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문의 영광
우리네의 삶에서 가문의 영광이라는 말은 들리는데, 왜 나라의 영광이라는 말은 들리지 않는가? 우리 국민의 대다수가 이기적이라는 증좌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 뭔가 하겠다는 문화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니 공직자들에 출마하는 후보자들이 나라가 망하든 말든 나만, 우리만 선거에서 이기면 된다는 생각이다. 일본과의 싸움이 선거에 도움이 될것 같으니 계속 반일 감정을 부추기는 것이 좋겠다는 보고서가 나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참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자식이, 나의 손자가 힘겹게 살아갈 것에 대한 생각은 아예 없는 듯하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것들은 선배들 노력의 결과이고 우리 노력의 결과는 후배들의 몫이다. 이럴 때마다 미국 농부 이야기가 떠오른다. 10여년간 각고의 노력 끝에 개발한 우량 옥수수를 이웃에 공짜로 나눠주었다. 이유는 이웃 밭에 나쁜 품종의 옥수수가 자라는 한 내 밭에 우량 옥수수를 심어도 말짱 도루묵이라는 것이다.
이게 전략적 사고다. 전략적 사고는 시·공간적으로 사고를 확대하여 궁극적으로 파이가 큰 쪽을 택한다. 부애난다고 한 소리 질러대고 나면 우선 속이야 후련하겠지만 상대에게 받을 감정의 채권은 날아가 버리고 그 자리에 부채가 들어선다. 중국이 일본에게 난징 대학살에 대한 보상을 받지않겠다고 하는 전략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당장 내 것에만 몰두하는 비전략적 사고 습관으로는 쉽지않을 것이지만 말이다.
이제 우리도 개인적으로 전략적 사고 습관을 들여야한다. 그 습관들이 모여서 문화가 되어야한다. 술맛이 좋다고 내일 출근 생각은 않고 고주망태가 되도록 퍼마시는 작태가 우리의 모습이다. 막연히 어떻게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다가올 위험에 눈을 감아버린다. 그리고는 위기가 닥치면 허둥지둥하면서 말도 안되는 소리를 지껄인다. 극심한 피해를 보고 나서야 후회한다. 그리고 조금 시간이 지나면 모두 다 잊어버린다.
이제 우리도 나만이 아니고 더불어 같이 잘 살아가는 공공의 이익을 생각할 때다. 공익을 위해 일하라고 뽑아서 권력과 돈을 주었는데, 그걸로 제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는데 쓰고 있다니 말이 안된다. 가문의 영광도 나라의 영광이 없으면 얼마 못간다는 사실을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페친 예비역 육군소장 김진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