간 비킨 조망 좋은 암반에 올라 점심밥 먹는다. 주봉, 신선대, 만장봉, 에덴의 동산
이 또 다른 모습이다. 기름바위를 오른쪽 사면으로 내리고 골짜기를 데크계단으로 긴 한 피치 오르면 칼바위, 오봉
능선 갈림길이다. 오봉 1.0km. 오봉능선을 간다. 암봉인 660m봉 왼쪽의 널찍한 테라스를 지나며 칼바위 암릉을
살피고서 가파르고 울퉁불퉁한 바윗길을 내린다. 봉봉을 지정등로 따라 왼쪽 사면으로 돌아 넘는다.
684m봉 넘어 ┣자 송추계곡 갈림길 지나고, ┫자 오봉샘 갈림길 안부 지나 데크계단 한 차례 오르면 헬기장이고,
슬랩 오른쪽 돌아 오르면 오봉이다. 1봉에서 바라보는 오봉 연봉의 뒤태는 아무리 보아도 물리지 않는 아름다운
모습이다. 저마다 큼직한 감투를 쓰고 있는 모습은 실로 기이하다. 예전에는 3봉 감투 아래 널찍한 암반에서 휴식하
곤 했는데 지금은 출입을 통제하거니와 거기를 가려는 사람도 없다.
헬기장 지나 오봉 남릉을 간다. 오봉의 앞모습을 본다. 흘립한 암벽을 바라보노라면 손바닥에 땀이 괸다. 더 갈 수
없다는 금줄과 출입통제 표지판이 나오고 왼쪽 사면 돌고 돌아 내려 오봉샘이다. 오봉샘은 철철 흘러넘친다.
물 보충한다. 도봉주릉인 오봉고개 가는 길이 1km 남짓이다. 산모롱이를 여섯 차례나 돈다. 그때마다 건너는 지계
곡에는 계류가 재잘거리며 흐른다. 이럴진대 도봉계곡 문사동폭포는 어떠할까, 어서 가서 보자 발걸음이 바빠진다.
오봉고개. 칼바위 쪽 도봉주릉을 오른다. 도봉계곡에 가기 전에 들러야 할 경점이 남았다. 칼바위 아래 645m봉에서
칼바위를 본 다음, 관음암 직전 전망대에서 만장봉과 그 주변의 침봉들을 보는 것이다. 오봉고개에서 칼바위 아래
관음암 갈림길까지 1.2km. 줄곧 오르막이다. 마지막 스퍼트 낸다. 내 나이 또래의 등산객 남자 세 분과 여자 한 분
이 바짝 뒤따라온다. 힘도 좋다. 그들 얘기 나누는 소리가 산골을 울린다.
그들의 산중 소음인 대화소리를 멀리 하고자 발걸음 바삐 놀리자니 내 먼저 지쳐 나자빠질 지경이다. 여자 한 분에
게 서로 관심을 쏟고자 목청 높여 경쟁하는 모양새이다. 그들도 지쳤는지 조망 트인 암반에 오르자 좀 쉬어가자고
한다. 그 틈에 나는 멀리 달아난다. 직벽 잠깐 올라 645m봉이다. 칼바위 전망대다. 아까 본 칼바위의 암릉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오랫동안 바라본다. 그리고 그 옆으로 보이는 만장봉과 선인봉은 여태의 기진을 잊게 한다.
관음암 갈림길. 관음암 가는 길은 금줄을 요란하게 둘러치고 막았다. 근래 잦은 비로 산사태가 나서 등로를 복구할
때까지 출입을 통제한다고 한다. 금줄을 넘을까 말까 몇 번을 망설이다 포기하고 거북골을 내린다. 잘 다듬은 돌길
이다. 그러나 이런 데서 엎어진 저간의 사고를 상기하고 걸음걸음 살펴가며 내린다. 계류는 졸졸대다 복류하는지 한
동안 잠잠하다 반석 나오면 소란스레 흐른다. 알탕 생각이 절실하지만 그새 문사동폭포의 수량이 줄어들까봐 애써 참는다.
22. 도봉주릉, 왼쪽에서 두 번째가 자운봉
23. 오봉 연봉의 앞모습
26. 북한산, 앞은 상장능선 왕관봉
27. 왼쪽부터 신선대, 만장봉, 선인봉
28. 만장봉과 선인봉
29. 오봉, 맨 오른쪽이 1봉
30. 칼바위
31. 만장봉과 선인봉
거북바위. 그 바위굴 속이 캄캄하다. 그 끝에 있는 거북샘이 흘러넘친다. 옆에 있는 바가지로 가득 떠서 마신다.
가슴 깊이 시원하다. 거북바위굴을 나오고 수 미터 앞에 안내판이 있다. 차라리 보지 말 것을. 약수터 폐쇄 안내문이
다. 총대장균군과 분원성대장균군이 지속적으로 초과 검출되어 음용에 부적합하니 폐쇄한다는 내용이다. 안내판을
보고 나니 갑자기 속이 거북해지는 것 같다. 그만 잊자 하고 잰걸음 한다. 거북바위에서 도봉계곡까지 0.6km. 계류
가 보이지 않는 숲길이다.
도봉계곡에 다다르고 곧 용어천계곡 입구다. 곳곳의 포말 이는 와폭 주변과 옥계반석에는 피서객(?)들이 빼곡하니
들어찼다. 소설가 김주영이 말한 그대로다. 물 묻은 손에 참깨 달라붙듯이. 문사동폭포 주변도 마찬가지다. 문사동
폭포는 도봉계곡 아니 도봉산의 모든 계곡의 압권이다. 별유천지비인간(別有天地非人間)이 여기가 아닐까 한다.
이백(李白)의 「산중문답(山中問答)」을 생각나게 하는 경치다.
내게 무슨 까닭으로 푸른 산에 사느냐 묻기에
웃으며 대답하지 않았으나 마음은 절로 한가롭네
복사꽃 띄운 물은 아득히 흘러가니
이곳은 별천지일세, 인간 세상이 아니로구나
問余何事棲碧山
笑而不答心自閑
桃花流水杳然去
別有天地非人間
문사동폭포 지나고도 계류 물소리가 요란하게 들리면 비탈진 사면 내려 들여다본다. 그러다보니 열 걸음에 아홉
걸음은 머뭇거린다. 구봉사 앞 계류까지가 볼만하다. 서원교 직전 쉼터 커피자판기에서 냉커피 한 잔 뽑아 마시며
한동안 바빴던 숨을 돌린다. 서원교 건너 도봉서원은 아직도 공사 중이다. 그 앞 고산앙지(高山仰止) 각자(刻字)
바위 주변 계류를 목책 넘어 구경한다. 다음은 안내판의 내용이다.
“(…) 고산앙지(高山仰止)는 시경(詩經)에 나오는 문구로 ‘높은 산을 우러러 사모한다’는 의미입니다.
1700년(숙종 26년) 김수증(金壽增, 1624~1701)이 조광조(趙光祖)의 덕을 우러러 사모하는 마음으로 새긴 것으로
추측됩니다.”
자세히는 《시경(詩經)》 『소아(小雅)』편의 ‘상호지십(桑扈之什)’ 거할(車舝)에 나오는 구절로 다음은 그 일부다.
鮮我覯爾
我心寫兮
高山仰止
景行行止
다행하여라, 나 그대를 만나
내 마음 풀리는구나
높은 산은 우러르고
큰 길은 따라 걷는다
오가는 사람들이 많다. 너른 도로를 좁다 하고 간다. 정작 오늘 산행의 험로는 도봉산역을 가는 대로다. 따가운 햇볕
을 고스란히 이고 간다. 도봉산역 건널목 교통신호 대기는 또 왜 이리 긴지.
32. 도봉계곡 문사동폭포
36. 도봉계곡
40. 왼쪽 아래가 고산앙지(高山仰止) 각자 바위
41. 도봉계곡
42. 도봉탐방지원센터 근처에서 본 무궁화

첫댓글 거북샘은 전부터 음용 부적격이었는데요...
대장균이나 좀 검출 되었을 겁니다.
뭐, 한 두번 마셔도 별 탈 없습니다.
도봉산은 우리나라의, 아니 전 세계의 명산 입니다.
거북샘 음용부적합 안내판을 거북굴 입구에다 설치했으면 좋겠는데,
번번이 마시고 나서 음용부적합 안내판을 봅니다.
그래도 고인물이 아니라 흐르는 물이라서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도봉산 또한 갈 때마다 새롭습니다.
도봉산 산행흔적이 악수님답게 지그재그 긴 길이시군요. 언제봐도 좋은 도봉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