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尹정부 국보법 위반 15명 수사”… 文정부땐 5년간 10명
2013년부터 11년간 110명 檢 송치
테러위험인물 최근 4년 115명 퇴거
대공 수사권 올해부터 경찰 이관
“간첩 접선-국적 세탁 증가 우려”
국가정보원이 윤석열 정부 출범(2022년 5월) 이후 국가보안법 위반 사범 15명을 수사해 검찰에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전임 문재인 정부 당시엔 5년 동안 수사한 국보법 위반 사범이 10명이었다.
국정원은 대남 공작을 위한 북한 간첩의 해외 접선, 국적 세탁 시도 등이 올해부터 본격화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북한 내부적으로 대남 정보전을 강화하려 한다는 관련 첩보도 입수했다”고 밝혔다. 대공 수사권은 올해부터 경찰로 이관됐다.
● “간첩 해외 접선, 국적 세탁 많아질 것”
8일 조태용 국정원장 인사청문회 답변 자료와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정원은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보법 위반 혐의로 110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 중 지난해 14명을 넘겼다. 2022년 12월 검찰에 송치한 1명을 포함하면 현 정부에서 국정원이 사법 처리한 인원은 15명이었다. 문재인 정부 임기 때인 2017년과 2020년, 2022년 1∼5월에는 수사 실적이 없었다.
지난해 이른바 ‘간첩죄’로 불리는 국보법 4조(목적수행) 혐의를 적용해 국정원이 수사·송치한 이들은 제주간첩단(ㅎㄱㅎ), 창원간첩단(자주통일민중전위), 민노총 침투 간첩단 사건 등 3건에서 총 8명이었다. 2017∼2022년 문재인 정부 당시 사법처리한 4조 위반 사범 6명(3건)보다 많았다. 국정원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23명을 간첩 혐의로 수사해 검찰에 송치했는데 지난해 사법 처리된 인원이 가장 많았다.
국정원은 “북-중 국경 개방과 대공 수사권 이관 등에 따라 북한 간첩의 해외 접선이나 국적 세탁 시도가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상 북한 정찰총국 등 대남 공작 기관들은 중국·동남아 일대에서 국내 간첩들과 접선해 지령을 전달하거나 국적을 세탁하는 방식으로 국내 침투 여건을 조성한다. 한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해 이들의 활동에 제약이 있었지만 올해부터 다시 늘어 대공 수사의 취약 시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 것. 특히 국정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말 남한을 적대 국가로 규정하는 등 대남 노선 전환을 지시한 만큼 그 후속 조치를 주시하고 있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김 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남한 내부에 적화통일 기반을 조성하는 군의 정찰총국, 당의 문화교류국 공작이 강화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군사·경제·기술 등 핵심 정보를 빼내는 건 북한도 결국 사람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간첩 첩보와 관련해 이미 내사 중인 사안들도 있다”고 했다.
국보법 위반 사범이 늘고 있지만 국정원이 강제 수사 등 간첩 사건 수사를 할 수 없게 되면서 대공 수사 공백이 생길 거란 우려도 나온다. 국정원은 대공 수사권 이관으로 강제 수사권이 없어진 만큼 기존 대공 수사 인력을 대공 분야 정보 수집과 ‘조사’ 업무에 전원 투입하고 있다고 한다. 대공 수사권 이관에 따른 초기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 경찰에는 협력팀을 파견한다.
● “최근 4년 테러위험인물 115명 강제 퇴거”
국정원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테러단체에 자금을 지원하는 등의 혐의로 16명을 적발해 사법처리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자금 지원은 물론이고 테러단체 가입·선동 등의 혐의가 있는 115명은 ‘테러위험인물’로 지정하고 강제 퇴거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것은 이전 4년(2016∼2019년)보다 늘어난 수치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한국도 테러범들이 오가는 경유지가 되거나 자생적 테러범인 ‘외로운 늑대’가 출현할 위험성이 있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테러위험인물이나 동조 세력들이 활동 기반을 사이버상으로 옮겨 모바일 결제시스템이나 암호화폐를 이용해 테러 자금 모금에 나서는 등 변화하는 추세도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진 기자, 신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