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포의 새벽 편지-2773
화엄 세계-043
동봉
[04/壹]
제4문 설의주보說儀周普
맑고맑은 지혜바다 넘실대는 물결이여
삼라만상 두두물물 허공처럼 머금었고
밝고밝은 성품하늘 동그마니 가득찬달
온갖냇물 흐름속에 한꺼번에 떨어지네
보리수하 금강보좌 일어나지 아니하고
일곱곳의 설법처를 법계내에 펼쳐내고
다가오는 미래시간 어기는일 전혀없이
아홉회의 설법모임 처음부터 이루셨네
크고넓고 방정하고 그윽하신 부처님법
일승원교 화엄종지 남김없이 설하시어
생각할수 바이없고 생각할수 바이없는
한량없는 대중에게 고루젖게 하시도다
조화롭고 원만하며 낙락하신 말씀이여
열부처님 불국토에 한꺼번에 두루하고
본존불과 협시불이 주반중중 무진인데
시방세계 곳곳에서 모두함께 노래하네
原文
湛智海之澄波 虛含萬象 皦性空之滿月 頓落百川 不起樹王 羅七處於法界 無違後際 暢九會於初成 盡宏廓之幽宗被難思之海會 圓音落落 該十刹而頓周 主伴重重 極十方而齊唱
-----♡-----
'설의주보說儀周普'가 문 이름입니다
왕복서 10문 중에서 제4문입니다
얘기를 나누고 법을 설하는 데도
반드시 법도와 예절이 필요합니다
이를 한마디로 설의說儀라고 합니다
설의가 반듯할 때 설명한 내용이
더 빨리 더 멀리 전해지지요
말이란 전해지는 여러 과정에서
더욱 확대되어 전해지기 마련입니다
하여 이를 주보周普라 한 것이지요
멀티multimedia가 가능한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중요한 점들이 있습니다
아무리 법문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지나치게 과장하고 부풀린다거나
조금이라도 거짓이 배어있다면
훌륭한 법문은 아닙니다
첫째 법문은 참되어야 합니다
둘째는 뱉는 말이 명백해야 합니다
셋째는 지루하지 않아야 합니다
넷째는 말이 자연스러워야 합니다
다섯째 상황에 맞게 적절해야 합니다
참됨이란 진어眞語에 해당합니다
'참'에는 여러 가지 뜻이 있지요
첫째 이치가 참되어야 하고
둘째 본질이 참되어야 하며
셋째 본성本性이 참되어야 하고
넷째 본질本質이 참되어야 합니다
참 진眞 자를 파자하면 꽤 단순합니다
사방팔방 어디서八 보더目라도
정체되어 있지 않아匕야 하고
무엇보다 반드시 반듯乚해야 합니다
말言에는 객관적 말言이 있는가 하면
대칭으로 주관적 말語이 있습니다
객관적이기에 넉 사亖 자 아래에
반듯한 입 구口 자를 놓습니다
사방에서 어느 누가 듣더라도
그대로 전달 되는 게 말言입니다
여기에 주관인 나 오吾 자를 붙이면
객관적 모든 말言에서 그치지 않고
주관적 내吾 얘기言로 자리잡습니다
다섯五 가지 감관口이 곧 나吾입니다
그래서 금강경에서는 말씀하십니다
첫째 진어자眞語者와 함께
둘째 실어자實語者와
셋째 여어자如語者와
넷째 불광어자不誑語者와
다섯째 불이어자不異語者라고요
말은 참眞되고 실實다워야 하고
언제나 그대로如이어야 하며
거짓으로 남을 속이지 않고
진실과 다르지 않아야 합니다
이를 '금강경 오어五語'라고 합니다
세간의 언어도 필히 반듯해야 하는데
부처님이 설하신 말씀이겠습니까?
법문은 우선 진실해야 합니다
말하는 자의 생각도 중요하지만
듣는 자와 소통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법문은 반드시 명쾌해야 합니다
지루한 데다 주제가 전달되지 않으면
되려 입을 다무는 게 나을 수 있습니다
하여 법문은 간결할수록 좋습니다
물론 토론도 예외는 아닙니다
법상에 오르거나 또는 연단에 서거나
마이크만 손에 들어왔다 하면
한두 시간에서 서너 시간씩 끄는데
말이 좋은 법문이지 좋지 않지요
법문은 자연스러워야 합니다
서로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듯
법문이 편안한 게 좋습니다
그리고 법문은 적절해야 합니다
때와 장소에 때라 알맞아야 합니다
결혼식장에서 생사를 이야기하고
장례식장에서 농을 할 수는 없습니다
설의說儀는 설하는 이의 거동입니다
법문 중 눈길을 엉뚱한 데 두거나
어느 한 곳만을 바라본다거나
고개를 젖히고 천장을 본다거나
아예 두 눈을 다 감아버리는 것은
그다지 좋은 거동이라 할 수 없지요
말言에 기쁨兌을 담은 게 설說입니다
법문을 듣고 부담을 갖는다던가
지루하던가 싫증을 느끼는 것 등은
결코 좋은 법문이라 할 수 없습니다
화엄경을 설하신 곳은 일곱 곳이며
아홉 번 큰 법회를 열었다 하여
칠처구회七處九會라 합니다
엿새 전 기포의 새벽 편지 2767회에
<칠처구회례七處九會禮>를
사언절四言節로 옮겨 실었습니다
불교의식집 <석문의범釋門儀範>
상권上卷 예경편禮敬篇 글인데
소위 칠처구회를 펼칠 때마다
나는 고개를 갸웃거리곤 했습니다
이유는 생각보다 아주 간단합니다
부처님께서 도를 깨달으신 뒤
스무하루를 명상에 들어 계시다가
설한 경전이 다름 아닌 화엄경입니다
그런데 이 화엄경을 설하신 곳이
인간이 살아가는 지구만이 아니지요
물론 보리수나무 아래서거나
보광당과 서다림 등도 있긴 하지만
도리천궁, 야마천궁, 도솔천궁과
타화자재천궁에서도 법을 설하십니다
우리 인류가 살아가는 이 지구에서야
당연히 설법하고 청법을 하겠으나
도리천, 야마천, 도솔천과 함께
타화자재천 중생들을 위하여
법을 설하심이 가당하냐는 것입니다
몸소 하늘에 오를 수도 없겠지만
어떻게 보리수 아래에서 설한 법문이
그들 하늘나라에 전해질 수 있을까
고민하고 또 고민하곤 했습니다
우리 부처님 재세시 2,600여 년전이면
텔레그램telegram 세상이 아닙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가 없습니다
사천왕천은 욕계 여섯 하늘 중
맨 아래 하늘이니까 그렇다 치고
도리천과 야마천과 도솔천은
사천왕천 다음으로 가까우니까
또 그러려니 하고 지나친다 하더라도
타화자재천은 욕계 마지막 하늘입니다
그들은 어떤 언어를 구사했을까요?
-----♡-----
참고 자료1/마라 파피야스 - 나무위키
https://namu.wiki/w/%EB%A7%88%EB%9D%BC%20%ED%8C%8C%ED%94%BC%EC%95%BC%EC%8A%A4
-----♡-----
호박꽃은 여전히 아름답다/사진 동봉
-----♡-----
08/20/2022
곤지암 우리절 선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