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초산장 이야기 1341회 ) 위에 좋은 쑥술
2024년 9월 8일, 일요일, 구름 많음
쑥술은 '애엽주'라고 하는데
부인병, 위장병, 기침, 기관지염, 고혈압 등에
효능이 있다.
유투브에서 어떤 분이 토사 곽란이 나서
병원에 입원해야 할 형편이었는데
애엽주를 마시고 바로 나았단다.
산장에 널려 있는 것이 쑥인데
쑥으로 술 담을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다.
미리 준비해 놓지 않으면 필요할 때 쓸 수 없으므로
담아놓기로 했다.
쑥을 잘라 씻은 다음에 적당히 말려서
19도 술을 부어 놓았다.
약초술을 담을 때는 잘 우러나라고 30도 술을 붓지만
쑥술은 19도 술로 담는다고 해서 나도 그렇게 했다.
여름에 더울 때는 황산공원에 거의 안 갔는데
오랜만에 자전거를 타고 놀러 갔다.
햇살은 아직도 따가웠지만
정자 그늘에 앉아 있으니
강바람이 불어와서 시원했다.
황산공원은 사방이 탁 트여 있는데다
어디를 봐도 초록빛이라 무척 싱그러웠다.
우리 아파트에서 자전거로 15분이면 갈 수 있어서
더욱 편리하다.
평일이라 그런지
유치원 아이들만 모여서 놀다가 가고 나니 한적했다.
점심을 싸 갔기 때문에
유여사와 맛있게 먹고 쉬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상미 씨와 세경 씨가 산장에 놀러와서
약초 삼계탕을 같이 먹고
커피와 금화규 차를 마시며 환담을 나누었다.
종종 찾아와주니 고마운 제자들이다.
배추 모종이 반이나 죽어서 새로 사다
보충해 놓았는데
이번에는 죽지 않고 자리를 잡았다.
비가 온 지 오래되어 가물기 때문에
수중모터를 저수지에 넣고 돌려서
물을 충분히 공급해주었다.
안선모 선생님이 철포나리 씨를 많이 보내주었는데
정작 발아되어 살아남은 것은 얼마 안 되었다.
그래도 산장에 갈 때마다 물을 주고 보살펴주었더니
조금씩 크고 있다.
꽃을 피울 때까지 잘 키울 것이다.
산장에 와송이 없어서
모종 네 포기를 2천 원 주고 사왔다.
모래흙이 좋다고 해서 계곡에 가서 모래를 퍼다가
화분 네 개에 하나씩 심은 뒤에
2개는 창고 앞 탁자 위에 올려두고
2개는 창고 지붕 위에 올려 놓았다.
와송은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되니
지붕 위에서 햇볕을 많이 받고 잘 크면 좋겠다.
창고 옆에 호박 구덩이를 만들어 놓고
호박 모종을 심어 놓았는데
생각만큼 호박이 달리지 않았다.
지붕 위에 올라가라고 줄 사다리도 만들어 주었지만
보살펴준 정성에 비해 열매가 부실했다.
그런데 밭 구석에 거름도 별로 안 넣고 심은
호박 모종은 기대 이상으로 열매를 많이 열었다.
심어 놓고 보살펴 준 것도 없고 그냥 내버려두었는데
효자 호박이 되었다.
생각할수록 신기하다.
<침입자들의 만찬>은 김숙 씨가 추천을 해서 보았는데
특이한 영화였다.
보통 일본 영화는 잔잔하고 큰 사건이 별로 없는데
이 영화는 기대 이상이었다.
가사도우미로 일하던 다나카와 요리 도우미로 일하던
오가와에다 친구 에토까지 이혼녀 셋이 뭉쳐서
젊은 여사장 집을 털기로 한다.
명분은 직원들의 노동을 착취하고 탈세를 했기 때문에
그 검은 돈을 훔쳐서 반은 기부하고 나머지를
셋이 나누기로 했다.
사장집 열쇠를 복제하여 숨어 들어가는 데는 성공하지만
아무리 뒤져도 현금은 찾을 수가 없었다.
허탈한 마음으로 나오다가 이왕 들어간 거 청소를 해주고
유통 기한이 다 된 식재료로 요리를 해서 셋이 먹는다.
그런데 여사장 집에 숨어 들어간 것은 이 셋뿐만이
아니었으니??
경비원에다 도둑까지 모두 다섯명이나 되었고
결국 여사장한테 들통이 나서 잡혀갈 판인데
상상을 초월하는 일이 연속으로 일어난다.
뻔한 결말이 아니고 뒤통수를 치는 반전이 일어나서
흥미진진했다.
흡사 연극을 보는 듯 했는데 넷플릭스에 있으니
안 본 분은 즐겁게 보기를 권한다.
글나라 동화교실 가을학기 개강을 했다.
반가운 얼굴들과 즐겁게 그림책과 동화 쓰기 수업을 했다.
가을에는 좋은 동화 많이 쓰기를 기대한다. (*)
첫댓글 초봄에 쑥을 잘라 말려놓기도 하는데 올해는 못했네요
요즘 한창 칡꽃이 피었던데 차로 지나가다 보니 눈으로만 보고 마네요
칡꽃도 차로 마시면 좋은데요. 건강한 한 주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