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초산장 이야기 1342회 ) 저렇게 잘 생긴 배우가 죽다니!
2024년 9월 15일, 일요일, 구름 많음
일본 영화 <너에게 닿기를>은 풋풋한 청춘 영화다.
2010년에 개봉한 영화인데 30부작인 인기 만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고.
스토리가 좋았지만 젊은 배우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했다.
주인공 사와코는 순진하고 이쁘장한 소녀지만
어렸을 때 머리를 풀어 헤친 귀신 드라마를 보고
귀신 흉내를 냈다가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게 된다.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친구가 없고
사와코와 눈을 마주하면 저주를 받는다고
모두 멀리하는데
이 학교의 인기남 카제하야가 도와주려고 애를 쓴다.
카제하야 덕분에 여자 친구들도 두 명이나 생기고
학교 생활에 차츰 적응을 하지만
사와코를 시기하는 친구가 헛소문을 퍼뜨려
위기를 맞는다.
그럼에도 변함없이 사와코를 믿어주고 응원하는 카제하야
다른 여학생이 고백을 해도 거절하고
사와코에게 마음을 주는 카제하야가 어떻게 보면
답답하기도 하지만 겉모습보다 내면을 꿰뚫어 보는 눈이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나는 산장에서 재미있게 보았는데
유여사가 집에서 보더니 여주인공이 소극적이라 답답해 죽겠다고. ㅎㅎ
결국 우여곡절 끝에 사와코와 카제하야가 사귀게 되는데
이 청순한 남자 배우가 마음에 들어서 검색을 해보았더니
본명이 미우라 하루마인데 아깝게도 우울증으로
2020년 7월에 30살의 나이로 자살을 했다고.
재혼한 어머니와 새아버지 사이에서 갈등이 있더라도
참고 살아야지 그렇게 일찍 죽으면 너무 허무한 인생이다.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즐겁게 식사하고, 열심히 운동하고, 좋은 영화 보고,
주위 사람들과 정을 나누며 살아가는 것이 아닐는지.
화려한 인생보다 평범한 인생이 더 낫다고 본다.
나는 이번 주에도 금요일에 산장으로 들어가서
배추 모종 돌보고
도꼬마리 잎을 쪄서 회를 싸 먹었다.
늦더위로 기승을 부려서 꽤 더웠지만
선풍기를 쐬며 잘 지냈다.
계곡 물에 도토리가 많이 떨어져 있어서
한 움큼 주워 밥할 때 넣어 도토리 밥을 했다.
다람쥐가 물 속에 빠진 도토리는 건져 먹을 수 없을 테니까.
가마솥을 여름 내내 창고에 넣어두었더니
곰팡이가 피어 있어서 참기름으로 깨끗이 닦았다.
이렇게 손질을 해두어야 또 쓸 수 있다.
고추는 갈 때마다 제법 열려 있어서
일일이 따서 반으로 잘라 말렸다.
김장용 고춧가루로는 부족하지만
반 정도는 자급하지 않을까 싶다.
지난주 화요일에는 주삼철이 오랜만에 걷기 모임에 나왔다.
여름내 남의 농장에 가서 가지 수형잡기 알바를 하느라
한 달 이상 안 나오더니 이제 틈이 나는지 참석했다.
그날 만덕동에 있는 장보고 횟집에 가서
전어회를 먹었는데 주삼철이 한턱을 쏘았다.
삼철, 고마워. 덕분에 잘 먹었네.
우리 건강한 얼굴로 오래 보자.
양산에서 동화를 쓰고 있는 이하은 씨가 새 동화책을 냈다고 보내주었다.
<개 아니고 가족입니다> 꿈터 발행
연우네 가족은 할머니가 살던 시골집으로 이사를 간다.
집이 비어 있는데다
할머니가 키우던 진돗개 똑똑이를 돌봐주어야했기 때문이다.
보통 이런 줄거리라면 연우가 바로 똑똑이와 정이 들어서
찰떡처럼 딱 붙어 다닐 텐데
이 책에서는 다 큰 똑똑이가 죽은 할머니만 생각하며
날마다 버스 정류장에 가서 앉아 있자
연우는 똑똑이를 좋지 않게 본다.
그러다가 털이 많은 강아지가 들어오자
연우는 그 개한테 ‘조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훈련도 시키고 늘 함께 논다.
그러다가 똑똑이는 덫에 걸린 어미 고라니 대신
새끼 두 마리를 돌보느라 집과 산을 오간다.
집 개가 고라니와 친구가 된다는 상상이 신선하다.
결말에 가서 연우는 멧돼지를 막다가 다친
똑똑이와 화해를 하고 가족으로 인정하게 된다.
뻔한 이야기가 아니고 갈등을 잘 집어 넣어서
재미있게 읽었다.
추석을 맞아 도라지집과 과수원집에 선물을 갖다 주었다.
그 두 집에서도 그냥 있지는 않으니 주고받는 셈이지만
이웃과 정을 나누는 일이라 명절마다 늘 그렇게 한다.
아파트는 이웃과 왕래가 없지만 산장에서라도
이웃을 챙기고 있다. (*)
첫댓글 범초님 풍요로운 한가위 보내세요
즐거운 추석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