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주문진에서 초등학교 교장을 하는 친구 김득주가 고향에 온 길에 무등에
가고 싶다고 연락을 했다.
교육청에 근무할 때 전국모임에서 가끔 만난 그는 나보다 고등학교가 늦지만
나이도 같고 그의 세상이력을 아는지라 그냥 친구로 지낸다.
내 고딩 친구들은 아마 나에게 할말이 있을거다.
출근하는 바보의 차를 운전해 보성북문 정류장에서 8시 반쯤에 광주 직통버스를 탄다.
차는 9시 무렵 학동 정류장에 내려준다. 가깝다.
철거중 무너져 사람을 죽게한 공사 현장을 보며 길을 건넌다.
증심사주차장에 다 와 가는데 친구가 전화해 주차장을 묻는다.
40분이 다 되어 걸어오는 그를 만나 중머리재 식당에서 김밥 두줄과
머릿고기를 산다.
진입로 공사중인 새인봉을 오른다.
친구들과 설악산을 약속한 후 술을 덜 마시지만 몸은 여전히 무겁다.
중머리내에서 숨을 고르고 용추봉으로 오른다.
평일이어서인지 사람이 별로다. 초록 풀밭 위로 흰구름의 하늘이 곱다.
소나무 아레에서 캔맥주 하날 나눠 마신다.
중봉에서도 사진만 찍고 바로 군복원지 지나 서석대로 간다.
오르는 입구의 철거된 철조망 사이 작은 파이프 샘물은 그래도 물이 나와 다행이다.
서석대 전망대의 바위 사이에 들어가 점심을 먹는다.
그가 술을 적게 마시니 다행이다. 막걸리에 김밥 한줄이지만 머릿고기가 있어
배가 찬다.
서석대를 돌아 입석대 장불재를 지나며 석불암의 관묵스님을 뵐까하던 당초의 계획은 바꾼다.
힘도 들지만 시간이 생각보다 지났다.
다시 중봉을 돌아 동화사터에서 토끼등으로 내려간다.
덕산너덜 돌밭을 보며 신기해 한다.
그를 사진 찍으며 바람재에서 통금선이 쳐진 현수막을 끼어간다.
공사중인 거친 길을 내려와 증심사에 닿으니 거의 5시가 다 되어간다.
6시 퇴근하는 보성의 바보에게 가려면 늦었다.
그가 학동에 내려주어 정류장으로 가니 5시 반에 벌교로 가는 버스기 있어
바보에게 벌교로 오라고 전화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