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적인 통신 사업자인 KT와 SK텔레콤이 본부 조직을 대폭 줄이고 현장 조직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인력을 전면 재배치할 계획이다.
특히 KT의 경우 본부 인력의 30%를, SK텔레콤의 경우 본부 인력의 20%를 줄일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직원들이 술렁거리고 있는 상황이다.
24일 두 회사의 핵심 관계자들에 따르면 KT는 내년 1월 중순 정기 인사에 맞춰 본부 인력 중 30%를 현장 영업조직으로 재배치키로 하고 추진 중이다. SK텔레콤도 다음달에 있을 예정인 정기 인사 때 인사 재무 홍보 등 본부 스텝 부서 인력 중 20%를 기업생산성증대(IPE) 쪽으로 재배치하기로 했다.
인력 재배치는 현장 경영을 강화하고 미래 수익 사업을 발굴한다는 취지지만 해당 직원은 '좌천'으로 느껴질 수도 있어 벌써부터 어수선한 분위기다.
KT 관계자는 "매년 11월에 해 왔던 정기 인사가 내년 1월 중순으로 늦어지면서 코퍼레이트센터와 윤리경영실, 가치경영실, 대외협력실, 홍보실, 인재경영실 등 '실'자가 붙은 본부 인력 중 30%를 줄이기로 했다"며 "대부분이 마케팅단이나 법인사업단 등 영업조직으로 발령날 것 같다"고 말했다.
KT는 또 내년 1분 기중 '리프레시 휴직제도'와 '창업지원 휴직제도'를 시행할 예정이다. 리프레시 휴직제도는 근속 10년 이상자의 경우 6개월동안, 근속 20년 이상자의 경우 1년동안 휴직하면서 기준 연봉 월정액의 80%를 받는 것이다. 창업지원 휴직제도는 명퇴 자격이 되는 노조원 중 희망자에 한해 최소 1년 6개월~최대 3년 6개월까지 쉬면서, 1년간 기준연봉 월정액의 100%를 받고, 그 다음부터는 무급 휴직을 하는 제도다.
이에 대해 KT 구성원들은 "예전에는 승진한 뒤 현장 경험을 쌓는 차원에서 지역본부 등에 발령났지만, 지금은 고과를 잘 못 받은 사람들이 현장으로 가야 하는 상황이어서 사기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SKT 역시 지원부서 인력을 20% 정도 줄이고, 다른 쪽에 배치하기로 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홍보 CR전략 인사 재무 같은 지원부서 인력의 20%를 줄여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내는 기업생산성증대(IPE) 쪽으로 배치하는 것"이라면서 "12월 중 인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지난 10월 29일에 '산업 생산성 증대(IPE)'를 통해 오는 2020년에는 연 매출 40조를 달성하겠다는 요지의 새로운 성장전략을 발표하면서, 이미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예고한 바 있다.
정 사장은 당시 "IPE를 맡는 조직이나 인력은 없고, 글로벌 마케팅 전담팀이 23명정도 있는 데 부족하다"면서 "CTO 쪽에서 기술을 백업해야 하는데, 현재 연구소는 각 사내독립기업을 지원하기 때문에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술적 백업을 강화하고, 트렌드를 읽어내야 하니 조직 개편은 정규조직을 바꾸는 게 큰 방향이 될 것이며, 연구인력을 뽑으면서 모두 밖에서 데려올 수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