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이 요르단강 서안 지구 라말라에 있는 카타르 국영방송 알자지라 사무실에 난입, 45일 동안 폐쇄한다는 명령을 내렸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무장한 채 얼굴을 감춘 이스라엘 병사들이 22일 아침 일찍 생방송 중이던 스튜디오에 들어와 왈리드 알오마리 지국장에게 명령문을 건네며 읽으라고 해 많은 아랍권 시청자들이 이를 생생히 지켜 봤다.
지난 5월 초에도 이스라엘은 나자레스와 점령지 동예루살렘에 있는 알자지라 사무실도 급습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규정했다.
알오마리 지국장은 직원들에게 “언론인들을 이런 식으로 타깃 삼는 것은 진실을 지우고 사람들이 진실을 듣지 못하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병사들은 마지막 마이크와 카메라를 압수해 도로에 던져 버리고 알오마리를 사무실 밖으로 끌어냈다고 모함마드 알사핀 알자지라 기자는 전했다. 그는 소셜미디어에 포스트를 올려 병사들이 서안 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의 습격을 취재하다 살해된 쉬린 아부 아클라 기자를 기리는 포스터를 떼냈다고 전했다.
팔레스타인계 미국인 기자인 아클라는 이스라엘 병사들에 의해 사살됐는데 이스라엘은 처음에 그녀가 팔레스타인인의 총격에 숨졌다고 주장했다가 몇 달 뒤 자국 병사 중 한 명이 그녀를 살해했을 "높은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 내렸다.
알자지라 방송과 이스라엘 정부는 오랫동안 긴장 관계에 있었지만 가자 전쟁이 시작된 후 극적으로 악화됐다. 해외 기자들은 가자지구 출입이 금지됐지만, 그 지역에 체류하던 알자지라 직원들은 그 전쟁 현장을 생생히 취재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은 반복해서 이 방송국을 테러리스트의 마우스피스라고 낙인찍었지만 알자지라는 이를 부인해 왔다.
지난 4월 이스라엘 의회는 전쟁 중에 정부가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간주된 외국 방송사를 잠정적으로 폐쇄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금지는 한 번에 45일의 기간을 설정하되 이날 급습 사례에서 보듯 갱신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