林農 남종화의 산맥 남농 허건의 도제식 교육을 받은 마지막 제자요 손주사위라는 말보다는 그의 작품 세계가 지향하는 화폭에 담고 싶은 주제와 고민이 무엇인지를 그림에게 묻는다.
임농(林農) 하철경 "강산"
한국 남종화의 대가, 한국화를 현대적 점묘화법으로 계승한 한국 수묵화의 거장으로 불리는 임농(林農=나무를 키우는 사람, 나무 농사를 짓는 사람) 하철경은 진도 출신이다. 1950년대 한국전의 종전 무렵에 태어난 그는 마을에서 유일한 지와집(기와집)에서 살았다. 19년 터울의 큰 형, 1950년대 시골 살림살이가 그러하듯, 하철경도 귀가 들리지 않을 만큼 영양이 부족했던 모양이다.
그림에 재능을 보였던 임농은 중학교 때 선생의 권유로 지금의 익산(옛 지명 이리)에 있는 원광고등학교로 전학을 하여 그림 공부를 해보려는데, 집안에서 유학자금을 댈 만큼 살림이 넉넉지 않아, 크리스마스 카드를 그려서 팔아 생활을 했다고…. 그의 꿈은 서울대학에 진학하는 것이었지만…. 두 번이나 낙방하고, 군대를….
친척이던 장전 선생의 소개로 당시 목포 죽동에 화실을 연 남농 허건 선생 문하에 들어가 생활하던 나날을 기록하고 있다.
추사 김정희의 제자이던 소치 허련에서 시작된 진도의 운림산방(雲林山房: 미산 허형과 그의 아들 남농 허건, 조카였던 의제 허백련) 남종화의 화맥…. 한국화의 화단의 맥을 이어가며 은둔의 삶을 살았던 광주의 의제 허백련과 달리 세상과 소통하면서 활동했던 남농은 남종화의 양대 산맥이라고 할 정도였다. 하철경은 전남도전에 입선 후, 실력을 인정받아 남농으로부터 임농이라는 호를 받고, 그의 외손녀와 결혼을…. 이른바 손주사위가 됐다.
실력 또한 일취월장하여 국전에 여러 차례 입선, 한때 미뤄뒀던 대학에 진학 미술학을 공부하는데, 대학원 석사 시절의 스승 이철주로부터, 작품 속에 남아있는 남농의 그림자를 지우고 자신만의 그림을 그리라는 충고를 들었다고 한다. 1988년 대학원 졸업과 함께 국전에서 첫 특선을 하게 되고…. 그는 남농의 화풍을 따르는 듯하면서도 현대적인 변화를 모색(아마도 이철주 선생의 ‘자신의 그림을 그리라는 조언’과 남농의 가르침 속에서 자신의 그림 세계를 열어가는), 1989년 송광사로 국전 특선을…. 표지 그림처럼 ‘기와집작가’로 명성을 얻는다. 임농에게는 세 명의 그림 스승이 있다고, 남농의 제자인 도촌 신영복과 전정 박항환, 일초 이철주다.
실명소설, 실존인물의 삶에 소설적 상상력을 더해 새롭게 만들어 내는 것이기에, 자칫 영웅화시킬 수도 있다는 점이…. 소설가의 정치한 작업이…. 임농은 1991년부터 호남대학의 교수로 후학을 기르는 한편, 화단조직의 수장을 맡기도 했다.
임농의 작품 세계에 관한 치열한 고민과 기와집을 그려내는데 남농의 가르침 가운데 어떤 영향을 그리고 도촌과 전정, 일초에게서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그의 화풍 속에 녹아든 삶과 철학의 방식…. 남농 선생은 임농에게 그림은 적어도 10년은 배워야 하며 돈에 눈이 멀어서는 안 된다는 말을 해주었지만…. 이 소설 속에는 그림을 찍어내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목포를 비롯해 적어도 전라남도 서남부의 지역에서 남농의 노송화와 임농의 기와집 소재의 그림은 눈에 자주 띈다. 그만큼 인기작가요. 영향력 있는 작가임을 방증하기도 한다.
남종화의 산맥 남농 허건의 도제식 교육을 받은 마지막 제자요 손주사위라는 말보다는 그의 작품 세계가 지향하는 화폭에 담고 싶은 주제와 고민이 무엇인지를 좀 더 살펴보고 톺아보았더라면…. 아쉬움이 남는다.
동양화라는 표현과 한국화라는 표현은 다소 느낌이 다르다. 기와집을 즐겨 그리는 이유는 뭔지, 임농 선생과 인터뷰를 통해서 그의 작품 세계를 들여다봤더라면, 아직 그는 생존해 있기에…. 그에게 그림은 무엇인지, 그저 그리지 않고서는 못 배길 것 같아서…. 그 힘은 어디서 연유한 것인지….
이 책<임농>을 소개하는 신문 기사에서는 인문화, 남종화의 대가 등등으로 알 듯 모를듯한 말로서 임농의 그림 세계는 어떤 것인지 등을 즉, 교양 수준이나마 길라잡이 역할이 필요하지 않을까…. 아무튼 뭔가 부족함을 느낀다.
첫댓글 기와 그림에 소나무가 없어도 고풍 스럽고 좋습니다. 한땀 한땀 수를 놓듯 한점 한점 쌓은 먹빛이 무거운 듯 가볍게 실경을 선경으로 만듭니다.
오늘 청사 주변 쓰레기 줍깅을 하는 데 임농 하철경화백님이 그림을 누가 버렸더군요.? 주워다 사무실에 잘 게시 했습니다.^^*
공초 줍다가 명화를 주운 날이었습니다.