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트구름*
유헌
언틀먼틀 구만장천 구름 숲을 뛰쳐나와
기별처럼 찾아왔다 미련인 양 남긴 흔적
그 잔상 되짚어 가면 닿을 수가 있을까
얼음 파편 떠돌다가 구름 되어 흘러가다
꼬리별 날려 보내 소식 전한 오르트여
어둔 밤 빗금 길 밟고 얼음왕국 찾아가네
별이 뜨면 한 발 떼고 별이 지면 한 발 쉬고
해왕성 가로질러 크게 한번 숨 고르고
잔별을 징검돌 삼아 그대를 찾아가네
*태양계를 둘러싸고 있는 1광년 전후 거리의 가상 천체 집단. 혜성의 고향.
(오늘의시조 2025 상반호)
11월의 초상肖像
유헌
철길 끝 소실점을
종일 찾아다니다
간이역 플랫폼을
총총히 빠져나온
귀갓길 어느 가장의
무채색 뒷모습
(오늘의시조 2025 상반호)
첫댓글 별이 뜨면 한 발 떼고 별이 지면 한 발 쉬고
우리 80억 인류가 아웅다웅 사는 지구는 우주의 공간에서는 한 점, 창백한 푸른 점에 불과하다니.. 우주의 광대무변에 문득 나를 돌아봅니다. 달까지 빛으로 1.3초, 태양까지는 8분 20초, 태양계의 끝인 오르트구름까지는 빛으로 1년이 걸리는 거리, 그 태양계조차도 광막한 우주에서는 한갓 일엽편주라니, 다시 나를 돌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