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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학점은행제 ▶편입길라잡이◀ 원문보기 글쓴이: 아임쌤[영자™]
제1장 총 론
1. 의미론의 기초적 이해
(1)의미론의 성립과 발전
언어학은 음운론, 문법론, 의미론으로 나누어진다. 어어는 소리, 형태, 통사 등을 형식으로 하고 의미를 내용으로 하는 구조체이다. 따라서 언어에 대한 연구는 이들 각 영역에 대한 관심에 따라 구성된다. 의미론은 언어의 내용인 의미를 연구 대상으로 하는 언어학의 한 분야이다.
지금 일반적으로 쓰고 있는 "의미론(semantics)"이라는 술어는 브레알(M. Breal)의 「의미론시고」(1987)에 쓰인 semantique라는 용어에서 출발한다. 이것이 커스트(H. Cust)에 의해 "sumantics"로 번역되어 비로소 나타난다.
의미론은 역사주의 언어학 시기의 "사적 의미론"에서 출발하여 구조주의 언어학 시기의 "구조의미론", 변형생성문법 시기의 "생성의미론"을 거쳐 현대에 이른다. 의미론이 학문적인 체계로 발전한 것은 1825년경 독일의 라이지히에 의해서이다. 이때의 의미론(semasiology)은 어원학 및 통사론과 함께 문법학에 편입되어 있었다. 이때부터 1930년대까지의 의미론은 "사적 의미론"이라고 할 수 있다. 단어의 의미 변천을 연구하는 한 분야로 인식되었다는 것이다.
구조주의 언어학 시대의 의미론은 소쉬르(1916)에 기초를 두고 있다. 의미 단위 및 어휘 체계에 관한 연구가 주를 이룬다. 특히 "장아론"은 구조의미론의 중요한 토대가 되었다. 북미 구조주의에서는 의미를 철저하게 배제하였으나 1950년대 들어 의미 문제가 고려되기 시작한다. 울만(1951)은 의미의 구조 및 발전의 일반 원리를 공식화한 최초의 이론적 성과이다. 1950년대는 의미론의 강력한 조명을 받기 시작한 때이다.
의미의 연구가 언어 연구에서 중시되기 시작한 것은 변형생성문법이 등장하면서부터이다. 이전의 역사주의 언어학이나 구조주의 언어학에서는 의미론이 언어학의 한 변두리에 불과하였다. 특히 구조주의 언어학에서는 의미 문제를 철저히 배제하는 경향조차 있었다. 변형생성문법이 등장하면서 블룸필드 이후 북미 구조주의자들이 보이던 의미 적대관이 사라지고 의미 문제가 언어 연구의 중요 과제가 되었다. 또한 의미론이 낱말 중심에서 통사 중심의 연구로 대상을 확대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되었다. 생성의미론은 의미론의 구조적 독립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현대의미론 그 연구 대상과 영역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낱말이나 문장보다 상위 단위인 "담화" 차원의 의미까지 연구 대상으로 한다.
의미론은 언어학의 다른 분야들보다 늦게 출발했고, 관심의 대상이 된 지도 그리 오래지 않다. 이는 의미의 특성 때문이다. 의미는 정신적이며 추상적인 것이므로 의미 포착이 어렵다. 이것이 의미를 학문 탐구의 대상으로 삼는데 장애가 되었다는 것이다.
의미론이 국내에 소개된 것은 1950년대의 일이다. 의미 변화와 관련된 사적 의미론이 먼저 소개되었다. 1960년대 들어 울만을 대표로 하는 구조주의 의미론이 도입되어 국어의 낱말에 대한 의미 연구가 이루어진다. 이숭녕(1959, 60), 이을환(1960, 67), 심재기(1964)등의 업적이 나타난다. 복잡한 어휘 체계를 구조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을 가지게 된 것이 큰 성과이다.
1970년대에는 구조주의 공시의미론이 전성기라 할 만하다.
구조주의 공시의미론의 중요 주제인 유의, 반의, 다의, 동음 현상 등이 다각적인 관점에서 다루어지고, 초기 구조주의 의미론이 장이론이 국어에 적용되었다. 변형생성문법의 도입으로 국어 통사의미론이 활로를 찾는 시기이기도 하다.
1980년대에는 의미론이 낱말, 문장 차원에서 뿐 아니라 담화 차원의 화용론까지 그 영역을 확대했던 시기이다. 어휘의미론 분야에서는 성분분석법이 본격적으로 국어에 적용되었다. 1990년대 초에는 어휘의미론의 고전적 주제인 의미 변화, 유의 관계, 동음, 다의, 반의 관계 등의 구조의 관점에서보다 정밀하게 논의되고 있다.
(2) 의미론의 종류
의미론은 일반적으로 세 가지로 구분된다. 일반의미론, 형식의미론, 언어학적 의미론이 그것이다. 이들은 의미를 어떤 관점에서 해석한 것인가에 다른 구분이다. 의미는 관점이나 목적에 따라 서로 달리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그것을 다루는 의미론의 종류나 성격이 다양해 질 수 있는 것이다. "일반의미론"은 심리학과 관련된 의미론이고, " 형식의미론"은 논리학과 관련된 것이며, 언어학과 관련하여 의미를 파악한 것이 "언어학적 의미론"이다.
일반의미론은 언어 사용의 교정이라는 측면에서 의미에 접근한다. 관심의 대상이 언어 자체가 아니라 언어에 의해 파생되는 병리 현상과 그에 따른 인간의 행동이나 사고의 변화 등이다.
언어의 병적 사용을 치유하고 바른 언어 사용법의 모범을 제시하려 하는 것이다. 이는 일상의 오해, 갈등, 노이로제 등과 같은 심리적 병리 현상들이 대부분 잘못된 언어 사용과 언어 활동 등에 원천을 두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미국의 행동주의 심리학과 실용주의에 뿌리를 두고 있다. 형식의미론은 논리학적 기호인 형식언어를 이용해 문장 의미를 해석하는 의미론이다. 어떤 상황에서 그 문장이 참인지 거짓인지를 가리는 일이 형식의미론의 문장 의미 해석법이다. 진리 조건과 함의 관계 구명에 역점을 두는 것으로 분석철학이나 논리학의 영역에 가깝다. 형식의미론은"진리조건의미론", "가능세계 의미론", "모형이론 의미론", "몬테규문법 의미론"등으로 하위 구분된다. "몬테규문법 의미론"은 형식 논리를 자연어어의 분석에도 이용될 수 있게 함으로써 형식의미론이 언어학의 영역으로 들어올 수 있는 여지를 만들었다.
언어학적 의미론은 자연어어를 대상으로 의미 현상을 체계화하는 이론이다. 어휘의미론, 통사의미론, 화용론의 세 영역으로 구분될 수 있다. "어휘의미론"에서는 낱말 의미의 정의, 양상, 낱말상호간의 의미 관련성, 의미 변화의 여러 양상과 어원론, 장이론과 성분분석들이 다루어진다. "통상의미론"에서는 문장 의미의 중의성이나 모순성, 잉여성, 함의와 동치 따위를 다룬다. "화용론"에서는 화시(deixis), 함축, 전제, 담화 구조의 양상 등을 다룬다.
2. 의미의 기초적 이해
(1)의미의 의미
지금가지 언급된 의미에 대한 정의는 다양하다. 의미론 초창기부터 제기된 의미의 대한 정의는 ⅰ)지시설, ⅱ)개념설, ⅲ)자극-반응설, ⅳ)용법설, ⅴ)지시-의의설 등의 5가지 정도이다. 의미 정의가 이처럼 여러 가지인 것은 의미가 심리적이고 추상적이어서 무엇인지 분명하게 파악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시설"은 중세철학의 "명목론"에, "개념설"은 철학과 심리학의 심리주의 학문관에, "자극-반응설"은 기계주의 학문관에 토대를 둔 것이다. ⅰ),ⅱ)는 의미 자체를 들어야 보는 실재론적 방법론이고, ⅲ)과 ⅳ)는 의미를 둘러싼 요소를 통해서 의미를 보는 형식론적 방법론이다. ⅴ)는 두 방법론에 걸치는 성격이다.
"지시설"은 낱말의 의미를 그것이 지시하는 사물과 동일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바둑이"는 실제 지시물인 "바둑이"라는 것이다. 이는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로부터의 전통적 의미관이다.
"지시설"은 낱말의 의미를 그것이 지시하는 사물과 동일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바둑이"는 실제 지시물인 "바둑이"라는 것이다. 이는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로부터의 전통적 의미관이다.
"지시설"은 고유명사나 구체명사의 의미에는 타당한 면이 있으나 추상명사, 존재하지 않는 지시물, 둘 이상의 낱말이 하나의 지시물을 가리키는 경우 등에서는 한계를 보인다.
"개념설"은 의미를 "개념"으로 보는 것이다. 즉 의미란 정신 속에 그려지는 개념적 영상이라는 것이다. 소쉬르의 "기호이론"과 오그든-리차즈의 "의미의 기본삼각형"이론이 대표적이다. 소쉬르는 언어기호를 청각영상인 "기표"와 개념인 "기의"가 연합된 이중구조로 보았다.이때 "기의"가 의미이다. 오그든-리차즈는 다음과 같은 의미 삼각형에서 기호와 지시물을 연결해 주는 "개념"을 의미로 본다. A와 C 사이는 B를 통해 연결되는 간접적인 관계이므로 점선으로 표시된다.
개념설은 실제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 대상의 의미를 쉽게 설명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개념 자체가 어떤 표현의 의미를 온전히 대신하지는 못한다. 개념이 심리적인 것이어서 떠오르는 영상이 조건에 따라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자극-반응설"은 발화된 표현(자극)이 이야기하는 행동(반응)을 그 표현의 의미로 보는 것이다. 미국 행동주의 심리학에 근거를 두고 있으며 블룸필드로 대표된다. 심리주의에 입각한 "지시설"과 달리 기계적 분석 방법에 따른 것이다. 일반 낱말이 아니라 발화된 표현의 의미를 중점으로 다룬다든지 관찰이 불가능한 대상이나 속성을 나타내는 대상의 낱말 설명에 어려움이 있다는 단점이 있다.
"용법설"은 의미를 낱말이나 문장의 사용법으로 본다. 의미가 이들의 구체적인 사용을 통해 파악된다고 보는 것이다. 낱말이나 문장 자체가 가지고 있는 개념적 의미는 인정하지 않고 구체적인 맥락에서 사용될 때 나타나는 맥락적 의미(contextual meaning)가 모인 것이 의미라는 것이다. 비트켄슈타인이 주장하고 퍼스에 와서 발전하였다.
"지시-의의설"은 의미를 지시(reference)와 의의(sence)의 종합으로 보는 이론이다. 지시는 언어표현이 가리키는 대상물이고, 의의는 언어표현들의 관계 속성이다. 앞것은 "외연"이라 하고 뒷것은 "내포"라고 한다. 결국 의미란 외연적 의미(denotation)와 내포적 의미(connotation)의 결합이라고 보는 것이다. 지시설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의의 개념을 첨가한 것으로 라이온스, 프레게, 크루스 등으로 대표된다.
(2) 의미의 유형
낱말의 의미는 상황과 문맥 속에서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의미의 여러 모습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낱말이 사용되는 여건 등이 고려되어야 한다. 의미의 유형에 대한 대표적인 견해는 리치(1974)의 7가지 분류설이다. 크게 개념적, 연상적, 주제적이라는 세 가지 관점으로 나누고 "연상적 의미"를 다시 5가지로 분류하였다.
리치의 "개념적 의미"는 낱말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의미를 말한다. 낱말에 대해 사람들이 보편적, 공통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인식으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의미 전달에서 가장 일차적이고 핵심적인 전달요소가 된다. "중심의미", "기본 의미"로도 불린다. 나이다의 "지시의미"는 이것과 일치한다
"연상적 의미"란 "개념적 의미" 이외에 부수적이고 주변적인 의미를 말한다. 상황이나 문맥, 개인 경험등에 따라 변할 수 있다. 내포적 의미, 사회적 의미, 감정적 의미, 반사적 의미, 연어적 의미로 세분된다. "내포적 의미"는 낱말이 지시하는 대상에 따라 생성되는 '전달가치'를 말한다. 언어 외의 사물과 관련된 사항이다. "사회적 의미"는 낱말이 사용되는 독특한 사회적 환경과 결부되어 얻는 의미이다. "문체적 의미"라고도 한다. "술"과 "약주"처럼 쓰는 사람들의 사회적 신분이 다르기 때문에 문체상 의미 차이를 나타내는 경우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것은 낱말의 동의성 논의와 관련될 수 있다. "사회적 의미"까지 같은 낱말은 없다는 논리에서 동의성을 느슨한 개념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사회적 의미" 만 다른 동의어들은 예외적인 것으로 처리한다. "감정적 의미"는 화자의 감정 상태가 반영된 것을 말한다. 주로 특정 문체, 음색, 억양등으로 표시된다. "식모, 파출부, 가정부" 등의 낱말 선택은 서로 다른 화자의 감정적 의미를 반영할 수 있다. "반사적 의미"는 개념적 의미가 여럿인 낱말이 특정 의미를 나타낼 때 부수적으로 연상되는 의미이다. "연어적 의미"는 낱말에 배열에서 나타나는 의미이다. 낱말의 공기관계를 통해 검증된다. "연상적 의미"는 "중심의미"와 관련을 가지면서 "내포적 의미"를 중심으로 결속되어 있다.
"주제적 의미"는 화자가 발화 당시에 특정한 낱말이나 방식을 통해 전달하려고 하는 '의도적 의미'이다. 특정 상황에서만 잠정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코스모스"를 [가을]의 상징으로 표현했다면 그 화맥에서 "코스모스"는 [가을]이라는 의도적 의미를 수행한다는 것이다. "주제적 의미"는 주로 어순 조정이나 강세, 억양 조절과 같은 초점화에 의해 드러난다.
나이다(1975)에서는 인식적 대 정감적, 언어 외적 대 언어 내적이라는 두 요소쌍의 교차 인자에 의해 의미를 분류하고 있다. 나이다의 "지시의미"는 리치의 "개념적 의미"와 일치한다. "문법적 의미"는 상징 간의 관계 및 상징 집합간의 관계와 관련이 있다. "정감적의미"는 언어에 대한 반응이 아니라 발화에 의한 상징화된 사건, 즉 일정 유형의 행위에 대한 반응이다. 정감적 의미와 인식적 의미(지시적 의미와 문법적 의미)의 차이는 뒷것이 문법적 구조에서 낱말 내지는 낱말의 결합체가 지니는 개념 자질에 기반을 두는 데 반해 앞것은 언어에 의해 상징화된 언어외적 세계의 실재와 사건에 대한 개인의 반응, 언어표현을 사용할 때의 적합성 여부 정도에 대한 반응에 기초를 둔다는 것이다.
(3) 의미의 기능
의미는 통보(communication)에 참여하는 여러 가지 요소, 즉 화자나 청자, 환경 등의 작용에 따라 다른 기능으로 이해될 수 있다. 의미 기능은 통보 요소 중 어디에 초점이 놓이느냐에 따라 6가지 정도로 세분될 수 있다. ⅰ)지시적기능, ⅱ)정감적기능, ⅲ)명령적기능, ⅳ)친교적기능, ⅴ)관어적기능, ⅵ)시적 기능이 그것이다. "지시적 기능"은 대상과 관련된 것이고, "정감적 기능"은 화자의 심리상태, "명령적 기능"은 청자와 관련된 것이다. "친교적 기능"은 환경과 관련이 있으며 "관어적 기능"은 말 자체와, "시적 기능"은 말의 구조와 관련이 있다.
"지시적 기능"이란 대상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기능이다. "정보적 기능"이라고도 하는데 낱말에 대한 "개념적 의미"는 이 기능에 의해 얻어질 수 있다. "정감적 기능"은 언어에 반영된 화자의 여러심리 상태를 나타내주는 기능을 말한다. "표출적 기능"이라고도 한다. "명령적 기능"이란 화자에게 어떤 구체적 행동을 유도하는 기능이다. 이런 기능은 명령문에서 극대화되어 나타난다. "친교적 기능"은 인사말에서 가장 잘 나타난다. "안녕하세요?"처럼 정보 전달 등의 목적이 없이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한 보조적 수단으로 작용하는 기능을 말한다. "관어적 기능"이란 의미가 언어 표현 사이의 관계를 맺어 주는 기능을 말한다. 한자어를 쉬운 우리말로 풀이하는 따위가 이런 기능에 의해 가능한 것이다. 외국어를 익히거나 새로운 낱말을 배우는 데 중요한 구실을 하는 기능이다. "시적 기능"이란 의미를 미학적 기능을 말한다.
이들 통보 요소와 의미 기능은 긴밀히 관련되어 있지만 일 대 일로 대응되는 것은 아니다. 의미의 기능들은 대개 복합적으로 발휘되는데 특정 통보 요소가 강조될 때 그와 관련된 기능이이 보다 확실하게 드러난다.
제2장 어휘의미론
1.의미장
(1)의미장의 개념
"장이론"이란 특정 낱말들이 지니는 의미들을 하나의 범주 속에서 이해하려는 의미 이론이다. 의미를 중심으로 하는 "의미장"(또는 개념장)과 어휘를 중심으로 하는 "어휘장"(또는 낱말밭/단어장)으로 구분된다.
의미장은 관련되기는 하지만 동일하다고 생각되지 않는 의미들의 집합이다. "빨강, 노랑, 파랑"등 색과 관련된 낱말들은 색채어라는 의미 범주로 묶이어 하나의 어휘장 내지 의미장을 형성한다. 의미장에서는 어휘장 속에서만 상대적으로 의미가 부여될 수 있다고 본다.
(2) 의미장 이론의 발전
의미장 이론은 훔볼트와 헤르더의 언어 철학과 소쉬르의 구조적 언어관게 기반을 두고 1920년대와 30년대에 입센, 졸르, 포르치히, 트리어로부터 시작되었다. 의미를 철저히 구조적
관점에서 바라본 트리어가 대표적 이론가이다. 의미장 이론은 의미론이 공시적 연구로 나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고, 의미를 대한 구조의 개념을 분명하게 해 주었다.
트리어는 1930년대에 계열적 장이론을 확립하였다. 어휘장이 개별 맡말들로 일종의 모자이크처럼 구조되어 있다고 본다. 바이스게르버는 트리어의 장이론을 받아들여 새롭게 발전시켰다.
포르치히는 트리어의 장이론이 언어 외적인 것에 의존한다는 것을 비판하는 데서 시작한다. 앞서 두 사람의 장이론을 "계열적 장이론"이라 하고 포르치히의 것을 "결합적 장이론"이라 한다. 현대의미론의 "선택제약"이 여기에 근거한다. 두 의미장의 겹쳐 새로운 표현을 낳는 것을 은유로 보았다.
코세리우는 종래의 "계열적 장이론"과 "결합적 장이론"을 비판하고 구조적 관점에서 통합적 성격에 장이론을 만들어 냈다. 장을 구성하는 어휘의 의미 파악에 인접 의미와의 관계뿐 아니라 어휘를 구성하는 하위 요소의 의미까지 다룬다. 어휘소, 원어휘소, 의의소성 등이 그 요소이다.
또 모든 어휘가 장을 구성한다고는 보지 않는다.
(3) 의미장의 기본 구조와 빈자리
<의미장의 기본구조>
"균형형"과 "분류형"으로 이분되거나 "의미 분야형"이 첨가되어 삼분된다. "균형형"은 대등관계의 의미들이 병렬되어 하나의 장을 이루고 있는 유형을 말한다. "남자, 여자, 소년, 소녀"의 의미장이 그것이다. 구조의 긴밀성이나 체계의 빈자리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분류형"은 단순히 횡적 대립 관계로 묶이는 의미들이 보여주는 장의 유형이다. 동물명, 악기명과 같이 부류 단위로 분류할 때 이런 의미장이 형성된다. 분류어휘집이나 기초어휘 선정에 기여한다. "의미분야형"은 군형형과 분류형의 중간적 성격이다. 같은 의미가 분류 기준에 따라 특정 분야로 통합되거나 분리되는 장의 유형이다. 색채어, 미각어, 공간감각어 등의 의미장이 여기에 속한다.
<의미장의 빈자리>
"의미장의 빈자리"란 의미 체계상 존재 가능한 의미가 실제 의미장 내에서 공란으로 나타나는 부분을 말한다. 코세리우 이후 의미장과 관련된 특질의 하나로 받아들여졌다. 빈자리는 계층관계, 서열관계, 상관 관계로 유형화된다.
"계층 관계"의 빈자리는 상위어나 하의어가 비는 것이다. "서열관계"빈자리는 한 계열을 이루는 일련의 의미 중 어떤 의미가 공란으로 남는 경우이다. "그끄제-그제-어제-오늘-내일-모래"같은 시간 계열어에서 "내일"과 같은 빈칸을 말한다. "상관관계" 빈자리는 일군의 의미들이 하나의 상관 관계로 관련성을 맺을 때 드러나는 빈칸이다. 의미장에서 빈자리가 생기면 언어는 그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노력한다. 외래어 사용, 상위어와 하의어 대체 사용, 좀더 구체적인 통사적 표현등이 그것이다. 국어는 한자어를 이용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2.성분분석
(1) 성분분석의 개념과 유형
<개념>
"성분 분석" 이란 의미를 둘러싸고 있는 의미 성분을 발견하고 조직화하려는 목적을 가진 텍스트 분석의 한 분야이다. 각 낱말의 의미를 이루는 요소들을 세밀하게 구분하여 그것으로 의미 차이를 밝히는 것이다.
"성분 분석"은 음운론에서 시작된 방법론이다. 겐클러에 의해 본격 제안되고, 나이다에 의해 구체적 의미 분석 방법론으로 자리잡았다. 이것의 적용으로 어휘소 내부 의미구조의 체계화와 어휘소 상호간 의미 관계의 객관적 설명이 가능하게 되었다.
<유형>
의미를 이루는 개념들을 "의미 성분" 또는 "의미 자질"이라 부른다. 이들은 "진단적 성분""공통적 성분", "보충적 성분"으로 구분된다. 성분 표시는 보통 [ ]로 하고, 성분의 유무를 대립적으로 표현할 때는 "+/-"의 양분법을 쓴다.
"진단적 성분"은 최소의 필수 불가결한 성분이면서 다른 의미와 구별하는 데 필요한 성분이다. "시차적 성분, 필수적 성분, 대조적 성분"이라고도 한다. "아버지"의 진단적 성분은 [남성], [+1세대], [직계]이다. 의미의 본질 부분인가 아닌가, 사용에서 추론되는 것인가에 따라 "함축적 성분", "핵심적 성분", "추론적 성분"으로 구분된다.
"공통적 성분"은 일반적으로 동일 영역 내의 의미들이 공유하는 성분을 말한다. "아저씨, 아주머니, 사촌"과 같은 친족 어휘는 [친족]이라는 공통적 성분을 지닌다. "공통적 성분"은 한 낱말이 지니는 여러 의미가 공유하는 의미 성분으로 정의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는 동음성과 다의성을 구분하는 데 유용하다.
"보충적 성분"은 의미에 전형적으로 존재하는 내포적 자질이다. 이것이 낱말의 비유적 쓰임을 가능하게 한다. 지시물의 속성에서 유래하는 것과 지시물을 가리키는 데 쓰인다 낱말 단위의 속성에서 유래하는 것이 있다. "여우"의 [교활함], "곰"의 [미련함]따위는 전자에 해당한다. "식사, 밥, 진지"의 선택에서 나타나는 정감적 의미들 등은 후자에 해당한다.
한 낱말의 의미 성분들은 많은 경우에 무규칙적으로 존재한다. 때로 내적 관계를 유지하며 유기적으로 배열되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에는 대부분 시간적 관계나 논리적 관계에 따라 배열된다.
(2) 성분분석의 절차와 성분분석의 어려움
진단적 성분을 찾는 절차라 할 수 있다. 친족어를 예로 들면 성분분석의 각 단계는 다음의 여섯 단계로 이루어진다.
ⅰ)관련된 의미 계열 선정 - 의미 이 확정되므로 공통된 성분이 드러난다. "아버지, 어머니, 아저씨, 아주머니" 등에서 [인간], [친족]이라는 공통 성분이 나타난다.
ⅱ) 개별 의미에 대한 지시물의 목록화 - "아버지, 어머니"의 의미에는 하나의 지시물이, "아저씨, 아주머니" 등의 의미에는 다수의 지시물이 결부될 수 있다.
ⅲ)낱말들이 지니는 의미 성분 결정 - 예를 들어 "어머니, 아주머니, 딸"은 [여성], "아버지, 아저씨, 아들"은 [남성]이라는 성분이 부여된다. 이 과정을 계속한다.
ⅳ) 각 의미의 진단적 성분 결정 - "아버지"는 [남성], [+1세대], [직계]의 성분으로 구성된다.
ⅴ) 지시물에 대한 명명과 지시물의 자질을 통한 분석의 테스트
ⅵ) 진단적 성분의 체계적 기술 - 자질의 목록화나 자료의 배열을 수형도, 자질 모형을 이용하여 목록화한다.
<성분 분석을 하는 데 어려운 점>
진단적 성분을 결정한는 것과 언어 자체의 양상을 언급하는데 재차 사용될 수 있는 적절한 상위 언어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성분 분석에 유리한 의미 유형은 연접 유형의 의미들이다. 반면에 성분 분석이 어려운 유형을 몇 가지로 구분하면 다음과 같다.
ⅰ) 의미나 용법을 알고 있어도 자신이 직접 쓰지 못하는 어휘
ⅱ) 상대적 대조만 있는 낱말들-"크다"와 "거대하다"처럼 의미 차이를 보이는 절대적 자질이 없는 경우이다.
ⅲ) 공간 관계 기술처럼 관점이 다양한 낱말들
ⅳ) 추상적 낱말들
ⅴ) 의미 차이가 관계에 의해 나타나는 낱말들
3. 단어들의 의미 관계
(1)낱말들 사이의 의미 관계
낱말들 간의 의미 관계는 포함, 중첩, 상보, 연접의 네 가지 유형으로 범주화된다. 포함 관계는 의미 영역의 넓고 좁음에 따른 상하의 관계를 말한다. 중첩 관계는 의미 영역의 중첩에 따른 유의 관계이고, 상보 관계는 유표적 대조에 의한 반의 관계, 연접 관계는 의미 근접성에 따른 공의 관계이다. 이들 관계에 있는 낱말들을 각기 "상위어"와 "하의어", "유의어","반의어", "공의어"라 한다.
<하의 관계>
㉠ 정의 : "하의 관계"란 "꽃"과 "장미, 무궁화, 개나리"와 같은 포함 관계를 말한다. "꽃"과 "장미" 등은 [花]라는 의미 영역에서 관련되면서 "꽃"이 보다 넓은 의미 영역을 갖는다. "꽃"은 "상위어"라 하고, "장미, 무궁화"와 같은 것은 "하의어"라 한다. "장미"와 "무궁화"처럼 같은 층위의 낱말은 "동위어" 또는 "공-하의어"라 하고 이들의 관계는 "동위 관계"라 한다.
의미자질의 수는 하의어가 상위어보다 많다. 상위어보다 특정 영역에 포함되는 의미를 표현 하기 때문이다. "먹다"와 "탐식하다"의 예를 보면 "탐식하다"는 [食]이라는 의미 자질 이외에 [過食], [食慾]등의 자질이 첨가된다.
㉡ 하의 관계의 빈자리 : 하의 관계의 각 층위는 개별 의미들을 체계적으로 구비하지 못하여 구조상 빈칸을 보이기도 한다. 특정 하의 관계 속의 낱말 빈칸은 변형에 의한 부수적 빈칸이다. 하의어가 결여된 경우와 상위어가 결여된 경우가 있다. "발가락"은 일부 하의어가 빈 칸으로 존재하는 층위 구조이다. 다섯 개의 하위의미가 예측되지만 실제로는 "엄지 발가락", "가운데 발가락", "새끼 발가락"의 세 낱말만 나타난다. "할머니"와 "할아버지", "박수"와 "무당"의 상위어는 빈칸으로 남아 있다.
상위어 빈칸은 역사적 관점에서 보면 대부분 채워질 수 있다. "할아버지, 할머니"는 '한어버이'라는 상위 개념어가 있었고, "박수, 무당"에는 '심방'이라는 단어가 있었다. 이러한 상위어의 빈칸은 낱말 소실에 따른 현상이다. 이밖에 상위 개념어가 분명함에도 의미 변화를 인식하지 못하여 상부 층위의 빈칸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아들, 딸"의 상위어는 '새끼'인데 주로 동물에 적용되어 인간에 결부시키지 못하는 따위이다.
<유의 관계>
㉠ 정의 : 의미 영역을 공유하는 관계를 말한다. 이런 관계의 낱말을 일반적으로 "유의어"라 부른다. 유의 관계의 낱말은 중첩되는 의미 영역, 즉 공통성분 이외에 개별적인 영역인 보충적 성분이 있다.
엄격한 의미에서 완전 유의(어)는 없다. 개념적 의미, 연상적 의미가 같고 모든 문맥에서 교체 가능한 것을 완전 유의(어)라 한다. 반면에 개념적 의미는 동일하나 연상적 의미에서 차이를 보여 일부 문맥에서만 교체 가능한 것은 부분 유의(어)라 한다. "아버님"과 "아빠"의 관계는 부분 유의(어)이다. 보충적 성분이 유의 관계를 부분 유의로 이끄는 요소이다. 콜린스 (1939)이 유의어간의 의미 차이를 변별하는 가능성을 제시한 바 있다.
㉡ 유의어 분류 : 경험적 관점에서
ⅰ)위상적 유의어,
ⅱ)방언적 유의어,
ⅲ)문체적 유의어,
ⅳ)차용적 유의어,
ⅴ)어휘형성론적 유의어로 나눌 수 있다.
ⅰ)은 유의 관계를 유지하되 서로 다른 사회 계층이나 특정 집단에서 사용됨으로써 의미 차이를 보이는 낱말들이다. 의학계에서스는 말과 일상어와의 차이, 은어·속어·유아어와 일상어와의 의미 차이가 여기에 속한다.
ⅱ)는 동일 대상을 가리키는 각기 다른 방언권에 속하는 낱말을 말한다.
ⅲ)은 한자어와 고유어에서 한자어가 격시적 성격을 보이는 것과 같은 것이다. 구어체와 문어체 문장에 쓰임으로써 의미 차이를 나타내는 유의어도 있다. "죽다, 돌아가다"와 "서거하다, 영면하다"가 그 예이다.
ⅳ)는 외래어가 들어와 기존의 낱말과 유의 관계를 형성한 경우이다. "경기/게임, 익살/해학/유머, 가락국수/우동" 등이 그것이다.
ⅴ)에는 어원적 유의어와 비어원적 유의어가 있다. 대부분의 유의어는 다른 어간을 갖는 비어원적 성격을 보인다.
㉢ 유의 경쟁 : 유의 경쟁이란 의미적으로 동질의 요소를 가진 낱말들이 경쟁 관계에 놓이는 것을 말한다. 유의경쟁에는 극단적인 결과 양상인 "의미 소실형"과 "의미 변화형"이 있고, 소극적이 결과에 "의미 공존형"이 있다. "의미 소실형"이란 경쟁력이 약화된 의미가 유의계열에서 탈락하는 유형을 말한다. "어위크다/관대하다, 두루걷다/배회하다"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소실형은 유의 경쟁의 기본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의미 변화형"은 한쪽이 다른 의미로 변화하는 유형을 말한다. 추상적 의미로는 전이, 의미의 축소와 확대, 의미 가치상의 변동 등으로 나타난다. 이는 낱말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유의성에 의한 의미 충돌은 의미 변화의 한 요인이다. "의미공존형"은 공시대 속에서 변화없이 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유형이다. 사용 빈도에는 차이가 있어 빈도의 격차가 심해지면 한 쪽이 소실되거나 의미 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국/자취, 본받다/본보다" 등이 해당된다.
유의 경쟁에서 우열을 지배하는 요인은 대부분 언어 내부의 구조와 관련이 있다. 낱말의 형태 안정성, 의미의 안정성, 동음 충돌 여부, 관련 단어의 영향, 언어 경제성 등이 그 요인이다. 이들 요인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밖에 문화적 유열과 결부된 언어 외적인 요인도 있다.
㉠ 정의 : "반의 관계"란 여러 공통된 의미 성분을 공유하면서 적어도 하나의 유표적 의미 성분에서 반대 가치를 지니는 의미들의 관계이다. "반의 관계"에 있는 낱말들을 "반의어"라고 부른다.
㉡ 반의어 종류 : 관계 속성에 따라
ⅰ)등급적 반의 관계(반대어),
ⅱ)상보적 반의 관계(대역어),
ⅲ)상관적 반의 관계(상대어)로 나뉜다.
"등급적 반의관계"는 "길다/짧다"나 "좋다/나쁘다"처럼 정반대의 가치로 대립되는 의미상의 관계를 말한다. 형용사에서 많이 발견된다. 반대어는 몇 가지 통사·의미적 특성을 갖는다. 양극의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중립 지역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 반대어는 동시 부정이 가능하다. ⓑ 한 항목을 포함한 진술은 다른 항목을 포함한 부정 진술을 함의 하지만 역은 성립하지 않는다. ⓒ 정도부사의 수식을 받을 수 있고 비교 표현도 가능하다. ⓓ 대상이나 장면에 따라 상대적으로 파악되기도 한다.
"상보적 반의 관계"는 의미 영역을 철저히 이분하는 관계이다. "처녀/총각, 신사/숙녀, 있다/없다" 등이 예이다. 중립 지역이 없으므로 다음과 같은 특징이 보인다.
ⓐ 대역어는 동시 긍정이나 부정이 불가능하다.
ⓑ한 항목을 포함한 진술은 다른 항목을 포함한 부정 진술을 함의하며 역도 성립한다.
ⓒ 정도 표현이 거의 불가능하고, 비교 표현도 거의 불가능하다.
"상관적 반의 관계"는 "스승/제자, 부모/자식, 사다/팔다"와 같은 관계에서 나타난다. 의미 영역이 양분되어 대립되지만 상호 의존적 관계에서 대립되는 관계이다. 상호 의존 관계를 바탕으로 하므로 다음과 같은 특징을 보인다.
ⓐ한 항목을 포함한 진술은 다른 항목을 포함한 진술과 상관관계를 이룰 수 있다.
ⓑ 한 항목을 포함한 부정 진술은 다름 항목을 포함한 부정 진술과 모순되지 않는다.
ⓒ 상관적 반의 관계는 의존적이지만 정도 표현, 비교나 대조 표현이 자연스럽지 못하다
<공의 관계>
공의 관계는 연접 유형에 의한 의미 관련성을 말한다."아버지, 어머니, 아저씨, 아주머니, 아들, 딸"처럼 [친족]이라는 점에서 하나의 의미 영역으로 묶이면서 [성], [세대], [계통]이라는 시차적 성분에 의해 의미 차이를 드러내는 관계를 일컫는다. 이런 관계에 있는 낱말은 성분분석법의 적용으로 의미 차이를 분명히 할 수 있다.
(2) 낱말들 사이의 의미 관계
한 낱말이 지니는 의미들 사이의 관계는 다의 관계와 동음이의 관계이다. 전자와 같은 의미를 지니는 낱말을 다의어, 후자를 동음이의어라 한다.
<다의 관계>
㉠ 정의와 성립 조건 : "다의 관계"란 한 낱말이 지니는 여러 관련 의미들의 관계이다. 한 낱말에 결부된 여러 의미라는 점과 의미들 사이의 유연성을 조건으로 한다. 예를 들어 "손"은 [手]라 는 중심의미를 비롯하여 그것에서 확대 전이된 [소유], [주선], [아량], [마음]등의 의미를 가진다. "손"은 다의어이고, "손"의 여러의미는 다의 관계이다.
㉡ 다의와 동음이의의 구별 : 이들의 구별에는 의미의 유사성이 중요한 변별 기준이 된다. "(동음)이의 관계"는 하나의 낱말에 결보된 여러 의미들이 전혀 유연성을 가지지 못하는 관계이다. "배"가 좋은 예이다.
"동음이의 관계"는 본래부터 존재하는 경우와 다의 관계에서 유연성이 상실되어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다. 다의와 동음이의 관계의 구별이 어려운 경우 낱말의 역사성을 고려하여 해결할 수 도 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다의였던 낱말이라도 현재 의미의 유사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면 동음이의어로 처리해야 한다.
"의미의 유사성"과 "역사성"은 다의와 동음이의를 가르는 절대 요건은 아니다. 기준이 모호하므로 두 현상을 하나로 보려는 견해가 나오기도 했다. 라이온스는 다의어적 접근을 하였고, 켐프슨은 동음이의어적 접근을 하였다.
㉢ 다의 관계의 발생 과정 : 다의 현상은 "적용상의 전이", "동음어의 재해석", "의미의 특수화와 일반화", "비유적 표현", "외국어의 영향" 등에 의해 발생한다.
낱말은 사용이 여러 문맥에 확대 적용되면서 의미상의 추이가 일어난다. 의미가 중심 의미를 벗어나지 않는 경우도 있고 독자성을 얻는 경우도 있다. 전자를 "적용상의 전이"라고 하고, 후자를 "다의"라고 한다. 둘의 차이는 의미 분화 정도의 차이이며, "적용상의 전이"는 "다의"의 전단계라고 할 수 있다.
동음어가 지니는 의미들이 민간어원적 해석에 의해 유연성이 확보되면 다의 관계로 이해되기도 한다. "의미의 특수화"는 일반 사회에서 쓰이던 낱말이 특수 사회에 한정되어 쓰이게 되어 본래의 의미 이외의 의미가 부연된 것을 말한다. 반대의 경우는 "의미의 일반화"라 한다. 이들 의미가 본래의 의미와 공존하면 다의 관계가 성립한다. 한 낱말에서 파생된 비유적 의미가 본래의 의미와 공존하여 다의 관계를 형성하기도 한다. 사물의 유사성에 의한 비유적 표현은 "은유", 인접성을 바탕에 둔 비유적 표현은 "환유"라 한다. 은유가 구체로부터 추상으로 적용하는 데 반해 환유는 반대로 적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자국어가 가지고 있는 본래의 의미와 외국어의 영향으로 첨가된 의미가 다의 관계를 형성하기도 한다. "애매하다"는 본래 [억울하다]는 뜻을 지닌 한자어이다. 일본식 한자어의 영향으로 [모호하다]의 의미가 첨가되어 지금은 두 의미를 지닌 다의어가 되었다.
<동음이의 관계>
㉠ 정의 : 한 낱말이 두 개 이상의 의미와 결합할 때 이들 의미 사이에 관련성이 없으면 동음이의 관계이다. 이런 관계의 낱말을 "동음어"라 한다.
㉡ 갈래 : 동음어는 철자가 같은가에 따라 "동철자 동음(이의)어"와 "이철자 동음(이의)어"로 나뉜다. 독립된 단위에서 나타나는 것인가 문맥 등에 따라 나타나는가에 따라 "본원적 동음어"와 "현상적 동음어"로 구별하기도 한다. 독립된 어형으로서 "동철자 동음어"가 엄밀한 의미의 동음이의어이다.
㉢ 동음어의 생성 : 동음어가 나타나는 것은 근본적으로 언어기호의 "자의성"에 근거한다. 이 밖에 다의어의 의미 분화, 음운 변화의 결과, 외래어의 증가와 같은 이차적 특성으로부터 발생하기도 한다. 다의어 의미 분화 과정에서 유연성이 상실되면 "동음이의 현상"으로 바뀐다. 중심의 미의 전이는 "적용상의 전이 - 다의 - 동음이의" 순차적인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다의"에서 "이의"로의 이행 과정이 의미 분화에 의한 동음어화이다. 역사적인 음운변화, 혹은 자음동화와 같이 발음상의 동일성에 따른 공시적인 음운변이에 의해서도 동음 관계가 형성된다. 발음이 동일한 외래어가 수용되어 동음 관계를 보이기도 한다.
㉣ 동음어의 충돌 회피 방법 : "동음충돌"이란 의미적으로 혼란을 일으키는 동음어들의 형태적 대립을 말한다. 동음충돌이 일어나기 전에 "문맥"이나 품사 대조에 의해 대개 해소된다. 이밖에 동음충돌 후의 히피 방법으로는 "음운변화", "형태소 첨가", "타어(유의어)로의 대치" 등이 있다. "남다"와 "남다(越)"에서 越이 "넘다"로 변한다든지 "어리다(幼)"와 "어리다(愚)"에서 愚가 "어리석다"로 변화하는 것, 또는 "선물"이 "수박"과 "뇌물"이라는 유의어로 대치되는 따위이다. "유의어로의 대치"는 기존 동음어의 소실을 가져와 동음 관계를 해체시키는 요인이 된다. 유의 경쟁에서 기존 동음어가 불리한 것은 동음성 때문이다. 동음충돌 회피 방법 세 가지 가운데 직접적인 것은 "형태소 첨가"이다.
동음충돌의 결과는 몇 가지로 나타난다. 형태의 일부가 변하는 경우와 낱말 모두가 형태 변화하거나 다른 낱말로 대체되는 경우, 아무런 변화없이 동음어들이 형태를 유지하면서 공존하는 경우 등이 있다.
㉤ 동음충돌의 원리 : 동음 충돌에서 충돌의 결과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의미안정성", "유의 충돌의 의무", "형태(구조)상의 안정성", "사용 빈도수" 등이다. 추상적인 것에 비해 구상적인 성격의 동음어가 유리하고, 중심의미를 지니는 낱말이 유리하다. 또 인접한 유의어를 갖은 낱말은 불리하고, 파생어 등 형태안정도가 떨어지는 동음어가 불리하다. 사용빈도가 높은 기초어휘가 형태를 보존하는 데 더 유리하다.
4. 의미변화
(1) 의미변화의 요인
낱말은 형식과 의미가 끊임없이 변화한다. 생성, 발전, 소면의 과정을 거치기도 한다. 의미 변화를 촉진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ⅰ)언어 전수 방법의 비지속성, ⅱ)의미의 애매성, ⅲ)유연성의 상실, ⅳ)다의 현상, ⅴ)중의적 문맥, ⅵ)어휘 구조의 복잡성 등의 여섯 가지를 들 수 있다. 유의관계속에서 일어나는 의미충돌도 의미 변화를 일으키는 가장 직접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 유연성의 상실은 의미변화를 유도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다의 현상은 파생의미를 유도하여 의미 생성의 근원적인 방법이 되면서 동시에 의미변화의 한 요인이 된다.
(2) 의미변화의 요인
의미변화에 대한 최초의 종합적인 설명은 메이예(1905-6)에서 비롯된다. "역사적 원인", "언어적 원인", "사회 계층적 원인"을 들었다. 여기에 니롭(1913)이 "심리적 원인"을 추가하였다. 울만(1962)는 여기에 "외국어의 영향"과 "신명명"을 추가하였으나 일반적으로는 앞의 4가지로 정리된다. "외국어의 영향"은 사회적 원인에 포함될 수 있고, "신명명"은 언어적 원인과 심리적 원인에 관련되기 때문이다.
<역사적 원인>
명칭의 보수성에서 기인하는 의미 변화이다. 스테른의 "외부적 원인", 울만의 "언어의 보수성"에 대응되는 원인이다. 관련된 지시물의 변화에 따른 이차적인 것이어서 언어 체계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한다. 지시물의 변화는 그 자체의 변화, 지시물에 대한 감정적 태도의 변화, 지시물에 대한 지식의 변화로 세분할 수 있다.
<언어적 원인>
언어 내부의 체계적 질서 변모 등에 의해 변화하는 경우이다. 형태론적, 통사론적, 의미론적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 "전염"은 통사론적인 영향을 받은 변화이다. 낱말들이 인접해서 사용될 때 다른 낱말의 의미에 전이되어 본래 의미와 전혀 다르게 실현되는 것을 말한다.
"별로"는 "아름답다"와 "아름답지 못하다"에 모두 사용되던 것이지만 부정어들과의 빈번한 통합으로 지금은 부정적 가치를 띠게 된 예이다. "생략"은 형태론적인 것이다. 언어생활의 노력 절감을 위해 낱말이나 통사 구성의 일부가 생략된 채 사용되는 경우가 있다. 이때 생략형은 이전의 것과 다른 의미를 보이기도 한다. 한자어에서 많이 발견되는 유형이다. "고희"는 "人生七十古來稀"에서 "古"와 "稀"만 취한 것이다. [옛부터 드물다]라는 축자적 의미에서 [칠십세]라는 의미로 변하였다.
"민간어원"과 "유의경쟁"은 의미론적 관점에서의 변화이다. "민간어원"은 잊혀질 낱말을 그와 유사한 다른 어형과 결부시켜 자의적으로 재해석하는 현상이다. 음운변화를 동반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 의미변화가 일어났지만 아직 완료되지 않았거나 사회적 공인을 얻지 못한 경우등으로 나뉜다. 음운변화를 동반하는 경우가 전형적이다. "유의경쟁"은 불리한 조건의 유의어를 소멸시키거나 의미 변화시키는 주된 요인이다. 추상적 의미로의 변이, 의미의 축소와 학대, 의미가치의 변동 등으로 실현된다.
<사회적 원인>
사회는 여러 집단으로 구성된다. 낱말을 사용하는 사회가 바뀜으로써 일어나는 의미변화가 있다. 사회적 성층에 의한 변화이다. 성충에 의한 의미 변화는 일반 사회에서 특수 사회로 차용되는 의미의 특수화와 그 반대인 의미의 일반화가 있다. 사회적 구조의 변천에 의한 의미 변화도 있다. "양반"은 본시 [동반]과 [서반]을 뜻하던 고려 이래의 행정 기구이다. 조선시대에 이 기구가 없어지면서 [사대부], [지체나 신분이 높은 상류층]이라는 계급적, 신분적 의미가 부여되었다.
<심리적 원인>
감정적인 것과 금기에 따른 것이 있다. 언어는 본질상 심리적 실체이면 인간의 심리상태는 유동적이다. 어떤 주제에 관심이나 흥미가 크면 자주 언급하게 되고 이를 다른 주제를 언급하는 데도 이용하게 된다. 이때 의미의 변화가 나타난다. "나일론"이 [덜된, 엉터리]라는 부정적 의미로 변모된 것이 한 예이다. 공포의 대상에 대한 호칭 금기로 대치되는 낱말이 금기어의 의미를 갖는다. 우아한 표현을 위한 금기어는 대체 본래의 명칭이 갖는 의미가 결부되어 의미 변화가 일어난다. "홍역"과 "손님", "똥"과 "대변"등이 그것이다. 예의적 표현을 위한 금기에서 나타나는 의미 변화도 있으나 이런 것은 최근에 그리 활발하지 못한다.
(3) 의미변화의 유형
의미 변화 유형에 대한 분류는 루우데, 울만, 기로, 스테른 등에서 다루어졌다. 의미 변화의 필수 조건은 "연상"이다.
<기능적 관점과 경험적 관점>
의미 변화의 유형에 대한 분류 가운데 울만과 스테른의 분류가 가장 체계적인 것으로 인전된다. 울만의 것은 인과적 기능적 관점에서 본 것이고, 스테른의 분류는 경험적 관점에서 나눈 것이다.
울만의 분류는 언어의 보수성에 의한 변화와 개신성에 의한 변화로 구분되며 이 가운데 언어의 개신성에 의한 분류는 명칭과 의미의 상사와 인접에 따른 결합 유형으로 분류된다. ⅰ)의미간에 상사에 의한 변화(은유), ⅱ)의미간의 근접에 의한 변화(환유), ⅲ)명칭간의 상사에 의한 변화(민간어원), ⅳ)명칭간의 근접에 의한 변화(생략), ⅴ)명칭과 의미의 복합관계에 의한 변화로 분류된다. "은유"는 의미 변화의 가장 일반적인 기제이며, "환유"도 흔한 과정이다. 이들은 언어 표현을 보다 풍성하고 윤택하게 한다. "민간어원"은 의미변화를 근거 없는 쪽으로 몰고간다는 점에서 반드시 긍정적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다.
스테른의 것은 외부적 원인과 언어적 원인으로 구분된다. 외부적 원인에는 "대체"가 있다. 언어적 원인은 "유추"나 "단축"과 같은 언어 관계의 이동과 관련이 있다. "유추"는 "결합적 유추", "상관적 유추", "음운연상적 유추"로 세분된다. "명명", "변이"와 같은 지시관계의 이동, "변화", "적응"과 같은 주관적 관계에 이동도 있다.
울만의 분류는 스테른의 것과 각기 대응되는 바가 있다. "의미간의 상사"는 "상관적 유추", "명명", "변이"에 대응된다. "의미간의 근접"은 "명명"과 "변화"에 대응된다. "명칭간의 상사"는 "음운연상적 유추"에 대응되며, "명칭간의 근접"은 "단축"과 대응된다. 이밖에 "복합변화"는 "결합적 유추", "상관적 유추"와 관련된다.
<기능적 유형 분류에 의한 의미변화>
㉠ 의미간의 상사에 의한 변화(은유) : 의미가 유사하여 다른 대상의 이름으로 바꾸어 사용함으로써 의미변화가 일어나는 경우이다. "의인관적 은유", "동물적 은유", "공감각적 은유"와 "의미의 추상화"로 세분된다. "눈"이 [眼], [핵심], [중심], [식견], [눈금] 등의 뜻으로 사용되거나 "부아"가 [분한 마음], [화]와 같은 의미로 사용되는 것이 "의인관적 은유"의 예이고, "보람:[표적,표시] > [효능,가치], 노 > 노릇:[놀이,장난] > [역활] 등이 "의미의 추상화"에 의한 의미 변화의 예이다.
㉡ 의미간의 근접에 의한 변화(환유) : 서로 다른 대상들의 의미가 아주 가까워서 대용됨으로써 의미 변화가 일어나는 경우이다. ㉠에 비해 의미 관련성의 정도가 훨씬 가깝다는 차이가 있다. 시간, 공간, 인과적 관계에서 결속되거나 그 밖의 다른 관계에 의해 결속된 두 가지 의미 사이에서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나조ㅎ > 나죵 > 나종"이 [夕]에서 [시간적인 후]의 뜻으로 바뀐 것이나 "종치다"가 [끝나다]로 바뀐 것은 "시간적 근접에 의한 전이"이다. "코" 가 [신체의 일부]에서 [자존심]으로 바뀐 것은 "공간적 근접에 의한 전이"의 예이다. "인과적 근접에 의한 전이"의 예에는 "놀부"가 [심술궂은 사람]으로 일반화되거나 "안성맞춤"이 [유기]의 뜻으로 고정된 것 등이 있다. 기타 "인접 지각 전이"의 예로는 "온"이 [百]에서 [모든,전부]로, "공주"가 [왕비 소생의 딸]에서 [딸에 대한 애칭]으로 바뀐 것 등이다.
㉢ 명칭간의 상사에 의한 변화(민간어원) : "민간어원"이란 유연성이 상실된 낱말들의 의미를 음이 비슷한 낱말에 의거해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비과학적인 어원론이다. 재해석된 의미가 명칭만 비슷할 뿐 본래의 의미와 전혀 다르게 실현되므로 의미 변화로 인정된다. 어원이 분명하지 않은 고유어를 한자어로 이해하려 할 때 이런 해석이 반영된 경우가 많다.
㉣ 명칭간의 근접에 의한 변화(생략) : 특정 의미를 표현하는 데 습관적으로 자주 병렬되어 나타나는 낱말쌍들에서 생략된 표현이 생략 전의 의미를 대신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생략된 어형의 관점에서 생략 전의 표현과 관련된 의미는 변화된 의미이다. "별로"처럼 부정어들과 공기하다가 부정적인 의미를 가지게 된 것은 문장에서 생략되는 경우이다. 어구에서 생략되거나 단어에서 생략되는 경우도 있다.
㉤ 명칭과 의미의 복합 관계에 의한 변화 : 논리상 의미의 상사 및 근접으로 명칭이 바뀌는 경우, 명칭의 상사 및 근접으로 의미가 바뀌는 경우, 명칭과 의미가 동시에 상사와 근접으로 바뀌는 경우가 있다. 국어에는 세 번째 예에 해당되는 것이 주이다. 의미분화에 의한 것과 파생어와 복합어의 의미 진화에 의한 변화가 그것이다. 15세기에 " 치다"는 [指]와 [敎]의 의미를 함께 지시할 수 있는 낱말이었는데 현대에는 [指]는 "가리키다"로, [敎]는 "가르치다"로 나뉜 것 따위가 여기에 속한다. "나+들이 > 나드리" [出] + [入]에서 [外出]의 뜻으로 변한 것은 복합어의 의미 진화 예이다.
(4) 의미변화의 결과
의미변화의 두드러진 결과 양상은 범위의 변화와 가치의 변화이다. 전자는 형식상의 결과이고, 후자는 감정적인 것과 관련된 것이다.
<범위의 변화>
의미 범위의 변화는 ㉠축소와 ㉡확대의 두 가지로 나타난다.
㉠ 축소 : 지시의미의 범위가 좁아지거나 사회적 유효 범위가 좁아지는 경우가 있는데, 후자와 같은 의미의 특수화가 가장 흔한 유형이다. 이밖에 금기에 다른 "완곡어법", "생략", "유의경쟁" 등에 의해서도 발생한다. "출혈"이 경제사회에서 [손해를 보다]의 뜻으로 쓰인다든지 [형체]를 뜻하는 "얼굴"이 [안면]의 뜻으로 쓰이는 따위가 여기에 속한다. 의미 축소가 일어나면 지시범위는 좁아지지만 부가적 특징이 첨가되어 의미는 보다 풍부해진다. 즉 외연은 줄지만 내포는 증가한다.
㉡ 확대 : 의미 변화 후 지시 범위를 확장하는 경우이다. 축소에 못지않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새로운 개념을 표현해야 하는 경우, 이미 존재하는 낱말의 적용 범위를 확대해서 사용하거나 특정사회에서 특수의미로, 쓰던 것을 일반사회로 차용하여 의미를 대신하다. "겨레"가 [친족]에서 [민족]을 표현하게 되었다든지, "할아버지"가 [조부]에서 [늙은 남자]를 뜻하게 된 것은 적용 범위의 확대에 따른 것이다. [당사관]의 벼슬을 뜻하던 "영감"이 [노인 일반, 부부간 남편 호칭]으로 변했다든지, "주일"이 [주의 날]에서 [쉬는 날]로 변화된 것은 사회적 성층에 의한 의미의 사회적 적용 범위가 확대된 것이다.
의미 변화의 결과로 나타나는 가치 변화는 "경멸정 의미 변화"와 "개량적 의미 변화"로 대별된다. "경멸적 의미 변화"는 긍정적이거나 중립적인 의미 가치가 부정적인 가치로 변하는 것이다. 비관적인 경향, 해당 낱말과 관련된 특별한 연상, 개인이나 사회의 편견 등의 영향으로 일어난다. 반대로 "개량적 발전"은 부정적이거나 중립적인 의미 가치가 긍정적인 것으로 바뀌는 것이다. 부정적 의미의 점전적 약화 과정, 단순한 연상, 사회적 요인 등의 영향으로 일어난다.
㉠ 경멸적 의미 변화 : 국어에서 경멸적 의미 변화가 나타나는 것은 4가지의 경우이다. 첫째, 특수사회에서 사용되던 낱말이 일반사회로 적용 범위를 넓히면서 의미의 일반화와 더불어 의미 가치의 하락을 가져온 예이다. "선생님", "사모님", "양반", "육감하다" 등이 있다. 둘째, 유의경쟁에서 의미 축소와 함께 의미가치가 부정적인 쪽으로 이동하는 경우이다. "아비, 어미, 할미" 등이 평칭에서 비칭으로 변동된 것이 예이다. 셋째, "야하다", "호스테스"처럼 낱말이 지시하는 의미 자체가 부정적이거나 경멸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경우이다. 넷째, 낱말 형성에서 접두사나 접미사가 부정적인 의미 기능을 수행하기도 한다. "개-", "쥐-", "돌-" 과 "-질", "-꾼", "-치" 등이 그 예이다. 접두 파생과 접미 파생의 경우 경멸적 의미가치의 근원이 다르다. 접두사는 본래부터 부정적 가치를 가지고 있는 데 반해 접미사는 본래 부정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낱말 형성 후에 결부된 것으로 본다.
㉡ 개량적 의미 변화 : 부정적인 원래 의미 가치가 둔화되거나 제거되는 경우이다. "공갈"이 [거짓말]의 뜻을 가지게 된 것이 한 예이다. 자기와 관련된 인물이나 사물을 낮추어 표현하는 한자어들도 [겸손]의 자질을 포함한 의미로 해석된다. 부정을 표현하는 낱말들이 극단성을 소극화 하거나 은유적 용법, 반어법의 부정적 표현 등이 개량적 의미 변화를 입기도 한다.
제3장 통사의미론
1. 변형생성 문법
(1) 촘스키(1965)의 문법 모형(201)
변형생성문법은 촘스키(1957)에서 체창된 문법 모형이다. 구조주의적 연구 방법의 문제점을 극복하려는 의도에서 제시되었다. 주어진 언어 단위들을 기계적으로 분석하여 체계화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들을 생성하는 언어능력의 규명에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변형생성문법은 이론을 계속 수정하여 1965년의 표준이론을 비롯하여 1970년대의 확대표준이론과 수정확대표준이론, 1979년과 1981년의 GB이론을 거쳐 최소이론에 이르고 있다.
1957년 모형에는 의미에 대한 고려가 거의 없었으나 1965년의 모형에서는 의미 문제가 보완되었다. 1957년 모형은 구절구조부문과 변형부, 형태음소부의 세 부문으로 구성된다. 촘스키(1957)에 의미부가 보완된 것은 카츠-포터(1963)의 도움이다. 카츠-포터(1963)의 의미해석규칙의 도움으로 의미부가 정립되어 나타난 문법 모형의 촘스키(1965)이다. 어떤 문장에 통사적 구조 기술과 낱말의 의미 정보가 주어지면, 그 문장을 구성하는 각 낱말의 의미가 통사적 구조에 따라 투사되어 의미해석을 한다고 본 것이다. 의미해석은 심층구조에 적용되며 변형은 의미를 변화시키지 못한다는 의미보존가설을 낳기도 하였다.
(2) 생성의미론과 해석의미론
촘스키(1965)에서는 의미해석이 입력이 되는 것은 심층구조뿐이라고 본다. 그러나 의미 해석에 표면구조의 정보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경우가 있다. 억양에 의한 초점 문제, 능동과 피동의 의미가 동일하지 않은 문제, 조응관계의 해석 등이 그것이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시도가 두 가지 방향에서 이루어졌다. 표준이론을 일부 수정하는 것과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것이다. 뒷것을 생성의미론, 앞것을 해석의미론 이라고 한다. 해석 의미론은 표준이론의 모형을 수정하여 의미 해석이 심층구조뿐만 아니라 변형 이후의 중간구조나 표면구조에서도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보는 견해이다. 생성의미론 촘스키식의 심층구조의 존재를 부정하고 심층구조가 바로 의미구조라고 본다. 통사구조는 문장의 의미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생성의미론은 추상적이고 보편적인 의미표시를 문법의 출발점으로 삼기 위하여 몇 가지 작업에 관심을 가졌다. 그중 하나가 문법 범주의 개수와 개념의 재검토이다. 동사와 형용사를 같은 통사 범주에 넣어 추상 범주 "VERB"에 귀속시키고 '+V,ADJ"같은 통사적 자질을 써서 표시하기도 하였다. 문법 범주를 축소한 끝에 문장과 명사구, 서술어의 세 범주만을 인정하였다. 낱말 사이의 관계성을 규칙적으로 포착하기 위해서는 가상적인 낱말을 설정하기도 하였다. 또 복합의미를 가진 낱말을 더 원자적인 요소로 분해하는 어휘해체 방식 등도 중요한 작업의 하나였다. 레이콥(1971)을 기점으로 하며, 심층구조의 지나친 추상성, 어휘해체 작업의 난관 등으로 인해 1970년대 후반에 사그라들었다.
해석의미론은 문장의 의미가 통사구조를 바탕으로 의미해석규칙을 적용하여 얻어진다고 보는 것이다. 표준 이론의 심층구조, 의미해석 규칙, 변형 규칙의 특성을 유지하면서 의미해석 규칙의 적용 범위를 확대한 것이다. 촘스키(1973)에서 정립되었다. 의미역 관계(thenatic relation)에 대한 정보를 어휘부에 등재하는 등 어휘부를 강화하였다.
2. 국어의 통사의미론
(1) 통사적 속성과 의미
통사적 속성과 의미적 속성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따라서 낱말이나 문장의 의미적 속성연구에 통사적 환경의 검토가 필요하다. 다의어와 동형이의어 처리나 부정 극어의 의미 파악에도 통사적 속성 파악이 유용하다.
예를 들어 "밝다"는 몇 가지의 뜻으로 사용되는 데 동사의 현재 시제 표시"-는"의 결합 가능성, 필수 보어의 사용 여부와 같은 통사적 속성에 따라 "밝다"를 동형이의적인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전혀"는 일종의 부정 극어로 부정을 나타내는 표현과 호응해야 한다. 그러나 "전혀"의 '부정'이라는 의미는 단순히 의미적 속성이기만 한 것이 아니다. "전혀 규범적이지 않다"는 가능하지만 "전혀 비규범적이다"는 비문이다. 이런 어울림의 관계의 차이는 "전혀"가 요구하는 '부정'의 의미가 통사적 속성과 긴밀한 관련을 갖고 있음을 보여 준다.
(2) 어미의 통사의미론
국어의 어미는 어말 어미와 선어말 어미로 나뉜다. 어말 어미는 평서형, 명령형과 같이 문장의 종류를 나타내는 것이 일반적이고, 선어말 어미는 경어법이나 시제·서법 등을 나타낸다. 국어의 어미가 갖는 통사적 속성은 각각의 의미적 속성과 긴밀한 연관을 맺고 있다. 경어 표시의 선어말 어미 "-시-"와 시제·서법의 선어말 어미는 형태상으로는 낱말의 뒷부분에 해당하지만 그 지배 영역은 문장 전체에 걸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를 들어 "-었-"은 명제가 발화시를 기준으로 그 이전에 일어났음을 나타내는 것이므로 그 앞의 문장적 성분을 지배 영역으로 한다. 반면에 "-사-"는 문장적 성분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다. "아버지가 오시다"에서 "-시-"는 문장 전체가 아니라 서술어의 주체인 "아버지"와 호응할 뿐이다.
접속 어미 가운데도 통사적 속성과 의미적 속성이 연관되어 있음을 보이는 예들이 있다. 절대 시제적 해석을 받는 경우와 상대시제적 해석을 받는 경우에 뜻이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니"는 절대시제적 해석을 받는 경우에는 [이유]의 뜻을 갖지만 상대시제적 해석을 받을 때는 [때]의 의미를 갖는다.
(3) 조사의 통사의미론
국어의 조사는 일반적으로 격조사와 보조조사로 나뉜다. 격조사는 한 체언이 문장의 서술어와 맺고 있는 관계를 드러내 주고, 보조조사는 선행 성분에 양태적 의미를 덧붙이는 역할을 한다. 이들의 경계는 분명하지 않아서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분포에 따라 격조사와 보조조사의 두 가지로 보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조사는 생략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주격, 대격, 속격 조사의 생략이 빈번하다. 이들의 생략에는 통사적 요인과 그밖의 요인 등이 작용한다. "을"의 경우 선행하는 체언이 한정성을 지닌 경우 생략되기도 한다. 화자와 청자가 아는 세계에 속한 체언을 지시하는 경우 생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때 문장 처음에 오는 체언인 경우는 생략이 되지만 문장 중간에 있는 체언의 경우에는 생략이 불가능하다.
"을"은 일반적으로 대격 조사로 부르지만 보조조사적 속성을 보이기도 한다. "다방에를 갔다"와 같은 경우 처격 조사 "에"와 한께 쓰인 "을" 은 대격조사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을"이 한문장에 두 번 나타나는 경우 가운데 전체와 부분이 관계처럼 의미론적 연관성을 뚜렷하지 않은 경우 두 번째의 "을"을 대격조사로 보기 어렵다. 내포문의 주어가 상위문의 목적어로 바뀐 경우, 즉 "영희가 예쁘다고 믿는다"가 "영희를 예쁘다고 믿는다"로 바뀐 경우에서 "영희를"의 "를"은 보조조사로 보아야 한다. 이들은 '주제'나 '강조'의 의미를 표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렇게 분포된 "을"은 보조조사로 취급되어야 한다.
제4장 형식의미론
형식의미론은 자연언어가 아니라 논리학적 기호인 형식언어를 이용한다. 형식의미론에서의 의미 해석은 문장이 참인지 거짓인지를 가리는 것이다. 진리조건 의미론, 모형론적 의미론, 가능세계 의미론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들은 각각 명제 논리, 술어 논리, 양상 논리와 관련이 있다. 이들은 진리조건, 함의 관계를 밝히는 데 중점이 있으며 언어학이라기보다 분석철학이나 논리학에 더 가깝다.
명제 논리와 술어 논리는 문장 사이의 논리 관계에 관심이 있는가, 문장 내부의 논리 관계에 관심이 있는가의 차이를 갖는다. 두 논리는 한 세계에 관해 언급하지만 양상 논리는 가능한 세계들에 대해 언급한다는 점에 차이가 있다.
1. 진리조건 의미론과 명제 논리
진리조건적 의미론에서 의미란 어떤 문장이 참이기 위해서 그 세계가 충족시켜야 하는 조건을 형식화하는 것이다. 이런 조건을 진리조건이라 하며, 한문장의 의미는 그 문장의 진리조건과 같다.
진리조건적 의미론의 가장 단순한 체계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명제 논리이다. 명제란 세계에 관해 어떤 문장이 나타내는 내용이다. 명제 논리는 복문을 구성하는 단순 사이의 논리적 관계에만 관심이 있다. 명제의 내적 구조는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단순 명제의 진리치는 정해진 것으로 가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각 문장 상호간의 관계를 파악하는 논리 체계이다.
명제 논리의 통사부는 어휘와 형성 규칙으로 구성된다. 어휘는 명제 논리의 기본 요소라고 일컬어지는데, 일상 언어에서 사전이 갖는 역할을 한다. 어휘에는 무한히 많은 문장 변항과 논리적 연결어, 골호 등이 포함된다. 문장 변항은 각 단문을 나타내는 기호이다. 이탤릭체 소문자를 쓰는 것이 보통이다. 문장을 변항 기호로 나타내는 이유는 각 문장의 논리 구조가 단문의 내용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고 연결사의 속성에 의존하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서이다. 괄호는 표현의 중의성을 제거하기 위해 사용되는 것이다. 형성 규칙에는 상위언어 변항이 포함된다. 상위언어 변항을 도입함으로써 선택된 명제 논리의 적격한 형식에 관해 말하고 있음을 알려 준다. 형성 규칙은 귀환적이다.
명제 논리에서 다루는 의미는 문장의 의미이다. 복문의 진리치가 구성 성분 문장의 진리치와 논리적 연결사의 선택에 의해 어떻게 결정되는지에만 관심을 둔다. 단문을 분석이 안되는 하나의 단위로 다루므로 단문의 진리 조건에 대해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문장이나 명제는 오직 하나의 진리치를 가진다. 문장이 세계의 대하여 말하는 바가 실재와 일치하면 "참"의 진리치를 가지는 것이고, 일치하지 않으면 "거짓"의 진리치를 가지게 된다. 단문들의 진리치에 관계없이 계산된 진리치가 항상 참인 복합 표현들을 항진 명제라고 한다. 반면에 항상 거짓인 문장은 모순 명제라고 한다.
명제 논리에서는 문장 변항과 논리적 정항을 사용한다. 논리적 정항은 변하지 않는 의미와 기능을 통해서 그것이 속한 문장의 논리 구조를 결정하는 부호이다. 연결사는 정항적 속성을 가진다. 논리적 정항은 구조 자체를 나타내기 위한 것이다.
흔히 사용되는 진리함수적인 연결사는 ⅰ)부정, ⅱ)연접, ⅲ)이접, ⅳ)함의, ⅴ)등치의 다섯 가지이다. 이들은 고정되고 명확한 의미를 가진다. 일상 언어에서도 복합문을 이루는 단문 사이에는 문장 연결사가 사용된다. 국어에서 문장 연결사에 해당하는 것은 접속 어미이다. 진리함수적인 연결사의 기능은 국어의 접속어미가 가지는 용법 중의 일부분에 해당한다.
"부정"은 ∼으로 표시한다. 이것이 사용되면 복무의 진리치는 단문의 진리치와 반대가 된다. 논리적 부정은 일상 언어에서의 부정과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는다. 강세, 보조조사 등의 사용에 따라 달라지는 복잡한 일상 언어의 용법을 모두 다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연접"은 &로 표시한다. 일상 언어의 "-고" 나 "and"와 비슷하다. 모든 단문이 참이면 복문도 참이 되고, 하나라도 거짓이면 복문은 거짓이 된다.
"이접"은 ∨로 표시한다. 일상 언어의 "-거나"나 "or"에 가깝다. 두 단문이 모두 거짓인 경우 전체 복문은 거짓이 된다. 한 문장이라도 참이면 정체 문장은 참이 된다. 이런 것을 "포괄적 이접" 이라고도 부른다. 정확하게 한 문장만 참일 때 전체 문장이 참이 되는 이접을 일반적인 이접과 구분하여 "배타적 이접"이라고 부르며 ⓥ로 표시한다.
"함의"는 →로 표시한다. 일상 언어의 "-거든, -면" 이나 "if...then" 기능에 대응된다. 함의 기호앞을 "전건", 뒷부분을 "후건"이라 부른다. 전건이 참이고 후건이 거짓일 때 유일하게 거짓이 된다. 전건이 거짓일 때는 전체 문장이 참이 된다. 일상 언어에서 "-거든, -면"등은 인과, 조건 관계를 나타내기도 하지만 진리함수적 함의에서는 이런 따위의 비진리함수 관계는 고려하지 않는다.
"등치"는 ≡ 로 표시한다. 일상 언어의 "-면, 그리고 -일 때에만" 이나 "if and only if"에 대응된다. 연접되는 요소가 모두 참이거나 모두 거짓인 경우에 복문은 등치가 될 수 있다.
2. 모형론적 의미론과 술어 논리
모형론적 의미론에 속하는 것은 술어 논리이다. 술어 논리는 단순 명제 진리치 결정을 위한 논리 체계이다. 명제 논리가 문장간의 상호 관계를 파악하는 논리 체계인데 비해 술어 논리는 한 문장 내에 적용되는 논리 관계이다. 명제 논리를 하위 부분으로 포함하고 있다. 술어 논리는 모형의 의존하여 해석되기 때문에 술어 논리의 의미론은 모형론적 의미론에 속하게 된다.
술어 논리의 통사부는 어떤 표현이 논리적으로 적격한 형식을 구성하는지를 명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어휘 목록은 개체 정항(a,b...)과 변항(x,y...)술어 정항 (A,B...)과 변항(Φ,Ψ,Χ...), 문장 변항(p,q,r...), 양화사( , ), 논리적 연결사, 괄호로 구성된다. 명제 논리보다 술어 정항과 변항, 양화사 가 추가되었다. 술어와 논항과의 관계는 P(t1,t2,t3..., tn)으로 표시한다. 통상 규칙의 상위 언어 변항을 도입으로 통사 규칙의 귀환적 적용이 가능하다.
술어 명사는 대문자로 표기하여 개체 명사와 구분한다. 예를 들어 "소크라테스는 인간이다"를 형식화하면 H(s)이다. H(x)처럼 개체 변항을 쓴 문장을 정상적인 문장에 대해 "열린 문장"이라 한다. "열린 문장"은 특정 개체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므로 진리치를 갖지 못한다.
문장의 진리치를 논하기 위해 담화 영역(D)과 대상 언어의 기본 표현에 의미값을 할당해 주는 함수(F)를 합친 모형을 사용한다. 술어 논리에서 적절한 해석을 하기 위해서는 개체 명사와 술어 명사의 외연을 알아야 한다. 해석(interpretation)이란 주어진 문장이 어떤 모형에서 참이되는가를 모색하는 작업을 말한다. 술어 논리의 개체 정항들은 그들이 가리키는 세계의 각 개체들을 외연으로 하며, 술어 정항들은 그 술어의 속성을 지니는 개체들의 집합을 외연으로 한다.
논리에서의 양화상에는 보편 양화사( )와 존재양화사( )의 두 가지가 있다. 보편 양화사는 '모든' 또는 '모든사물이나 모든 인간에 관하여 무엇무엇이다'의 의미를 가지는 것이고, 존재 양화사는 '어떤' 또는 '어떤 사람이나 사물이 있다'의 뜻이다. 보편 양화사에는 함의(→)가 쓰이고 존재 양화사가 결합한 문장에는 연접(&)이 쓰인다.
양화사의 영향권은 양화사 바로 뒤에 오는 괄호의 범위이다. 양화사에 의해 묶어진 변항은 "묶인 변항" 혹은 "결속된 변항"이라고 하고 묶이지 않은 변항은 "자유 변항" 이라고 한다. 양화사는 두 개 이상 쓰인 문장에서는 그들의 순서에 따라 전체 문장의 의미가 결정된다.
3. 가능세계 의미론과 양상 논리
양상 논리는 가능세계를 다룬다. 필연성과 가능성의 개념을 바탕으로 이루어져 있다. 두 개념을 나타내기 위해서 논리적 정항으로 필연의 연산자 N(또는□)과 가능의 연산자M(또는◇)이 추가된다. 이들은 양상 연산자라 부른다. 어떤 문장의 앞에 놓여도 새 문장을 만든다.
양상 논리에는 의무 논리와 인식 논리가 포함된다. 의무 연산자로O(의무적)와 P(허용)가 쓰인다. 인식 연산자는 연산자 밑에 그런 인식을 하는 개인을 표시함으로써 명제적 태도를 형식화하는 기능을 한다. 명제적 태도란 어떤 개인의 어떤 명제에 대한 믿은, 소망, 희망, 두려움 등을 의미한다.
양상 논리에서의 의미값 할당을 위해서는 술어 논리의 모형에 가능 세계의 개념을 도입하면 된다. 즉 "F(w1,c) = 철수" 와 같이 각 개체 명사와 술어 명사에 외연을 할당하는 함수 F외에 가능 세계의 집한 W를 추가하는 것이다. 양상 논리의 의미값 할당은 주어진 세계에 따라 다르면 문장들의 진리값도 주어진 세계에 따라 달라진다.
가능 세계는 시간의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시간과 가능 세계의 관계는 양상논리의 중요 대상이 될 수 있다. 언어의 맥락 의존성을 논리 체계에 어느 정도 반영한 것이 시제 논리이다. 시제 논리는 가능 세계를 도입한다는 점에서 일종의 양상 논리이다. 시제 논리에서의 가능 세계는 각 시점에서의 세계를 의미하는 것이다. 명제 논리나 술어 논리의 통사부에 시간을 나타내는 F,H,G,A의 네 개 연산자를 첨가하면 된다. 시제 연산자를 일상 언어의 어떤 단일 시제 범주와 동일시하기는 어렵다.
시간 연산자를 비롯한 양상 논리의 모든 연산자는 비진리함수적 연산자이다. 단순히 한 세계에서의 진리값에 의존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제5장 화용론
1. 화행 이론
"화행 이론"이란 언어의 의미를 사용(use)의 측면에서 보는 것이다. 의미론이 의미는 세계와의 대응이 아니라 사용되는 맥락 속에서만 정의될 수 있다는 일상 언어 중심의 의미론으로 변모하면서 일상 언어의 다양한 의미를 설명하기 위한 방편으로 제시되기 시작하였다. 언어를 하나의 행위로 보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람은 비트겐슈타인과 오스틴이다. 비트겐슈타인은 언어의 사용 측면을 강조하였고, 오스틴은 말과 행위의 관계에 주목하였다. 두 사람은 문장이나 언어가 아니라 언화(speech)나 담화(discourse)를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오스틴의 이론은 화용론으로 발전하였다.
(1) 수행문과 작정 조건
오스틴은 진술문과 수행문을 구분하였는데, 수행문이란 진술문과 달리 참, 거짓만으로 그 의미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는 일련의 문장을 말한다. 명명 행위나 약속 행위처럼 어떤 취지의 행위를 구성하는 것들을 말한다. 수행문을 원초적 수행문과 명시적 수행문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오스틴은 진리 조건이 아니라 적정 조건(felicity condition)으로 의미가 파악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적정 조건이란 수행문의 발화를 적정한 발화로 만드는 것이다. 적정 조건을 어기면 "오발"과 "남용" 같은 부적당한 발화가 될 수 있다. 오스틴은 적정 조건으로 세 가지를 들었다. 설(Searle)은 오스틴의 적정 조건으로 세 가지를 들었다.
설(Searle)은 오스틴의 적정 조건을 네 가지로 세분화하였다. 명제내용 조건, 예비조건, 성실 조건, 핵심조건의 그것이다.
(2) 언화행위와 언표수반 행위
오스틴은 모든 발화에 대한 일반적인 화행론을 제안하고, 언표수반 행위에 대한 이론을 정립하였다. 진리치를 갖는 수행문과 행위를 실행하는 수행문을 뚜렷이 구별할 수 없으므로 진술도 일종의 언화 행위로 취급하게 된 것이다.
어떤 것을 말할 때 의미와 동시에 "언표 행위", "언표수반 행위", "언표효과 행위"가 수행된다고 본다. "언표행위"란 전통적인 '의미'와 대개 비슷한 개념이다. "언표수반 행위"는 문장을 발화할 때 관습적인 효력에 의해서 진술, 약속 등을 행하는 것을 가리킨다. "언표효과 행위"란 발화 상황에서 청자에게 일으키는 특수한 효과를 말한다. 오스틴은 "언표수반 행위"에 관심이 많았으며 언화 행위라는 용어도 일반적으로 이것을 가리킨다. 설은 오스틴의 견해에 수정을 가하여 언표수반 행위를 언표수반력과 명제로 나누고, 언표 행위를 발화 행위와 명제 행위로 나누었다.
언표수반 행위와 언표효과 행위는 세 가지의 차이점을 갖는다. 첫째, 앞것은 특정한 발화가 관습적 절차가 따라 갖게 되는 효력에 의해 직접 성취되는 데 반해 뒷것은 발화 상황에 의존적이다. 둘째, 앞것은 명시적 수행문으로 표시될 수 있으나 뒷것은 안된다. 셋째, 언표수반 행위는 'in doing X...' 형식으로 환언될 수 있고, 언표효과 행위는 'by doing X...'형식으로 환언될 수 있다.
(3) 간접 화행과 수행문 분석 가설
간접 화행이란 낱말의 의미와 무관하게 어떤 언표수반력이 수행되는 것을 말한다. 일상 언어에서는 동일한 언표수반력이 여러 가지의 문장 형식으로 실현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를 들어 '요청'이라는 언표수반력이 수행될 때 수행 동사에 의한 것은 직접 화행이라 하고, 의문문이나 평서문에 의해 수행된 경우를 간접 화행이라 한다. '요청'을 나타내는 간접 화행은 의문문 형식에서 많이 찾을 수 있다. 이는 간접 화행이 공손하다는 일반적인 행동 원리에서 연유한다. 간접 화행을 설명하는 이론은 "관용 이론"과 "추리 이론"이다.
수행문 분석 가설은 모든 평서문의 기저에 수행문을 최상위문으로 하는 심층구조를 설정하는 것이다. 문장의 화용론적 양상을 의미론이나 통사론에 포함시키기 위한 시도로 로스에 의해 제기되었다. 70년대에 레이콥, 새덕 등의 생성 의미론자들에게 수용되었으나 이후 몇 가지의 문제점 때문에 정당성을 상실하였다.
수행문 분석 가설의 통사론적·의미론적 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수행문 삭제 변형의 문법적 동기가 결여되어 있다. 둘째, 심층구조의 의미와 표면구조의 의미가 같지 않은 경우가 있다. 셋째, 하나의 발화가 여러 가지의 언표수반력을 갖는 경우는 심층구조에 여러 개의 복잡한 수행 문을 가정하고, 이들을 다시 삭제하는 변형 규칙이 필요하다. 넷째, 수행문 주어가 항상 1인칭에 국한되지 않으며 수행문이 비수행문에 내포되기도 한다.
2. 함의·함축과 전제
실제 대화에서는 문장의 명제적 의미 이상의 의미들을 주고 받는다. 함의, 함축과 전제가 여기에 포함되는 의미들이다. 이런 의미들은 담화 중심의 의미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1) 함의와 함축
한 문장의 참이 다른 문장의 참을 항상 보장할 때 앞 문장이 뒷 문장을 함의한다. 예를 들어 "모든 학생들이 참석했다"라는 문장이 참이면 "일부 학생들이 참석했다"는 문장은 항상 참이다. 이때 앞 문장이 뒷 문장을 함의하는 관계에 있다.
"함의"는 발화에 부수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의미들 중에서 가장 의미론적이고 논리적이다. 두 문장 간의 관계를 진리조건적 의미론으로 파악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논리적 함의에서는 p→q가 항상 성립하면 ∼q→∼p역시 항상 성립한다. 일상 언어에서는 p∼q가 항상 성립하는 경우, p는 q를 함의하나, ∼p는 q를 항상 함의하지는 않는다. 전체 부정으로 해석될 때도 있기 때문이다.
"함축"은 그 문장의 발화에 의하여 암시되는 의미를 가리킨다. 그라이스는 말한 것과 함축한 것을 구별하여 문장의 의미를 논의하였다. 함축을 관습적 함축, 회화적 함축으로 세분한다. 관습적 함축이란 발화에 사용된 단어나 구문의 관습적인 성질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다. 회화적 함축은 회화의 일반적인 성질과 관련하여 발생하는 것이다.
회화적 함축은 "협력의 원칙"이라는 규약을 바탕으로 논의된다. 이는 대화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대화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지켜야 할 일반적인 원칙을 의미한다. 네 가지의 회화 격률로 이루어져 있다. 양의 원칙, 질의 원칙, 관련성의 원칙, 방법의 원칙 등이 그것이다. 리치는 네 가지 격률에 "공손의 원리"를 추가하였다.
회화적 함축은 몇 가지의 특질을 갖는다 첫째, 맥락 의존적이며 취소 가능하다. 둘째, 문장의 진리 조건일 수 없다. 셋째, 둘 이상의 함축이 가능하고 어느 함축이 두드러진 것인지는 맥락에 의존한다.
(2) 전제
"전제"는 "의미론적 전제"와 "화용론적 전제"로 나누는 것이 일반적이다. 의미론적 전제는 명제 p가 참이면 당연히 참이 되는 명제 q를 뜻한다. 명제 p가 부정되어도 그 전제는 부정되지 않는다. 반면에 논리적 함의는 명제 p가 부정되면 함께 부정된다.
의미론적 전제에는 존재적 전제, 사실성 동사의 전제, 의문문의 전제, 통사적 구문의 갖는 전제 등이 있다. 어휘적 전제란 사실성 동사가 갖는 전제를 말한다. 동사 가운데 보문의 내용이 항상 참인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을 "사실성 동사"라 하고, 그렇지 않은 것을 "비사실성 동사"라고 한다. "알다", "깨닫다"등이 전자에 속하고, "가정하다", "생각하다" 등이 후자에 속한다.
화용론적 전제란 언어 사용에서의 여러 상황적 조건을 말한다. 상황적 조건이 성공적인 대화를 위한 전제적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이런 요소로 키넌은 대화 참여자들 사이의 신분, 관계, 나이, 성, 세대, 문장에 언급된 개인들의 신분, 발화 현장에서의 어떤 사물이 있고 없음 등과 같은 것을 제시하였다.
화용론적 전제는 화행 이론의 적정 조건과 관련이 있다. 적정 조건은 여러 가지 화용론적 전제 중의 일부라 할 수 있다. 대화상의 특정 상황에서 화자, 청자의 믿음 등 여러 가지 여건들을 고려하여 주어진 문장이 적정하게 사용되는가의 여부를 가려내는 기준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