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석 시트로 시비가 붙어 앞좌석의 중국 여성 여행객에게 발길질을 하고 조롱을 퍼부은 홍콩 부부가 앞으로는 캐세이 퍼시픽 항공을 이용할 수 없게 됐다. 이 항공사는 동료 승객을 존중하지 않는 행동에 대해선 엄격한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며 이들 부부 이름을 비행 금지 명단에 추가했다고 22일 밝혔다.
중국 여성은 소셜미디어 샤오홍슈 계정에 홍콩 부부와 대치하는 모습을 담은 포스트를 올렸는데 23일 아침까지 19만 4000개의 좋아요!가 달렸으며 댓글들이 많이 올라왔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사달은 지난달 17일 홍콩에서 영국 런던을 향해 날아간 캐세이 퍼시픽 여객기 안에서 일어났다. 중국 여성에 따르면 중년의 홍콩 부부는 뒤로 누인 좌석 때문에 남편이 기내 텔레비전 화면을 제대로 볼 수 없다며 시트를 똑바로 세워달라고 청했다. 앞자리의 중국 여성이 거절하자 부인이 다리를 뻗어 앞좌석 팔걸이 위에 올려놓았다. 그러곤 광둥어로 놀리고 어깨를 발로 차기까지 했다고 중국 여성은 주장했다. 그녀는 "내가 광둥어를 할줄 모른다는 것을 알고 그 여자는 '본토 X'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중국 여성 바로 뒤에 앉아 있던 남편은 좌석 뒤를 "미친 듯이 밀었다"는 것이 그녀 주장이다. 그녀가 촬영한 동영상을 봐도 좌석이 요동을 치고 있었다. 다른 장면에서는 아내가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그녀에게 보여준다. 그녀는 결국 승무원에게 도움을 청하는데 그 승무원도 그냥 좌석을 세워달라고 사정한다. 그녀는 "기내식 시간도 아닌데 승무원도 날 보고 타협하라고 해 충격을 받았다. 난 그 제안을 뿌리쳤다"고 말했다.
아래 동영상을 보면 이런 소동은 30분이나 이어졌으며 결국 승무원이 중국 여성에게 다른 좌석으로 옮기도록 조치해 일단락됐다.
여러 승객이 홍콩 부부의 행동을 지적했다. 한 승객은 "홍콩 사람이라고 하지도 마라. 찐따야"라고 말하는가 하면, "너무들 하네. 몇 살이나 먹었냐? 왜 어린 아가씨를 놀려 먹느냐?"고 꾸짖는 승객도 있었다.
홍콩 부부의 무례함에 분노를 표하는 이도 있었다. "널찍한 자리를 원하면 돈 더 주고 일등석을 택했어야 한다"고 적은 이도 있었다. 홍콩인에 대한 인상을 흐릴까 걱정하는 이도 있었다. "대부분의 홍콩 사람은 친절하며 이 커플은 예외"라고 했다.
비행기 좌석을 누이는 것을 어느 정도로 용납할 수 있는지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어차피 누이도록 설계돼 있는 것이니 뒷자리 승객이 참아야 한다고 지적하는 이도 있었다. 그런데 뒷자리 승객이 불편하다고 하면 세워주는 것이 함께 사는 지혜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난 세워주는 척한 뒤 뒷자리 승객이 잠 들거나 뭔가에 열중해 있는 것을 확인하면 슬쩍 누이곤 한다. 그러고 다시 인기척이 느껴지면 세워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