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무 자주 여러 사람에게 반한다. 그냥 일상 생활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겐 좀 까탈스러워서 좀처럼 곁을 내주지 않는다.
그렇다고 차갑게 구는건 아니어서 동네 사람들 모두와 아주 가깝게
지낸다. 놀러 오고 가고 하는건 하지 않지만 길에서 만나면 엄청
반갑게 인사하고 잘 웃고 절대로 다른 사람과 시시비비를 가리지
않고 좀 억울하다 싶어도 그냥 웃어넘긴다. 왜냐면 나도 잘 알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누구와 시비가 붙어
이겨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큰 소리로 험한 말을 상대방에서 하기
시작하면 나는 아무말 않고 그냥 뒤돌아서서 와버린다. 집에 와서
혼자서 이렇게 말할걸, 저렇게 말할걸 하면서 혼자서 구시렁거리다
잊기로 한다.
그런 내가 시골에서 할 수 있는게 참 한정돼 있다. 서울에서 살 때는
절대로 그렇지 않았는데 시골와서 새로 생긴 현상이지만 연예인에게
자주 반한다. 잘 생긴 연기자에게 반하는 것이 아니고 내 취향에 맞는
가수들에게 반한다. 그것도 오래된 가수는 싫다. 새로 나오는 가수들이
좋다. 트로트가 내 취향에는 맞지 않아서 듣지도 않고 부르지도 않는다.
옛날 어릴 때는 아버지가 크라식을 좋아해서 집에서는 언제나 크라식을
들어야 했고 또 학생때는 노래를 곧잘해서 합창부였고 메조 소프라노
파트였다. 그래서 주로 가곡을 불렀기 때문에 트로트를 부르지 않았다.
그러다 남자 친구가 생겼는데 이 친구가 트럼벳을 잘 불었고 기타도
잘 쳤고 나는 하모니카를 잘 연주했다. 하모니카는 엄마에게 배웠다.
그래서 우리는 연주하며 주로 팝송을 불렀다. 그러다 우리의 연애가
슬픈 노래로 끝나고 그러고 나서 나는 노래를 못불렀다. 일부러 그러는건
아닌데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지금도 마찬가지로 노래를 부르지 못한다.
아마 외통수인 성격 때문인것 같다. 나는 지금도 그 남자 친구의 군번을
외고 있을 정도고 우리 아들로 부터는 놀림감의 하나다.
젊은 가수들을 좋아한다고 하지만 아이돌 그룹들은 아주 싫어한다. 아이돌
그롭들은 노래를 한다기 보다는 그냥 쇼를 하는 느낌이어서 싫어한다.
얼마전에 끝난 sbs-k팝 오디션에 나왔든 스무살짜리 참가자인 "정승환"
이라는 청년에게 반했고 그 오디션이 끝나서 허전했는데 요즈음은 불후의
명곡에 새로 등장한 "황치열"이라는 가수에게 반해 있다. 9년 동안이나
무명 가수로 있었다고 하는 이 청넌의 허스키한 목소리가 좋다. 혹여라도
조금은 가벼워 보이는 "황치열"이라는 청년이 실수라도 할까봐 걱정이다.
스무살 짜리 청년인 "정승환"은 신중한 사람인데 서른 두살이나 된
"황치열"은 조금 가벼워 보인다. 그래서 혹시라도 황당한 실수라도 해서
사람들로 부터 외면당할가봐 걱정이다. 왜냐면 지금은 내가 반해 있기
때문이다.
이게 얼마나 웃기는 이야기인지는 나도 안다. 70대 중반에 와 있는 할머니가
젊은 가수들에게 반해 있다는게 웃기는 이야기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사람인란게 어딘가 빠져 있는게 없으면 너무 삭막할것 같다. 그래서 가까이에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말하지 못하고 아들에게만 살짝 이야기 한다. 그러면
아들은 "그것 참 괜찮다.어디든 흥미를 가질 수 있는게 있다는게 좋은것"이라고
달래 준다. 그래서 나는 아들이 좋다. 그리고 더욱 웃기는건 나는 록을 좋아한다.
헤비메탈까지만 가지 않는다면 나는 록 발라드를 아주 좋아한다. 그러나 동네에서
늙은 할머니가 사는 집에서 록 발라드가 들리면 이상할것 같아서 주로 이어폰을
사용한다. 그리고 나는 내가 반한 가수들에게 보이지 않는 웃음을 보낸다.
나는 확실히 이상한 헤픈 할머니다.ㅎㅎㅎ
첫댓글 치자향님은 가수를 좋아하시네요 무상초는 아가씨적 부터 외국배우를 좋아해서
항상 남편과 딸과 연적을 두고 말다툼을 많이 햇씸더 ㅎㅎㅎ
젊을땐 바람과함께 사라지다에 크라크 케이볼이. 지 마음의 연인이였고.
그후에 멜킵슨이 연인이였는데 우리딸이 멜깁슨은 자기연인이라고 엄마가 포기하라고 해서
멜깁슨을 두고 양보할수 없다고 둘이서 째각 거리고 ㅎㅎㅎ
남편은 지가 다른남자를 좋아한다고 마음속에 부정을 품고 있따꼬 난리고 ㅎㅎㅎ
요즘은 ..브래드피트 와... 크리스 헴스워스를 좋아함더 ㅎㅎㅎ 둘다 기혼자 인뎅 ㅎㅎㅎㅎ
치자향님이나 무상초나 요런 재미도 혼자서 솔솔하지요. ㅎㅎㅎㅎ
무상초님과 나는 징글징글하게 닮은점이 많아요. 한마디로 요즘 세상에 어울리지 않는
푼수들이니까요.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결코 화려하지도 않고 폼나게 잘 사는것도
아니자만 우리가 사람같은 기분이 드네요. 그렇죠? 아 참, 그리고 6월중에 우리 한번 만나요.
대전쯤에서. 고속 버스 대전 복합 터미날에는 냉방도 잘 돼있고 음식점들도 그 안에 다 있고
이마트도 있으니까 더운데 다른곳으로 가지말고 그 속에서 놀다 오기로 하면 아떨까요?
아..너무 공감합니다..^^..나는 가수뿐아니라 국내외를 막론하고 내가 봐서 매력있으면 좋아합니다..요즘은 김우빈을 아주 좋아합니다....ㅎㅎㅎㅎㅎ
김 우빈은 저도 좋아해요. 옛날 같으면 딴따라가 절대로 될 수 없는 인물이지만 개성 시대인 지금에는
아주 매력적인 청년이에요.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맞죠?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는건 아직도 감성이 살아있다는 증거니까요.
치자향님 글을 읽으면서 저도 깊이 공감합니다.
저도 좋아하는 분들이 몇 분 있어서 그분들의 펜클럽 카페에 가입해
이따금 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젊은 회원들이 달아주는 답글도 읽으면서
그네들과 함께 어울리는 즐거움이 꽤 쏠쏠하더라구요.
치자향님... 이렇게 젊고 세련된 의식을 갖고 계신 치자향님이
우리 곁에 계시다는 게 얼마나 든든하고 마음 푸근한지 모르겠습니다.
오늘도 멋진 글 감사히 잘 읽고 갑니다.
나도 팬카페에 가입하고 싶지만 달리는 댓글들이 가끔은 신경에 거슬리는게 있을것 같아서 사양하고 있습니다.
젊고 세련된 의식을 갖고 있다기 보다는 그냥 아직은 활기가 남아있는것처럼 착각하고 싶은건지도 모르죠.
영어를 공부한 덕분에 외국 기관에서 오랫동안 일했고 그래서 내 나이의 다른 할머니들과 조금 다른 면은
있어요. 먼 길 여행 떠날 때까지 간직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댓글 감사합니다.
저도 취향이 젊은 취향입니다. 연속을 보다 배우가 이쁘면 홀딱 반하고요. 가수가 노래 잘하면 또 반하고요. 그저 혼자만 좋아합니다.
늙어 주책이라 할까봐 혼자서만 좋아 한답니다. 많이 많이 즐기시어요.
연속극은 제 취향이 아닌것 같아서 잘 보지 않습니다. 왜냐면 이야기를 너무 비틀고 꼬아서 제 머리로는
못따라 가거든요. 가수에게 반하는건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돼서입니다. 늙어 주책이라고 할가봐 신경
쓰이는건 확실해요. 그래서 나만의 비밀로 만들어요.ㅎㅎㅎ
직업상 젊은이들 틈에서 생활하는 저 보다 더 청년의 감성을 지니신듯 해서 존경스럽습니다. 이래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나오는가 봅니다.
그게 아니고요. 그냥 속절없이 늙는게 속상해서 하는 몸부림인것 같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70대 중반에 아직도 소녀 감성이라고 하시니 감지덕지입니다. 사람은 그 대상이 무엇이든간에
누군가를 좋아할 때가 행복한것 같습니다.
저는 10대에는 키타치고 노래하길 너무좋아 했습니다 그래서 단발머리 여고생들 사이에 인기도 있었지요
그런데 작년 무터인가 노래가 잘 안되고 목소리가 기어들어 감니다
그러고 나니 별것 아닌것 같았던 가수들 노래가 신기하게 들립니다 너무 듣기를 좋아하지요 아이돌도 좋고 다 좋네요
모두 이뻐해주세요 그리고 이상한것 하나도 없습니다 부럽습니다 그렇게 늘~~ 행복하세요
목소리마저 늙는다는건 정말로 슬픈 일이에요. 속상한 일이 있을 때 혼자서 부르는 노래도
기분 전환에 정말 좋은데...
늙은 할아버지가 젊은 여가수에게 반해 매일 찾는다면 그건 추해 보일것 같은데
할머니가 젊은 무명가수에게 반해 매일 걱정을 해 준다고 하시는건 왜 근사해 보이지요?
저도 이쁜 사람을 보면 무엇을 하겠다는 생각이 아니라 마음이 울렁댑니다. 그래도 괜찮은가요? ㅎㅎㅎㅎ
할아버지가 좋아하는것과 할머니가 좋아하는것에 그런 차이점이 있었네요.
늦은비님의 예리한 분석입니다. 근사해 보이고 싶어서가 아니라 누군가를 좋아하지
않으면 너무 삭막한 삶이잖아요. 그렇죠?ㅎㅎㅎ
저도 불후의 명곡
프로를 엄청 좋아하는데..
요즘 황치열 가수를 좋아한답니다..
무명가수로 오랜시간 견뎌 왔다는데..더욱 마음에 끄렸지요
노래도 좋더라고요...
"황치열"이 아버지라는 노래를 불렀을 때는 정말로 아이들 말로 대박이었습니다.
부모님도 좋아보이고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있어보여서 고생하지 않고 자란 청년같은데
무명의 고생을 이겨낸게 기특하기는 해요. 그래도 조금은 신중한 몸가짐을 가지면 좋겠다
싶어요. 너무 빨리 눈앞에서 사라질가봐 걱젇이거든요.
음악을 좋아 하시는군요.
저도 연애시절때 뮤지컬을 좋아해서 남편될 사람과 둘이서 뮤지컬을 보러 많이 다녔는데
이젠 시골생활을 하다보니 극장은 가볼 꿈도 못꾸고 라디오와만 친하답니다
요즘 FM을 켜 놓으면 아침에 제가 좋아하는 노래가 많이 나오드라구요 ㅎ
저는 음악만 좋지 가수들은 잘 모르고요 ㅎ
치자향님은 그만큼 정서적으로 아직 소녀 취향인것 같아요 ㅎㅎ
라디오를 들을수 있으면 참 좋은데 제가 사는 곳에서는 라디오가 잘 안나와요. KBS의 크라식만 나와요.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한국의 테레비 프로들을 재방송 해주는 해외 사이트를 통해서 많이 접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가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유일한 문화가 노래인것 같습니다. 소녀 감성이라고들
하시는데 주책이죠, 뭐. 한마디로.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