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 / 남인수
반야월 작사 나화랑 작곡
입김 서린 유리창에
적어보는 고향 이름
<울리는 경부선> 유행가 아랑가를~ 구성지게 잘 부르던 사관학교 동기생이 얼마 전 하늘나라로 갔다. 그리운~ 예비역~ 인곤 전우~
이 노래는~ 6.25 전쟁 휴전 7년 차이던, 1960년 부산에서 열차를 타고~ 논산훈련소(육군제2훈련소), 오늘날 육군훈련소에 입소하기 위하여~ 입대하는 장정(壯丁)의 심사를 읊은 유행가다.
경부선~ 삼랑진역에서 대전역까지의 서정적인 노랫말이 그 징표다. 노랫말은 경부선 시발역인 부산역에서 서울역까지의 서사가 아니다.
연보라빛 코스모스 눈물 젖는 플랫트홈 / 옷소매를 부여잡고/ 한없이 우는 고운 낭자여 / 구름다리 넘어갈 때 / 기적소리 목이 메여 / 잘 있거라 한마디로 / 떠나가는 삼랑진~
달려가는 철로 가에 / 오막살이 양지쪽에 / 소꿉장난 하다 말고 흔들어 주는 / 어린 손길이 눈에 삼삼 떠오를 때 / 내 가슴은 설레이여 손수건을 적시면서 / 울고 가는 대구정거장~
전봇대가 하나하나 지나가고 지나올 때 / 고향이별 부모이별 한정이 없이 서러워져서 / 불빛 흐린 삼등 찻간 /입김 서린 유리창에 / 고향 이름 적어보는 / 이별 슬픈 대전정거장~
점(点)과 점을 이어면 선(線)이 되고, 선과 선을 이으면 면(綿)이 된다. 원(圓)은 이 면들을 상하좌우 대각으로 연이어 연결 지은 형태이다.
기차는 1·2차원으로부터 3차원으로 전이되는 공간이동을 시키는 물리적 수단이다. 이러한 공간이동에는 사람들의 감성도 실려 가고 또 실려 오기도 한다.
경부선 · 호남선 · 경인선 등의 역(驛)이~ 점인 셈이고, 그 공간을 이어주는 선이~ 레일이고, 달리는 기차가 공간이동을 하는 유기체다.
그 기차의 시발(始發)에는~ 이별이 있고, 종착(終着)에는 상봉이 있다.
2025년 기준, 우리나라 기차역은 630여 개~
그래서 수많은 이름을 가진, 기차정거장들은~ 저마다 이별과 상봉 노래 사연을 품고, 세월의 마디마다 눈물 어린 기적소리를 걸쳐놓는다. 옷소매를 부여잡고 한없이 눈물짓는 낭자들의 귓전에~.
<울리는 경부선> 유행가 아랑가 노래 속의 화자는, 삼랑진을 떠나 대구를 거쳐 대전에 다다른다. 대전역에 내려서는 덜컹거리는 버스에 몸을 싣고 논산훈련소로 지향했으리라. 나라의 부름에 응하는 묵직한 마음으로.
우리나라 철도는 경인선 · 경부선 · 호남선 순으로 부설되었다.
경인선은 1899년, 경부선은 1904년 개통 후~ 1906년 경의선과 연결 신의주까지, 1911년에는 한~만주 간을 운행한다. 1913년에는 시베리아를 거쳐 유럽과의 화물 운송을 하였고, 1933년에는 부산에서 심양까지 급행열차 히카리를 운행하였으며, 1939년에는 부산~북경 사이를 국제급행 고아 · 아이쿠리를 운행하였다.
호남선은, 1914년 1월 11일 대전~목포를 연결하는 선이 개통되었다. 여기의~ 호(湖) 자는, 금강의 옛 이름인~ 호강(湖江)에서 따 온 것이다.
이 중에서, <울리는 경부선> 유행가 노래는~ 삼랑진역에서 대전역까지를 모티브로 한 절창이다.
6.25 전쟁 당시 훈련소는~ 1950년 7월 대구시 산격동에 창설된, 제25교육연대가~ 1951년 1월 제주도 대정읍에 있던~ 오무라 병영을 본부로 삼으면서, 제1훈련소가 창설된다.
3월에는 거제도와 제주도에 있던, 제3‧5훈련소를 제1훈련소로 통합한다.
제2훈련소는, 1951년 11월 월~ 부산에 설치했다가, 6.25전쟁 정전(휴전) 후에~ 논산으로 이전하였다가, 1999년 2월 1일 육군훈련소로 개칭하여 오늘에 이른다.
제3훈련소는, 1951년 3월 부산 구포에, 제5훈련소는 1950년 7월 제주항 동부두 주정공장에 설치되었었다. 제6훈련소는 1950년 9월 밀양군 삼랑진읍에, 제7훈련소는 진해에 설치되었고, 국민방위군훈련소는 서귀포중학교에 1950년~1951년까지 운영하였다.
제1훈련소장은~ 준장 백인엽 ‧ 오덕준 ‧ 이응준 순으로 역임했다. 대한민국 정부수립 후, 국군 제9연대가 1946년 이곳에서 창설되었다.
<울리는 경부선> 작사가 반야월은, 1917년 마산 출생, 그는 불혹을 훨씬 넘긴 나이이던~ 1960년에 레일 위에 걸쳐지는, 이 기적소리에 취흥(醉興)되었다.
부산역을 출발하여~ 삼랑진역 · 대구역 · 대전역을 거쳐 서울로 가는, 3등기차 안에서 바라다본 서정을 말랑말랑한 어휘로 적는다. 그리고 나화랑에게 멜로디를 청하여 남인수의 목청에 태웠다.
거칠거칠하던 세월, 3.15부정선거와 4.19의거의 세파 속으로~ 감성열풍을 날려 보냈던 것이다.
작곡가 나화랑은 김천 출생, 본명은 조광환. 고려성이라는 예명을 사용한 조경환의 친동생. 김천농업학교를 마치고 일본 중앙음악학교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했다.
1942년 형, 고려성의 주선으로 폴리돌레코드사에 입사하여~ <삼각산 손님>, 이 노래 속의 삼각산은 추풍령 근처에 있는 산~을 작곡했다.
그는, 백년설(본명 이창명)의 권유로 가수가 됐었지만~ 작곡가로 전향하였으며, 전국노래자랑 심사위원 딩동댕아저씨 임종수(전북 순창. 가수예명, 임시원)의 작곡 스승이다.
<울리는 경부선>, 이 노래를 부른 가수 본명 강문수, 예명 최창수 · 남인수는 1918년 진주에서 태어났으며~ 어린 시절에 대한 설이 많았다.
최씨 문중에서 태어난 남인수는, 어려서 부친을 잃고 어머니가 강씨 문중으로 재가를 해 이름을 강문수로 바꾸었다는 말도 있고, 어렸을 적에 너무 가난하여~ 강씨 문중에 양자로 들어갔다는 말도 있었다.
결국 2013년에 사실이 밝혀졌다. 부친 강영태가 아들을 보기 위하여~ 마을 주모이던 장하방과 연을 맺어 태어났다는 것. 남인수 생가를 연구한 결과다.
그는 집안이 어려워~ 보통학교를 졸업하고 진학은 애당초 포기해야만 했다. 그래서 양복재단 기능공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하지만 그의 가슴속엔 가수가 되겠다는 열망으로 가득했다.
그는 노래도 잘했지만, 하모니카에서부터 장구나 북을 치는 솜씨도 걸출했다. 음악재능을 타고난 것이다. 그는 꼭두새벽 고향마을 뒷산에서 울창한 대숲을 향하여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지르며 발성법을 익혔다.
남강 건너 바위산을 향해 소리를 질러~ 그 소리가 되돌아오도록 했단다. 그런 그가 16세이던 1934년 진주 출신 작곡가 손목인(본명, 손득렬)의 알선으로~ 목포가요제에 참여하면서 가수의 길로 들어선다.
<울리는 경부선> 아랑가 속의 낭자~ 아리서리 눈물짓는 고운 낭자가~
옷소매를 부여잡고 목이 메어 우는 곳은 삼랑진, 오막살이 초가지붕 아래 손을 흔드는 아이들을 지나 기차가 들어서는 곳은 대구역. 전봇대가 서 있는 철길을 지나 대전역에 들어설 즈음 화자는 고향 생각에 잠겨버린다.
그렇다. 우리들 감성의 밑바닥 옹달샘 속에는~ 고향이 있고 육친(六親), 부 · 모 · 형 · 제 · 처 · 자가 있다. 노래 속의 화자는 바로 이 노래를 흥얼거리는 당신이다.
[남덕소리♪] 가수남우현 - 울리는경부선 [원곡자 남인수] - YouTube - https://m.youtube.com/watch?v=Tks00ZAw8Ak
《재미있는 유머》
ㅎ 포도주의 위력 ㅎ
100세를 바라보는 한 노인이 있었는데 근육도 우람하고 워낙 건강해 보이자
주윗 사람들이 물었답니다.
"할아버지 ~
장수와 건강의 비결이 뭔지 알려주세요.
음~ 내 건강의 비결은 포도주를 종종 마시는 것이지!"......
그런데
그때 마침 옆 방에서 술취한 사람이 고함소리가 쩌렁쩌렁 울려 왔습니다.
"저 소리는 무슨 소리지요?"
그러자 노인이 아주 자랑스럽게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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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소리는 130세 된 우리 아버님께서 술주정하는 소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