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세와 편안한 삶을 원하는 절대 다수의 지식인들은 현상 유지를 합리화하며 지배계급의 이익을 높여주는 이론을 제공한다. 소수의 독자적인 지식인들만이 시대조류에 과감히 맞서 엘리트계층에게 반기를 들고 대중의 생활을 향상시킬 수 있는 개혁 방안을 모색한다.
역사는 그릇되고 비논리적이며 자기합리적인 수많은 학설이 대두했었음을 입증하지만 이런 학설들은 저명한 학자들의 열성적인 뒷받침에 힘입어 수세기 동안 인기를 끌곤 했다. 몇몇 용감한 사람들이 그 가면을 벗기기 전까지는 말이다.
오늘날 CEO와 부유한 사업가들은 서구 세계, 특히 미국의 지배 엘리트계층이다. 그들의 기부금이 선거자금에 이용되고 심지어는 교육자금으로도 쓰인다. 그러니 그들이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것들이 그시장의 요구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말하자면 자기들의 관점이 주입되도록 틀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경제학자들이 제시하는 이론들이 거대기업들과 부자들의 이해관계를 합리화하는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물론 외견상으로 그런 이론들은 사회와 대중의 복지를 향상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정반대의 기능들을 한다.
부자들을 더 부유하게 만들어주는 가운데 절대 다수의 국민들을 더 가난하게 만드는 것이다.
마크 트웨인은 "거짓말, 지독한 거짓말 그리고 통계수치들이 있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그 이후 지금까지 '지독한 거짓말'은 통계수치의 오용과 입장의 급변, 기만을 지칭하는 말로 통용된다.
"거짓말, 지독한 거짓말 그리고 경제학자들이 있다."
돈이 왕이다. 거의 모든 국민이 지식인 계층의 탐획적인 사고방식을 공유한다. 자신들이 먹이가 되더라도 상관없이 말이다. 탐욕이 정치인들뿐만 아니라 학자들까지 장악하고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CEO나 정치인들만큼 많은 재산을 축적하고 싶어하며, 그래서 부자들의 환심을 사는 이론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면 이런 식의 이론들이 양산되는 속은 어디일까? 엘리트 대학들과 싱크탱크들과 학교다.
최근의 자료를 보면 하버드대학은 약 250억 달러의 기부금을 받았고 예일대학은 150억 달러를, 스텐포드대학은 약 120억 달러를 받았다. 이 대학교들은 이런 돈을 어떻게 받을까?
기부자들에게 그 댓가로 무엇을 약속했을까? 조건을 달지 않고 기부하는 사람은 드물다. 비록 기부금에 조건이 없더라도 기부금을 받는 입장에서는 기부자의 행동이 비난받을 만하거나 사회에 해롭더라도 그런 행동을 비판하기가 어렵다.
경제학자들의 이랬다저랬다 하는 경향은 이제 거의 모든 이들이 익히 알고 있다. 그들은 늘 이런 식으로 말한다.
"한편으로 이것이 옳지만, 다른 한편으로 뭔가 다른 일이 발생할 경우 이것이 틀릴 수도 있다."
상황이 아주 약간만 달라져도 그들의 예측이 바뀔 수 있다는 말이다.
50년쯤 전에 해리트루먼 대통령은 외팔이 경제학자를 찾으려고 애쓴적이 있다. 최소한 "한편으로는 이렇고 다른 한편으로는 저렇다."는 말따위는 하지 않을테니 말이다.
경제학자들의 이런 성향에도 불구하고 주류 경제학자들은 자신들의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에서는 명명백백한 입장을 취한다. 자신들의 이론과 개념을 통해 부자들에게 환심을 사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적하경제학의 속임수
잘 알려진 공급중시 경제학, 즉 내가 적하주의라고 칭한 경제학을 기억하는가? 이 이론은 부자들에 대한 세금을 인하하면 더 많은 저축과 투자가 이뤄지고 GDP도 더 많이 성장한다고 주장한다. 적하주의는 1981년과 1986년 및 2001년에 시행됐고 그에 따라 소득세와 법인세가 크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1981년 당시 소득의 8 퍼센트가량을 저축하던 미국인들은 오늘날 거의 저축을 하지 못한다. 현재 미국의 저축율은 겨우 1퍼센트이고 2005년에는 마이너스였다. 마이너스 저축율을 마지막으로 기록한 때는 1933년이었는데 그때는 대공황으로 암울한 시대였다.
공급중시 경제학자들이 약속한 저축율의 증가가 겨우 이 정도란 말인가!
미국의 GDP 성장율은 지난 20년 동안 연간 약 2 퍼센트였다. GDP 성장율이 4 퍼센트를 웃돌던 1950-1960년대와 비교해보라. 적하주의자들이 약속한 경제 성장이 기껏 이 정도다.
적하주의가 엄청난 실패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비리그와 그의 엘리트 대학 교수들은 여전히 적하주의의 효력을 대중들에게 설파하고 있다. 공화당 정치인들도 같은 일을 한다. 2002년과 2003년에 또 한번 부자들을 위해 세금이 인하됐다. 부시 대통령은 이런 세금 인하를 영구적으로 못박고 싶어한다. 세금인하가 전체 미국인들에게 별로 이로운게 없는데도 말이다. 내가 다른 책에서 설명한 것처럼 사실상 세금인하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부정적이다.
도대체 왜 주류 경제학자들은 항상 임금과 휘발유 가격과 판매세를 낮추고 싶어할까? 그들은 왜 항상 소득세와 법인세를 인하하고 싶어할까? 왜 아이비리그의 몇몇 전문가들은 늘 자본이득과 배당금에 대한 세율을 낮추고 싶어할까? 왜 그들의 이론은 저소득층을 위한 세금 인하의 유익한 효과에 대해서는 침묵할까? 이유는 간단하다. 저소득층을 위한 세금 인하는 부자들에게 득이 되지 않으며, 부자들의 혜택이 줄어들면 그들을 위해 일하며 고소득을 올리는 경제학자들도 투자금과 성장의 기회를 잃기 때문이다. 만약 경제학자들이 저소득층과 중산층을 위한 세금 인하를 촉구한다면 아마도 CEO들이 대학에 내는 기부금은 거의 사라질 것이다.
경제학자들은 아웃소싱도 좋아한다. 아웃소싱은 미국내 다국적기업 직원들이 하는 일을 훨씬 적은 임금을 받는 해외 인력들에게 넘겨주는 것이다. 1990년대에 IBM과 마이크로소프트 및 시티그룹을 비룻한 대기업이 거의 200만 개의 일자리를 해외에 넘겼다. 오프쇼어링(offshoring)이라고도 하는 아웃소싱은 새천년 들어 급격하게 늘었고 신문에도 그에 관한 기사가 넘쳐난다.
나는 아웃소싱이 미국에 도대체 어떤 이익을 주는지 모르겠다. 나는 아웃소싱이 어리석은 일일 뿐만이 아니라, 심지어 재난을 초래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한 회사가 미국에서는 10만 달러를 줘야 하는 일자리를 2만 달러를 받고 동일한 일을 하는 아시아의 누군가에게 넘겨준다고 하자. 그로 인해 그 회사의 수익이 증가한다고 해도 그 회사가 미국 국민들에게 더 많은 일자리를 주는 일은 절대 없다. 아시아 근로자가 이미 일을 하고 있는데 그 회사가 또 다른 근로자를 쓸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이제는 심지어 미국 노동부조차 미국의 다국적기업들이 국내 임금마저 낮추고 있음을 인정한다. 하지만 왜 고소득을 올리는 경제학자들은 아웃소싱이 미국에 이롭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을까? 자기들의 일자리는 아웃소싱이 되지 않기 때문일까?
아웃소싱을 옹호하는 경제학자들의 주장은 엉터리다. 경제학자들은 아웃소싱으로 기업의 이윤이 늘어나면 미국에 더 많은 일자리가 생긴다고 말한다. 그런데 실제로 이윤이 늘어났다는 이유로 기업체가 더 많은 사람을 고용한 적이 있기나 했던가? 기업의 이윤이 증가하면 임원들에 대한 보너스와 보상이 늘지 미국인들의 일자리가 늘어나는 일은 없다.
2005년 10월에 파산을 신청했던 레프코의 경우를 돌이켜보라.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파산 직전에 그 회사 중역들이 현금 비축액에서 거의 10억 달러를 빼내갔다고 한다. 이윤이 증가한다고 해서 미국에 일자리가 늘어나는 일은 없다. 이윤 중가는 CEO들의 주머니만 불릴 뿐이다.
이런 행태르 볼 수 있는 또 다른 예는 액손모빌이다. 이 회사는 2005년 3/4분기에만 99억 2,000만 달러를 벌었고 2005년 한 해 동안에는 360억 달러를 벌었다. 그야말로 상상를 초월할 정도의 수익이다. 그러면 이 회사는 얼마나 많은 미국인들을 더 고용했을까? 이 업체의 신규 채용은 0 에 가깝고 그 수를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경제학자들은 아웃소싱으로 이윤이 늘어나면 기업들이 더 많은 미국인을 고용할 것이라는 말을 되풀이 하는데, 그 증거가 도대체 어디에 있는가? 오히려 아웃소싱을 하는 기업들이 CEO들의 임금을 엄청나게 올리고 있는게 현실이다. 자신들의 활동을 '감시하는' 이사회를 조작하는 CEO들에게 말이다. 심지어 손실을 낸 CEO들까지도 이런식으로 두둑한 보너스를 챙긴다.
분석가인 로렌스 올로프스키와 플로리언 렝기엘은 아웃소싱에 대해 이렇게 쓰고 있다.
" 아웃소싱은 주주들의 수익을 희생시켜 CEO들의 보수를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예를 들면 작년에 IBM의 CEO인 새뮤얼 팔미사노의 총 보수는 19퍼센트가 올라 1,890만 달러였다. IBM의 주식의 총 수익이 16퍼센트나 떨어졌는데도 말이다."
미국 경제는 2001년 이래 회복세였고 실질 GDP도 증가했지만 저임금 일자리들만 생겨난다. 그 결과 평균 가계소득은 1,500달러가 줄었다. 전에는 GDP가 증가하면서 생활수준이 떨어지는 일은 드물었다. 그 주된 책임은 아웃소싱에 있다. 그런데도 주류 경제학자들은 계속 아웃소싱을 주장한다. 사실 그들은 CEO들이 수백만 달러를 봉급과 보너스로 받는 다국적기업들의 급여명부에 올라가 있는 셈이다.
다국적기업들이 경제학자들에게 연구비를 주고 석좌교수직도 제공하며 돈벌이가 되는 컨설팅 게약도 해주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경제학자들이 현실을 외면한 채 CEO들의 엄청난 소득을 합리화하고 아웃소싱에 대한 거짓 근거를 제공하는 것은 분명 낯 뜨거운 일이다. 그들이 그렇게 함으로써 다시 한번 미국 근로자들의 등에 칼을 꽂는다는 점을 알기나 하는지 모르겠다.
-라비바트라-
첫댓글 좋은글 잘봤습니다. ^,^ 퍼가도 될까요???
책을 즐겨보는 사람으로, 저 또한 이카페에서 좋은 글들을 읽으니 이에대한 답례로 책속의 극히 일부 글들을 옮긴 것이니 괜찮습니다.
좋은 글이네요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지만 대부분의 조중동과 언론들은 이런 진실은 언급 조차 하지 않으니 지금 처럼 우리들 만의 리그가 될 수 밖에 없는것 같습니다.
옷 감사합니다.
오...정말 잘 읽었습니다. 희미하게 생각으로만 떠돌던 것들이 명쾌하게 나와있네요 책을 사보아야 할듯..
속이 확 후련해지는 글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경제의 도!
라비바트라를 따라 갔더니, "1978년에 간행한 자신의 저서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붕괴]에서 과감하게 공산주의의 붕괴를 예측하였다. 그는 처음 이 원고를 들고 10여개 출판사를 돌아다니며 출판을 의뢰했으나 번번히 거절당했다. 당시의 시대상황으로 볼 때 그가 실은 내용은 너무 황당했기 때문이다. '할 수 없이 자비로 출판했지요. 나는 이 책에서 2000년까지 공산주의가 붕괴 될 것이고, 2010년까지는 자본주의도 종언을 고하게될 것이라고 예측했지요."
엄청 구미에 당깁니다. ㅎㅎ제가 1990년 공산주의의 붕괴를 보고 자본주의의 몰락을 짐작했는데, 이미 1978년에 이를 예견한 경제학자가 있었다니....좌우간 지금이 자본주의의 붕괴현상이 드러난 것이라는 생각에 미래에 대한 기획을 도모하는 논의들이 활성하되기를 기대합니다. 더불어 이 나라에서 벌어지는 몰락하는 자본주의중 가장 저열한 공급중시경제(적하주의)의 부자들의 논리에 대한 경각심을 함께합니다. 이경박의 철학없는 쥐머리에 어찌 이러한 혜안이 들어오겠습니까만은 하나님도 무심치 않으시겠지요. ㅋㅋ
결국 오바마가 그러한 자본주의의 폐단을 도려내는 것이 되겠네요. ㅎㅎ
滴下라는 말이 trickle down의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물론 한자로야 맞지만. 부자경제학? 소수경제학? 참 용어를 선택하기 힘드네요 ㅋㅋ
http://www.jknews.co.kr/bodo/view.php?id=bodo5396 뉴골든에이지가 바로 라비바트라가 지은 책이네요.
ㄳ
일단 책값이 맘에 드네요. 하드카바에 만 오천원! 시작해봅시다 ㅎㅎ
님 혹시 웅진출판사 관계자분은 아니시겟지요. 끝부분은 경제적 지식을 통하여 정독해야겟기에 미루었지만, 이슬람역사에 대한 개괄로는 훌륭한 내용이지만, 조금 더 정밀한 이론을 기대한 입장에서 저의 기대에 부응할 정도는 아니라고 중간평가합니다. 차후에 서평을 올리는 것으로 낚시에 걸린 것(?)을 보상하도록 하겠습니다. ㅎㅎ
방금 전 의견에 대해 사과의 말을 올려야 할 것 같은데 쩝
좋은글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저와는 조금 다른 관점이지만 전체적인 논조는 공감합니다.^^
넙죽
자본주의의 폐해를 지적한 점에서는 옳습니다. 단 레비바트라 처럼 공산주의 사회의 붕괴와 같이 보아야 하죠. 문제는 두 경제의 장점을 모으고 단점을 없애는 제3의 길이 무어냐 하는거죠. 영국의 토니 블레어가 기든스의 이론에 따라 실천하였지만, 결국 지금 영국은 파산직전에 가 있습니다. 인간의 본성-무한 경쟁-이 문제죠. 아무려나 이 문제는 엄청나게 중요한 주제여서 많은 학자들이 연구 중이고, 좀 괜찮은 아이디어같으면 (좀 오래된 이야기라도 포장을 잘 하면) 팔리죠. 웅진출판사 장사 잘 하는군요.
책 한권 또 소개해 드릴까요? "슈퍼자본주의"...........저는 꽤 다양하게 책을 읽는편입니다. 주로 서점에서 직접 살펴보고 고릅니다. 이책에는 소비자와 투자자들의 힘이 강해지면서 민주주의가 약화되고 현재와 같은 불안정한 경제상황이 발생되었다고 서술되어 있습니다.
좋은 의견이네요...아웃소싱에 대해서도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네요...탐욕...탐욕..이것이 문제로다..
수퍼 자본주의, 책 이름이 좋아 보이는군요. 무슨 중앙권력이든 피지배층이 강해지면 정부는 약해집니다. 긴 눈으로 보면 민주주의는 절대왕권에 반발한 불란서 시민들의 혁명에서 시작하엿고, 자본주의는 중세의 노예?농업에 기반한 봉건왕조에 대한 상인들의 반발에 의하여 시작된 것이죠. 두 제도가 시민(국가 구성원)의 자유를 증진하는 이상에 따라 합쳐져서 미국에서 곷을 피우고 소련과 중국 등 공산주의 경제와 그 사회의 허구성을 드러내게 하였죠. 그 결과 (그리고 기술의 발달은) 지금 우리는 역사에 전례가 없이 강력한 수퍼 개인들이 (수퍼 국가가 아니라) 엄청난 힘을 발휘하는 세상을 살고 있습니다.
빈 라덴, 아프리카 독재자 2명과 이북의 김 모씨, 세계적 헤지 펀드를 주무르는 몇 명을 조커같은 수퍼 악인이라 한다면, 빌 게이츠, 워렌 버핏 등은 배트맨 같다고나 할까요. 국가의 권력은 엄청 감시를 받고 있지만, 수퍼개인들의 행동은 잘 안보입니다. S기업 문제, 박연차 사건도 비슷한 유형이 아닐지.
한바하님의 글 속에서 해박한 지식를 느낍니다. 앞으로 좋은 글 감히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슈퍼자본주의"에서 소비자나 투자자는 일반사람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대다수의 개인, 즉 대중)을 말합니다. 저는 일반 소시민 중의 하나이며, 다만 이카페에서 좋은 글들을 볼 수 있기에 조그마한 답례로(개인적인 글을 적을 실력이 안되기에)제가 읽었던 책들 중에 나름대로 괜찮다 싶은 책이나 내용을 소개해 보는 것입니다. 이카페의 모든 분들에게 항상 감사드립니다.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김광수 소장님의 기업지배구조 문제에 대한 글을 참고하십시오.
블로그로 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