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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詩經)
‘시경(詩經)’은 말 그대로 ‘시의 경전(經典)’이다. 공자가 서주(西周) 때부터 춘추시대(BC 6세기)까지 전승된 시 3,000여 편 중 305편을 가려서 정리한 책이다.
공자는 만년에 제자를 가르침에 육경(六經) 중에서 시를 첫머리로 삼았다. 시가 인간의 순수한 감정에서 우러난 것이므로, 그 만한 전범(典範)이 없다고 생각했다. 논어 <양화편>에서 '너희들은 왜 시경을 배우지 않느냐? 시경은 감흥을 일으켜 정서를 순화하고 사물을 바르게 관찰할 수 있게 하며, 많은 사람들과 사귀게 하고, 불의를 비판할 수 있게 하며, 집안에서는 부모를 섬기고, 나가서는 임금을 받들게 하고, 새, 짐승, 풀, 나무의 이름을 많이 알게 하느니라.'고 했다. 아들 백어(伯魚)에게 '시경의 주남(周南)과 소남(召南)을 공부하지 않으면, 마치 담벼락을 마주하고 서 있는 것과 같다.'면서 시 공부를 권했다.
공자는 '시 300편을 한 마디로 사악함이 없다(思無邪)'고 했다. '즐겁되 음탕하지 않고 슬프되 상케 하지 않는다(樂而不淫, 哀而不傷)'고 했다..
'시경'의 내용은 민간에서 모은 풍(風), 정치에 관한 아(雅), 선왕의 덕을 칭송한 송(頌)이 있다. 신내림(降神), 주술(呪謠), 제가(祭歌), 충성, 효도, 연가 도 있다. '시경'에 실린 시들은 현학적이거나 어렵지 않다. 농익거나 짙지 아니하다.
그 몇개만 읽어보자. '시경'의 분위기를 알 수 있다.
베짱이
베짱이 떼 많기도 하네. 너의 자손 번창하리라.
베짱이 울음소리 시끄럽기도 하네. 너의 자손 번성하리라.
베짱이 울음소리 끝도 없네. 너의 자손 번성하리라.
*베짱이는 다산의 상징이며 약으로 쓰는 상서로운 곤충이다. 베짱이가 떼지어 날갯짓 하면서 날아오르는 모양을 묘사함으로써 자손의 번영을 축복한 시이며, 아마 결혼식 때 춤을 추면서 축가로 불렀을 것이다.
칡덩쿨
칡덩쿨은 골짜기에 뻗어 그 잎새 무성하다. 꾀꼬리 꾀꼴꾀꼴 저 숲 속에 날아앉아 그 울음 아름답네.
칡덩쿨은 골짜기에 뻗어 그 잎새 무성하다. 이걸 베고 쪄서 굵고 가는 베를 짜서 옷 지어입어 싫지 않구나.
어른께 말씀드려 근친 간다고 하거라. 막 입는 옷, 나들이 옷, 서둘러 빨래하자. 어느 건 빨고 안 빨 건가. 양친 뵈러 친정 가네.
까치집
까치가 지은 집에 비둘기가 들어가네.
우리 아씨 시집가네. 백 채 수레 마중하네.
까치가 지은 집에 비둘기가 가득하네.
우리 아씨 시집가네. 백 채 수레 따라가네.
*까치와 비둘기는 모두 상서로운 새다. 까치집에 비둘기를 맞이하는 정경을 빗대어 시집가는 딸이 남성의 집에 받아들여짐을 축복하는 시다.
누추한 집에서도
집이 누추하긴 해도 못 살 거야 없네. 졸졸대는 샘물에서도 가난은 즐길만 하네.
고기를 먹는 데에 꼭 황하의 잉어여야 하고, 아내를 얻는 데에 딱이 제나라 공주일 필요야 없네.
내게도 일찍이
내게도 일찍이 커다란 집에 살림 번성했었지. 지금은 먹기조차 어려우니, 계속되는 부귀는 없으련가.
내게도 일찍이 좋은 음식 많았었지. 지금은 배조차 채우기 어려우니, 계속되는 부귀는 없으련가.
복사나무
고운 복사나무 활짝 피었네. 이 집 처녀 시집가면 시집살이 잘도 할래.
고운 복사나무 잘도 익었네. 이 집 처녀 시집가면 시집살이 잘도 할래.
고운 복사나무 잎새도 싱그럽네. 이 집 처녀 시집가면 어진 아내 될터이니.
귀여운 여인
귀엽고 아름다운 그 여인, 성 모퉁이에서 날 기다리네.
날씨 흐려 눈에 안 띄어 머리 긁적이며 주저하네.
귀엽고 아름다운 그 여인, 내게 붉은 피리 주었네.
피리의 붉은 빛 곱기도 하나, 그녀가 더 곱네.
들판에서 그녀는 내게 삘기를 뽑아주었네.
삘기가 예쁜 것이 아니라, 고운 이가 주어서 예쁘다네.
달빛이 갈대에
갈대에 달빛이 어우러지니, 이슬 맺히고 서리 내렸네.
사랑하는 그대는 물 저쪽에 산다네. 거슬러 올라가 만나자니 길은 멀고 험하고, 물결 따라 내려가보려니, 마치 물 한가운데 있는 것 같네.
갈대에 달빛이 어우러지니, 이슬 아직 마르지 않았네.
사랑하는 그대는 물가에 산다네. 거슬러 올라가 만나자니 길은 멀고 가쁘고,
마치 물 가운데 모래섬에 있는듯 하네.
떨어지는 매실
내던지는 매실 일곱 개, 날 찾는 사내들아, 어서 이 좋은 기회에.
내던지는 매실 세 개, 날 찾는 사내들아, 오늘 어서.
내던지는 매실 한 광주리, 날 찾는 사내들아, 지금 당장 어서.
*매실은 임산부에게 좋은 약리작용 하는 열매이다. 그 매실을 마음에 둔 남자를 향해 던져 구혼하는 시다. 이것을 투과혼(投果婚, 열매를 던져 구혼하는 것)이라 한다. 진서(晋書) '반악전(潘岳傳)'에 미소년 반악(潘岳)이 외출하면 여자들이 둘러싸고 마차가 가득 찰 정도로 과일을 던졌다는 이야기가 있다.
웅치(雄雉, 장끼)
장끼가 날아오르네, 천천히 날갯짓하며 가네.
그리운 임이여! 내 마음에 괴로움만 남았구나.
장끼가 날아오르네, 오르락내리락 날갯짓 소리 들리네.
진짜 내 임이여! 이 괴로움 어이할까?
저 해와 달 바라보며 끝없는 이 생각
길은 멀다 하는데, 어찌 능히 오려나?
세상의 군자들아! 어찌 덕행을 모르느냐?
해하고 탐내지 않는데, 어찌 이보다 더 선하란 말이냐?
*장끼는 남자를 상징한다. 장끼가 날아가는 모습을 노래하여 남자가 여자로부터 떠남을 상징한다. 다시 맺어지고 싶어 하는 여자의 희망, 한에 사무쳐 자신을 위로하는 버림받은 여인의 심정을 그렸다.
다북쑥(蓼蕭, 제례에 참석한 손님을 의미)
저 큰 다북쑥, 이슬 촉촉하네.
임을 만나 보니, 내 마음 후련하네.
잔치 벌여 웃고 이야기 하니, 좋은 말만 들리고 마음 편안하네.
저 큰 다북쑥, 이슬 듬뿍 젖었네.
임을 만나 보니, 가없는 영광이네.
그 덕 그르치지 않으니, 오래오래 살리라.
저 큰 다북쑥, 이슬 함빡 젖었네.
임을 만나 보니, 즐겁고 편안하네.
그 형에 그 아우라, 착한 덕 오래 즐거우리.
*쑥과 이슬은 신성한 주술적 힘을 지니고 있다. 그 쑥에 이슬 맺혔다는 표현으로 제례에 참석한 손님을 축복하는 시다. 손님은 이 노래에 답가를 불렀다.
추우(騶虞, 사냥터의 신)
저 무성한 갈대밭에서 화살 하나에 암퇘지 다섯 마리라니
아! 진짜 추우(騶虞, 천자의 사냥터를 돌보는 신)로다.
저 무성한 쑥밭에서 화살 하나에 새끼 돼지 다섯 마리라니
아! 진짜 추우로다.
*사냥을 시작하기 전에 사냥꾼이 멧돼지를 활로 쏘아 사냥터 신에게 바치고 사냥 잘되게 해 달라고 기원하는 주술적 의례의 시이다.
문왕(文王)
문왕의 영혼은 위에 계시고, 오! 하늘에서 빛나네.
주는 오래된 나라이지만, 그 천명은 늘 새로웠네.
주가 밝지 않은가, 천명이 늘 때에 맞으니,
문왕이 오르내려 천제의 곁에 계셨네.
*문왕을 제사 지낼 때 제전가(祭典歌)다. 모두 7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천명을 받은 문왕의 영혼이 주나라에 강림하는 부분부터 시작, 자손의 번영과 신하의 충성, 은나라의 복속, 신하들의 활약을 노래하고, 문왕의 덕에 따라 만방을 아울러야 한다고 가르치는 서사시다. 집단의 결속을 강화할 목적으로, 문왕으로 분장한 춤꾼이 이야기에 맞춰 춤을 추던 극시(劇詩)이기도 했다.
우거진 저것은
우거진 저것은 쑥인가 했더니 다북쑥이로다. 슬프도다, 우리 부모님 날 낳으시고 고생하셨다.
우거진 저것은 쑥인가 했더니 제비쑥이로다. 슬프도다, 우리 부모님 날 나으시고 여위셨다.
병의 술이 떨어짐은 술통의 수치로다. 궁하고 외로운 살림살이 죽음만 같지 못한지 오래도다.
아버님 없이 누굴 믿으며, 어머님 없이 누굴 의지하리. 나가면 걱정이요, 들어오면 몸 둘 곳 없도다.
아버님 날 낳으시고, 어머님이 날 기르셨다. 쓰다듬어 가르치고, 키우고 가꾸시고,
나며 들며 안아주시니, 그 은덕 갚으려해도 저 하늘이 아득하도다.
남산은 험악하고 높기도 하고, 바람은 모질게 휘몰아치도다.
사람들은 모두 잘 살고 있건만, 나만 어이 이 신센가?
남산은 험악하고 높기도 하고, 바람은 모질게 휘몰아치도다.
사람들은 모두 잘 살고 있건만, 나만 홀로 봉양을 다하지 못했도다.
*어버이를 생각하는 시인데, 주세붕과 정철의 시조가 시경과 유사하다.
'아버님 날 낳으시고 어머님 날 기르시니 부모 곧 아니시면 내 몸이 없으렷다. 이 덕(德)을 갚으려 하니 하늘 끝이 없습니다.(주세붕)
서경(書經)
서경(書經)은 BC 600년 경에 만들어진 책으로, 성왕(聖王) 명군(名君) 현신(賢臣)이 남긴 어록이자 선언집이다. 오경(五經)에 속하며, 중국 정치의 규범이 되는 책이다. 요(堯) 순(舜) 우(禹) 탕(湯)과 하(夏), 은(殷), 주(周) 때 군왕의 언행과 사적을 기록되어있다.
공자가 '서경'을 정리했다는 설이 있다.
옛날에는 서(書)라 불리웠고 왕조(王朝)의 이름을 위에 얹어 우서(虞書) 하서(夏書) 등으로 부른다.
'서경'은 진시황(秦始皇)의 분서갱유(焚書坑儒) 때 자취 감추어 난을 피해 흘러다니다가 평화를 되찾은 뒤, 진(秦)나라 복승(伏勝)이 은밀히 벽 속에 감춘 걸 얻은 28편(혹은 29편)을 금문상서(今文尙書)라 부른다. 그 후 후한 무제(武帝) 때 노(魯)나라의 공왕(恭王)이 집을 넓히려고 공자의 구택(舊宅)을 부술 때 벽 속에서 나온 고서를 '고문상서(古文尙書)'라 한다.
우요전(虞堯典)
옛날 요임금에 대하여 상고해 보건데, 지극한 공을 세우셨으니, 공정하시고 밝으시며, 문채가 나시고 생각 깊으시며 온유하고, 공순하시며 능히 사양하시어, 빛을 온 세계에 펴시니, 하늘과 땅에 이르시니라.
능히 큰 덕을 밝히시어, 구족을 친하게 하시니 구족이 이미 친목하게 되었고, 백성을 고르게 밝히시니 백성이 소명(昭明)하였고, 만방을 화하게 고르게 하시니, 모든 백성들이 착해져서 이에 화평을 누리게 되었다.
요임금
순전(舜典)
요임금이 제후의 우두머리를 불러, '사악(四岳)아, 내 이 자리에 오른 지 벌써 70년이 되었는데, 그동안 너는 내 명령에 따라 천하를 잘 다스려 주었다. 이제부터 나를 대신하여 이 자리에 오르도록 하라.'고 했다. 그러자 사악이 '이렇게 부덕한 몸으로는 제위를 욕되게 할 따름입니다.' 했다. 그래 '그렇다면 재야에 숨은 현자를 추천하라.'고 하자, 그들이 순을 천거했다.
'순은 맹인의 자식으로, 아버지는 고집이 세고 불순한 사람이며, 어머니는 간사하고, 동생 상(象)은 교만하기 짝이 없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부모에게 효도를 다하고, 동생이 나쁜 길로 빠지지 않게 잘 이끌어 화목한 가정을 꾸려 나가고 있습니다.'
라는 말을 듣고 요임금은 자신의 두 딸을 순에게 주고, 백관의 통솔과 귀빈 접대, 신에게 올리는 제사를 관장하게 했더니 백관이 그를 잘 따르고, 귀한 손님이 그에게 감복하고, 비와 바람이 때를 잘 맞추어 오곡이 풍성해졌다.
그래 요임금이 순을 불러 말했다.
'순아, 내가 너의 말과 행동을 지켜본 지 어언 3년이 되었다. 이제부터 나를 대신해 제위에 오르도록 하라.'
순은 스스로 부덕하다 하며 사양하려 했으나, 결국 요임금의 뜻에 따라 정월에 길일을 잡아 제위에 올랐다.
고요모(皐陶謨)
옛날 고요(皐陶)를 상고하면 그가 이르기를,
'진실로 그 덕을 밟으면, 꾀하는 일이 밝으며 도움이 조화될 것이다.'
하였다. 이에 우(禹)가 말하기를,
'그렇습니다. 어찌하면 될까요?'
고요가 말하기를 '아름다워라, 삼가 그의 몸을 닦고 생각을 오래하면 집안이 화목하게 질서가 잡히며, 백성들은 밝아지고 가까운 데로부터 먼 곳까지 잘 다스릴 수 있는 길이 여기 있읍니다.' 이에 우(禹)가 그 말에 절하며 '그렇습니다.' 하였다.
익직(益稷)
순임금께서 이르시되, '오시게, 우(禹)여 그대 역시 좋은 말씀을 해 보시게.' 우가 절하여 가로되, '임금님 제가 무슨 말씀을 아뢰오리까? 저는 날마다 부지런히 일할 생각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 하였다.
고요가 물었다. '아, 어찌 한다는 것이오?' 우가 대답하기를, '홍수가 하늘에 닿을 듯 물이 산을 삼키고 언덕을 잠기게 하여 아랫 백성들은 어둠에 빠지어 내가 네 가지 탈 것(四載)을 타고, 산을 따라 나무를 깎고, 익(益)과 더불어 신선한 음식을 내어주고, 아홉개 냇물을 터서 사해에 이르게 하고, 밭도랑과 시내를 깊게 하고, 기장 씨를 뿌리며, 멀리 떨어진 냇물에서 곤궁할 때 먹는 음식과 생것 먹는 법을 일러주고, 힘써 없는 것과 있는 것을 서로 바꾸게 하여, 쌓여 있는 물건들을 날마다 팔게 했습니다. 그래서 여러 백성들이 쌀밥을 먹게 되어 온 나라가 잘 다스려 졌습니다.'
이에 고요가 말하되, '그렇습니다. 그대의 좋은 말을 스승으로 삼겠습니다.' 하였다.
우공(禹貢)
우(禹)는 땅을 다스리시고 산에 이르면 나무를 베어 젖히고 높은 산과 큰 강을 안정시켰다. 기주(冀州) 호구산(壺口山)에서 시작하여 양(梁)과 기(岐) 지방을 다스렸고, 태원(太原) 땅을 닦고는 악양(岳陽) 남쪽 기슭에 이르렀으며, 담회(覃懷) 땅의 일을 마치고 장수(漳水)를 가로지르는 곳까지 이르렀다.
그곳 흙은 희고도 부드러웠고, 부세(賦)는 일등 이등이 섞이었으며, 밭은 오직 중간 정도였다.
항수(恒水)와 위수(衛水)가 이미 잘 다스려지자, 대륙이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되었다. 섬 동북쪽 오랑캐들은 갖옷을 바쳐왔는데, 그들은 갈석산을 오른쪽으로 끼고 황하로 들어왔다.
바다와 태산 사이가 청주 지방인데, 그 지방 유수(濰水)와 치수(淄水) 물길을 인도하였다. 그곳 흙은 희고 걸고, 바닷가는 넓은 개펄이 있다. 그곳 밭은 상하가 있고, 부세는 중등 정도였다. 공물은 소금과 칡베였는데, 해물도 간혹 섞여 있었다
태산 골짜기에서는 명주실 모시 납 소나무 괴상하게 생긴 돌이 났다. 래산(萊山) 오랑캐들이 가축을 치게 하니 그들의 공물에는 누에 고치실이 담기어 왔다.
탕서(湯誓)
백성들아, 이리 와서 내 말을 잘 듣거라. 내가 무작정 난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다. 하나라 왕의 죄가 너무 커 하늘이 내게 처벌을 명령한 것이다. 너희들 가운데는, 우리 임금은 우리를 돌보지 않고 어찌하여 전쟁을 일으키려 하느냐고 말하는 자도 있음을 안다. 그러나 나는 상제(上帝)의 명령을 거역할 수 없어 이렇게 군사를 일으켜 정벌에 나선 것이다. 하나라 왕은 백성의 힘을 마르게 하고, 나라를 피폐하게 만들었다. 사정이 이러하니, 내 반드시 하나라를 칠 것이다. 나를 도와 천벌이 올바르게 내리도록 하라. 공을 세우면 반드시 후한 상을 내릴 것이니, 나를 믿고 따르라. 나의 서약에는 조금의 거짓도 없다.
*성탕(成湯)은 삼황오제(三皇五帝)의 한 사람인 ‘탕왕(湯王)’을 말한다. 이윤의 도움으로 상(商)나라를 세웠다. 탕왕이 명조(鳴條) 들판에서 하(夏)나라의 왕인 걸(傑)과 싸울 때 병사들에게 한 서약이 '탕서(湯誓)'다.
*서(誓)는 주나라 무왕(武王)의 '태서(泰誓)' '목서(牧誓)'와 진(秦)나라 목공이 정(鄭)나라를 공략할 때의 '진서(秦誓)'가 있다.
이윤(伊尹)
태갑 원년 십이월 을축날에 이윤(伊尹)이 선왕(先王)에게 제사지냈는데, 거기 고관과 제후들이 있었고, 백관(百官)들은 자기 일을 거두고 이윤의 말을 들었다. 이윤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옛날 하나라를 다스리던 첫 임금님은 널리 어진 사람을 구하셔서 당신 후손을 돕도록 하셨소, 덕에 힘쓰셔서 하늘의 재앙이 없었으며, 산천(山川)의 귀신들도 또한 편안하지 않음이 없었소. 새와 짐승과 물고기와 자라들에 이르기까지도 모두 마음 편했습니다.
또한 관청의 형벌을 제정하시고, 벼슬 자리에 있는 사람들에게 경고하여 말씀하셨습니다. '감히 궁전에서 춤을 추고, 방에서 취하여 노래하는 이가 있다면. 이를 무풍(巫風)이라 부르는 것이요. 감히 재물과 여색을 추구하고, 항상 놀이와 사냥을 하는 이가 있다면, 이를 음풍(淫風)이라 부르는 것이요. 감히 성현의 말씀을 업신여기며 충직을 거스리어 늙거나 덕망있는 이를 멀리하고 완악한 어린 것들을 가까이 함이 있다면, 이를 난풍(亂風)이라 합니다.
이 세 가지 바람과 열 가지 허물은 벼슬 하는 이가 몸에 한 가지만 지니고 있어도, 그 집안이 반드시 망할 것이며, 나라 임금이 이 중 한 가지만 몸에 지니고 있어도 나라는 반드시 망할 것이니, 신하들을 바로잡아 주는 이가 없다면, 그 형벌은 묵형(墨刑)이 될 것입니다.'
미자(微子)
미자(微子) 가로되, '부사(父師=箕子)여, 소사(少師=比干)여, 은나라는 세상을 다스리어 조금도 바로잡지 못했으니, 우리 할아버지인 성탕(成湯)께서 이루신 것이 위에 베풀어져 계시거늘, 우리는 술에 빠져 주정을 일삼음으로서 아랫대에 와서 그분들의 덕을 어지럽히고 망쳐 놓았습니다 .
은나라는 소인이나 대인이나 할 것 없이 다 초적(草賊)과 도둑질과 반란과 소란을 좋아하여, 경사(卿士, 벼슬아치와 선비)는 법도가 아닌 것을 본받고, 상하가 용납하고 숨겨주어 허물과 죄가 있는 자들을 잡지않고 있어서, 소민(小民, 낮은 백성) 들이 두려워하는 바가 없어, 강자가 약자를 업신여기고 적대하여 원수가 되나니, 이제 은나라가 망함이 마치 큰물을 건넘에 나루터와 물가가 없는 것과 같으니, 마침내 망하게 될 날이 지금에 이르렀는가?
*미자계(微子啓)는 제을(帝乙)의 장자이고, 주왕(紂王)의 형이다. 은나라를 창건한 성탕(成湯) 임금이 이루어 놓은 나라를 주왕이 망친 것을 뼈에 사무치게 통탄한 글 이다.
홍범구주(洪範九疇)
십삼년째 되는 해에 주나라 무왕(武王)이 기자(箕子)를 찾아갔다. '아아, 기자여. 하늘이 백성을 안정시켜 그 거처를 도와 합하게 하셨는데, 나는 그 떳떳한 윤리가 펼쳐지는 바를 알지 못하노라.' 이에 기자가 말하길.' 제가 듣자하니, 옛날에 곤(鯀)이 홍수를 막아 오행(五行)의 배열을 어지럽히니 하느님은 크게 노하시어 홍범구주(洪範九疇)를 주시지 아니 하시어 이치와 윤리가 무너진 것인데, 곤이 귀양가서 죽거늘 우(禹) 임금이 일어나시어, 하늘이 우에게 홍범구주를 주시니 떳떳한 이치가 차례로 행해진 바입니다.
*곤(鯀)은 황제 헌원(軒轅)의 아들 소호김천씨(少昊金天氏)가 신농씨의 딸과 결혼하여 그 딸이 낳은 후손이다. 헌원은 웅족이고, 곤(鯀)은 목방(木方)계 동이(東夷)계 양족(羊族)이며, 곤은 황제의 외손이다.
황제 헌원씨, 염제 신농씨(우측)
요임금이 곤에게 치수를 맡긴지 9년이 지나 성과가 없자 곤은 북쪽으로 쫒겨가 거기서 검은 물고기(玄魚)가 되었는데, 수염을 날리며 비늘을 떨며 파도를 가르는 곤을 본 자는 '하수(河水)'의 정령이라고 했다.(북시베리아 지방의 물과 관련 있는 뛰어난 인물임을 나타낸다. 곤이 단군계라는 설도 있다. 헌원은 웅족이다. 단군신화에 웅녀가 마늘과 쑥을 먹고 인간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상기된다).
축융에게 죽임을 당했는데, 3년 동안 시체가 썩지않아 배를 가르니, 거기서 규룡이 틔어나왔는데, 이 규룡이 우(禹) 임금이다. 우 임금은 동이족 후손인 것이다.
*신라인은 소호김천씨(少昊金天氏) 후예라고 한다. 신라 6촌장들이 진나라에서 망명해 온 사람, 즉 ‘진지망인(秦之亡人)’이라는 ‘삼국지 위지(魏志) 동이전(東夷傳)’의 기록이 있다. 삼국사기 김유신 열전에도 '신라사람들은 자칭 소호김천씨(少昊金天氏)의 후손이라고 하여 김으로 성을 삼았고, 김유신의 비문에도 '헌원(軒轅: 황제)의 후예요 소호(少昊)의 직계'라는 구절이 있다.
소호김천씨
우(禹)가 이에 이어 일어나니, 하늘은 우에게 홍범구주(洪範九疇)를 내리시어 일정한 윤리가 베풀어졌습니다.
*하늘이 우(禹)에게 홍범구주(洪範九疇)를 내렸다는 대목이 중요하다. 우임금이 동이족이기 때문이다. 홍범구주는 하늘이 동이족에게 내린 천지 대법(大法)이다.
우임금
홍범구주의 첫째는 오행(五行)이요,
*오행: 수(水)·화(火)·목(木)·금(金)·토(土)를 지칭한다. 물은 물체를 적시고 아래로 흘러 가는 성질을 가지고 있고, 불은 물체를 태우고 위로 올라 가는 성질이 있으며, 나무는 구부러지고 곧게 자라는 성질이 있고, 쇠는 조작에 의해 자유롭게 변형하는 성질이 있으며, 흙은 곡식을 길러 거두게 하는 성질이 있다.
물체를 적시고 아래로 흘러가는 성질은 짠맛을, 물체를 태우고 위로 올라 가는 성질은 쓴맛을, 구부러지고 곧게 자라는 성질은 신맛을, 조작에 의해 자유롭게 변하는 성질은 매운맛을, 곡식을 길러 거두게 하는 성질은 단맛을 내게 한다.
둘째는 5사(五事)를 공경히 행하는 것이요,
*오사: 외모, 말, 보는 것, 듣는 것, 생각하는 것을 지칭한다. 외모는 공손해야 하고, 말은 조리가 있어야 하며, 보는 것은 밝아야 하고, 듣는 것은 분명해야 하며, 생각하는 것은 지혜로워야 한다. 공손함은 엄숙을, 조리가 있음은 이치를, 밝음은 지혜를, 분명함은 꾀를, 지혜는 성인을 만드는 것이다.
셋째는 팔정(八政)을 힘써 행하는 것이요,
* 팔정: 양식, 재정, 제사, 땅 관리, 교육, 범죄, 손님 대접, 군대를 말한다.
넷째는 오기(五紀)를 조화있게 쓰는 것이요,
*오기: 해(歲)·달(月)·날(日)·별(辰)·역법(曆法)의 계산을 지칭한다.
다섯째는 황극(皇極)을 세워 쓰는 것이요,
*황극: 임금의 법도로서 임금이 정치의 법을 세우는 것이다. 오복을 백성들에게 베풀어주면, 백성들도 왕의 법을 따를 것이다. 백성들이 법도를 위배했더라도 커다란 허물이 없을 때에는 왕은 이들을 용납해야 한다. 의지할 곳이 없는 사람을 학대하지 말고 고매한 인격자를 존경해야 한다. 재능이 있는 사람을 격려해 주면 나라는 발전할 것이다. 왕의 법도는 곧 상제(上帝)의 교훈이기도 하다. 천자는 백성의 부모가 되어 천하를 다스리는 것이다.
여섯째는 삼덕(三德)으로 다스리어 쓰는 것이요,
*삼덕: 정직 강극(剛克) 유극(柔克)을 말한다. 평화스럽고 안락할 때에는 정직을 중시하고, 강하고 굴복하지 않을 때에는 강극을 중시하며, 화합할 때에는 유극을 중시해야 한다. 침잠할 때에는 강(剛)함으로써 극복하고, 높고 밝음에는 유(柔)함으로써 극복하는 것이다.
일곱째는 계의(稽疑)를 밝히어 쓰는 것이요,
*계의: 점치는 사람을 임명하고 그들에게 점을 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점을 치는 사람들은 비 갬, 안개 맑음, 흐린 뒤 맑음, 정괘(貞卦) 회괘(悔卦)에 관한 예보를 한다. 이 일곱가지 예보는 복점(卜占)에 의한 것이 다섯 가지, 서점(筮占)에 의한 것이 두 가지로서, 이러한 점은 변화하는 현상으로 미루어 아는 것이다.
왕에게 큰 의문이 생기면 자신의 마음에 물어 보고, 귀족이나 관리에게 물어 보며, 백성들에게 물어 보고, 복서인(卜筮人)에게 물어 보아야 한다.
왕이 좋다고 생각하고, 복서의 점이 좋다고 하고, 귀족이나 관리가 좋다고 하고, 백성들까지 좋다고 한다면, 바로 이러한 상황을 대동(大同)이라고 한다.
여덟째는 서징(庶徵)을 생각하며 쓰는 것이요,
*서징: 비, 맑음, 따뜻함, 추움, 바람 및 계절의 변화를 지칭하는 것이다. 이 다섯가지 날씨의 변화가 알맞게 조화를 이루면 모든 초목은 무성할 것이다. 다섯가지 날씨의 변화 가운데 어느 한가지 현상만 두드러지게 나타나도 흉하고, 어느 한가지 현상이 나타나지 않아도 흉한 것이다.
아홉째는 오복(五福)을 길르고, 육극(六極)을 피하는 것이다.
*오복은 장수(壽), 부귀(富), 건강(康寧), 선행(攸好德), 인생 계획(考終命). 육극은 횡사, 요절, 병, 걱정, 가난, 약함을 지칭한다. 또 흉단절(凶短折=흉은 재난을 만나 죽는 것, 단은 60세 이전에 죽는 것, 절은 30세 이전에 죽는 것.)을 포함한다.
시경(詩經)
‘시경(詩經)’은 말 그대로 ‘시의 경전(經典)’이다. 공자가 서주(西周) 때부터 춘추시대(BC 6세기)까지 전승된 시 3,000여 편 중 305편을 가려서 정리한 책이다.
공자는 만년에 제자를 가르침에 육경(六經) 중에서 시를 첫머리로 삼았다. 시가 인간의 순수한 감정에서 우러난 것이므로, 그 만한 전범(典範)이 없다고 생각했다. 논어 <양화편>에서 '너희들은 왜 시경을 배우지 않느냐? 시경은 감흥을 일으켜 정서를 순화하고 사물을 바르게 관찰할 수 있게 하며, 많은 사람들과 사귀게 하고, 불의를 비판할 수 있게 하며, 집안에서는 부모를 섬기고, 나가서는 임금을 받들게 하고, 새, 짐승, 풀, 나무의 이름을 많이 알게 하느니라.'고 했다. 아들 백어(伯魚)에게 '시경의 주남(周南)과 소남(召南)을 공부하지 않으면, 마치 담벼락을 마주하고 서 있는 것과 같다.'면서 시 공부를 권했다.
공자는 '시 300편을 한 마디로 사악함이 없다(思無邪)'고 했다. '즐겁되 음탕하지 않고 슬프되 상케 하지 않는다(樂而不淫, 哀而不傷)'고 했다..
'시경'의 내용은 민간에서 모은 풍(風), 정치에 관한 아(雅), 선왕의 덕을 칭송한 송(頌)이 있다. 신내림(降神), 주술(呪謠), 제가(祭歌), 충성, 효도, 연가 도 있다. '시경'에 실린 시들은 현학적이거나 어렵지 않다. 농익거나 짙지 아니하다.
그 몇개만 읽어보자. '시경'의 분위기를 알 수 있다.
베짱이
베짱이 떼 많기도 하네. 너의 자손 번창하리라.
베짱이 울음소리 시끄럽기도 하네. 너의 자손 번성하리라.
베짱이 울음소리 끝도 없네. 너의 자손 번성하리라.
*베짱이는 다산의 상징이며 약으로 쓰는 상서로운 곤충이다. 베짱이가 떼지어 날갯짓 하면서 날아오르는 모양을 묘사함으로써 자손의 번영을 축복한 시이며, 아마 결혼식 때 춤을 추면서 축가로 불렀을 것이다.
칡덩쿨
칡덩쿨은 골짜기에 뻗어 그 잎새 무성하다. 꾀꼬리 꾀꼴꾀꼴 저 숲 속에 날아앉아 그 울음 아름답네.
칡덩쿨은 골짜기에 뻗어 그 잎새 무성하다. 이걸 베고 쪄서 굵고 가는 베를 짜서 옷 지어입어 싫지 않구나.
어른께 말씀드려 근친 간다고 하거라. 막 입는 옷, 나들이 옷, 서둘러 빨래하자. 어느 건 빨고 안 빨 건가. 양친 뵈러 친정 가네.
까치집
까치가 지은 집에 비둘기가 들어가네.
우리 아씨 시집가네. 백 채 수레 마중하네.
까치가 지은 집에 비둘기가 가득하네.
우리 아씨 시집가네. 백 채 수레 따라가네.
*까치와 비둘기는 모두 상서로운 새다. 까치집에 비둘기를 맞이하는 정경을 빗대어 시집가는 딸이 남성의 집에 받아들여짐을 축복하는 시다.
누추한 집에서도
집이 누추하긴 해도 못 살 거야 없네. 졸졸대는 샘물에서도 가난은 즐길만 하네.
고기를 먹는 데에 꼭 황하의 잉어여야 하고, 아내를 얻는 데에 딱이 제나라 공주일 필요야 없네.
내게도 일찍이
내게도 일찍이 커다란 집에 살림 번성했었지. 지금은 먹기조차 어려우니, 계속되는 부귀는 없으련가.
내게도 일찍이 좋은 음식 많았었지. 지금은 배조차 채우기 어려우니, 계속되는 부귀는 없으련가.
복사나무
고운 복사나무 활짝 피었네. 이 집 처녀 시집가면 시집살이 잘도 할래.
고운 복사나무 잘도 익었네. 이 집 처녀 시집가면 시집살이 잘도 할래.
고운 복사나무 잎새도 싱그럽네. 이 집 처녀 시집가면 어진 아내 될터이니.
귀여운 여인
귀엽고 아름다운 그 여인, 성 모퉁이에서 날 기다리네.
날씨 흐려 눈에 안 띄어 머리 긁적이며 주저하네.
귀엽고 아름다운 그 여인, 내게 붉은 피리 주었네.
피리의 붉은 빛 곱기도 하나, 그녀가 더 곱네.
들판에서 그녀는 내게 삘기를 뽑아주었네.
삘기가 예쁜 것이 아니라, 고운 이가 주어서 예쁘다네.
달빛이 갈대에
갈대에 달빛이 어우러지니, 이슬 맺히고 서리 내렸네.
사랑하는 그대는 물 저쪽에 산다네. 거슬러 올라가 만나자니 길은 멀고 험하고, 물결 따라 내려가보려니, 마치 물 한가운데 있는 것 같네.
갈대에 달빛이 어우러지니, 이슬 아직 마르지 않았네.
사랑하는 그대는 물가에 산다네. 거슬러 올라가 만나자니 길은 멀고 가쁘고,
마치 물 가운데 모래섬에 있는듯 하네.
떨어지는 매실
내던지는 매실 일곱 개, 날 찾는 사내들아, 어서 이 좋은 기회에.
내던지는 매실 세 개, 날 찾는 사내들아, 오늘 어서.
내던지는 매실 한 광주리, 날 찾는 사내들아, 지금 당장 어서.
*매실은 임산부에게 좋은 약리작용 하는 열매이다. 그 매실을 마음에 둔 남자를 향해 던져 구혼하는 시다. 이것을 투과혼(投果婚, 열매를 던져 구혼하는 것)이라 한다. 진서(晋書) '반악전(潘岳傳)'에 미소년 반악(潘岳)이 외출하면 여자들이 둘러싸고 마차가 가득 찰 정도로 과일을 던졌다는 이야기가 있다.
웅치(雄雉, 장끼)
장끼가 날아오르네, 천천히 날갯짓하며 가네.
그리운 임이여! 내 마음에 괴로움만 남았구나.
장끼가 날아오르네, 오르락내리락 날갯짓 소리 들리네.
진짜 내 임이여! 이 괴로움 어이할까?
저 해와 달 바라보며 끝없는 이 생각
길은 멀다 하는데, 어찌 능히 오려나?
세상의 군자들아! 어찌 덕행을 모르느냐?
해하고 탐내지 않는데, 어찌 이보다 더 선하란 말이냐?
*장끼는 남자를 상징한다. 장끼가 날아가는 모습을 노래하여 남자가 여자로부터 떠남을 상징한다. 다시 맺어지고 싶어 하는 여자의 희망, 한에 사무쳐 자신을 위로하는 버림받은 여인의 심정을 그렸다.
다북쑥(蓼蕭, 제례에 참석한 손님을 의미)
저 큰 다북쑥, 이슬 촉촉하네.
임을 만나 보니, 내 마음 후련하네.
잔치 벌여 웃고 이야기 하니, 좋은 말만 들리고 마음 편안하네.
저 큰 다북쑥, 이슬 듬뿍 젖었네.
임을 만나 보니, 가없는 영광이네.
그 덕 그르치지 않으니, 오래오래 살리라.
저 큰 다북쑥, 이슬 함빡 젖었네.
임을 만나 보니, 즐겁고 편안하네.
그 형에 그 아우라, 착한 덕 오래 즐거우리.
*쑥과 이슬은 신성한 주술적 힘을 지니고 있다. 그 쑥에 이슬 맺혔다는 표현으로 제례에 참석한 손님을 축복하는 시다. 손님은 이 노래에 답가를 불렀다.
추우(騶虞, 사냥터의 신)
저 무성한 갈대밭에서 화살 하나에 암퇘지 다섯 마리라니
아! 진짜 추우(騶虞, 천자의 사냥터를 돌보는 신)로다.
저 무성한 쑥밭에서 화살 하나에 새끼 돼지 다섯 마리라니
아! 진짜 추우로다.
*사냥을 시작하기 전에 사냥꾼이 멧돼지를 활로 쏘아 사냥터 신에게 바치고 사냥 잘되게 해 달라고 기원하는 주술적 의례의 시이다.
문왕(文王)
문왕의 영혼은 위에 계시고, 오! 하늘에서 빛나네.
주는 오래된 나라이지만, 그 천명은 늘 새로웠네.
주가 밝지 않은가, 천명이 늘 때에 맞으니,
문왕이 오르내려 천제의 곁에 계셨네.
*문왕을 제사 지낼 때 제전가(祭典歌)다. 모두 7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천명을 받은 문왕의 영혼이 주나라에 강림하는 부분부터 시작, 자손의 번영과 신하의 충성, 은나라의 복속, 신하들의 활약을 노래하고, 문왕의 덕에 따라 만방을 아울러야 한다고 가르치는 서사시다. 집단의 결속을 강화할 목적으로, 문왕으로 분장한 춤꾼이 이야기에 맞춰 춤을 추던 극시(劇詩)이기도 했다.
우거진 저것은
우거진 저것은 쑥인가 했더니 다북쑥이로다. 슬프도다, 우리 부모님 날 낳으시고 고생하셨다.
우거진 저것은 쑥인가 했더니 제비쑥이로다. 슬프도다, 우리 부모님 날 나으시고 여위셨다.
병의 술이 떨어짐은 술통의 수치로다. 궁하고 외로운 살림살이 죽음만 같지 못한지 오래도다.
아버님 없이 누굴 믿으며, 어머님 없이 누굴 의지하리. 나가면 걱정이요, 들어오면 몸 둘 곳 없도다.
아버님 날 낳으시고, 어머님이 날 기르셨다. 쓰다듬어 가르치고, 키우고 가꾸시고,
나며 들며 안아주시니, 그 은덕 갚으려해도 저 하늘이 아득하도다.
남산은 험악하고 높기도 하고, 바람은 모질게 휘몰아치도다.
사람들은 모두 잘 살고 있건만, 나만 어이 이 신센가?
남산은 험악하고 높기도 하고, 바람은 모질게 휘몰아치도다.
사람들은 모두 잘 살고 있건만, 나만 홀로 봉양을 다하지 못했도다.
*어버이를 생각하는 시인데, 주세붕과 정철의 시조가 시경과 유사하다.
'아버님 날 낳으시고 어머님 날 기르시니 부모 곧 아니시면 내 몸이 없으렷다. 이 덕(德)을 갚으려 하니 하늘 끝이 없습니다.(주세붕)
서경(書經)
서경(書經)은 BC 600년 경에 만들어진 책으로, 성왕(聖王) 명군(名君) 현신(賢臣)이 남긴 어록이자 선언집이다. 오경(五經)에 속하며, 중국 정치의 규범이 되는 책이다. 요(堯) 순(舜) 우(禹) 탕(湯)과 하(夏), 은(殷), 주(周) 때 군왕의 언행과 사적을 기록되어있다.
공자가 '서경'을 정리했다는 설이 있다.
옛날에는 서(書)라 불리웠고 왕조(王朝)의 이름을 위에 얹어 우서(虞書) 하서(夏書) 등으로 부른다.
'서경'은 진시황(秦始皇)의 분서갱유(焚書坑儒) 때 자취 감추어 난을 피해 흘러다니다가 평화를 되찾은 뒤, 진(秦)나라 복승(伏勝)이 은밀히 벽 속에 감춘 걸 얻은 28편(혹은 29편)을 금문상서(今文尙書)라 부른다. 그 후 후한 무제(武帝) 때 노(魯)나라의 공왕(恭王)이 집을 넓히려고 공자의 구택(舊宅)을 부술 때 벽 속에서 나온 고서를 '고문상서(古文尙書)'라 한다.
우요전(虞堯典)
옛날 요임금에 대하여 상고해 보건데, 지극한 공을 세우셨으니, 공정하시고 밝으시며, 문채가 나시고 생각 깊으시며 온유하고, 공순하시며 능히 사양하시어, 빛을 온 세계에 펴시니, 하늘과 땅에 이르시니라.
능히 큰 덕을 밝히시어, 구족을 친하게 하시니 구족이 이미 친목하게 되었고, 백성을 고르게 밝히시니 백성이 소명(昭明)하였고, 만방을 화하게 고르게 하시니, 모든 백성들이 착해져서 이에 화평을 누리게 되었다.
요임금
순전(舜典)
요임금이 제후의 우두머리를 불러, '사악(四岳)아, 내 이 자리에 오른 지 벌써 70년이 되었는데, 그동안 너는 내 명령에 따라 천하를 잘 다스려 주었다. 이제부터 나를 대신하여 이 자리에 오르도록 하라.'고 했다. 그러자 사악이 '이렇게 부덕한 몸으로는 제위를 욕되게 할 따름입니다.' 했다. 그래 '그렇다면 재야에 숨은 현자를 추천하라.'고 하자, 그들이 순을 천거했다.
'순은 맹인의 자식으로, 아버지는 고집이 세고 불순한 사람이며, 어머니는 간사하고, 동생 상(象)은 교만하기 짝이 없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부모에게 효도를 다하고, 동생이 나쁜 길로 빠지지 않게 잘 이끌어 화목한 가정을 꾸려 나가고 있습니다.'
라는 말을 듣고 요임금은 자신의 두 딸을 순에게 주고, 백관의 통솔과 귀빈 접대, 신에게 올리는 제사를 관장하게 했더니 백관이 그를 잘 따르고, 귀한 손님이 그에게 감복하고, 비와 바람이 때를 잘 맞추어 오곡이 풍성해졌다.
그래 요임금이 순을 불러 말했다.
'순아, 내가 너의 말과 행동을 지켜본 지 어언 3년이 되었다. 이제부터 나를 대신해 제위에 오르도록 하라.'
순은 스스로 부덕하다 하며 사양하려 했으나, 결국 요임금의 뜻에 따라 정월에 길일을 잡아 제위에 올랐다.
고요모(皐陶謨)
옛날 고요(皐陶)를 상고하면 그가 이르기를,
'진실로 그 덕을 밟으면, 꾀하는 일이 밝으며 도움이 조화될 것이다.'
하였다. 이에 우(禹)가 말하기를,
'그렇습니다. 어찌하면 될까요?'
고요가 말하기를 '아름다워라, 삼가 그의 몸을 닦고 생각을 오래하면 집안이 화목하게 질서가 잡히며, 백성들은 밝아지고 가까운 데로부터 먼 곳까지 잘 다스릴 수 있는 길이 여기 있읍니다.' 이에 우(禹)가 그 말에 절하며 '그렇습니다.' 하였다.
익직(益稷)
순임금께서 이르시되, '오시게, 우(禹)여 그대 역시 좋은 말씀을 해 보시게.' 우가 절하여 가로되, '임금님 제가 무슨 말씀을 아뢰오리까? 저는 날마다 부지런히 일할 생각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 하였다.
고요가 물었다. '아, 어찌 한다는 것이오?' 우가 대답하기를, '홍수가 하늘에 닿을 듯 물이 산을 삼키고 언덕을 잠기게 하여 아랫 백성들은 어둠에 빠지어 내가 네 가지 탈 것(四載)을 타고, 산을 따라 나무를 깎고, 익(益)과 더불어 신선한 음식을 내어주고, 아홉개 냇물을 터서 사해에 이르게 하고, 밭도랑과 시내를 깊게 하고, 기장 씨를 뿌리며, 멀리 떨어진 냇물에서 곤궁할 때 먹는 음식과 생것 먹는 법을 일러주고, 힘써 없는 것과 있는 것을 서로 바꾸게 하여, 쌓여 있는 물건들을 날마다 팔게 했습니다. 그래서 여러 백성들이 쌀밥을 먹게 되어 온 나라가 잘 다스려 졌습니다.'
이에 고요가 말하되, '그렇습니다. 그대의 좋은 말을 스승으로 삼겠습니다.' 하였다.
우공(禹貢)
우(禹)는 땅을 다스리시고 산에 이르면 나무를 베어 젖히고 높은 산과 큰 강을 안정시켰다. 기주(冀州) 호구산(壺口山)에서 시작하여 양(梁)과 기(岐) 지방을 다스렸고, 태원(太原) 땅을 닦고는 악양(岳陽) 남쪽 기슭에 이르렀으며, 담회(覃懷) 땅의 일을 마치고 장수(漳水)를 가로지르는 곳까지 이르렀다.
그곳 흙은 희고도 부드러웠고, 부세(賦)는 일등 이등이 섞이었으며, 밭은 오직 중간 정도였다.
항수(恒水)와 위수(衛水)가 이미 잘 다스려지자, 대륙이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되었다. 섬 동북쪽 오랑캐들은 갖옷을 바쳐왔는데, 그들은 갈석산을 오른쪽으로 끼고 황하로 들어왔다.
바다와 태산 사이가 청주 지방인데, 그 지방 유수(濰水)와 치수(淄水) 물길을 인도하였다. 그곳 흙은 희고 걸고, 바닷가는 넓은 개펄이 있다. 그곳 밭은 상하가 있고, 부세는 중등 정도였다. 공물은 소금과 칡베였는데, 해물도 간혹 섞여 있었다
태산 골짜기에서는 명주실 모시 납 소나무 괴상하게 생긴 돌이 났다. 래산(萊山) 오랑캐들이 가축을 치게 하니 그들의 공물에는 누에 고치실이 담기어 왔다.
탕서(湯誓)
백성들아, 이리 와서 내 말을 잘 듣거라. 내가 무작정 난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다. 하나라 왕의 죄가 너무 커 하늘이 내게 처벌을 명령한 것이다. 너희들 가운데는, 우리 임금은 우리를 돌보지 않고 어찌하여 전쟁을 일으키려 하느냐고 말하는 자도 있음을 안다. 그러나 나는 상제(上帝)의 명령을 거역할 수 없어 이렇게 군사를 일으켜 정벌에 나선 것이다. 하나라 왕은 백성의 힘을 마르게 하고, 나라를 피폐하게 만들었다. 사정이 이러하니, 내 반드시 하나라를 칠 것이다. 나를 도와 천벌이 올바르게 내리도록 하라. 공을 세우면 반드시 후한 상을 내릴 것이니, 나를 믿고 따르라. 나의 서약에는 조금의 거짓도 없다.
*성탕(成湯)은 삼황오제(三皇五帝)의 한 사람인 ‘탕왕(湯王)’을 말한다. 이윤의 도움으로 상(商)나라를 세웠다. 탕왕이 명조(鳴條) 들판에서 하(夏)나라의 왕인 걸(傑)과 싸울 때 병사들에게 한 서약이 '탕서(湯誓)'다.
*서(誓)는 주나라 무왕(武王)의 '태서(泰誓)' '목서(牧誓)'와 진(秦)나라 목공이 정(鄭)나라를 공략할 때의 '진서(秦誓)'가 있다.
이윤(伊尹)
태갑 원년 십이월 을축날에 이윤(伊尹)이 선왕(先王)에게 제사지냈는데, 거기 고관과 제후들이 있었고, 백관(百官)들은 자기 일을 거두고 이윤의 말을 들었다. 이윤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옛날 하나라를 다스리던 첫 임금님은 널리 어진 사람을 구하셔서 당신 후손을 돕도록 하셨소, 덕에 힘쓰셔서 하늘의 재앙이 없었으며, 산천(山川)의 귀신들도 또한 편안하지 않음이 없었소. 새와 짐승과 물고기와 자라들에 이르기까지도 모두 마음 편했습니다.
또한 관청의 형벌을 제정하시고, 벼슬 자리에 있는 사람들에게 경고하여 말씀하셨습니다. '감히 궁전에서 춤을 추고, 방에서 취하여 노래하는 이가 있다면. 이를 무풍(巫風)이라 부르는 것이요. 감히 재물과 여색을 추구하고, 항상 놀이와 사냥을 하는 이가 있다면, 이를 음풍(淫風)이라 부르는 것이요. 감히 성현의 말씀을 업신여기며 충직을 거스리어 늙거나 덕망있는 이를 멀리하고 완악한 어린 것들을 가까이 함이 있다면, 이를 난풍(亂風)이라 합니다.
이 세 가지 바람과 열 가지 허물은 벼슬 하는 이가 몸에 한 가지만 지니고 있어도, 그 집안이 반드시 망할 것이며, 나라 임금이 이 중 한 가지만 몸에 지니고 있어도 나라는 반드시 망할 것이니, 신하들을 바로잡아 주는 이가 없다면, 그 형벌은 묵형(墨刑)이 될 것입니다.'
미자(微子)
미자(微子) 가로되, '부사(父師=箕子)여, 소사(少師=比干)여, 은나라는 세상을 다스리어 조금도 바로잡지 못했으니, 우리 할아버지인 성탕(成湯)께서 이루신 것이 위에 베풀어져 계시거늘, 우리는 술에 빠져 주정을 일삼음으로서 아랫대에 와서 그분들의 덕을 어지럽히고 망쳐 놓았습니다 .
은나라는 소인이나 대인이나 할 것 없이 다 초적(草賊)과 도둑질과 반란과 소란을 좋아하여, 경사(卿士, 벼슬아치와 선비)는 법도가 아닌 것을 본받고, 상하가 용납하고 숨겨주어 허물과 죄가 있는 자들을 잡지않고 있어서, 소민(小民, 낮은 백성) 들이 두려워하는 바가 없어, 강자가 약자를 업신여기고 적대하여 원수가 되나니, 이제 은나라가 망함이 마치 큰물을 건넘에 나루터와 물가가 없는 것과 같으니, 마침내 망하게 될 날이 지금에 이르렀는가?
*미자계(微子啓)는 제을(帝乙)의 장자이고, 주왕(紂王)의 형이다. 은나라를 창건한 성탕(成湯) 임금이 이루어 놓은 나라를 주왕이 망친 것을 뼈에 사무치게 통탄한 글 이다.
홍범구주(洪範九疇)
십삼년째 되는 해에 주나라 무왕(武王)이 기자(箕子)를 찾아갔다. '아아, 기자여. 하늘이 백성을 안정시켜 그 거처를 도와 합하게 하셨는데, 나는 그 떳떳한 윤리가 펼쳐지는 바를 알지 못하노라.' 이에 기자가 말하길.' 제가 듣자하니, 옛날에 곤(鯀)이 홍수를 막아 오행(五行)의 배열을 어지럽히니 하느님은 크게 노하시어 홍범구주(洪範九疇)를 주시지 아니 하시어 이치와 윤리가 무너진 것인데, 곤이 귀양가서 죽거늘 우(禹) 임금이 일어나시어, 하늘이 우에게 홍범구주를 주시니 떳떳한 이치가 차례로 행해진 바입니다.
*곤(鯀)은 황제 헌원(軒轅)의 아들 소호김천씨(少昊金天氏)가 신농씨의 딸과 결혼하여 그 딸이 낳은 후손이다. 헌원은 웅족이고, 곤(鯀)은 목방(木方)계 동이(東夷)계 양족(羊族)이며, 곤은 황제의 외손이다.
황제 헌원씨, 염제 신농씨(우측)
요임금이 곤에게 치수를 맡긴지 9년이 지나 성과가 없자 곤은 북쪽으로 쫒겨가 거기서 검은 물고기(玄魚)가 되었는데, 수염을 날리며 비늘을 떨며 파도를 가르는 곤을 본 자는 '하수(河水)'의 정령이라고 했다.(북시베리아 지방의 물과 관련 있는 뛰어난 인물임을 나타낸다. 곤이 단군계라는 설도 있다. 헌원은 웅족이다. 단군신화에 웅녀가 마늘과 쑥을 먹고 인간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상기된다).
축융에게 죽임을 당했는데, 3년 동안 시체가 썩지않아 배를 가르니, 거기서 규룡이 틔어나왔는데, 이 규룡이 우(禹) 임금이다. 우 임금은 동이족 후손인 것이다.
*신라인은 소호김천씨(少昊金天氏) 후예라고 한다. 신라 6촌장들이 진나라에서 망명해 온 사람, 즉 ‘진지망인(秦之亡人)’이라는 ‘삼국지 위지(魏志) 동이전(東夷傳)’의 기록이 있다. 삼국사기 김유신 열전에도 '신라사람들은 자칭 소호김천씨(少昊金天氏)의 후손이라고 하여 김으로 성을 삼았고, 김유신의 비문에도 '헌원(軒轅: 황제)의 후예요 소호(少昊)의 직계'라는 구절이 있다.
소호김천씨
우(禹)가 이에 이어 일어나니, 하늘은 우에게 홍범구주(洪範九疇)를 내리시어 일정한 윤리가 베풀어졌습니다.
*하늘이 우(禹)에게 홍범구주(洪範九疇)를 내렸다는 대목이 중요하다. 우임금이 동이족이기 때문이다. 홍범구주는 하늘이 동이족에게 내린 천지 대법(大法)이다.
우임금
홍범구주의 첫째는 오행(五行)이요,
*오행: 수(水)·화(火)·목(木)·금(金)·토(土)를 지칭한다. 물은 물체를 적시고 아래로 흘러 가는 성질을 가지고 있고, 불은 물체를 태우고 위로 올라 가는 성질이 있으며, 나무는 구부러지고 곧게 자라는 성질이 있고, 쇠는 조작에 의해 자유롭게 변형하는 성질이 있으며, 흙은 곡식을 길러 거두게 하는 성질이 있다.
물체를 적시고 아래로 흘러가는 성질은 짠맛을, 물체를 태우고 위로 올라 가는 성질은 쓴맛을, 구부러지고 곧게 자라는 성질은 신맛을, 조작에 의해 자유롭게 변하는 성질은 매운맛을, 곡식을 길러 거두게 하는 성질은 단맛을 내게 한다.
둘째는 5사(五事)를 공경히 행하는 것이요,
*오사: 외모, 말, 보는 것, 듣는 것, 생각하는 것을 지칭한다. 외모는 공손해야 하고, 말은 조리가 있어야 하며, 보는 것은 밝아야 하고, 듣는 것은 분명해야 하며, 생각하는 것은 지혜로워야 한다. 공손함은 엄숙을, 조리가 있음은 이치를, 밝음은 지혜를, 분명함은 꾀를, 지혜는 성인을 만드는 것이다.
셋째는 팔정(八政)을 힘써 행하는 것이요,
* 팔정: 양식, 재정, 제사, 땅 관리, 교육, 범죄, 손님 대접, 군대를 말한다.
넷째는 오기(五紀)를 조화있게 쓰는 것이요,
*오기: 해(歲)·달(月)·날(日)·별(辰)·역법(曆法)의 계산을 지칭한다.
다섯째는 황극(皇極)을 세워 쓰는 것이요,
*황극: 임금의 법도로서 임금이 정치의 법을 세우는 것이다. 오복을 백성들에게 베풀어주면, 백성들도 왕의 법을 따를 것이다. 백성들이 법도를 위배했더라도 커다란 허물이 없을 때에는 왕은 이들을 용납해야 한다. 의지할 곳이 없는 사람을 학대하지 말고 고매한 인격자를 존경해야 한다. 재능이 있는 사람을 격려해 주면 나라는 발전할 것이다. 왕의 법도는 곧 상제(上帝)의 교훈이기도 하다. 천자는 백성의 부모가 되어 천하를 다스리는 것이다.
여섯째는 삼덕(三德)으로 다스리어 쓰는 것이요,
*삼덕: 정직 강극(剛克) 유극(柔克)을 말한다. 평화스럽고 안락할 때에는 정직을 중시하고, 강하고 굴복하지 않을 때에는 강극을 중시하며, 화합할 때에는 유극을 중시해야 한다. 침잠할 때에는 강(剛)함으로써 극복하고, 높고 밝음에는 유(柔)함으로써 극복하는 것이다.
일곱째는 계의(稽疑)를 밝히어 쓰는 것이요,
*계의: 점치는 사람을 임명하고 그들에게 점을 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점을 치는 사람들은 비 갬, 안개 맑음, 흐린 뒤 맑음, 정괘(貞卦) 회괘(悔卦)에 관한 예보를 한다. 이 일곱가지 예보는 복점(卜占)에 의한 것이 다섯 가지, 서점(筮占)에 의한 것이 두 가지로서, 이러한 점은 변화하는 현상으로 미루어 아는 것이다.
왕에게 큰 의문이 생기면 자신의 마음에 물어 보고, 귀족이나 관리에게 물어 보며, 백성들에게 물어 보고, 복서인(卜筮人)에게 물어 보아야 한다.
왕이 좋다고 생각하고, 복서의 점이 좋다고 하고, 귀족이나 관리가 좋다고 하고, 백성들까지 좋다고 한다면, 바로 이러한 상황을 대동(大同)이라고 한다.
여덟째는 서징(庶徵)을 생각하며 쓰는 것이요,
*서징: 비, 맑음, 따뜻함, 추움, 바람 및 계절의 변화를 지칭하는 것이다. 이 다섯가지 날씨의 변화가 알맞게 조화를 이루면 모든 초목은 무성할 것이다. 다섯가지 날씨의 변화 가운데 어느 한가지 현상만 두드러지게 나타나도 흉하고, 어느 한가지 현상이 나타나지 않아도 흉한 것이다.
아홉째는 오복(五福)을 길르고, 육극(六極)을 피하는 것이다.
*오복은 장수(壽), 부귀(富), 건강(康寧), 선행(攸好德), 인생 계획(考終命). 육극은 횡사, 요절, 병, 걱정, 가난, 약함을 지칭한다. 또 흉단절(凶短折=흉은 재난을 만나 죽는 것, 단은 60세 이전에 죽는 것, 절은 30세 이전에 죽는 것.)을 포함한다.
시경(詩經)
‘시경(詩經)’은 말 그대로 ‘시의 경전(經典)’이다. 공자가 서주(西周) 때부터 춘추시대(BC 6세기)까지 전승된 시 3,000여 편 중 305편을 가려서 정리한 책이다.
공자는 만년에 제자를 가르침에 육경(六經) 중에서 시를 첫머리로 삼았다. 시가 인간의 순수한 감정에서 우러난 것이므로, 그 만한 전범(典範)이 없다고 생각했다. 논어 <양화편>에서 '너희들은 왜 시경을 배우지 않느냐? 시경은 감흥을 일으켜 정서를 순화하고 사물을 바르게 관찰할 수 있게 하며, 많은 사람들과 사귀게 하고, 불의를 비판할 수 있게 하며, 집안에서는 부모를 섬기고, 나가서는 임금을 받들게 하고, 새, 짐승, 풀, 나무의 이름을 많이 알게 하느니라.'고 했다. 아들 백어(伯魚)에게 '시경의 주남(周南)과 소남(召南)을 공부하지 않으면, 마치 담벼락을 마주하고 서 있는 것과 같다.'면서 시 공부를 권했다.
공자는 '시 300편을 한 마디로 사악함이 없다(思無邪)'고 했다. '즐겁되 음탕하지 않고 슬프되 상케 하지 않는다(樂而不淫, 哀而不傷)'고 했다..
'시경'의 내용은 민간에서 모은 풍(風), 정치에 관한 아(雅), 선왕의 덕을 칭송한 송(頌)이 있다. 신내림(降神), 주술(呪謠), 제가(祭歌), 충성, 효도, 연가 도 있다. '시경'에 실린 시들은 현학적이거나 어렵지 않다. 농익거나 짙지 아니하다.
그 몇개만 읽어보자. '시경'의 분위기를 알 수 있다.
베짱이
베짱이 떼 많기도 하네. 너의 자손 번창하리라.
베짱이 울음소리 시끄럽기도 하네. 너의 자손 번성하리라.
베짱이 울음소리 끝도 없네. 너의 자손 번성하리라.
*베짱이는 다산의 상징이며 약으로 쓰는 상서로운 곤충이다. 베짱이가 떼지어 날갯짓 하면서 날아오르는 모양을 묘사함으로써 자손의 번영을 축복한 시이며, 아마 결혼식 때 춤을 추면서 축가로 불렀을 것이다.
칡덩쿨
칡덩쿨은 골짜기에 뻗어 그 잎새 무성하다. 꾀꼬리 꾀꼴꾀꼴 저 숲 속에 날아앉아 그 울음 아름답네.
칡덩쿨은 골짜기에 뻗어 그 잎새 무성하다. 이걸 베고 쪄서 굵고 가는 베를 짜서 옷 지어입어 싫지 않구나.
어른께 말씀드려 근친 간다고 하거라. 막 입는 옷, 나들이 옷, 서둘러 빨래하자. 어느 건 빨고 안 빨 건가. 양친 뵈러 친정 가네.
까치집
까치가 지은 집에 비둘기가 들어가네.
우리 아씨 시집가네. 백 채 수레 마중하네.
까치가 지은 집에 비둘기가 가득하네.
우리 아씨 시집가네. 백 채 수레 따라가네.
*까치와 비둘기는 모두 상서로운 새다. 까치집에 비둘기를 맞이하는 정경을 빗대어 시집가는 딸이 남성의 집에 받아들여짐을 축복하는 시다.
누추한 집에서도
집이 누추하긴 해도 못 살 거야 없네. 졸졸대는 샘물에서도 가난은 즐길만 하네.
고기를 먹는 데에 꼭 황하의 잉어여야 하고, 아내를 얻는 데에 딱이 제나라 공주일 필요야 없네.
내게도 일찍이
내게도 일찍이 커다란 집에 살림 번성했었지. 지금은 먹기조차 어려우니, 계속되는 부귀는 없으련가.
내게도 일찍이 좋은 음식 많았었지. 지금은 배조차 채우기 어려우니, 계속되는 부귀는 없으련가.
복사나무
고운 복사나무 활짝 피었네. 이 집 처녀 시집가면 시집살이 잘도 할래.
고운 복사나무 잘도 익었네. 이 집 처녀 시집가면 시집살이 잘도 할래.
고운 복사나무 잎새도 싱그럽네. 이 집 처녀 시집가면 어진 아내 될터이니.
귀여운 여인
귀엽고 아름다운 그 여인, 성 모퉁이에서 날 기다리네.
날씨 흐려 눈에 안 띄어 머리 긁적이며 주저하네.
귀엽고 아름다운 그 여인, 내게 붉은 피리 주었네.
피리의 붉은 빛 곱기도 하나, 그녀가 더 곱네.
들판에서 그녀는 내게 삘기를 뽑아주었네.
삘기가 예쁜 것이 아니라, 고운 이가 주어서 예쁘다네.
달빛이 갈대에
갈대에 달빛이 어우러지니, 이슬 맺히고 서리 내렸네.
사랑하는 그대는 물 저쪽에 산다네. 거슬러 올라가 만나자니 길은 멀고 험하고, 물결 따라 내려가보려니, 마치 물 한가운데 있는 것 같네.
갈대에 달빛이 어우러지니, 이슬 아직 마르지 않았네.
사랑하는 그대는 물가에 산다네. 거슬러 올라가 만나자니 길은 멀고 가쁘고,
마치 물 가운데 모래섬에 있는듯 하네.
떨어지는 매실
내던지는 매실 일곱 개, 날 찾는 사내들아, 어서 이 좋은 기회에.
내던지는 매실 세 개, 날 찾는 사내들아, 오늘 어서.
내던지는 매실 한 광주리, 날 찾는 사내들아, 지금 당장 어서.
*매실은 임산부에게 좋은 약리작용 하는 열매이다. 그 매실을 마음에 둔 남자를 향해 던져 구혼하는 시다. 이것을 투과혼(投果婚, 열매를 던져 구혼하는 것)이라 한다. 진서(晋書) '반악전(潘岳傳)'에 미소년 반악(潘岳)이 외출하면 여자들이 둘러싸고 마차가 가득 찰 정도로 과일을 던졌다는 이야기가 있다.
웅치(雄雉, 장끼)
장끼가 날아오르네, 천천히 날갯짓하며 가네.
그리운 임이여! 내 마음에 괴로움만 남았구나.
장끼가 날아오르네, 오르락내리락 날갯짓 소리 들리네.
진짜 내 임이여! 이 괴로움 어이할까?
저 해와 달 바라보며 끝없는 이 생각
길은 멀다 하는데, 어찌 능히 오려나?
세상의 군자들아! 어찌 덕행을 모르느냐?
해하고 탐내지 않는데, 어찌 이보다 더 선하란 말이냐?
*장끼는 남자를 상징한다. 장끼가 날아가는 모습을 노래하여 남자가 여자로부터 떠남을 상징한다. 다시 맺어지고 싶어 하는 여자의 희망, 한에 사무쳐 자신을 위로하는 버림받은 여인의 심정을 그렸다.
다북쑥(蓼蕭, 제례에 참석한 손님을 의미)
저 큰 다북쑥, 이슬 촉촉하네.
임을 만나 보니, 내 마음 후련하네.
잔치 벌여 웃고 이야기 하니, 좋은 말만 들리고 마음 편안하네.
저 큰 다북쑥, 이슬 듬뿍 젖었네.
임을 만나 보니, 가없는 영광이네.
그 덕 그르치지 않으니, 오래오래 살리라.
저 큰 다북쑥, 이슬 함빡 젖었네.
임을 만나 보니, 즐겁고 편안하네.
그 형에 그 아우라, 착한 덕 오래 즐거우리.
*쑥과 이슬은 신성한 주술적 힘을 지니고 있다. 그 쑥에 이슬 맺혔다는 표현으로 제례에 참석한 손님을 축복하는 시다. 손님은 이 노래에 답가를 불렀다.
추우(騶虞, 사냥터의 신)
저 무성한 갈대밭에서 화살 하나에 암퇘지 다섯 마리라니
아! 진짜 추우(騶虞, 천자의 사냥터를 돌보는 신)로다.
저 무성한 쑥밭에서 화살 하나에 새끼 돼지 다섯 마리라니
아! 진짜 추우로다.
*사냥을 시작하기 전에 사냥꾼이 멧돼지를 활로 쏘아 사냥터 신에게 바치고 사냥 잘되게 해 달라고 기원하는 주술적 의례의 시이다.
문왕(文王)
문왕의 영혼은 위에 계시고, 오! 하늘에서 빛나네.
주는 오래된 나라이지만, 그 천명은 늘 새로웠네.
주가 밝지 않은가, 천명이 늘 때에 맞으니,
문왕이 오르내려 천제의 곁에 계셨네.
*문왕을 제사 지낼 때 제전가(祭典歌)다. 모두 7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천명을 받은 문왕의 영혼이 주나라에 강림하는 부분부터 시작, 자손의 번영과 신하의 충성, 은나라의 복속, 신하들의 활약을 노래하고, 문왕의 덕에 따라 만방을 아울러야 한다고 가르치는 서사시다. 집단의 결속을 강화할 목적으로, 문왕으로 분장한 춤꾼이 이야기에 맞춰 춤을 추던 극시(劇詩)이기도 했다.
우거진 저것은
우거진 저것은 쑥인가 했더니 다북쑥이로다. 슬프도다, 우리 부모님 날 낳으시고 고생하셨다.
우거진 저것은 쑥인가 했더니 제비쑥이로다. 슬프도다, 우리 부모님 날 나으시고 여위셨다.
병의 술이 떨어짐은 술통의 수치로다. 궁하고 외로운 살림살이 죽음만 같지 못한지 오래도다.
아버님 없이 누굴 믿으며, 어머님 없이 누굴 의지하리. 나가면 걱정이요, 들어오면 몸 둘 곳 없도다.
아버님 날 낳으시고, 어머님이 날 기르셨다. 쓰다듬어 가르치고, 키우고 가꾸시고,
나며 들며 안아주시니, 그 은덕 갚으려해도 저 하늘이 아득하도다.
남산은 험악하고 높기도 하고, 바람은 모질게 휘몰아치도다.
사람들은 모두 잘 살고 있건만, 나만 어이 이 신센가?
남산은 험악하고 높기도 하고, 바람은 모질게 휘몰아치도다.
사람들은 모두 잘 살고 있건만, 나만 홀로 봉양을 다하지 못했도다.
*어버이를 생각하는 시인데, 주세붕과 정철의 시조가 시경과 유사하다.
'아버님 날 낳으시고 어머님 날 기르시니 부모 곧 아니시면 내 몸이 없으렷다. 이 덕(德)을 갚으려 하니 하늘 끝이 없습니다.(주세붕)
서경(書經)
서경(書經)은 BC 600년 경에 만들어진 책으로, 성왕(聖王) 명군(名君) 현신(賢臣)이 남긴 어록이자 선언집이다. 오경(五經)에 속하며, 중국 정치의 규범이 되는 책이다. 요(堯) 순(舜) 우(禹) 탕(湯)과 하(夏), 은(殷), 주(周) 때 군왕의 언행과 사적을 기록되어있다.
공자가 '서경'을 정리했다는 설이 있다.
옛날에는 서(書)라 불리웠고 왕조(王朝)의 이름을 위에 얹어 우서(虞書) 하서(夏書) 등으로 부른다.
'서경'은 진시황(秦始皇)의 분서갱유(焚書坑儒) 때 자취 감추어 난을 피해 흘러다니다가 평화를 되찾은 뒤, 진(秦)나라 복승(伏勝)이 은밀히 벽 속에 감춘 걸 얻은 28편(혹은 29편)을 금문상서(今文尙書)라 부른다. 그 후 후한 무제(武帝) 때 노(魯)나라의 공왕(恭王)이 집을 넓히려고 공자의 구택(舊宅)을 부술 때 벽 속에서 나온 고서를 '고문상서(古文尙書)'라 한다.
우요전(虞堯典)
옛날 요임금에 대하여 상고해 보건데, 지극한 공을 세우셨으니, 공정하시고 밝으시며, 문채가 나시고 생각 깊으시며 온유하고, 공순하시며 능히 사양하시어, 빛을 온 세계에 펴시니, 하늘과 땅에 이르시니라.
능히 큰 덕을 밝히시어, 구족을 친하게 하시니 구족이 이미 친목하게 되었고, 백성을 고르게 밝히시니 백성이 소명(昭明)하였고, 만방을 화하게 고르게 하시니, 모든 백성들이 착해져서 이에 화평을 누리게 되었다.
요임금
순전(舜典)
요임금이 제후의 우두머리를 불러, '사악(四岳)아, 내 이 자리에 오른 지 벌써 70년이 되었는데, 그동안 너는 내 명령에 따라 천하를 잘 다스려 주었다. 이제부터 나를 대신하여 이 자리에 오르도록 하라.'고 했다. 그러자 사악이 '이렇게 부덕한 몸으로는 제위를 욕되게 할 따름입니다.' 했다. 그래 '그렇다면 재야에 숨은 현자를 추천하라.'고 하자, 그들이 순을 천거했다.
'순은 맹인의 자식으로, 아버지는 고집이 세고 불순한 사람이며, 어머니는 간사하고, 동생 상(象)은 교만하기 짝이 없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부모에게 효도를 다하고, 동생이 나쁜 길로 빠지지 않게 잘 이끌어 화목한 가정을 꾸려 나가고 있습니다.'
라는 말을 듣고 요임금은 자신의 두 딸을 순에게 주고, 백관의 통솔과 귀빈 접대, 신에게 올리는 제사를 관장하게 했더니 백관이 그를 잘 따르고, 귀한 손님이 그에게 감복하고, 비와 바람이 때를 잘 맞추어 오곡이 풍성해졌다.
그래 요임금이 순을 불러 말했다.
'순아, 내가 너의 말과 행동을 지켜본 지 어언 3년이 되었다. 이제부터 나를 대신해 제위에 오르도록 하라.'
순은 스스로 부덕하다 하며 사양하려 했으나, 결국 요임금의 뜻에 따라 정월에 길일을 잡아 제위에 올랐다.
고요모(皐陶謨)
옛날 고요(皐陶)를 상고하면 그가 이르기를,
'진실로 그 덕을 밟으면, 꾀하는 일이 밝으며 도움이 조화될 것이다.'
하였다. 이에 우(禹)가 말하기를,
'그렇습니다. 어찌하면 될까요?'
고요가 말하기를 '아름다워라, 삼가 그의 몸을 닦고 생각을 오래하면 집안이 화목하게 질서가 잡히며, 백성들은 밝아지고 가까운 데로부터 먼 곳까지 잘 다스릴 수 있는 길이 여기 있읍니다.' 이에 우(禹)가 그 말에 절하며 '그렇습니다.' 하였다.
익직(益稷)
순임금께서 이르시되, '오시게, 우(禹)여 그대 역시 좋은 말씀을 해 보시게.' 우가 절하여 가로되, '임금님 제가 무슨 말씀을 아뢰오리까? 저는 날마다 부지런히 일할 생각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 하였다.
고요가 물었다. '아, 어찌 한다는 것이오?' 우가 대답하기를, '홍수가 하늘에 닿을 듯 물이 산을 삼키고 언덕을 잠기게 하여 아랫 백성들은 어둠에 빠지어 내가 네 가지 탈 것(四載)을 타고, 산을 따라 나무를 깎고, 익(益)과 더불어 신선한 음식을 내어주고, 아홉개 냇물을 터서 사해에 이르게 하고, 밭도랑과 시내를 깊게 하고, 기장 씨를 뿌리며, 멀리 떨어진 냇물에서 곤궁할 때 먹는 음식과 생것 먹는 법을 일러주고, 힘써 없는 것과 있는 것을 서로 바꾸게 하여, 쌓여 있는 물건들을 날마다 팔게 했습니다. 그래서 여러 백성들이 쌀밥을 먹게 되어 온 나라가 잘 다스려 졌습니다.'
이에 고요가 말하되, '그렇습니다. 그대의 좋은 말을 스승으로 삼겠습니다.' 하였다.
우공(禹貢)
우(禹)는 땅을 다스리시고 산에 이르면 나무를 베어 젖히고 높은 산과 큰 강을 안정시켰다. 기주(冀州) 호구산(壺口山)에서 시작하여 양(梁)과 기(岐) 지방을 다스렸고, 태원(太原) 땅을 닦고는 악양(岳陽) 남쪽 기슭에 이르렀으며, 담회(覃懷) 땅의 일을 마치고 장수(漳水)를 가로지르는 곳까지 이르렀다.
그곳 흙은 희고도 부드러웠고, 부세(賦)는 일등 이등이 섞이었으며, 밭은 오직 중간 정도였다.
항수(恒水)와 위수(衛水)가 이미 잘 다스려지자, 대륙이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되었다. 섬 동북쪽 오랑캐들은 갖옷을 바쳐왔는데, 그들은 갈석산을 오른쪽으로 끼고 황하로 들어왔다.
바다와 태산 사이가 청주 지방인데, 그 지방 유수(濰水)와 치수(淄水) 물길을 인도하였다. 그곳 흙은 희고 걸고, 바닷가는 넓은 개펄이 있다. 그곳 밭은 상하가 있고, 부세는 중등 정도였다. 공물은 소금과 칡베였는데, 해물도 간혹 섞여 있었다
태산 골짜기에서는 명주실 모시 납 소나무 괴상하게 생긴 돌이 났다. 래산(萊山) 오랑캐들이 가축을 치게 하니 그들의 공물에는 누에 고치실이 담기어 왔다.
탕서(湯誓)
백성들아, 이리 와서 내 말을 잘 듣거라. 내가 무작정 난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다. 하나라 왕의 죄가 너무 커 하늘이 내게 처벌을 명령한 것이다. 너희들 가운데는, 우리 임금은 우리를 돌보지 않고 어찌하여 전쟁을 일으키려 하느냐고 말하는 자도 있음을 안다. 그러나 나는 상제(上帝)의 명령을 거역할 수 없어 이렇게 군사를 일으켜 정벌에 나선 것이다. 하나라 왕은 백성의 힘을 마르게 하고, 나라를 피폐하게 만들었다. 사정이 이러하니, 내 반드시 하나라를 칠 것이다. 나를 도와 천벌이 올바르게 내리도록 하라. 공을 세우면 반드시 후한 상을 내릴 것이니, 나를 믿고 따르라. 나의 서약에는 조금의 거짓도 없다.
*성탕(成湯)은 삼황오제(三皇五帝)의 한 사람인 ‘탕왕(湯王)’을 말한다. 이윤의 도움으로 상(商)나라를 세웠다. 탕왕이 명조(鳴條) 들판에서 하(夏)나라의 왕인 걸(傑)과 싸울 때 병사들에게 한 서약이 '탕서(湯誓)'다.
*서(誓)는 주나라 무왕(武王)의 '태서(泰誓)' '목서(牧誓)'와 진(秦)나라 목공이 정(鄭)나라를 공략할 때의 '진서(秦誓)'가 있다.
이윤(伊尹)
태갑 원년 십이월 을축날에 이윤(伊尹)이 선왕(先王)에게 제사지냈는데, 거기 고관과 제후들이 있었고, 백관(百官)들은 자기 일을 거두고 이윤의 말을 들었다. 이윤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옛날 하나라를 다스리던 첫 임금님은 널리 어진 사람을 구하셔서 당신 후손을 돕도록 하셨소, 덕에 힘쓰셔서 하늘의 재앙이 없었으며, 산천(山川)의 귀신들도 또한 편안하지 않음이 없었소. 새와 짐승과 물고기와 자라들에 이르기까지도 모두 마음 편했습니다.
또한 관청의 형벌을 제정하시고, 벼슬 자리에 있는 사람들에게 경고하여 말씀하셨습니다. '감히 궁전에서 춤을 추고, 방에서 취하여 노래하는 이가 있다면. 이를 무풍(巫風)이라 부르는 것이요. 감히 재물과 여색을 추구하고, 항상 놀이와 사냥을 하는 이가 있다면, 이를 음풍(淫風)이라 부르는 것이요. 감히 성현의 말씀을 업신여기며 충직을 거스리어 늙거나 덕망있는 이를 멀리하고 완악한 어린 것들을 가까이 함이 있다면, 이를 난풍(亂風)이라 합니다.
이 세 가지 바람과 열 가지 허물은 벼슬 하는 이가 몸에 한 가지만 지니고 있어도, 그 집안이 반드시 망할 것이며, 나라 임금이 이 중 한 가지만 몸에 지니고 있어도 나라는 반드시 망할 것이니, 신하들을 바로잡아 주는 이가 없다면, 그 형벌은 묵형(墨刑)이 될 것입니다.'
미자(微子)
미자(微子) 가로되, '부사(父師=箕子)여, 소사(少師=比干)여, 은나라는 세상을 다스리어 조금도 바로잡지 못했으니, 우리 할아버지인 성탕(成湯)께서 이루신 것이 위에 베풀어져 계시거늘, 우리는 술에 빠져 주정을 일삼음으로서 아랫대에 와서 그분들의 덕을 어지럽히고 망쳐 놓았습니다 .
은나라는 소인이나 대인이나 할 것 없이 다 초적(草賊)과 도둑질과 반란과 소란을 좋아하여, 경사(卿士, 벼슬아치와 선비)는 법도가 아닌 것을 본받고, 상하가 용납하고 숨겨주어 허물과 죄가 있는 자들을 잡지않고 있어서, 소민(小民, 낮은 백성) 들이 두려워하는 바가 없어, 강자가 약자를 업신여기고 적대하여 원수가 되나니, 이제 은나라가 망함이 마치 큰물을 건넘에 나루터와 물가가 없는 것과 같으니, 마침내 망하게 될 날이 지금에 이르렀는가?
*미자계(微子啓)는 제을(帝乙)의 장자이고, 주왕(紂王)의 형이다. 은나라를 창건한 성탕(成湯) 임금이 이루어 놓은 나라를 주왕이 망친 것을 뼈에 사무치게 통탄한 글 이다.
홍범구주(洪範九疇)
십삼년째 되는 해에 주나라 무왕(武王)이 기자(箕子)를 찾아갔다. '아아, 기자여. 하늘이 백성을 안정시켜 그 거처를 도와 합하게 하셨는데, 나는 그 떳떳한 윤리가 펼쳐지는 바를 알지 못하노라.' 이에 기자가 말하길.' 제가 듣자하니, 옛날에 곤(鯀)이 홍수를 막아 오행(五行)의 배열을 어지럽히니 하느님은 크게 노하시어 홍범구주(洪範九疇)를 주시지 아니 하시어 이치와 윤리가 무너진 것인데, 곤이 귀양가서 죽거늘 우(禹) 임금이 일어나시어, 하늘이 우에게 홍범구주를 주시니 떳떳한 이치가 차례로 행해진 바입니다.
*곤(鯀)은 황제 헌원(軒轅)의 아들 소호김천씨(少昊金天氏)가 신농씨의 딸과 결혼하여 그 딸이 낳은 후손이다. 헌원은 웅족이고, 곤(鯀)은 목방(木方)계 동이(東夷)계 양족(羊族)이며, 곤은 황제의 외손이다.
황제 헌원씨, 염제 신농씨(우측)
요임금이 곤에게 치수를 맡긴지 9년이 지나 성과가 없자 곤은 북쪽으로 쫒겨가 거기서 검은 물고기(玄魚)가 되었는데, 수염을 날리며 비늘을 떨며 파도를 가르는 곤을 본 자는 '하수(河水)'의 정령이라고 했다.(북시베리아 지방의 물과 관련 있는 뛰어난 인물임을 나타낸다. 곤이 단군계라는 설도 있다. 헌원은 웅족이다. 단군신화에 웅녀가 마늘과 쑥을 먹고 인간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상기된다).
축융에게 죽임을 당했는데, 3년 동안 시체가 썩지않아 배를 가르니, 거기서 규룡이 틔어나왔는데, 이 규룡이 우(禹) 임금이다. 우 임금은 동이족 후손인 것이다.
*신라인은 소호김천씨(少昊金天氏) 후예라고 한다. 신라 6촌장들이 진나라에서 망명해 온 사람, 즉 ‘진지망인(秦之亡人)’이라는 ‘삼국지 위지(魏志) 동이전(東夷傳)’의 기록이 있다. 삼국사기 김유신 열전에도 '신라사람들은 자칭 소호김천씨(少昊金天氏)의 후손이라고 하여 김으로 성을 삼았고, 김유신의 비문에도 '헌원(軒轅: 황제)의 후예요 소호(少昊)의 직계'라는 구절이 있다.
소호김천씨
우(禹)가 이에 이어 일어나니, 하늘은 우에게 홍범구주(洪範九疇)를 내리시어 일정한 윤리가 베풀어졌습니다.
*하늘이 우(禹)에게 홍범구주(洪範九疇)를 내렸다는 대목이 중요하다. 우임금이 동이족이기 때문이다. 홍범구주는 하늘이 동이족에게 내린 천지 대법(大法)이다.
우임금
홍범구주의 첫째는 오행(五行)이요,
*오행: 수(水)·화(火)·목(木)·금(金)·토(土)를 지칭한다. 물은 물체를 적시고 아래로 흘러 가는 성질을 가지고 있고, 불은 물체를 태우고 위로 올라 가는 성질이 있으며, 나무는 구부러지고 곧게 자라는 성질이 있고, 쇠는 조작에 의해 자유롭게 변형하는 성질이 있으며, 흙은 곡식을 길러 거두게 하는 성질이 있다.
물체를 적시고 아래로 흘러가는 성질은 짠맛을, 물체를 태우고 위로 올라 가는 성질은 쓴맛을, 구부러지고 곧게 자라는 성질은 신맛을, 조작에 의해 자유롭게 변하는 성질은 매운맛을, 곡식을 길러 거두게 하는 성질은 단맛을 내게 한다.
둘째는 5사(五事)를 공경히 행하는 것이요,
*오사: 외모, 말, 보는 것, 듣는 것, 생각하는 것을 지칭한다. 외모는 공손해야 하고, 말은 조리가 있어야 하며, 보는 것은 밝아야 하고, 듣는 것은 분명해야 하며, 생각하는 것은 지혜로워야 한다. 공손함은 엄숙을, 조리가 있음은 이치를, 밝음은 지혜를, 분명함은 꾀를, 지혜는 성인을 만드는 것이다.
셋째는 팔정(八政)을 힘써 행하는 것이요,
* 팔정: 양식, 재정, 제사, 땅 관리, 교육, 범죄, 손님 대접, 군대를 말한다.
넷째는 오기(五紀)를 조화있게 쓰는 것이요,
*오기: 해(歲)·달(月)·날(日)·별(辰)·역법(曆法)의 계산을 지칭한다.
다섯째는 황극(皇極)을 세워 쓰는 것이요,
*황극: 임금의 법도로서 임금이 정치의 법을 세우는 것이다. 오복을 백성들에게 베풀어주면, 백성들도 왕의 법을 따를 것이다. 백성들이 법도를 위배했더라도 커다란 허물이 없을 때에는 왕은 이들을 용납해야 한다. 의지할 곳이 없는 사람을 학대하지 말고 고매한 인격자를 존경해야 한다. 재능이 있는 사람을 격려해 주면 나라는 발전할 것이다. 왕의 법도는 곧 상제(上帝)의 교훈이기도 하다. 천자는 백성의 부모가 되어 천하를 다스리는 것이다.
여섯째는 삼덕(三德)으로 다스리어 쓰는 것이요,
*삼덕: 정직 강극(剛克) 유극(柔克)을 말한다. 평화스럽고 안락할 때에는 정직을 중시하고, 강하고 굴복하지 않을 때에는 강극을 중시하며, 화합할 때에는 유극을 중시해야 한다. 침잠할 때에는 강(剛)함으로써 극복하고, 높고 밝음에는 유(柔)함으로써 극복하는 것이다.
일곱째는 계의(稽疑)를 밝히어 쓰는 것이요,
*계의: 점치는 사람을 임명하고 그들에게 점을 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점을 치는 사람들은 비 갬, 안개 맑음, 흐린 뒤 맑음, 정괘(貞卦) 회괘(悔卦)에 관한 예보를 한다. 이 일곱가지 예보는 복점(卜占)에 의한 것이 다섯 가지, 서점(筮占)에 의한 것이 두 가지로서, 이러한 점은 변화하는 현상으로 미루어 아는 것이다.
왕에게 큰 의문이 생기면 자신의 마음에 물어 보고, 귀족이나 관리에게 물어 보며, 백성들에게 물어 보고, 복서인(卜筮人)에게 물어 보아야 한다.
왕이 좋다고 생각하고, 복서의 점이 좋다고 하고, 귀족이나 관리가 좋다고 하고, 백성들까지 좋다고 한다면, 바로 이러한 상황을 대동(大同)이라고 한다.
여덟째는 서징(庶徵)을 생각하며 쓰는 것이요,
*서징: 비, 맑음, 따뜻함, 추움, 바람 및 계절의 변화를 지칭하는 것이다. 이 다섯가지 날씨의 변화가 알맞게 조화를 이루면 모든 초목은 무성할 것이다. 다섯가지 날씨의 변화 가운데 어느 한가지 현상만 두드러지게 나타나도 흉하고, 어느 한가지 현상이 나타나지 않아도 흉한 것이다.
아홉째는 오복(五福)을 길르고, 육극(六極)을 피하는 것이다.
*오복은 장수(壽), 부귀(富), 건강(康寧), 선행(攸好德), 인생 계획(考終命). 육극은 횡사, 요절, 병, 걱정, 가난, 약함을 지칭한다. 또 흉단절(凶短折=흉은 재난을 만나 죽는 것, 단은 60세 이전에 죽는 것, 절은 30세 이전에 죽는 것.)을 포함한다.
시경(詩經)
‘시경(詩經)’은 말 그대로 ‘시의 경전(經典)’이다. 공자가 서주(西周) 때부터 춘추시대(BC 6세기)까지 전승된 시 3,000여 편 중 305편을 가려서 정리한 책이다.
공자는 만년에 제자를 가르침에 육경(六經) 중에서 시를 첫머리로 삼았다. 시가 인간의 순수한 감정에서 우러난 것이므로, 그 만한 전범(典範)이 없다고 생각했다. 논어 <양화편>에서 '너희들은 왜 시경을 배우지 않느냐? 시경은 감흥을 일으켜 정서를 순화하고 사물을 바르게 관찰할 수 있게 하며, 많은 사람들과 사귀게 하고, 불의를 비판할 수 있게 하며, 집안에서는 부모를 섬기고, 나가서는 임금을 받들게 하고, 새, 짐승, 풀, 나무의 이름을 많이 알게 하느니라.'고 했다. 아들 백어(伯魚)에게 '시경의 주남(周南)과 소남(召南)을 공부하지 않으면, 마치 담벼락을 마주하고 서 있는 것과 같다.'면서 시 공부를 권했다.
공자는 '시 300편을 한 마디로 사악함이 없다(思無邪)'고 했다. '즐겁되 음탕하지 않고 슬프되 상케 하지 않는다(樂而不淫, 哀而不傷)'고 했다..
'시경'의 내용은 민간에서 모은 풍(風), 정치에 관한 아(雅), 선왕의 덕을 칭송한 송(頌)이 있다. 신내림(降神), 주술(呪謠), 제가(祭歌), 충성, 효도, 연가 도 있다. '시경'에 실린 시들은 현학적이거나 어렵지 않다. 농익거나 짙지 아니하다.
그 몇개만 읽어보자. '시경'의 분위기를 알 수 있다.
베짱이
베짱이 떼 많기도 하네. 너의 자손 번창하리라.
베짱이 울음소리 시끄럽기도 하네. 너의 자손 번성하리라.
베짱이 울음소리 끝도 없네. 너의 자손 번성하리라.
*베짱이는 다산의 상징이며 약으로 쓰는 상서로운 곤충이다. 베짱이가 떼지어 날갯짓 하면서 날아오르는 모양을 묘사함으로써 자손의 번영을 축복한 시이며, 아마 결혼식 때 춤을 추면서 축가로 불렀을 것이다.
칡덩쿨
칡덩쿨은 골짜기에 뻗어 그 잎새 무성하다. 꾀꼬리 꾀꼴꾀꼴 저 숲 속에 날아앉아 그 울음 아름답네.
칡덩쿨은 골짜기에 뻗어 그 잎새 무성하다. 이걸 베고 쪄서 굵고 가는 베를 짜서 옷 지어입어 싫지 않구나.
어른께 말씀드려 근친 간다고 하거라. 막 입는 옷, 나들이 옷, 서둘러 빨래하자. 어느 건 빨고 안 빨 건가. 양친 뵈러 친정 가네.
까치집
까치가 지은 집에 비둘기가 들어가네.
우리 아씨 시집가네. 백 채 수레 마중하네.
까치가 지은 집에 비둘기가 가득하네.
우리 아씨 시집가네. 백 채 수레 따라가네.
*까치와 비둘기는 모두 상서로운 새다. 까치집에 비둘기를 맞이하는 정경을 빗대어 시집가는 딸이 남성의 집에 받아들여짐을 축복하는 시다.
누추한 집에서도
집이 누추하긴 해도 못 살 거야 없네. 졸졸대는 샘물에서도 가난은 즐길만 하네.
고기를 먹는 데에 꼭 황하의 잉어여야 하고, 아내를 얻는 데에 딱이 제나라 공주일 필요야 없네.
내게도 일찍이
내게도 일찍이 커다란 집에 살림 번성했었지. 지금은 먹기조차 어려우니, 계속되는 부귀는 없으련가.
내게도 일찍이 좋은 음식 많았었지. 지금은 배조차 채우기 어려우니, 계속되는 부귀는 없으련가.
복사나무
고운 복사나무 활짝 피었네. 이 집 처녀 시집가면 시집살이 잘도 할래.
고운 복사나무 잘도 익었네. 이 집 처녀 시집가면 시집살이 잘도 할래.
고운 복사나무 잎새도 싱그럽네. 이 집 처녀 시집가면 어진 아내 될터이니.
귀여운 여인
귀엽고 아름다운 그 여인, 성 모퉁이에서 날 기다리네.
날씨 흐려 눈에 안 띄어 머리 긁적이며 주저하네.
귀엽고 아름다운 그 여인, 내게 붉은 피리 주었네.
피리의 붉은 빛 곱기도 하나, 그녀가 더 곱네.
들판에서 그녀는 내게 삘기를 뽑아주었네.
삘기가 예쁜 것이 아니라, 고운 이가 주어서 예쁘다네.
달빛이 갈대에
갈대에 달빛이 어우러지니, 이슬 맺히고 서리 내렸네.
사랑하는 그대는 물 저쪽에 산다네. 거슬러 올라가 만나자니 길은 멀고 험하고, 물결 따라 내려가보려니, 마치 물 한가운데 있는 것 같네.
갈대에 달빛이 어우러지니, 이슬 아직 마르지 않았네.
사랑하는 그대는 물가에 산다네. 거슬러 올라가 만나자니 길은 멀고 가쁘고,
마치 물 가운데 모래섬에 있는듯 하네.
떨어지는 매실
내던지는 매실 일곱 개, 날 찾는 사내들아, 어서 이 좋은 기회에.
내던지는 매실 세 개, 날 찾는 사내들아, 오늘 어서.
내던지는 매실 한 광주리, 날 찾는 사내들아, 지금 당장 어서.
*매실은 임산부에게 좋은 약리작용 하는 열매이다. 그 매실을 마음에 둔 남자를 향해 던져 구혼하는 시다. 이것을 투과혼(投果婚, 열매를 던져 구혼하는 것)이라 한다. 진서(晋書) '반악전(潘岳傳)'에 미소년 반악(潘岳)이 외출하면 여자들이 둘러싸고 마차가 가득 찰 정도로 과일을 던졌다는 이야기가 있다.
웅치(雄雉, 장끼)
장끼가 날아오르네, 천천히 날갯짓하며 가네.
그리운 임이여! 내 마음에 괴로움만 남았구나.
장끼가 날아오르네, 오르락내리락 날갯짓 소리 들리네.
진짜 내 임이여! 이 괴로움 어이할까?
저 해와 달 바라보며 끝없는 이 생각
길은 멀다 하는데, 어찌 능히 오려나?
세상의 군자들아! 어찌 덕행을 모르느냐?
해하고 탐내지 않는데, 어찌 이보다 더 선하란 말이냐?
*장끼는 남자를 상징한다. 장끼가 날아가는 모습을 노래하여 남자가 여자로부터 떠남을 상징한다. 다시 맺어지고 싶어 하는 여자의 희망, 한에 사무쳐 자신을 위로하는 버림받은 여인의 심정을 그렸다.
다북쑥(蓼蕭, 제례에 참석한 손님을 의미)
저 큰 다북쑥, 이슬 촉촉하네.
임을 만나 보니, 내 마음 후련하네.
잔치 벌여 웃고 이야기 하니, 좋은 말만 들리고 마음 편안하네.
저 큰 다북쑥, 이슬 듬뿍 젖었네.
임을 만나 보니, 가없는 영광이네.
그 덕 그르치지 않으니, 오래오래 살리라.
저 큰 다북쑥, 이슬 함빡 젖었네.
임을 만나 보니, 즐겁고 편안하네.
그 형에 그 아우라, 착한 덕 오래 즐거우리.
*쑥과 이슬은 신성한 주술적 힘을 지니고 있다. 그 쑥에 이슬 맺혔다는 표현으로 제례에 참석한 손님을 축복하는 시다. 손님은 이 노래에 답가를 불렀다.
추우(騶虞, 사냥터의 신)
저 무성한 갈대밭에서 화살 하나에 암퇘지 다섯 마리라니
아! 진짜 추우(騶虞, 천자의 사냥터를 돌보는 신)로다.
저 무성한 쑥밭에서 화살 하나에 새끼 돼지 다섯 마리라니
아! 진짜 추우로다.
*사냥을 시작하기 전에 사냥꾼이 멧돼지를 활로 쏘아 사냥터 신에게 바치고 사냥 잘되게 해 달라고 기원하는 주술적 의례의 시이다.
문왕(文王)
문왕의 영혼은 위에 계시고, 오! 하늘에서 빛나네.
주는 오래된 나라이지만, 그 천명은 늘 새로웠네.
주가 밝지 않은가, 천명이 늘 때에 맞으니,
문왕이 오르내려 천제의 곁에 계셨네.
*문왕을 제사 지낼 때 제전가(祭典歌)다. 모두 7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천명을 받은 문왕의 영혼이 주나라에 강림하는 부분부터 시작, 자손의 번영과 신하의 충성, 은나라의 복속, 신하들의 활약을 노래하고, 문왕의 덕에 따라 만방을 아울러야 한다고 가르치는 서사시다. 집단의 결속을 강화할 목적으로, 문왕으로 분장한 춤꾼이 이야기에 맞춰 춤을 추던 극시(劇詩)이기도 했다.
우거진 저것은
우거진 저것은 쑥인가 했더니 다북쑥이로다. 슬프도다, 우리 부모님 날 낳으시고 고생하셨다.
우거진 저것은 쑥인가 했더니 제비쑥이로다. 슬프도다, 우리 부모님 날 나으시고 여위셨다.
병의 술이 떨어짐은 술통의 수치로다. 궁하고 외로운 살림살이 죽음만 같지 못한지 오래도다.
아버님 없이 누굴 믿으며, 어머님 없이 누굴 의지하리. 나가면 걱정이요, 들어오면 몸 둘 곳 없도다.
아버님 날 낳으시고, 어머님이 날 기르셨다. 쓰다듬어 가르치고, 키우고 가꾸시고,
나며 들며 안아주시니, 그 은덕 갚으려해도 저 하늘이 아득하도다.
남산은 험악하고 높기도 하고, 바람은 모질게 휘몰아치도다.
사람들은 모두 잘 살고 있건만, 나만 어이 이 신센가?
남산은 험악하고 높기도 하고, 바람은 모질게 휘몰아치도다.
사람들은 모두 잘 살고 있건만, 나만 홀로 봉양을 다하지 못했도다.
*어버이를 생각하는 시인데, 주세붕과 정철의 시조가 시경과 유사하다.
'아버님 날 낳으시고 어머님 날 기르시니 부모 곧 아니시면 내 몸이 없으렷다. 이 덕(德)을 갚으려 하니 하늘 끝이 없습니다.(주세붕)
서경(書經)
서경(書經)은 BC 600년 경에 만들어진 책으로, 성왕(聖王) 명군(名君) 현신(賢臣)이 남긴 어록이자 선언집이다. 오경(五經)에 속하며, 중국 정치의 규범이 되는 책이다. 요(堯) 순(舜) 우(禹) 탕(湯)과 하(夏), 은(殷), 주(周) 때 군왕의 언행과 사적을 기록되어있다.
공자가 '서경'을 정리했다는 설이 있다.
옛날에는 서(書)라 불리웠고 왕조(王朝)의 이름을 위에 얹어 우서(虞書) 하서(夏書) 등으로 부른다.
'서경'은 진시황(秦始皇)의 분서갱유(焚書坑儒) 때 자취 감추어 난을 피해 흘러다니다가 평화를 되찾은 뒤, 진(秦)나라 복승(伏勝)이 은밀히 벽 속에 감춘 걸 얻은 28편(혹은 29편)을 금문상서(今文尙書)라 부른다. 그 후 후한 무제(武帝) 때 노(魯)나라의 공왕(恭王)이 집을 넓히려고 공자의 구택(舊宅)을 부술 때 벽 속에서 나온 고서를 '고문상서(古文尙書)'라 한다.
우요전(虞堯典)
옛날 요임금에 대하여 상고해 보건데, 지극한 공을 세우셨으니, 공정하시고 밝으시며, 문채가 나시고 생각 깊으시며 온유하고, 공순하시며 능히 사양하시어, 빛을 온 세계에 펴시니, 하늘과 땅에 이르시니라.
능히 큰 덕을 밝히시어, 구족을 친하게 하시니 구족이 이미 친목하게 되었고, 백성을 고르게 밝히시니 백성이 소명(昭明)하였고, 만방을 화하게 고르게 하시니, 모든 백성들이 착해져서 이에 화평을 누리게 되었다.
요임금
순전(舜典)
요임금이 제후의 우두머리를 불러, '사악(四岳)아, 내 이 자리에 오른 지 벌써 70년이 되었는데, 그동안 너는 내 명령에 따라 천하를 잘 다스려 주었다. 이제부터 나를 대신하여 이 자리에 오르도록 하라.'고 했다. 그러자 사악이 '이렇게 부덕한 몸으로는 제위를 욕되게 할 따름입니다.' 했다. 그래 '그렇다면 재야에 숨은 현자를 추천하라.'고 하자, 그들이 순을 천거했다.
'순은 맹인의 자식으로, 아버지는 고집이 세고 불순한 사람이며, 어머니는 간사하고, 동생 상(象)은 교만하기 짝이 없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부모에게 효도를 다하고, 동생이 나쁜 길로 빠지지 않게 잘 이끌어 화목한 가정을 꾸려 나가고 있습니다.'
라는 말을 듣고 요임금은 자신의 두 딸을 순에게 주고, 백관의 통솔과 귀빈 접대, 신에게 올리는 제사를 관장하게 했더니 백관이 그를 잘 따르고, 귀한 손님이 그에게 감복하고, 비와 바람이 때를 잘 맞추어 오곡이 풍성해졌다.
그래 요임금이 순을 불러 말했다.
'순아, 내가 너의 말과 행동을 지켜본 지 어언 3년이 되었다. 이제부터 나를 대신해 제위에 오르도록 하라.'
순은 스스로 부덕하다 하며 사양하려 했으나, 결국 요임금의 뜻에 따라 정월에 길일을 잡아 제위에 올랐다.
고요모(皐陶謨)
옛날 고요(皐陶)를 상고하면 그가 이르기를,
'진실로 그 덕을 밟으면, 꾀하는 일이 밝으며 도움이 조화될 것이다.'
하였다. 이에 우(禹)가 말하기를,
'그렇습니다. 어찌하면 될까요?'
고요가 말하기를 '아름다워라, 삼가 그의 몸을 닦고 생각을 오래하면 집안이 화목하게 질서가 잡히며, 백성들은 밝아지고 가까운 데로부터 먼 곳까지 잘 다스릴 수 있는 길이 여기 있읍니다.' 이에 우(禹)가 그 말에 절하며 '그렇습니다.' 하였다.
익직(益稷)
순임금께서 이르시되, '오시게, 우(禹)여 그대 역시 좋은 말씀을 해 보시게.' 우가 절하여 가로되, '임금님 제가 무슨 말씀을 아뢰오리까? 저는 날마다 부지런히 일할 생각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 하였다.
고요가 물었다. '아, 어찌 한다는 것이오?' 우가 대답하기를, '홍수가 하늘에 닿을 듯 물이 산을 삼키고 언덕을 잠기게 하여 아랫 백성들은 어둠에 빠지어 내가 네 가지 탈 것(四載)을 타고, 산을 따라 나무를 깎고, 익(益)과 더불어 신선한 음식을 내어주고, 아홉개 냇물을 터서 사해에 이르게 하고, 밭도랑과 시내를 깊게 하고, 기장 씨를 뿌리며, 멀리 떨어진 냇물에서 곤궁할 때 먹는 음식과 생것 먹는 법을 일러주고, 힘써 없는 것과 있는 것을 서로 바꾸게 하여, 쌓여 있는 물건들을 날마다 팔게 했습니다. 그래서 여러 백성들이 쌀밥을 먹게 되어 온 나라가 잘 다스려 졌습니다.'
이에 고요가 말하되, '그렇습니다. 그대의 좋은 말을 스승으로 삼겠습니다.' 하였다.
우공(禹貢)
우(禹)는 땅을 다스리시고 산에 이르면 나무를 베어 젖히고 높은 산과 큰 강을 안정시켰다. 기주(冀州) 호구산(壺口山)에서 시작하여 양(梁)과 기(岐) 지방을 다스렸고, 태원(太原) 땅을 닦고는 악양(岳陽) 남쪽 기슭에 이르렀으며, 담회(覃懷) 땅의 일을 마치고 장수(漳水)를 가로지르는 곳까지 이르렀다.
그곳 흙은 희고도 부드러웠고, 부세(賦)는 일등 이등이 섞이었으며, 밭은 오직 중간 정도였다.
항수(恒水)와 위수(衛水)가 이미 잘 다스려지자, 대륙이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되었다. 섬 동북쪽 오랑캐들은 갖옷을 바쳐왔는데, 그들은 갈석산을 오른쪽으로 끼고 황하로 들어왔다.
바다와 태산 사이가 청주 지방인데, 그 지방 유수(濰水)와 치수(淄水) 물길을 인도하였다. 그곳 흙은 희고 걸고, 바닷가는 넓은 개펄이 있다. 그곳 밭은 상하가 있고, 부세는 중등 정도였다. 공물은 소금과 칡베였는데, 해물도 간혹 섞여 있었다
태산 골짜기에서는 명주실 모시 납 소나무 괴상하게 생긴 돌이 났다. 래산(萊山) 오랑캐들이 가축을 치게 하니 그들의 공물에는 누에 고치실이 담기어 왔다.
탕서(湯誓)
백성들아, 이리 와서 내 말을 잘 듣거라. 내가 무작정 난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다. 하나라 왕의 죄가 너무 커 하늘이 내게 처벌을 명령한 것이다. 너희들 가운데는, 우리 임금은 우리를 돌보지 않고 어찌하여 전쟁을 일으키려 하느냐고 말하는 자도 있음을 안다. 그러나 나는 상제(上帝)의 명령을 거역할 수 없어 이렇게 군사를 일으켜 정벌에 나선 것이다. 하나라 왕은 백성의 힘을 마르게 하고, 나라를 피폐하게 만들었다. 사정이 이러하니, 내 반드시 하나라를 칠 것이다. 나를 도와 천벌이 올바르게 내리도록 하라. 공을 세우면 반드시 후한 상을 내릴 것이니, 나를 믿고 따르라. 나의 서약에는 조금의 거짓도 없다.
*성탕(成湯)은 삼황오제(三皇五帝)의 한 사람인 ‘탕왕(湯王)’을 말한다. 이윤의 도움으로 상(商)나라를 세웠다. 탕왕이 명조(鳴條) 들판에서 하(夏)나라의 왕인 걸(傑)과 싸울 때 병사들에게 한 서약이 '탕서(湯誓)'다.
*서(誓)는 주나라 무왕(武王)의 '태서(泰誓)' '목서(牧誓)'와 진(秦)나라 목공이 정(鄭)나라를 공략할 때의 '진서(秦誓)'가 있다.
이윤(伊尹)
태갑 원년 십이월 을축날에 이윤(伊尹)이 선왕(先王)에게 제사지냈는데, 거기 고관과 제후들이 있었고, 백관(百官)들은 자기 일을 거두고 이윤의 말을 들었다. 이윤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옛날 하나라를 다스리던 첫 임금님은 널리 어진 사람을 구하셔서 당신 후손을 돕도록 하셨소, 덕에 힘쓰셔서 하늘의 재앙이 없었으며, 산천(山川)의 귀신들도 또한 편안하지 않음이 없었소. 새와 짐승과 물고기와 자라들에 이르기까지도 모두 마음 편했습니다.
또한 관청의 형벌을 제정하시고, 벼슬 자리에 있는 사람들에게 경고하여 말씀하셨습니다. '감히 궁전에서 춤을 추고, 방에서 취하여 노래하는 이가 있다면. 이를 무풍(巫風)이라 부르는 것이요. 감히 재물과 여색을 추구하고, 항상 놀이와 사냥을 하는 이가 있다면, 이를 음풍(淫風)이라 부르는 것이요. 감히 성현의 말씀을 업신여기며 충직을 거스리어 늙거나 덕망있는 이를 멀리하고 완악한 어린 것들을 가까이 함이 있다면, 이를 난풍(亂風)이라 합니다.
이 세 가지 바람과 열 가지 허물은 벼슬 하는 이가 몸에 한 가지만 지니고 있어도, 그 집안이 반드시 망할 것이며, 나라 임금이 이 중 한 가지만 몸에 지니고 있어도 나라는 반드시 망할 것이니, 신하들을 바로잡아 주는 이가 없다면, 그 형벌은 묵형(墨刑)이 될 것입니다.'
미자(微子)
미자(微子) 가로되, '부사(父師=箕子)여, 소사(少師=比干)여, 은나라는 세상을 다스리어 조금도 바로잡지 못했으니, 우리 할아버지인 성탕(成湯)께서 이루신 것이 위에 베풀어져 계시거늘, 우리는 술에 빠져 주정을 일삼음으로서 아랫대에 와서 그분들의 덕을 어지럽히고 망쳐 놓았습니다 .
은나라는 소인이나 대인이나 할 것 없이 다 초적(草賊)과 도둑질과 반란과 소란을 좋아하여, 경사(卿士, 벼슬아치와 선비)는 법도가 아닌 것을 본받고, 상하가 용납하고 숨겨주어 허물과 죄가 있는 자들을 잡지않고 있어서, 소민(小民, 낮은 백성) 들이 두려워하는 바가 없어, 강자가 약자를 업신여기고 적대하여 원수가 되나니, 이제 은나라가 망함이 마치 큰물을 건넘에 나루터와 물가가 없는 것과 같으니, 마침내 망하게 될 날이 지금에 이르렀는가?
*미자계(微子啓)는 제을(帝乙)의 장자이고, 주왕(紂王)의 형이다. 은나라를 창건한 성탕(成湯) 임금이 이루어 놓은 나라를 주왕이 망친 것을 뼈에 사무치게 통탄한 글 이다.
홍범구주(洪範九疇)
십삼년째 되는 해에 주나라 무왕(武王)이 기자(箕子)를 찾아갔다. '아아, 기자여. 하늘이 백성을 안정시켜 그 거처를 도와 합하게 하셨는데, 나는 그 떳떳한 윤리가 펼쳐지는 바를 알지 못하노라.' 이에 기자가 말하길.' 제가 듣자하니, 옛날에 곤(鯀)이 홍수를 막아 오행(五行)의 배열을 어지럽히니 하느님은 크게 노하시어 홍범구주(洪範九疇)를 주시지 아니 하시어 이치와 윤리가 무너진 것인데, 곤이 귀양가서 죽거늘 우(禹) 임금이 일어나시어, 하늘이 우에게 홍범구주를 주시니 떳떳한 이치가 차례로 행해진 바입니다.
*곤(鯀)은 황제 헌원(軒轅)의 아들 소호김천씨(少昊金天氏)가 신농씨의 딸과 결혼하여 그 딸이 낳은 후손이다. 헌원은 웅족이고, 곤(鯀)은 목방(木方)계 동이(東夷)계 양족(羊族)이며, 곤은 황제의 외손이다.
황제 헌원씨, 염제 신농씨(우측)
요임금이 곤에게 치수를 맡긴지 9년이 지나 성과가 없자 곤은 북쪽으로 쫒겨가 거기서 검은 물고기(玄魚)가 되었는데, 수염을 날리며 비늘을 떨며 파도를 가르는 곤을 본 자는 '하수(河水)'의 정령이라고 했다.(북시베리아 지방의 물과 관련 있는 뛰어난 인물임을 나타낸다. 곤이 단군계라는 설도 있다. 헌원은 웅족이다. 단군신화에 웅녀가 마늘과 쑥을 먹고 인간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상기된다).
축융에게 죽임을 당했는데, 3년 동안 시체가 썩지않아 배를 가르니, 거기서 규룡이 틔어나왔는데, 이 규룡이 우(禹) 임금이다. 우 임금은 동이족 후손인 것이다.
*신라인은 소호김천씨(少昊金天氏) 후예라고 한다. 신라 6촌장들이 진나라에서 망명해 온 사람, 즉 ‘진지망인(秦之亡人)’이라는 ‘삼국지 위지(魏志) 동이전(東夷傳)’의 기록이 있다. 삼국사기 김유신 열전에도 '신라사람들은 자칭 소호김천씨(少昊金天氏)의 후손이라고 하여 김으로 성을 삼았고, 김유신의 비문에도 '헌원(軒轅: 황제)의 후예요 소호(少昊)의 직계'라는 구절이 있다.
소호김천씨
우(禹)가 이에 이어 일어나니, 하늘은 우에게 홍범구주(洪範九疇)를 내리시어 일정한 윤리가 베풀어졌습니다.
*하늘이 우(禹)에게 홍범구주(洪範九疇)를 내렸다는 대목이 중요하다. 우임금이 동이족이기 때문이다. 홍범구주는 하늘이 동이족에게 내린 천지 대법(大法)이다.
우임금
홍범구주의 첫째는 오행(五行)이요,
*오행: 수(水)·화(火)·목(木)·금(金)·토(土)를 지칭한다. 물은 물체를 적시고 아래로 흘러 가는 성질을 가지고 있고, 불은 물체를 태우고 위로 올라 가는 성질이 있으며, 나무는 구부러지고 곧게 자라는 성질이 있고, 쇠는 조작에 의해 자유롭게 변형하는 성질이 있으며, 흙은 곡식을 길러 거두게 하는 성질이 있다.
물체를 적시고 아래로 흘러가는 성질은 짠맛을, 물체를 태우고 위로 올라 가는 성질은 쓴맛을, 구부러지고 곧게 자라는 성질은 신맛을, 조작에 의해 자유롭게 변하는 성질은 매운맛을, 곡식을 길러 거두게 하는 성질은 단맛을 내게 한다.
둘째는 5사(五事)를 공경히 행하는 것이요,
*오사: 외모, 말, 보는 것, 듣는 것, 생각하는 것을 지칭한다. 외모는 공손해야 하고, 말은 조리가 있어야 하며, 보는 것은 밝아야 하고, 듣는 것은 분명해야 하며, 생각하는 것은 지혜로워야 한다. 공손함은 엄숙을, 조리가 있음은 이치를, 밝음은 지혜를, 분명함은 꾀를, 지혜는 성인을 만드는 것이다.
셋째는 팔정(八政)을 힘써 행하는 것이요,
* 팔정: 양식, 재정, 제사, 땅 관리, 교육, 범죄, 손님 대접, 군대를 말한다.
넷째는 오기(五紀)를 조화있게 쓰는 것이요,
*오기: 해(歲)·달(月)·날(日)·별(辰)·역법(曆法)의 계산을 지칭한다.
다섯째는 황극(皇極)을 세워 쓰는 것이요,
*황극: 임금의 법도로서 임금이 정치의 법을 세우는 것이다. 오복을 백성들에게 베풀어주면, 백성들도 왕의 법을 따를 것이다. 백성들이 법도를 위배했더라도 커다란 허물이 없을 때에는 왕은 이들을 용납해야 한다. 의지할 곳이 없는 사람을 학대하지 말고 고매한 인격자를 존경해야 한다. 재능이 있는 사람을 격려해 주면 나라는 발전할 것이다. 왕의 법도는 곧 상제(上帝)의 교훈이기도 하다. 천자는 백성의 부모가 되어 천하를 다스리는 것이다.
여섯째는 삼덕(三德)으로 다스리어 쓰는 것이요,
*삼덕: 정직 강극(剛克) 유극(柔克)을 말한다. 평화스럽고 안락할 때에는 정직을 중시하고, 강하고 굴복하지 않을 때에는 강극을 중시하며, 화합할 때에는 유극을 중시해야 한다. 침잠할 때에는 강(剛)함으로써 극복하고, 높고 밝음에는 유(柔)함으로써 극복하는 것이다.
일곱째는 계의(稽疑)를 밝히어 쓰는 것이요,
*계의: 점치는 사람을 임명하고 그들에게 점을 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점을 치는 사람들은 비 갬, 안개 맑음, 흐린 뒤 맑음, 정괘(貞卦) 회괘(悔卦)에 관한 예보를 한다. 이 일곱가지 예보는 복점(卜占)에 의한 것이 다섯 가지, 서점(筮占)에 의한 것이 두 가지로서, 이러한 점은 변화하는 현상으로 미루어 아는 것이다.
왕에게 큰 의문이 생기면 자신의 마음에 물어 보고, 귀족이나 관리에게 물어 보며, 백성들에게 물어 보고, 복서인(卜筮人)에게 물어 보아야 한다.
왕이 좋다고 생각하고, 복서의 점이 좋다고 하고, 귀족이나 관리가 좋다고 하고, 백성들까지 좋다고 한다면, 바로 이러한 상황을 대동(大同)이라고 한다.
여덟째는 서징(庶徵)을 생각하며 쓰는 것이요,
*서징: 비, 맑음, 따뜻함, 추움, 바람 및 계절의 변화를 지칭하는 것이다. 이 다섯가지 날씨의 변화가 알맞게 조화를 이루면 모든 초목은 무성할 것이다. 다섯가지 날씨의 변화 가운데 어느 한가지 현상만 두드러지게 나타나도 흉하고, 어느 한가지 현상이 나타나지 않아도 흉한 것이다.
아홉째는 오복(五福)을 길르고, 육극(六極)을 피하는 것이다.
*오복은 장수(壽), 부귀(富), 건강(康寧), 선행(攸好德), 인생 계획(考終命). 육극은 횡사, 요절, 병, 걱정, 가난, 약함을 지칭한다. 또 흉단절(凶短折=흉은 재난을 만나 죽는 것, 단은 60세 이전에 죽는 것, 절은 30세 이전에 죽는 것.)을 포함한다.
시경(詩經)
‘시경(詩經)’은 말 그대로 ‘시의 경전(經典)’이다. 공자가 서주(西周) 때부터 춘추시대(BC 6세기)까지 전승된 시 3,000여 편 중 305편을 가려서 정리한 책이다.
공자는 만년에 제자를 가르침에 육경(六經) 중에서 시를 첫머리로 삼았다. 시가 인간의 순수한 감정에서 우러난 것이므로, 그 만한 전범(典範)이 없다고 생각했다. 논어 <양화편>에서 '너희들은 왜 시경을 배우지 않느냐? 시경은 감흥을 일으켜 정서를 순화하고 사물을 바르게 관찰할 수 있게 하며, 많은 사람들과 사귀게 하고, 불의를 비판할 수 있게 하며, 집안에서는 부모를 섬기고, 나가서는 임금을 받들게 하고, 새, 짐승, 풀, 나무의 이름을 많이 알게 하느니라.'고 했다. 아들 백어(伯魚)에게 '시경의 주남(周南)과 소남(召南)을 공부하지 않으면, 마치 담벼락을 마주하고 서 있는 것과 같다.'면서 시 공부를 권했다.
공자는 '시 300편을 한 마디로 사악함이 없다(思無邪)'고 했다. '즐겁되 음탕하지 않고 슬프되 상케 하지 않는다(樂而不淫, 哀而不傷)'고 했다..
'시경'의 내용은 민간에서 모은 풍(風), 정치에 관한 아(雅), 선왕의 덕을 칭송한 송(頌)이 있다. 신내림(降神), 주술(呪謠), 제가(祭歌), 충성, 효도, 연가 도 있다. '시경'에 실린 시들은 현학적이거나 어렵지 않다. 농익거나 짙지 아니하다.
그 몇개만 읽어보자. '시경'의 분위기를 알 수 있다.
베짱이
베짱이 떼 많기도 하네. 너의 자손 번창하리라.
베짱이 울음소리 시끄럽기도 하네. 너의 자손 번성하리라.
베짱이 울음소리 끝도 없네. 너의 자손 번성하리라.
*베짱이는 다산의 상징이며 약으로 쓰는 상서로운 곤충이다. 베짱이가 떼지어 날갯짓 하면서 날아오르는 모양을 묘사함으로써 자손의 번영을 축복한 시이며, 아마 결혼식 때 춤을 추면서 축가로 불렀을 것이다.
칡덩쿨
칡덩쿨은 골짜기에 뻗어 그 잎새 무성하다. 꾀꼬리 꾀꼴꾀꼴 저 숲 속에 날아앉아 그 울음 아름답네.
칡덩쿨은 골짜기에 뻗어 그 잎새 무성하다. 이걸 베고 쪄서 굵고 가는 베를 짜서 옷 지어입어 싫지 않구나.
어른께 말씀드려 근친 간다고 하거라. 막 입는 옷, 나들이 옷, 서둘러 빨래하자. 어느 건 빨고 안 빨 건가. 양친 뵈러 친정 가네.
까치집
까치가 지은 집에 비둘기가 들어가네.
우리 아씨 시집가네. 백 채 수레 마중하네.
까치가 지은 집에 비둘기가 가득하네.
우리 아씨 시집가네. 백 채 수레 따라가네.
*까치와 비둘기는 모두 상서로운 새다. 까치집에 비둘기를 맞이하는 정경을 빗대어 시집가는 딸이 남성의 집에 받아들여짐을 축복하는 시다.
누추한 집에서도
집이 누추하긴 해도 못 살 거야 없네. 졸졸대는 샘물에서도 가난은 즐길만 하네.
고기를 먹는 데에 꼭 황하의 잉어여야 하고, 아내를 얻는 데에 딱이 제나라 공주일 필요야 없네.
내게도 일찍이
내게도 일찍이 커다란 집에 살림 번성했었지. 지금은 먹기조차 어려우니, 계속되는 부귀는 없으련가.
내게도 일찍이 좋은 음식 많았었지. 지금은 배조차 채우기 어려우니, 계속되는 부귀는 없으련가.
복사나무
고운 복사나무 활짝 피었네. 이 집 처녀 시집가면 시집살이 잘도 할래.
고운 복사나무 잘도 익었네. 이 집 처녀 시집가면 시집살이 잘도 할래.
고운 복사나무 잎새도 싱그럽네. 이 집 처녀 시집가면 어진 아내 될터이니.
귀여운 여인
귀엽고 아름다운 그 여인, 성 모퉁이에서 날 기다리네.
날씨 흐려 눈에 안 띄어 머리 긁적이며 주저하네.
귀엽고 아름다운 그 여인, 내게 붉은 피리 주었네.
피리의 붉은 빛 곱기도 하나, 그녀가 더 곱네.
들판에서 그녀는 내게 삘기를 뽑아주었네.
삘기가 예쁜 것이 아니라, 고운 이가 주어서 예쁘다네.
달빛이 갈대에
갈대에 달빛이 어우러지니, 이슬 맺히고 서리 내렸네.
사랑하는 그대는 물 저쪽에 산다네. 거슬러 올라가 만나자니 길은 멀고 험하고, 물결 따라 내려가보려니, 마치 물 한가운데 있는 것 같네.
갈대에 달빛이 어우러지니, 이슬 아직 마르지 않았네.
사랑하는 그대는 물가에 산다네. 거슬러 올라가 만나자니 길은 멀고 가쁘고,
마치 물 가운데 모래섬에 있는듯 하네.
떨어지는 매실
내던지는 매실 일곱 개, 날 찾는 사내들아, 어서 이 좋은 기회에.
내던지는 매실 세 개, 날 찾는 사내들아, 오늘 어서.
내던지는 매실 한 광주리, 날 찾는 사내들아, 지금 당장 어서.
*매실은 임산부에게 좋은 약리작용 하는 열매이다. 그 매실을 마음에 둔 남자를 향해 던져 구혼하는 시다. 이것을 투과혼(投果婚, 열매를 던져 구혼하는 것)이라 한다. 진서(晋書) '반악전(潘岳傳)'에 미소년 반악(潘岳)이 외출하면 여자들이 둘러싸고 마차가 가득 찰 정도로 과일을 던졌다는 이야기가 있다.
웅치(雄雉, 장끼)
장끼가 날아오르네, 천천히 날갯짓하며 가네.
그리운 임이여! 내 마음에 괴로움만 남았구나.
장끼가 날아오르네, 오르락내리락 날갯짓 소리 들리네.
진짜 내 임이여! 이 괴로움 어이할까?
저 해와 달 바라보며 끝없는 이 생각
길은 멀다 하는데, 어찌 능히 오려나?
세상의 군자들아! 어찌 덕행을 모르느냐?
해하고 탐내지 않는데, 어찌 이보다 더 선하란 말이냐?
*장끼는 남자를 상징한다. 장끼가 날아가는 모습을 노래하여 남자가 여자로부터 떠남을 상징한다. 다시 맺어지고 싶어 하는 여자의 희망, 한에 사무쳐 자신을 위로하는 버림받은 여인의 심정을 그렸다.
다북쑥(蓼蕭, 제례에 참석한 손님을 의미)
저 큰 다북쑥, 이슬 촉촉하네.
임을 만나 보니, 내 마음 후련하네.
잔치 벌여 웃고 이야기 하니, 좋은 말만 들리고 마음 편안하네.
저 큰 다북쑥, 이슬 듬뿍 젖었네.
임을 만나 보니, 가없는 영광이네.
그 덕 그르치지 않으니, 오래오래 살리라.
저 큰 다북쑥, 이슬 함빡 젖었네.
임을 만나 보니, 즐겁고 편안하네.
그 형에 그 아우라, 착한 덕 오래 즐거우리.
*쑥과 이슬은 신성한 주술적 힘을 지니고 있다. 그 쑥에 이슬 맺혔다는 표현으로 제례에 참석한 손님을 축복하는 시다. 손님은 이 노래에 답가를 불렀다.
추우(騶虞, 사냥터의 신)
저 무성한 갈대밭에서 화살 하나에 암퇘지 다섯 마리라니
아! 진짜 추우(騶虞, 천자의 사냥터를 돌보는 신)로다.
저 무성한 쑥밭에서 화살 하나에 새끼 돼지 다섯 마리라니
아! 진짜 추우로다.
*사냥을 시작하기 전에 사냥꾼이 멧돼지를 활로 쏘아 사냥터 신에게 바치고 사냥 잘되게 해 달라고 기원하는 주술적 의례의 시이다.
문왕(文王)
문왕의 영혼은 위에 계시고, 오! 하늘에서 빛나네.
주는 오래된 나라이지만, 그 천명은 늘 새로웠네.
주가 밝지 않은가, 천명이 늘 때에 맞으니,
문왕이 오르내려 천제의 곁에 계셨네.
*문왕을 제사 지낼 때 제전가(祭典歌)다. 모두 7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천명을 받은 문왕의 영혼이 주나라에 강림하는 부분부터 시작, 자손의 번영과 신하의 충성, 은나라의 복속, 신하들의 활약을 노래하고, 문왕의 덕에 따라 만방을 아울러야 한다고 가르치는 서사시다. 집단의 결속을 강화할 목적으로, 문왕으로 분장한 춤꾼이 이야기에 맞춰 춤을 추던 극시(劇詩)이기도 했다.
우거진 저것은
우거진 저것은 쑥인가 했더니 다북쑥이로다. 슬프도다, 우리 부모님 날 낳으시고 고생하셨다.
우거진 저것은 쑥인가 했더니 제비쑥이로다. 슬프도다, 우리 부모님 날 나으시고 여위셨다.
병의 술이 떨어짐은 술통의 수치로다. 궁하고 외로운 살림살이 죽음만 같지 못한지 오래도다.
아버님 없이 누굴 믿으며, 어머님 없이 누굴 의지하리. 나가면 걱정이요, 들어오면 몸 둘 곳 없도다.
아버님 날 낳으시고, 어머님이 날 기르셨다. 쓰다듬어 가르치고, 키우고 가꾸시고,
나며 들며 안아주시니, 그 은덕 갚으려해도 저 하늘이 아득하도다.
남산은 험악하고 높기도 하고, 바람은 모질게 휘몰아치도다.
사람들은 모두 잘 살고 있건만, 나만 어이 이 신센가?
남산은 험악하고 높기도 하고, 바람은 모질게 휘몰아치도다.
사람들은 모두 잘 살고 있건만, 나만 홀로 봉양을 다하지 못했도다.
*어버이를 생각하는 시인데, 주세붕과 정철의 시조가 시경과 유사하다.
'아버님 날 낳으시고 어머님 날 기르시니 부모 곧 아니시면 내 몸이 없으렷다. 이 덕(德)을 갚으려 하니 하늘 끝이 없습니다.(주세붕)
서경(書經)
서경(書經)은 BC 600년 경에 만들어진 책으로, 성왕(聖王) 명군(名君) 현신(賢臣)이 남긴 어록이자 선언집이다. 오경(五經)에 속하며, 중국 정치의 규범이 되는 책이다. 요(堯) 순(舜) 우(禹) 탕(湯)과 하(夏), 은(殷), 주(周) 때 군왕의 언행과 사적을 기록되어있다.
공자가 '서경'을 정리했다는 설이 있다.
옛날에는 서(書)라 불리웠고 왕조(王朝)의 이름을 위에 얹어 우서(虞書) 하서(夏書) 등으로 부른다.
'서경'은 진시황(秦始皇)의 분서갱유(焚書坑儒) 때 자취 감추어 난을 피해 흘러다니다가 평화를 되찾은 뒤, 진(秦)나라 복승(伏勝)이 은밀히 벽 속에 감춘 걸 얻은 28편(혹은 29편)을 금문상서(今文尙書)라 부른다. 그 후 후한 무제(武帝) 때 노(魯)나라의 공왕(恭王)이 집을 넓히려고 공자의 구택(舊宅)을 부술 때 벽 속에서 나온 고서를 '고문상서(古文尙書)'라 한다.
우요전(虞堯典)
옛날 요임금에 대하여 상고해 보건데, 지극한 공을 세우셨으니, 공정하시고 밝으시며, 문채가 나시고 생각 깊으시며 온유하고, 공순하시며 능히 사양하시어, 빛을 온 세계에 펴시니, 하늘과 땅에 이르시니라.
능히 큰 덕을 밝히시어, 구족을 친하게 하시니 구족이 이미 친목하게 되었고, 백성을 고르게 밝히시니 백성이 소명(昭明)하였고, 만방을 화하게 고르게 하시니, 모든 백성들이 착해져서 이에 화평을 누리게 되었다.
요임금
순전(舜典)
요임금이 제후의 우두머리를 불러, '사악(四岳)아, 내 이 자리에 오른 지 벌써 70년이 되었는데, 그동안 너는 내 명령에 따라 천하를 잘 다스려 주었다. 이제부터 나를 대신하여 이 자리에 오르도록 하라.'고 했다. 그러자 사악이 '이렇게 부덕한 몸으로는 제위를 욕되게 할 따름입니다.' 했다. 그래 '그렇다면 재야에 숨은 현자를 추천하라.'고 하자, 그들이 순을 천거했다.
'순은 맹인의 자식으로, 아버지는 고집이 세고 불순한 사람이며, 어머니는 간사하고, 동생 상(象)은 교만하기 짝이 없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부모에게 효도를 다하고, 동생이 나쁜 길로 빠지지 않게 잘 이끌어 화목한 가정을 꾸려 나가고 있습니다.'
라는 말을 듣고 요임금은 자신의 두 딸을 순에게 주고, 백관의 통솔과 귀빈 접대, 신에게 올리는 제사를 관장하게 했더니 백관이 그를 잘 따르고, 귀한 손님이 그에게 감복하고, 비와 바람이 때를 잘 맞추어 오곡이 풍성해졌다.
그래 요임금이 순을 불러 말했다.
'순아, 내가 너의 말과 행동을 지켜본 지 어언 3년이 되었다. 이제부터 나를 대신해 제위에 오르도록 하라.'
순은 스스로 부덕하다 하며 사양하려 했으나, 결국 요임금의 뜻에 따라 정월에 길일을 잡아 제위에 올랐다.
고요모(皐陶謨)
옛날 고요(皐陶)를 상고하면 그가 이르기를,
'진실로 그 덕을 밟으면, 꾀하는 일이 밝으며 도움이 조화될 것이다.'
하였다. 이에 우(禹)가 말하기를,
'그렇습니다. 어찌하면 될까요?'
고요가 말하기를 '아름다워라, 삼가 그의 몸을 닦고 생각을 오래하면 집안이 화목하게 질서가 잡히며, 백성들은 밝아지고 가까운 데로부터 먼 곳까지 잘 다스릴 수 있는 길이 여기 있읍니다.' 이에 우(禹)가 그 말에 절하며 '그렇습니다.' 하였다.
익직(益稷)
순임금께서 이르시되, '오시게, 우(禹)여 그대 역시 좋은 말씀을 해 보시게.' 우가 절하여 가로되, '임금님 제가 무슨 말씀을 아뢰오리까? 저는 날마다 부지런히 일할 생각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 하였다.
고요가 물었다. '아, 어찌 한다는 것이오?' 우가 대답하기를, '홍수가 하늘에 닿을 듯 물이 산을 삼키고 언덕을 잠기게 하여 아랫 백성들은 어둠에 빠지어 내가 네 가지 탈 것(四載)을 타고, 산을 따라 나무를 깎고, 익(益)과 더불어 신선한 음식을 내어주고, 아홉개 냇물을 터서 사해에 이르게 하고, 밭도랑과 시내를 깊게 하고, 기장 씨를 뿌리며, 멀리 떨어진 냇물에서 곤궁할 때 먹는 음식과 생것 먹는 법을 일러주고, 힘써 없는 것과 있는 것을 서로 바꾸게 하여, 쌓여 있는 물건들을 날마다 팔게 했습니다. 그래서 여러 백성들이 쌀밥을 먹게 되어 온 나라가 잘 다스려 졌습니다.'
이에 고요가 말하되, '그렇습니다. 그대의 좋은 말을 스승으로 삼겠습니다.' 하였다.
우공(禹貢)
우(禹)는 땅을 다스리시고 산에 이르면 나무를 베어 젖히고 높은 산과 큰 강을 안정시켰다. 기주(冀州) 호구산(壺口山)에서 시작하여 양(梁)과 기(岐) 지방을 다스렸고, 태원(太原) 땅을 닦고는 악양(岳陽) 남쪽 기슭에 이르렀으며, 담회(覃懷) 땅의 일을 마치고 장수(漳水)를 가로지르는 곳까지 이르렀다.
그곳 흙은 희고도 부드러웠고, 부세(賦)는 일등 이등이 섞이었으며, 밭은 오직 중간 정도였다.
항수(恒水)와 위수(衛水)가 이미 잘 다스려지자, 대륙이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되었다. 섬 동북쪽 오랑캐들은 갖옷을 바쳐왔는데, 그들은 갈석산을 오른쪽으로 끼고 황하로 들어왔다.
바다와 태산 사이가 청주 지방인데, 그 지방 유수(濰水)와 치수(淄水) 물길을 인도하였다. 그곳 흙은 희고 걸고, 바닷가는 넓은 개펄이 있다. 그곳 밭은 상하가 있고, 부세는 중등 정도였다. 공물은 소금과 칡베였는데, 해물도 간혹 섞여 있었다
태산 골짜기에서는 명주실 모시 납 소나무 괴상하게 생긴 돌이 났다. 래산(萊山) 오랑캐들이 가축을 치게 하니 그들의 공물에는 누에 고치실이 담기어 왔다.
탕서(湯誓)
백성들아, 이리 와서 내 말을 잘 듣거라. 내가 무작정 난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다. 하나라 왕의 죄가 너무 커 하늘이 내게 처벌을 명령한 것이다. 너희들 가운데는, 우리 임금은 우리를 돌보지 않고 어찌하여 전쟁을 일으키려 하느냐고 말하는 자도 있음을 안다. 그러나 나는 상제(上帝)의 명령을 거역할 수 없어 이렇게 군사를 일으켜 정벌에 나선 것이다. 하나라 왕은 백성의 힘을 마르게 하고, 나라를 피폐하게 만들었다. 사정이 이러하니, 내 반드시 하나라를 칠 것이다. 나를 도와 천벌이 올바르게 내리도록 하라. 공을 세우면 반드시 후한 상을 내릴 것이니, 나를 믿고 따르라. 나의 서약에는 조금의 거짓도 없다.
*성탕(成湯)은 삼황오제(三皇五帝)의 한 사람인 ‘탕왕(湯王)’을 말한다. 이윤의 도움으로 상(商)나라를 세웠다. 탕왕이 명조(鳴條) 들판에서 하(夏)나라의 왕인 걸(傑)과 싸울 때 병사들에게 한 서약이 '탕서(湯誓)'다.
*서(誓)는 주나라 무왕(武王)의 '태서(泰誓)' '목서(牧誓)'와 진(秦)나라 목공이 정(鄭)나라를 공략할 때의 '진서(秦誓)'가 있다.
이윤(伊尹)
태갑 원년 십이월 을축날에 이윤(伊尹)이 선왕(先王)에게 제사지냈는데, 거기 고관과 제후들이 있었고, 백관(百官)들은 자기 일을 거두고 이윤의 말을 들었다. 이윤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옛날 하나라를 다스리던 첫 임금님은 널리 어진 사람을 구하셔서 당신 후손을 돕도록 하셨소, 덕에 힘쓰셔서 하늘의 재앙이 없었으며, 산천(山川)의 귀신들도 또한 편안하지 않음이 없었소. 새와 짐승과 물고기와 자라들에 이르기까지도 모두 마음 편했습니다.
또한 관청의 형벌을 제정하시고, 벼슬 자리에 있는 사람들에게 경고하여 말씀하셨습니다. '감히 궁전에서 춤을 추고, 방에서 취하여 노래하는 이가 있다면. 이를 무풍(巫風)이라 부르는 것이요. 감히 재물과 여색을 추구하고, 항상 놀이와 사냥을 하는 이가 있다면, 이를 음풍(淫風)이라 부르는 것이요. 감히 성현의 말씀을 업신여기며 충직을 거스리어 늙거나 덕망있는 이를 멀리하고 완악한 어린 것들을 가까이 함이 있다면, 이를 난풍(亂風)이라 합니다.
이 세 가지 바람과 열 가지 허물은 벼슬 하는 이가 몸에 한 가지만 지니고 있어도, 그 집안이 반드시 망할 것이며, 나라 임금이 이 중 한 가지만 몸에 지니고 있어도 나라는 반드시 망할 것이니, 신하들을 바로잡아 주는 이가 없다면, 그 형벌은 묵형(墨刑)이 될 것입니다.'
미자(微子)
미자(微子) 가로되, '부사(父師=箕子)여, 소사(少師=比干)여, 은나라는 세상을 다스리어 조금도 바로잡지 못했으니, 우리 할아버지인 성탕(成湯)께서 이루신 것이 위에 베풀어져 계시거늘, 우리는 술에 빠져 주정을 일삼음으로서 아랫대에 와서 그분들의 덕을 어지럽히고 망쳐 놓았습니다 .
은나라는 소인이나 대인이나 할 것 없이 다 초적(草賊)과 도둑질과 반란과 소란을 좋아하여, 경사(卿士, 벼슬아치와 선비)는 법도가 아닌 것을 본받고, 상하가 용납하고 숨겨주어 허물과 죄가 있는 자들을 잡지않고 있어서, 소민(小民, 낮은 백성) 들이 두려워하는 바가 없어, 강자가 약자를 업신여기고 적대하여 원수가 되나니, 이제 은나라가 망함이 마치 큰물을 건넘에 나루터와 물가가 없는 것과 같으니, 마침내 망하게 될 날이 지금에 이르렀는가?
*미자계(微子啓)는 제을(帝乙)의 장자이고, 주왕(紂王)의 형이다. 은나라를 창건한 성탕(成湯) 임금이 이루어 놓은 나라를 주왕이 망친 것을 뼈에 사무치게 통탄한 글 이다.
홍범구주(洪範九疇)
십삼년째 되는 해에 주나라 무왕(武王)이 기자(箕子)를 찾아갔다. '아아, 기자여. 하늘이 백성을 안정시켜 그 거처를 도와 합하게 하셨는데, 나는 그 떳떳한 윤리가 펼쳐지는 바를 알지 못하노라.' 이에 기자가 말하길.' 제가 듣자하니, 옛날에 곤(鯀)이 홍수를 막아 오행(五行)의 배열을 어지럽히니 하느님은 크게 노하시어 홍범구주(洪範九疇)를 주시지 아니 하시어 이치와 윤리가 무너진 것인데, 곤이 귀양가서 죽거늘 우(禹) 임금이 일어나시어, 하늘이 우에게 홍범구주를 주시니 떳떳한 이치가 차례로 행해진 바입니다.
*곤(鯀)은 황제 헌원(軒轅)의 아들 소호김천씨(少昊金天氏)가 신농씨의 딸과 결혼하여 그 딸이 낳은 후손이다. 헌원은 웅족이고, 곤(鯀)은 목방(木方)계 동이(東夷)계 양족(羊族)이며, 곤은 황제의 외손이다.
황제 헌원씨, 염제 신농씨(우측)
요임금이 곤에게 치수를 맡긴지 9년이 지나 성과가 없자 곤은 북쪽으로 쫒겨가 거기서 검은 물고기(玄魚)가 되었는데, 수염을 날리며 비늘을 떨며 파도를 가르는 곤을 본 자는 '하수(河水)'의 정령이라고 했다.(북시베리아 지방의 물과 관련 있는 뛰어난 인물임을 나타낸다. 곤이 단군계라는 설도 있다. 헌원은 웅족이다. 단군신화에 웅녀가 마늘과 쑥을 먹고 인간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상기된다).
축융에게 죽임을 당했는데, 3년 동안 시체가 썩지않아 배를 가르니, 거기서 규룡이 틔어나왔는데, 이 규룡이 우(禹) 임금이다. 우 임금은 동이족 후손인 것이다.
*신라인은 소호김천씨(少昊金天氏) 후예라고 한다. 신라 6촌장들이 진나라에서 망명해 온 사람, 즉 ‘진지망인(秦之亡人)’이라는 ‘삼국지 위지(魏志) 동이전(東夷傳)’의 기록이 있다. 삼국사기 김유신 열전에도 '신라사람들은 자칭 소호김천씨(少昊金天氏)의 후손이라고 하여 김으로 성을 삼았고, 김유신의 비문에도 '헌원(軒轅: 황제)의 후예요 소호(少昊)의 직계'라는 구절이 있다.
소호김천씨
우(禹)가 이에 이어 일어나니, 하늘은 우에게 홍범구주(洪範九疇)를 내리시어 일정한 윤리가 베풀어졌습니다.
*하늘이 우(禹)에게 홍범구주(洪範九疇)를 내렸다는 대목이 중요하다. 우임금이 동이족이기 때문이다. 홍범구주는 하늘이 동이족에게 내린 천지 대법(大法)이다.
우임금
홍범구주의 첫째는 오행(五行)이요,
*오행: 수(水)·화(火)·목(木)·금(金)·토(土)를 지칭한다. 물은 물체를 적시고 아래로 흘러 가는 성질을 가지고 있고, 불은 물체를 태우고 위로 올라 가는 성질이 있으며, 나무는 구부러지고 곧게 자라는 성질이 있고, 쇠는 조작에 의해 자유롭게 변형하는 성질이 있으며, 흙은 곡식을 길러 거두게 하는 성질이 있다.
물체를 적시고 아래로 흘러가는 성질은 짠맛을, 물체를 태우고 위로 올라 가는 성질은 쓴맛을, 구부러지고 곧게 자라는 성질은 신맛을, 조작에 의해 자유롭게 변하는 성질은 매운맛을, 곡식을 길러 거두게 하는 성질은 단맛을 내게 한다.
둘째는 5사(五事)를 공경히 행하는 것이요,
*오사: 외모, 말, 보는 것, 듣는 것, 생각하는 것을 지칭한다. 외모는 공손해야 하고, 말은 조리가 있어야 하며, 보는 것은 밝아야 하고, 듣는 것은 분명해야 하며, 생각하는 것은 지혜로워야 한다. 공손함은 엄숙을, 조리가 있음은 이치를, 밝음은 지혜를, 분명함은 꾀를, 지혜는 성인을 만드는 것이다.
셋째는 팔정(八政)을 힘써 행하는 것이요,
* 팔정: 양식, 재정, 제사, 땅 관리, 교육, 범죄, 손님 대접, 군대를 말한다.
넷째는 오기(五紀)를 조화있게 쓰는 것이요,
*오기: 해(歲)·달(月)·날(日)·별(辰)·역법(曆法)의 계산을 지칭한다.
다섯째는 황극(皇極)을 세워 쓰는 것이요,
*황극: 임금의 법도로서 임금이 정치의 법을 세우는 것이다. 오복을 백성들에게 베풀어주면, 백성들도 왕의 법을 따를 것이다. 백성들이 법도를 위배했더라도 커다란 허물이 없을 때에는 왕은 이들을 용납해야 한다. 의지할 곳이 없는 사람을 학대하지 말고 고매한 인격자를 존경해야 한다. 재능이 있는 사람을 격려해 주면 나라는 발전할 것이다. 왕의 법도는 곧 상제(上帝)의 교훈이기도 하다. 천자는 백성의 부모가 되어 천하를 다스리는 것이다.
여섯째는 삼덕(三德)으로 다스리어 쓰는 것이요,
*삼덕: 정직 강극(剛克) 유극(柔克)을 말한다. 평화스럽고 안락할 때에는 정직을 중시하고, 강하고 굴복하지 않을 때에는 강극을 중시하며, 화합할 때에는 유극을 중시해야 한다. 침잠할 때에는 강(剛)함으로써 극복하고, 높고 밝음에는 유(柔)함으로써 극복하는 것이다.
일곱째는 계의(稽疑)를 밝히어 쓰는 것이요,
*계의: 점치는 사람을 임명하고 그들에게 점을 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점을 치는 사람들은 비 갬, 안개 맑음, 흐린 뒤 맑음, 정괘(貞卦) 회괘(悔卦)에 관한 예보를 한다. 이 일곱가지 예보는 복점(卜占)에 의한 것이 다섯 가지, 서점(筮占)에 의한 것이 두 가지로서, 이러한 점은 변화하는 현상으로 미루어 아는 것이다.
왕에게 큰 의문이 생기면 자신의 마음에 물어 보고, 귀족이나 관리에게 물어 보며, 백성들에게 물어 보고, 복서인(卜筮人)에게 물어 보아야 한다.
왕이 좋다고 생각하고, 복서의 점이 좋다고 하고, 귀족이나 관리가 좋다고 하고, 백성들까지 좋다고 한다면, 바로 이러한 상황을 대동(大同)이라고 한다.
여덟째는 서징(庶徵)을 생각하며 쓰는 것이요,
*서징: 비, 맑음, 따뜻함, 추움, 바람 및 계절의 변화를 지칭하는 것이다. 이 다섯가지 날씨의 변화가 알맞게 조화를 이루면 모든 초목은 무성할 것이다. 다섯가지 날씨의 변화 가운데 어느 한가지 현상만 두드러지게 나타나도 흉하고, 어느 한가지 현상이 나타나지 않아도 흉한 것이다.
아홉째는 오복(五福)을 길르고, 육극(六極)을 피하는 것이다.
*오복은 장수(壽), 부귀(富), 건강(康寧), 선행(攸好德), 인생 계획(考終命). 육극은 횡사, 요절, 병, 걱정, 가난, 약함을 지칭한다. 또 흉단절(凶短折=흉은 재난을 만나 죽는 것, 단은 60세 이전에 죽는 것, 절은 30세 이전에 죽는 것.)을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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