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체의 길
단추를 열고 나를 내보내려다
한발짝만 물러서도 금만경은
발톱 속까지 푸른 들판이었다
사내가 길을 물었으면 가야지
발바닥만 문지를테냐
멀고 긴 회초리
그 가느다란 길을 매로 들고 누님은
가라 이마가 터질 때까지
반드시 가서 생활보다는 삶을 살아라
사정없이 내려치면
나는 장딴지에 겹겹의
지평선을 두르고 바라보던 먼 산
까악까악
글씨처럼 날아오던 새떼가
머리 위에서 먹물처럼
번질 때 도장을 찍다 말고
구름 속으로 숨어버린 해
사람과 싸우지 말고
사람의 싸움을 해야 한다
하늘문서에 찍힌 해가 누구의 도장인
줄도 모르고 생활의 노예로 살았다
아수라로
살아온 만큼만 삶을 노래하리라
입을 열고 나를 내보내려 하면
왜 그리 숨이 막히는지 사회가
순수했으면 사람도 순수했을 것이다
끝나지 않은
사람의 싸움 중에 늘 앞장서다
머리 벗겨진 젊은 투사의 말이
내 반생을 발칵 뒤집는 순수,
그것이 그렇게 멀리
흐르는 강 이름인가
우리 시대 깊은 물 속에.
익사한 수많은 붕어떼들은
별 헤는 밤 은하수로 흐르리
고개를 저으며 물 묻은
숨을 털 듯 구르는 발자국처럼
떨어진 잎새만 내보내지 말고
나오라 나여 !
눈을 열고 나와 제발
꽃피우고 열매 맺히자
나는 장딴지에 감긴
지평선을 온몸에 나이테로 두르고
눈감고 선 채 어렴풋이
그릴 수 있는 사람의 나무
나무야~~~
왜 이 땅엔 발자국들이 많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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