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같은아파트에 사시는 은퇴목사님 사모님께서 문을 두드리시더니,
선물이 들어왔는데, 두분이 먹기에는 양이 너무 많다며
귤을 한아름 들고 오셨습니다.
감사한 마음에 차한잔을 대접하려고 안으로 모시고,
직업기질이 발동되어 도형심리상담용지에
그림을 그리게 하였습니다.
연세가 70인데도 성경필사를 하시고,
늘 검소하고, 쾌활하고 자신감이 넘치시고 경우가 정말 밝으신 분이라
어떤기질인지가 궁금했을뿐인데 결과는 의외였습니다.
중증 우울증을 앓고 계신 것으로 나와서
무슨일인지 여쭤보니, 바로 둘째딸과의 불화때문이었습니다.
목사님 부부는 사후시신기증을 선택했고
그 사실을 자녀들에게는 통고를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둘째딸이 장례식도 치루지 못하는 자식의 마음을 헤아리지 않고
마음대로 결정했다면서, 크게 화를 내면서
어렸을때부터 섭섭했던 많은 이야기를 쏟아부어놓은터라
목사님 사모님은 멘붕상태였고 몇 달째 둘째따님하고 연락도 안하고 있는 중이라
요즘 삶의 회의를 느끼는 중이라 하셨습니다.
평생 시골작은 교회에서 목회활동을 하셨던 터라
넉넉지 않은 살림에 두 딸을 음악공부를 시키느라,
은퇴한 지금도 생활이 녹록치 않아,
자녀들에게 장례에 대한 피해를 주지않으면서 좋은일을 하고 싶은 마음에
결정한 일이었다고 합니다.
매사 스스로 옳다고 판단했고,
누구에게 폐가 되는일은 절대로 하지 않았다고 자부하고 살았는데...
어려운 형편에서도 자식한테 할만큼 했다고 생각했는데,
가장 믿었던 자식한테 속사포같은 원망을 들으니,
삶의 회의를 느껴서 매사 의욕이 바닥이라는 거였습니다.
제가 보기에도 재활용 수거장에서 쓸만한 물건과 옷을 갖다 쓰시면서,
불우이웃을 위해서라면 물심양면 아끼지 않는 분이셔서 정말 존경스러운 분이셨는데,
자식입장에서는 여러모로 섭섭함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무엇이든 나는 잘못한게 하나도 없다라는 생각을 하면
답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해주느라고 했지만,
상대방이 고맙고 감사하게 받지 않았다면, 받아들이지 못한
상대방 잘못이 아니라 내가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내 잘못이라는 생각이 들어야 해답을 찾을수 있습니다..
1시간정도 코칭상담을 해드렸고, 덕분에 마음이 편안해졌다며 돌아가셨습니다.
오늘아침 출근길에 마주쳤는데, 괜찮다는데도, 편의점에서 따뜻한 음료하나를
안겨주셨습니다.
덕분에 따님과 잘 화해했다고 하네요..
평소 딸이 좋아하던 음식을 해서 딸네집에 갔고,
그동안 딸의 마음을 헤아려주지 못해 미안했다고
진심으로 사과했더니,
딸은 오히려 자신의 생각이 깊지못했다고 용서를 빌면서 화해를
했다고 합니다.
저번에 뵈었을때는 울화가 차서 말에도 울음이 차있을정도였는데,
오늘뵈니, 밝고 활기찬 모습이 정말 보기좋았습니다. .
회원여러분께서는 '사후시신기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첫댓글 기독교의 구원이 하늘나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의 괴로움에서 벗어 나게 해 주는 것이 구원이라 생각합니다.
훌륭한 일을 하셨습니다.글 고마워요.
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수 있음이 감사한 일인듯 합니다. ^^
유곡가인님께서는 '사후시신기증'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으신가요?
@박지연 님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니 좋은 일이라 생각합니다.아직 서약은 못했지만....
울언니 내외도 장기기증 시신기증 다 써 놨다는디~~~
우덜은 아직도 결단을 몬하고 있네여ㅠ
네.. 저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화해해야죠
부모 자식간에~~ㅎ
네. 그렇지요.. 때로는 부모가 먼저 고개를 숙일수도
있어야 할것 같아요.. ^^
갑장은 '사후시신기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박지연 글쎄요
애러븐 질문을
본인의 가족중 기증을 받을일이나-
불치의 병으로 힘들때
그 영향으로 어떠한것을 시도한다더만요~
저의 주변은 그런일은 없어서
생각은 안해봤죠~
아~
참 고귀하신 분들이시구나
저렇게 힘든선택을 ~
고인이나 유족 되시는 분들은
전생에 어떤 분들이였을까~????
가족력 당뇨 땜에~
애꿋은 분들에게
넘겨 줄수는 없는일~~
헌혈도 안해봤어요~
@선덕 네.. 사후지만, 참 어려운 일인것 같아요.. ^^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만
사후에 자식들중에
한 사람이라도 반대한다면
기증하지 않아도 되더군요..
저희 아버님은
장남인 저와 같이 가셔서
시신기증을 선택했지만
동생들이 반대해서
수목장 해드렸습니다..
네. 시신기증하면 장례도 따로 치룰수 없어서
여러모로 어려운 부분이 있는것 같습니다.
아버님께서 어려운 결정을 하셨었네요. ^^
좋은일 하셨읍니다.
생각하는 관점에 따라서 판단이
되니까 서로의 마음이 같지 않을수 있겠지요,
은퇴목사님 자녀분과 화해가 되셨으니
정말 다행입니다.
네.. 시간이 지나면 화해하기가 점점 어려운데,
제가 명분이 되어 드린 셈이지요. ^^
한 8년 전인가
죽으면 국립묘지 가기에,
장기라도 기증하려고 했으나
여러 이유로 어렵다고 해서
포기 했지요.
박지연님 부터 사후 시신기증에 대한
의견을 밝힌 후 다른 사람 의견을 물으시면
더 좋을 텐데요.
네. 저는 사후시신기증 확고합니다.. ^^
삭제된 댓글 입니다.
네.. 자녀들에게 부모님과 이별할 시간을 주지 못한다는게
아무래도 마음에 걸리기는 합니다.
본인이 시신기증 했어도 사후에 자식들이반대하면 할수없드라구요 얼마전에 저희형부가 돌아가셨는데 생전에 시신기증했어요 장례때 자식들이반대해서 안했어요
네.. 그렇더라구요..
생전에 자녀들하고 충분히 대화를 해야할것 같습니다. ^^
선천성 지병이 있는 딸이 병원에서 구사일생 고비를 여러 번 넘겼기 때문에 오래 전에 아들 딸에게 그 대학병원에 시신 기증을 하겠다고 의논했었는데 딸이 강하게 반대하는 바람에 제 생각을 접었습니다.
저는 눈을 감으면 그만이지만 그러잖아도 건강이 안좋은 딸에게 안좋을 듯 해서였습니다. ㅎ
네. 그러셨군요..
역시 사후에는 자식들의 의견을 존중해주는것이
바람직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
전 아직 생각 안해보았네요 ....
네..계기가 없으면 별로 생각하고 싶은일은
아닌듯 하네요.. ^^
부모의 사후시신기증에 삐질 정도면 효자효녀 맞습니다.
저는 장기기증만 해놨는데 자식의 반응은 안 살펴봤네요.
네.. 그렇지요. 장례식도 못치루는 상황이니까요..
찬성하는 자녀들이 그리 많지는 않을듯 싶어요..
organ donation
마국선 상당히 보편화 되어 있습니다.
관념의 차이죠..
네.. 관념의 차이, 문화의 차이 맞는것 같습니다. ^^
20년전 어차피 영혼떠난 육신 죽으면
흑으로 돌아갈껀데 ㅎ 장기기증 만 했네요 ~~ㅎ
네.. 장기기증이나 사후기증은
우리 후세를 위한 의료기술발달에 기여하는것일테니까요.
선배님.. 요즘 시국이 시국이니만큼 건강 유의하세요.. ^^
삭제된 댓글 입니다.
우리나라는 유교적인 문화가 상당수 있어서,
쉽게 바꾸기는 어렵겠지만, 서로 상대방 입장이 되어본다면,
기꺼이 수긍해야할 부분이라 생각됩니다. ^^
장기도 쓸만하면쓰고 시신도 실험용으로 쓰고.
남은것도 버리지말고 거름으로라도 주고
가는게 이세상에 왔다가 잘놀고가는 보답
이라는 생각 입니다..내뜻을 누가 거역합니까.
그냥 태워서 없어지는건 아깝잖아요...^^
네.. 저도 같은생각입니다..
사후에라도 후세에 도움이 될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