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2024년 울산 베스트 자원봉사 단체가 울산 태화호에서 연수회를 가졌다. 사실상 위무 행사다. 이날 10개 단체가 선정돼 각종 표창을 수상했다. 울산 베스트 자원봉사단체 선정은 올해가 처음이다. 그동안 그들의 노고가 제대로 보상되지 않았다는 증거다. 늦은 감이 없진 않지만 자원봉사자들에게 조그마한 위안을 전달할 수 있어 다행이다.
자원봉사자가 많다는 것은 그 만큼 인적요소가 사회 구심점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 공동체가 커지면 커질수록 상대적으로 구성원들은 위축되거나 축소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그것은 다시 공권력의 개입, 개인 권한의 규제, 법적 불평등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봉사활동이 활성화 돼 있다는 것은 그 지역사회가 그만큼 민주적으로 운용되고 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동시에 개인의 이익 못지않게 공동체의 번영ㆍ발전에 많은 구성원들이 협조적이란 뜻이다. 또 그런 사회기여를 거쳐야 개인이나 단체가 지역사회의 공인(公認)을 획득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
특히 많은 젊은이들이 자원봉사에 나선다는 것은 그 사회가 미래지향적임을 의미한다. 지난 1960~80년대 미국평화봉사단이 그 예다. 미국은 봉사활동을 통해 젊은이들이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을 갖도록 하기 위해 군복무 대체 형태로 그들을 해외에 파견했다. 그 결과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후일 아시아, 아프리카 문제의 전문가가 됐다. 대학 졸업 후 해당지역 외교관, 기업 해외요원, 정보 분석가 등으로도 활동했다. 전국 최고의 봉사활동이 울산 지역에서 펼쳐지고 있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이런 결과가 있기까지 민간의 협조와 기여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지자체의 의지도 크게 주효했다. 울산시는 2009년 `자원봉사 베스트 울산`을 시정 핵심과제 중 하나로 선정해 지금까지 꾸준히 추진해 오고 있다. 울산이 자원봉사 도시 전국 1위라는 영예를 누릴 수 있었던 것도 그런 정책 추진에서 비롯된 것이다.
사회가 선진화될수록 개인의 안전은 국가나 지자체가 아니라 그 구성원들이 떠맡아야 한다. 지진과 원전사고를 겪은 일본이 그 중요성을 일깨워 주고 있다. 지진 여파와 태풍 피해를 겪은 우리로선 자원봉사자들의 중요성이 새삼스러울 수밖에 없다. 전국 최고의 자원봉사단이 우리 곁에 있어 자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