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어간(word stem)과 어원(word origin)으로써의 "황폐하다(charab)"

[고릴라]

 (예레미야 26:9) ...어찌하여 네가 여호와의 이름으로 예언하기를 ‘이 집이 실로의 집처럼 되고, 바로 이 도시가 황폐되어 주민이 하나도 없게 될 것이다(will be devastated and left without an inhabitant’) 하느냐?” 그러면서 모든 백성이 여호와의 집에서 예레미야 주위로 모여들었다.

1. "황폐하다(charab)"의 변화형(teherab)과 파생어(khor-baw)

여기서 사용된 "황폐 ...될 것이다(te·he-rab)"에 해당하는 히브리어는 Qal 동사"charab(스트롱 코드 2717)"의 미완료형(미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 렘 25:11에 사용된 "황폐한 곳"에 해당하는 히브리어는 "khor-baw'(스트롱 코드 2723)"은 "charab"이라는 어원(word orgin)에서 나온 여성 명사(Noun feminine)로써 파생어입니다.
(charab은 teherab에 대해서는 어간(word stem)이지만, khorbaw에 대해서는 어원(word origin)이라고 해야겠죠)

정리하자면, 렘 26:9의 "황폐 ... 될 것이다.(te-he-rab)"는 Qal 동사 "charab(스트롱 코드 2717)"의 미완료형(미래)일 뿐 이지만,
렘 25:11의 "황폐된 곳(khor-baw)은 "charab"에서 파생되어 나온 전혀 새롤운 단어라는 뜻이죠.
쉽게 말해 teherab은 charab의 변화형일 뿐 이고, khor-baw는 새로운 파생어라는 말이죠. 이해되셨죠. 그래서 khor-baw는 전혀 새로운 스트롱 코드를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히브리어 동사는 시제는 없고 완료형과 미완료형으로 구분하며 시제는 문맥에 따라 해석해야 하는 건 아시죠)

따라서 "황폐한 곳(khorbaw)"이 사람이 살지 않는 상태를 의미한다는 뜻을 유추하기 위해 네이버님은 어원(word orgin)인 Qal 동사 "황폐하다(charab)"의 미완료형(techerab)"을 다소 무리하게 끌어드린 것이죠.

이러한 네이버님의 다소 무리한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렘 26:9을 사람이 살지 않는 완전한 폐허의 근거로 삼는 것은 아주 훌륭한 논증입니다. 인정할 건 해야죠. 이 정도면 순진한 증인들이 혹할만 하네요.

하지만 한 가지 문제점이 더 있습니다. 황폐된 곳이 사람이 살지 않는다는 논리는 문학적 표현을 지나치게 수학적 표현으로 둔갑시킨 감이 있습니다. 예루살렘이 실제로 황폐되어 사람이 살지 않았다 하더라고 이런 표현이 사람이 단 한명도 살지 않는 곳인지 아니면 명맥을 유지할 정도의 소수의 사람들이 거주했는지 도저히 알 수 없다는 점이죠.
역사적으로 볼 때는 후자일 확률이 훨씬 더 높습니다. 그건 아시죠.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렘 26:9을 히브리어 어원까지 사용해서 황폐의 근거로 삼은 점은 상당한 연구가 있었으며 훌륭하다고 다시 한 번 칭찬해드릴게요.(많이 낚으세요.)

	황폐하다	황폐될 것이다(렘 26:9)	황폐한 곳(렘 25:11)
히브리어	charab	tehorab	khorbaw
스트롱 코드	2717	2717	2723
품사	Qal 동사	미완료형(미래) 동사	여성 명사
관계	어간 or 어원	변화형	파생어

2. "이 온 땅"과 "나라들" 그리고 "이 주위에 있는 모든 나라들"

(예레미야 25:9-11) ...내가 그들을 데려다가 이 땅과 그 주민들과 주위에 있는 이 모든 나라들을 치게 하겠다. 내가 그들을 멸망에 처하게 하여 그들로 심한 놀라움의 대상과 휘파람을 부는 대상과 한정 없는 때까지 황폐한 곳이 되게 하겠다. 10 내가 그들에게서 환희의 소리와 기쁨의 소리, 신랑의 소리와 신부의 소리, 맷돌 소리와 등불 빛을 없애 버리겠다. 11 이 온 땅이 황폐한 곳, 심한 놀라움의 대상이 되겠고, 이 나라들은 반드시 칠십 년 동안 바빌론 왕을 섬기게 될 것이다.”’

다시 한번 문맥을 살펴보면, 9절의 "이 땅과 ... 주위에 있는 이 모든 나라들"은 유다와 주변국들을 말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11절의 "이 온 땅" 역시 유다와 주변국들 모두를 말하고 있음이 명백합니다. 또한 11절 후반부에서 다시 한번 유다뿐 아니라 복수의 "나라들"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네이버님은 11절의 "이 온 땅이" 오직 유다와 예루살렘에만 적용된다고 주장하십니다.

근거는 오로지 하나입니다. 완전한 황폐가 일어난 곳이 오직 예루살렘뿐이기 때문이다라는 것이죠.
하지만 이 말이 얼마나 논리적 모순인지는 잘 알고 계실 겁니다.
일단 완전한 황폐가 일어난다는 근거 자체가 불확실합니다. 유일한 근거나 황폐라는 문학적 표현을 지나치게 수학적으로 해석한 것 뿐이죠. 즉 불확실한 근거에 기초한 추론에 불과합니다.
또한 선후가 뒤바뀐 오류이기도 합니다. 네이버님의 주장대로라면 반대의 주장도 정당화 됩니다.
11절은 "이 온 땅"은 문맥상 유다와 주변국들이 확실하므로 황폐는 사람이 거주하지 않는 절대적 멸망은 될 수 없다. 그렇죠?

특히 히브리어를 좋아하시는 네이버님의 취향에 따르면 "나라들(hag-go-w-yim)"은 중성 명사 "나라(goy)"에 복수형 어미 "yim"이 붙어있는거 똑바로 보이시죠.

결론적으로 렘 25:11의 "에 대한 성서 주석중 일부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이 나라들은 반드시 칠십 년 동안 바빌론 왕을 섬기게 될 것이다." - 70년이라는 기간은 카르케미시에서 이집트가 바빌론에 격파된 이후부터 계산해야 한다. 동일한 해에 이 예언이 주어졌으며, 그 때에 느부갓네살은 예루살렘뿐 아니라 시리아와 팔레스타인의 주변국가들을 쇠락시켜서 지배하에 두었다. -Joseph Benson Commentray on Old and New Testaments

이것이 "이 나라들(these nations)"에 대한 학자들의 절대적 견해입니다. 이 부분을 오로지 예루살렘에게 적용시키는 것이 학문을 하는 사람으로써의 양심에 조금의 가책이라도 느껴지지 않는다면, 당신은 이제 책을 덮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저에게 성경을 읽지 않는다고 타박하시는데, 제가 성경을 읽어야 할 의무가 있나요? 네이버님 차라리 불경을 읽으세요.
코란도 좋구요. 성경보다 더 도움이 되실거에요. 솔직히 성경이란 괴문서를 덮어둔지 오래구요. 님과 놀아드려야 하니까 그냥 사용하는거에요.

네이버님의 논증을 보면 상당히 예리한 부면도 있고 나름대로 많은 연구도 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결정적인 부면에서는 지나친 논리적 오류를 범하시네요. 아마 모르고 그러시는 것 같지는 않구요. 일부러 그러시는 것 같은데, 글쎄요. 그런게 좋으신가요?

어째든 님의 문제 제기와 저의 답변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참고로 두번째 문제에 대해 똑같은 답변을 하실 거면 다음 문제로 넘어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