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수집해, 유족이 국가에 기증한 미술품 2만3181점을 전시·관리할 ‘이건희 미술관’ 후보지가 압축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7일 “가칭 ‘국가 기증 이건희 소장품관’을 서울 종로구 송현동 서울시 소유지나 용산구 용산6가 정부 소유지에 건립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국가 기증 이건희 소장품 활용위원회’ 결론에 따른 것으로, 각각 국립현대미술관과 국립중앙박물관 인접 부지다. 건립과 운영 방향 모두 옳다. 해당 후보지는 황희 문체부 장관이 밝힌 ‘국민의 문화 향유권·접근성과 외국인도 포함한 관광 활성화’ 측면에서, 유치를 추진한 40여 지방자치단체보다 장점이 확연하다. 김영나 활용위원장이 “유화부터 불상·도자기까지 다양한 미술품을 보존·관리·전시하기 위해선 서울에 있는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과의 협업이 중요하다”고 밝힌 취지대로, 기계적 지역균형발전론만 내세울 일이 아니다. 일각에선 박물관·미술관 내의 특별실이나 국립근대미술관 신설도 주장했으나, 단견이다. “한자리에 모아 보여주는 게 장르와 시대를 가리지 않은 ‘이건희 컬렉션’ 철학을 살리기도 한다”는 문체부 지적이 타당하다. 올해 안에 미술관 부지를 최종 확정할 문체부는 미술관 운영 주체와 방식도 활용위원회 토의로 결정하고, 독립적 권한을 부여할 것이라고 공언한 만큼, 2028년 개관까지는 물론 그 후에도 국민과 국가의 소중한 문화 자산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행정적 뒷받침에 차질 없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